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06)
#재능만렙 플레이어 106화
새로이 생긴 특수 스킬 설명창을 열었다.
──────────
[흡수반지]0.5초 동안 모든 물리 데미지를 흡수합니다. 단, 물리 데미지를 전달하는 개체의 레벨이 50이하일 경우에만 해당 됩니다. 흡수한 데미지는 H/P로 전환 되며, 해당 아이템은 파괴 됩니다.
──────────
퍼플 등급의 강화가 이루어지며 새로이 생겨난 스킬.
‘0.5초 동안 받는 물리 데미지를 H/P로 전환시키는 스킬.’
상대의 필살기. 이를테면 연서의 ’일격필살‘같은 공격도 타이밍만 잘 맞추면 아무런 피해도 없이 흘려보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오크 대전사의 세트 효과보다 한 단계 더 상위의 능력이네.’
단순 방어가 아닌 H/P 흡수까지 이어지는 상위 능력. 발현시간이 굉장히 짧지만 내가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다.
세니아에게 말했다.
“이제 융화 시작할 거야.”
융화석의 유효시간이 이제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성공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몰라.’
어떻게 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융화석’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 혹은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개념이다. 이론으로만, 텍스트로만 알고 있는 희귀한 문물.
‘그나마 성공확률을 높이려면……. 마인드 컨트롤밖에 없나.’
‘관찰자의 눈’으로 융화석을 관찰했다. 특이점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할 수 있다.’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이제 내 미래는 내가 그린다.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몇 번의 마인드 컨트롤 후. 나는 지체하지 않고 융화석을 사용했다.
[융화석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융화석과 융화할 아이템을 선택하여 주십시오.]내 눈 앞에 네모난 ‘슬롯’이 떴다. 내 눈에만 보이는 슬롯. 그곳에 아이템을 선택하여 넣으면 되는 것 같다.
[‘레골라스의 반지+3’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융화석을 사용하여 ‘레골라스의 반지+3’을 플레이어의 몸에 융합합니다.]내 몸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최상위 플레이어들에게나 적용되는 얘기였는데, 이걸 초보구간에서 해내다니. 감회가 새로운 정도를 벗어나 충격적일 정도다.
[융화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소요 됩니다.]거기서 나는 직감했다.
‘이 시간 동안…… 집중을 놓지 않는다.’
단순히 시스템에 맡겨놓는 게 아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지만, 나는 제자리에 앉았다. 가부좌를 틀고서 눈을 감았다.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진주오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 옆에는 강상구가 있다. 강상구를 믿기로 했다.
[관찰자의 눈으로 관조합니다.]융화석이 내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흐름이 내 안에 있는지. 그것들을 살폈다. 눈으로 살피는 것과는 약간 다른 감각. 눈을 감고 있지만 마나의 흐름이 느껴졌다.
‘상위 플레이어들이 말하던 관조가…… 이런 느낌인가.’
아직 어렴풋하다. 정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눈을 감고 내 몸을 살피는 것이 그렇게 익숙한 감각도 아니다. 그렇지만 아예 모르겠는 것도 아니다.
‘이질적인 기운들이 내 몸에 스며드는 느낌.’
기운의 길을 읽었다. 내가 무엇인가를 컨트롤할 수는 없지만, 그 기운들에 집중했다. 계속해서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할 수…… 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알림이 들려왔다.
* * *
강상구는 묻고 싶었다.
‘아니. 도대체 저 괴물자식은 뭘 하고 있는 거야?’
강상구는 김혁진 옆에 바짝 붙어 섰다. 혹시 모를 몬스터의 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혼잣말이 튀어나올 뻔했는데, 스스로의 입을 막았다. 김혁진의 집중을 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까는 막 몸에서 빛이 나더니.’
세 번의 반짝임이 있었다.
‘저 미친 집중력은 실화냐?’
명상을 하는 자세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게이트 안에서 저 정도로 명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그런데 김혁진은 잠잠하기만 했다. 숨은 고르게 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죽은 건 아닌데.
‘아무래도 진짜 미친 거 같다. 얘는 인간은 확실히 아닌 거 같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저 정도의 집중력과 무모함은 갖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강상구의 집중력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의 김혁진은 너무나 무방비상태. 혹시 모를 위험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주변을 살피는 것에 모든 집중을 다했다. 김혁진과 같은 ‘눈’은 없지만 주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더 흘렀을 때. 김혁진의 몸에서 보라색 빛이 피어 올랐다. 김혁진이 눈을 번쩍! 떴다.
“어우! 씨! 놀래라! 귀신인 줄 알았네.”
김혁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몬스터는?”
“없었어.”
“그래?”
“어. 네 발 밑에 푸른 빛 때문인가……. 몬스터의 몬자도 안 보이던데. 근데 도대체 뭐야? 왜 아까도 몸에서 빛이 반짝이고, 이번에는 보랏빛 기운이 막 새어 나오고 그러냐?”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강상구의 눈빛이 굉장히 초롱초롱했다.
“별거 아냐. 아이템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고, 그 아이템을 체내에 흡수시켰을 뿐이야.”
“음?”
강상구가 고개를 갸웃했다.
“강화? 그런 게 있어?”
“어. 있어. 아직 제대로 오픈은 안 됐지만.”
“제대로 오픈 안 된 걸 어떻게 한 건데?”
“그냥 하면 돼.”
강상구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하면 된다라. 저게 말이야 방구야. 수학천재가 수학? 그냥 풀면 돼요, 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때 강상구는 눈치챘다.
‘이건 나와 나누는 대화가 아니구나.’
팀원인 자신에게 주는 정보인 것도 맞지만, 그보다 김혁진은 수호자들에게 지금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내가 여기서 물어봐줘야 자연스럽겠지?’
강상구가 능청스레 물었다.
“흡수는 또 뭔데?”
“반지 하나를 융화시켰어.”
“융화?”
“어. 덕분에 특수 스킬도 하나 생성됐고.”
김혁진은 알림을 떠올렸다.
상성 확인 결과.
[‘완벽한 상성’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아이템의 능력을 흡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수스킬. ‘흡수(吸收)’가 생성되었습니다.]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사실 ‘레골라스 반지’에 부여되어 있던 ‘흡수반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다. 1회성이라는 것. 아이템을 사용하면 그대로 아이템이 파괴되어 버린다는 것.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
[흡수(吸收)]0.5초 동안 모든 물리 데미지를 흡수합니다. 흡수한 데미지는 H/P로 전환 됩니다.
쿨타임 : 24시간
──────────
레벨 제한이 사라졌을뿐더러, 이제는 1회성이 아니라 1일 1회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변해 있었다. 이 정도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아이템과 플레이어의 융화도가 매우 높았고 상성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는 뜻이다.
강상구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 능력이 뭔지 물어봐도 될랑가?”
“차차 알게 될 거야.”
딱히 강상구에게 비밀로 할 생각은 없다. 자신의 패를 강상구도 알고 있어야, 그래야 효율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지금 김혁진은 수호자들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거다. 70퍼센트는 보여주고, 30퍼센트는 보여주지 않았다.
강상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알게쓰. 그럼 이제 여기 클리어하는 거지? 나 이 동굴 무서워서 싫다. 시간도 꽤 지난 거 같고.”
“내가 얼마나 앉아 있었어?”
“글쎄. 한 30분?”
그때 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상구의 말을 정정해 줬다.
“2시간 12분 04초입니다.”
“엥? 슈밤? 제가 그렇게 오래 있었어요? 긴장을 해서 그른가. 시간 엄청 빨리 갔네.”
김혁진이 주변을 훑었다.
‘여기가 매화도와 같은 구조라면…….’
이 동굴의 끝에 클리어 크리스탈이 존재할 거다.
‘원래대로면 진주오공을 잡았어야 했는데.’
사실 내 목표는 ‘진주오공’이 드랍하는 ‘진주’였다. 우리가 공략해야 할 ‘유플렉스 던전’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난데없이 포식수가 나타나는 바람에 계획이 조금 틀어졌다.
“일단 주변에 진주오공은 느껴지지 않아.”
포식수 때문에 멀리 도망간 건지, 아니면 강상구가 일으킨 불길에 타죽은 건지는 모르겠다.
“클리어 크리스탈을 찾아보자.”
* * *
‘매화도’와 구조가 거의 같았다. 김혁진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보라색 클리어 크리스탈을 찾아낼 수 있었고, ‘오공굴(蜈蚣窟)’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게이트-오공굴(蜈蚣窟)을 클리어하였습니다.] [게이트-오공굴(蜈蚣窟) 클리어 보상으로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게이트-오공굴(蜈蚣窟)의 클리어 내용 중 ‘업적’이 존재합니다.]강상구가 활짝 웃었다.
“아까 그 조카 강력한 놈을 잡아서 그런 거지? 레벨 40짜리.”
신난다. 신난다를 흥얼거리던 강상구의 표정이 굳었다.
[‘포식수 군락지(捕食樹 群落地)’의 지도가 주어집니다.]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 이딴 지도 필요 없는데.”
부르르- 몸을 떨었다. 한 마리도 버거운데, 군락지에 대한 지도라니.
“여기 안 갈 거지?”
“…….”
“야, 혁진아. 제발. 안 간다고 말해줘.”
“…….”
강상구는 발견할 수 있었다. 씨익 웃고 있는 김혁진의 모습을.
“야, 야이 미친 자식아. 한 마리도 버거운데 군락지를 찾아간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렇지? 우리 상식적으로 살자.”
그렇지만 말을 하는 와중에 직감했다. 우리의 군주 대장님께서는, 저기를 반드시 가겠구나. 이 지도를 반드시 언젠가 써먹겠구나.
“슈발…….”
그냥 열심히 마법이나 익혀야겠다. 애초에 김혁진을 혼자 보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단 베이스는 ‘함께 간다’였다. 함께 가기는 가는데 저도 모르게 울상을 지었다.
“너랑 괜히 친구한 거 같아.”
김혁진은 강상구의 투정과 엄살을 무시했다. 전생에서도 강상구는 염제(炎帝)라는 이명에 걸맞지 않는 엄살을 자주 부렸다고 했다. 오죽하면 엄살과 실력이 비례한다는 말까지 있었을까.
[게이트-오공굴(蜈蚣窟)의 클리어보상으로 10,000 코인이 주어집니다.]강상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예!”
거기에 더해,
[클리어 보상으로 ‘지네의 독니’가 주어집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진주오공의 사체’가 주어집니다.]게이트 클리어 보상까지 모두 주어졌다.
[게이트를 탈출합니다.]게이트를 탈출했다. 태극방패를 비롯한 경찰들이 주변 통제를 잘 한 덕분인지,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
‘유플렉스 던전을 가기 위해서 진주오공의 진주가 반드시 필요해.’
그러려면 매화도로 가야했다. 그런데 그때 김혁진은 다롱이의 머리 위에 [!!!] 표시가 떠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도 무려 붉은색.
알림이 들려왔다.
[다롱이가 ‘인벤토리 열람’을 요청합니다.] [!!!]표시 외에 [♩♪] 표시까지도 떠있었고, 가슴을 한껏 내밀고 우쭐거리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나 잘났다!’를 열렬히 주장하는 모습.‘설마?’
김혁진이 황급히 인벤토리를 열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