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12)
#재능만렙 플레이어 112화
두 개의 알림이 들려왔다.
[‘소음의 지휘자’가 당신을 눈여겨보기 시작합니다.]이에 질 새라,
[‘백색 사냥꾼‘이 당신을 높이 평가합니다.]나는 이미 저 두 수호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견원지간이라 할 수 있던 이탈리아의 최정상급 플레이어 둘. 워낙에 유명하여 한국식 이명까지 따로 가지고 있던 두 명의 플레이어. 그 둘을 후원하는 수호자들이다.
전신(戰神) 살바레토.
투왕(鬪王) 벨라.
‘소음의 지휘자’가 살바레토를,
‘백색 사냥꾼’이 벨라를 지원했다.
이탈리아의 탑급이라 할 수 있는 이 둘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그 이유가 앙숙지간인 수호자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했다.
원래는 이탈리아 서버에서 왕성히 활동해야할 수호자들이 한국 서버에도 기웃거리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나 때문이겠지. ‘베니스의 상인’을 시작으로 많은 수호자들이 한국 서버를 지켜보는 것 같다.
‘둘이 한꺼번에 내게 메시지를 보냈네.’
나는 순간,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저 둘은 동시에 경쟁할 거다.’
여기서 나는 처신을 잘해야만 한다. 저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면, 또 다른 한 명은 완전히 적으로 돌려야 한다. 소음의 지휘자. 백색 사냥꾼. 둘 모두 최정상급 수호자들이다. 눈 밖에 나서 좋을 게 없다. 지금의 나는 아직 너무나 약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소음의 지휘자’가 당신에게 특전을 내리기 원합니다.] [‘백색 사냥꾼’이 당신에게 특전을 내리기 원합니다.]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 관리자가 직접 나타나 상황을 전달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더없이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따라서 두 수호자께서 당신을 지원하기 원합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한 분께서 내리는 특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면, 한쪽은 적으로 돌리게 된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무턱대고 하나의 후원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나는 아직 약해.’
마왕을 겪어보니 알겠다. 플레이어(?)인 마왕급도 혼자서 어찌하지 못하는데, 수호자들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
그때까지 나는 충분히 저들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들의 세계를 게임처럼 만들고, 우리들을 게임 속 캐릭터처럼 지켜보는 저들을 말이다.
‘어떻게 하면 좋지?’
일단 ‘특전’에 대해서 한 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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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의 지휘자’가 내리는 특전]‘소음의 지휘자’가 당신에게 ‘시작의 군주’ 칭호를 선사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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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사냥꾼‘이 내리는 특전]‘백색 사냥꾼‘이 당신에게 ‘시작의 투사’ 칭호를 선사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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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시작의 군주? 그리고 시작의 투사?’
나는 저 칭호들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전신과 투왕의 초기 칭호잖아.’
아마도 성장형 칭호일 확률이 높다. 시작의 군주는 점점 업그레이드되어, 내가 회귀를 하기 직전 기준으로는 ‘창성의 군주’ 이름으로 불렸다.
‘시작의 투사는…….’
점점 업그레이드되어 ‘불멸의 투사’라는 칭호로 강화된다.
‘저 두 칭호가 나한테 왔어?’
그럼 여기서 나는 선택해야 한다. 과연 어떤 칭호를 선택해야 내게 유리한 것인가.
‘정확한 칭호 효과는 몰라.’
칭호효과도 오픈되지 않는다. 지금 ‘소음의 지휘자‘와 ‘백색 사냥꾼’은 내게 선택을 종용하고 있는 거다. 이 정도만 내가 보여줄 테니, 너는 알아서 꼬리를 내리고 우리 둘 중 한 명의 특전을 선택해라.
세니아가 내게 물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어떤 특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다름 팀원들에게는, 세니아가 양해를 구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현재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들의 너른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각 플레이어를 중계하시는 중간 관리자분들께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중간 관리자답게 중간에서 그 역할을 꽤 제대로 해주었다. 독점 계약 때문에 다른 BJ들에게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니, 알아서 공개해주었다.
“현재 김혁진 플레이어는 [소음의 지휘자]와 [백색 사냥꾼]께서 하사한 특전을 선택 중입니다.”
마상현의 BJ. 넵튠도 모습을 드러냈다.
“……진짜로 그 두 분이냐?”
“그렇습니다. 저는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거짓을 모르는 천사입니다.”
“어쩔 수 없군. 기다리는 수밖에.”
넵튠의 눈에 많은 아쉬움이 서려 있는 게 보였다. 많이 아쉬울 거다. 나를 독점했다면, 지금의 이 콘텐츠는 넵튠이 중계하고 있을 테니까.
‘어쨌든 나는…….’
심사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세니아. 결정했어.”
“어떤 결정을 내리셨습니까?”
세니아의 날개가 파르르- 떨렸다. 세니아 역시 긴장한 상태. 내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큰 손’을 잡을 수 있느냐가 달라질 거다.
“나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주 조심스레. 천천히. 수호자들이 안달 나도록. 궁금해 미치도록. 속으로 숫자 5를 셌다.
“두 분의 특전을 모두 거절할 수밖에 없어.”
“예?”
“나는 아직 내 플레이어로서의 탁월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해.”
일단은 겸손한 척. 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척하기로 했다. 이것이 수호자들을 기분 좋게 할 거다.
“두 수호자께서 원하시는 플레이가 어떤 것인지 나는 아직 몰라.”
일부러 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둘 중 한 명을 적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그러면 피곤해진다. 차라리 둘 다 애매한 아군으로 남아있는 것이 훨씬 낫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두 명으로 만드는 게 내게 낫다.’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내 플레이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확신하고 있지만 말만 이렇게 했다.
“넙죽 특전을 선택했다가 그분들의 성에 차지 못할 것이 염려되어 내린 결정이야.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분들께서 내 플레이가 마음에 든다면, 그래서 그때 적절한 보상을 해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지만 지금은 때가 너무 이른 것 같아.”
“…….”
세니아는 침묵했다.
[‘소음의 지휘자’가 당신의 신중한 태도를 높이 삽니다.]소음의 지휘자는 만족시켰고.
“다만, 나는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드리려 노력할 거야. 감사한 특전은 그때 받아도 늦지 않겠지.”
[‘백색 사냥꾼’이 당신의 포부를 높이 삽니다.]신중함과 포부. 그 두 가지를 모두 밝혔고 두 수호자는 내 답변에 대단히 만족한 것 같았다.
[‘소음의 지휘자’가 당신에게 특전을 하사합니다.] [본 특전은 어떠한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특전입니다.]소음의 지휘자가 내게 특전을 내렸다. 소음의 지휘자와 백색 사냥꾼은 서로 원수지간이다. 분명 지기 싫어할 거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
[‘백색 사냥꾼’이 당신에게 특전을 하사합니다.] [본 특전은 어떠한 대가성이나 목적이 없는 순수한 특전입니다.]특전이 하사되었다. 곧바로 그 특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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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의 지휘자가 내리는 특전]1. 종류 : 특수스킬.
2. 이름 : 지휘자의 노래.
3. 효과 :
1) 다대다(多對多)의 전투에서, 적은 확률로 파티원들의 상태이상 치료. (적용 시간 :120초)
2) 다대다(多對多)의 전투에서 파티원들의 크리티컬 샷 확률 +3%. (적용 시간 :120초)
3) 다대다(多對多)의 전투에서 동일 효과의 소모성 아이템 사용시, 아이템 효과 +20%
4. 쿨타임 : 360초
5. 숙련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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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사냥꾼이 내리는 특전]1. 종류 : 특수스킬.
2. 이름 : 사냥꾼의 노래.
3. 효과 :
1) 일대일(一對一)의 전투에서 자신의 상태이상 치료. (적용 시간 :120초)
2) 일대일(一對一)의 전투에서 크리티컬 샷 확률 +3% (적용 시간 :120초)
3) 일대일(一對一)의 전투에서 소모성 아이템의 효과 +20%
4. 쿨타임 : 360초
4. 숙련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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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적으로 돌리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인데, 오히려 둘이 안달나 버린 모양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그들을 적당히 잘 어르고 달랜 것 같다.
‘생각보다 훨씬 좋네.’
관찰자로서 플레이할 때도, 혹은 부득이 전투 클래스처럼 플레이할 때에도. 모두 내게 도움이 되는 스킬이다.
‘오케이.’
내가 개인적인 특전을 받았을 뿐더러, 곽태운이 ‘화이트 래빗’을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곽태운이 내게 다가왔다.
“형. 3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위치가 담긴 미니맵을 획득했어요.”
“좋아. 가자.”
미니맵 없이는 갈 수 없다. 미니맵을 활성화하자 우리들 눈앞에 노란색 불이 생겨났다. 빛의 요정이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 우리는 그 빛을 따라 걸었다.
약 5분 정도를 따라 걸었을 때,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3층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 *
3층으로 이동하기 전. 나는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이거 하나씩 받고.”
다롱이 덕분에 획득한 아이템인 ‘지네 진주’를 꺼내들었다. 천수지와 공진훈에게도 하나씩 선물해주었다. 이게 없으면 저들은 죽을 테니까.
“독 저항에 매우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입니다.”
천수지가 내게 물었다.
“3층에 독과 관련된 뭔가가 있나 봐요?”
“네.”
“제가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뇨.”
내가 천수지의 말을 잘랐다. 저기서는 그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
“여러분은 제 인도를 따라 최단거리로 움직입니다. 그 와중에 어떤 사냥도, 레이드도 없습니다. 중간에 무엇인가가 공격한다하더라도 몸으로 그 공격을 받고 지나갑니다.”
공진훈이 내게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왜 그래야 하죠?”
“그래야 안 죽으니까.”
원래 이곳은 브레이크가 일어나야 할 곳이다. 과거 기준으로는, 최상급 플레이어들의 레벨이 30후반은 되어야 공략이 가능한 곳. 그곳을 30대 초반인 우리가 공략하려고 하는 거다. 정석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설명을 조금 더 해주기로 했다.
“저에게는 특별한 눈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설명.
“저를 믿고 따라오려면 따라오시고, 아니면 그냥 여기 2층에 남으세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내가 공진훈을 쳐다봤다. 패기(霸氣)’를 방출시켰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버린다.’
공진훈의 몸이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공진훈 정도의 힐러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통제되지 않는 팀원은 필요 없다. 아니. 3층은 내가 저들까지 전부 케어해 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
천수지가 말했다.
“김혁진 씨 말대로 할게요. 현 시점 최고의 플레이어는 당신이니까.”
우리는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어두웠다. 검은색 연기로 가득 차 있는 상태. 이것의 이름은 ‘독무(毒霧)’다.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독무(毒霧)’의 기운이 침범하기 시작합니다.]그와 동시에 눈앞에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집중하기로 했다.
‘내가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
그리고 가장 낮은 확률로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하필이면 이곳에 ‘독 살모사‘들이 무리를 지어 있다. 저 ‘무리’는 랜덤으로 곳곳에 생성되는데 이렇게 입구 쪽에 생성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다. 우리는 저 ‘독 살모사’ 무리를 지나쳐 가야만 한다.
‘하필이면 여기에 생성되냐.’
입을 벌리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독 살모사’들. 평균 레벨은 33 내외. 그리고 ‘인간’처럼 피부가 얇은 종족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놈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조금 더 위험할 뿐.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뿐. 그런데 그 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역시 책상에서의 머리굴림보다는, 현장에서의 경험이 나은 것 같다. 신기하게도 몸으로 부딪쳐보면 답이 나온다.
‘이렇게 하면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