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38)
#재능만렙 플레이어 138화
오랜만에 본다. 송기영 회장.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일컬어지며, 글로벌 대기업인 성신을 이끄는 수장. 맨몸으로 일어나 지금의 성신을 일구어낸, 한국의 살아 있는 전설.
감각안을 활성화시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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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이름 : 송기영
나이 : 68
레벨 : 31
클래스 : [황금 군주]
수호자 : [황금뿔의 도깨비]
고유 능력 : [카리스마] [압도(壓倒)]
상태 : 흥미/호기심/진중
성향 : 진취/중립
요약 :
1) 합리적 의심의 대인배
2) 손자바보
+ 성향 및 특징/요약은 대표적인 몇 가지가 드러나며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합니다.
+ 감각안의 숙련도가 높지 않아 상세 정보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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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네.’
놀랍다기보다는 재미있었다. 과거 송기영은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철저히 감췄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도 내게 플레이어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레벨이 31이라.’
일반적인 사냥으로 레벨업을 한 것이 아닌 건 확실해 보인다. 클래스가 ‘황금 군주’이고, 아마도 그 역할에 어울리는 무엇인가를 통해 레벨을 31까지 올린 것처럼 보인다.
일반 레이드로는, 송기영쯤 되는 유명인이 결코 비밀리에 저 정도의 레벨을 갖출 수 없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
‘나이 68에 저 레벨과 저 고유능력이라니.’
그때도 믿기지 않았지만 지금은 더욱 그렇다. 보통 20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재능판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한다. 내가 회귀했던 시점. 그러니까 내가 30살인 시점부터는 재능판이 거의 다 닫혔다고 보면 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송기영은 68살인데 레벨을 31까지 올렸다.
‘재능빨이 미쳤나 보네.’
그야말로 미친 재능빨. 나이를 먹어도 닫히지 않는 천재 중의 천재. 그렇지 않고서야 저 나이에 저 레벨이 가능할 리가 없다. 이건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도 아니면 수호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든가.’
그리고 그 ‘전폭적인 지원’에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막대한 코인이 됐든 뭐가 됐든.
‘설마.’
송기영은 지금으로부터 3년 뒤. 7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지금 보면 건강해 보이는데.’
사인은 불명. 돌연사로 알려져 있었다. 나는 송기영 회장을 쳐다보았다.
‘어쩌면…….’
지금 저 회장은 자신의 성장을 대가로 자신의 생명을 바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황금뿔의 도깨비와 연관이 있을지도.’
일단은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약간은 말이 되니까. 지금은 지금의 상황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여 이 정보를 적당한 가격에 거래하기 원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베니스의 상인’이 흥미롭게 지켜봅니다.]거래성애자인 베니스의 상인이 등장했다.
“……광화문에 던전이 오픈될 것이고, 그곳을 공략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레벨업이 가능하단 말씀이십니까?”
“예.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그렇게 레벨을 올립니다. 물론 아닌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송기영 회장을 쳐다봤지만 송기영 회장은 움찔조차 하지 않았다. 엄청난 포커페이스다. 평온하게 대답했다.
“그렇군요. 흥미롭네요.”
송기영의 눈이 나를 향했다. 예전처럼 ‘카리스마’ 혹은 ‘압도’ 같은 잔기술로 나를 상대하려 들지는 않았다.
송기영이 침착하게 말했다.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 * *
송기영 회장은 회의실 문을 나섰다. 그는 방금 봤던 김혁진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그때도 놀라웠는데.’
자신의 ‘카리스마’와 ‘압도’ 앞에서 그렇게 태연하고 당당했던 젊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건 단순히 어린 날의 패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지금은 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보통 누군가를 보면 그 누군가의 잠재력이 보인다.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그리고 어디까지 이미 성장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이 된다. 원래는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한데 김혁진은 아니야.’
예전에 김혁진을 ‘사냥개’로 삼으려고 했었던 적이 있다. 직접 만나보고 나니 그 생각을 전면 수정해야만 했다.
“김혁진을 만나고 왔다.”
송기열이 찔끔 놀랐다. 혹시 내가 답답하셨나. 내가 김혁진과의 관계에 있어서 무엇인가를 실수했나.
‘아니야. 실수했다면 직접 혼을 내셨겠지.’
직접적인 방법이든 우회적인 방법이든.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하셨을 거다. 할아버지께서 김혁진을 만난 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재미있는 거래를 제안하더구나.”
광화문에 던전이 오픈되고, 그 던전에서 폭발적인 레벨업을 할 수 있는 방법.
“혹시 광화문과 관련되어 있는 내용입니까?”
“어떻게 알았느냐?”
“저희 길드 소속원 중에 미래를 볼 줄 아는 자가 있습니다. 예지몽의 형태로 미래를 봅니다.”
송기영 회장이 재미있다는 듯 손자를 바라보았다.
“그래. 어떤 내용이었지?”
송기열이 쪽지 하나를 내밀었다.
“예지몽에서 본 것을 예지몽 능력자가 그 방식대로 서술한 것입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3개의 문. 왕도(王道)에 왕(王)이 걷는다.] [왕의 길 앞에서 그가 ‘세례의 강물’을 의심할 것이다.]꿈에서 광화문을 봤는데, 그 꿈에서 광화문의 문이 시꺼멓게 물들어 있었다고 했다. 그 안에는 불길함이 가득했다고 했다.
온통 알 수 없는 말들뿐.
“왕의 길? 왕? 세례의 강물? 의심?”
“예. 그렇습니다. 저희도 해석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좋다. 예지몽은 그렇다 치고. 김혁진과 어떤 거래를 하면 좋겠느냐?”
송기열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이미 마음속으로 답을 내려놓았을 거다. 이건 자신에 대한 시험이다.
“거래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투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로 비추어보면, 김혁진은 절대로 일반적인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
“미래를 보는 눈. 방대한 지식. 눈과 지식을 활용한 용병술. 아. 여기서의 용병술은 군주로서의 능력을 뜻합니다.”
송기영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군주. 알고 있다. 어떤 클래스인지 다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으니까. 사랑하는 손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그가 가진 정보는 신문물의 시대에 있어서, 성신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더 정확히는 성신이 아니라 태극방패가 되겠지요.”
“태극방패를 최고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은 곧 성신을 최고로 만드는 하나의 거대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송기영 회장이 허허- 하고 웃었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해보거라. 뭘 어찌하면 좋겠느냐?”
“김혁진은 이미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태극방패를 통해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거의 ‘플레이’와 연관이 있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플레이와 관련이 없는 플레이 외적인 부분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판단됩니다.”
플레이 외적인 부분. 즉, 일상생활을 뜻한다.
“김혁진은 현재 사무실이 없는 상태입니다.”
사무실도 없고 차도 없다. 그래서 약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안다.
“단순한 현금거래보다는 사무실과 자동차등의, 본인이 직접 신경 쓰기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들을 대신 해주는 것이 좋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실을 해준다?”
“예. 다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겠지요.”
“얼마만큼?”
“최대한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봅니다.”
허름하고 낡은 건물은 필요 없다. 거대하고 큰 건물. 빌딩이면 좋다. 이왕이면 도심지 한복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떡하니 위치하고 있는 건물.
“그것은 미래에, 성신과 김혁진의 팀이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징표가 될 것입니다.”
“건물? 겨우 사냥 정보에 건물을 투자랍시고 넘기겠다고? 정신 차리거라, 기열아.”
송기영 회장은 짐짓 화가 난 듯 손자를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서 의자에 앉았다.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지만 오히려 기분은 좋았다.
‘시야가 넓어졌구나.’
김혁진은 단순한 사냥개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능숙하기 짝이 없는 사냥꾼에 속한다. 그 잠재력이 어디까지인지, 자신의 눈으로도 판단하기 힘들다.
‘기열이가 김혁진과 그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놀라우리만치 무서운 김혁진과 협력관계를 잘 구축하고 있다? 분명히 칭찬해 줄 만한 대목이다.
‘어쩌면 정희보다 더 나은 구석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성정이 대쪽 같고 냉철한 둘째 손녀. 인간으로서는 어떨지 몰라도, 기업의 오너로서는 확실히 송기열보다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신은 그 아이의 것이 될 거다.
……라는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열이의 안목. 신문물 시대의 태극방패. 그리고 김혁진이라는 거대 변수.’
이 세 가지가 과연 성신의 후계구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송기영 회장도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다. 다만,
‘정희로 확정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겠어.’
송기열에게도 가능성이 열렸다. 의자에 앉은 송기영 회장에게 새로운 알림이 들려왔다.
[‘베니스의 상인’이 당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합니다.]또 다른 알림도 들려왔다.
[‘황금뿔의 도깨비’가 타 서버의 수호자를 경계합니다.]송기영 회장의 과거도 바뀌었다.
* * *
결국 광화문 던전이 오픈되었다. 현 상황은 과거의 기록과 같았다.
[광화문 던전이 오픈 되었을 당시, 플레이어들은 광화문 던전에 입장하기를 꺼려했다.]던전은 위험하니까. 던전을 클리어한다고 해도, 당장 수억 수십억을 벌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과거에는 이미 ‘서울역 던전’과 ‘유플렉스 던전’의 브레이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었다. 던전이 무서운 게 당연하다.
김혁진은 광화문 던전의 입구 앞을 살펴봤다.
‘그때보다 피해는 훨씬 적어졌는데.’
그때보다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 그 어떤 플레이어도 광화문 던전에 먼저 입장하려 들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고 있을 뿐.
“어? 저거 튜토리얼 종결자 파티잖아?”
“신연서도 있다!”
“어디? 어디?”
아직 ‘검후앓이’라는 명칭은 생기지 않았지만, ‘신연서 앓이’라는 말은 조금씩 나오고 있는 중이다.
“와……. 지금 방금 웃는 거 봤어? 진짜 치명적인데.”
“야야. 함부로 떠들지 마. 그러다 PVP 신청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마상현과 신연서가 특히 화제가 되었다. 태극방패의 공진훈과 ‘플레이어 협회 직원’들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저 파티에 [재능 없음] 판정 받은 사람도 있다던데?”
“에이 설마.”
“아니야. 내 친구가 진짜 봤대. 실시간으로.”
“그럼 파티에서 짤렸겠지. 재능이 없는데.”
“그런가? 하긴 그것도 그렇겠다.”
[재능 없음] 판정을 받은 김혁진이 말했다.“우리가 먼저 들어간다. 내가 말했던 것 잊지 말고. 우리는 ‘경회루’만 클리어할 거야. 이해했지?”
신연서가 밝게 웃었다.
“난 우리 대장이랑 같이 하는 게 제일 좋더라. 다른 파티랑 레이드 뛰면 가끔 너무 불안하고 답답해서.”
“슈밤, 너 레이드 안 뛰잖아. 일대일 PVP만 주구장창하면서 왜 레이드하는 척해? 너한테 한 삼만 대는 얻어맞은 것 같다고, 난.”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보아하니 신연서와 강상구도 PVP를 했던 모양이다. 사실상 1:1 PVP에서 강상구가 신연서를 이길 가능성은 한없이 0에 가깝다고 보면 될 거다.
김혁진의 파티는 광화문 던전에 입장했다. 저번과 같은 방식으로 경회루까지 이동했다.
[열기(熱氣)와 한기(寒氣)가 만나 조화를 이루는 곳. 왕도를 지나 조화의 길로 입장합니다.] [‘경회루(慶會樓)’에 입장합니다.] [10초 후. ‘경회루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저번과 진행이 완전히 같았다.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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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경회루 시나리오’가 오픈되었습니다.] [‘경회루 시나리오-오염된 연회장’이 시작됩니다.]다대다 전투. ‘소음의 지휘자’가 내게 내려준 특전. ‘지휘자의 노래’를 사용하고 파티원들과 함께 이곳을 클리어했다.
‘확실히.’
생각보다 쉽다. 김혁진 혼자서 했다면 ‘레골라스의 반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했겠지만 지금은 ‘파티’로 움직인다. 반지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마상현이 우렁찬 기합을 내뱉었다.
“으랏차!”
‘오염된 생명체’의 머리통이 통째로 부서졌다. 부서진 머리로부터 흘러내리는 끈적한 핏덩어리. 그리고 엄청난 악취. 강상구와 곽태운이 콤비를 이루어 좀비나 다름없는 ‘오염된 생명체’들을 순식간에 정리했다. 고기 타는 냄새가 피어오르고, 악취가 사라져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레벨이 올랐습니다.]마의 구간. 레벨 30-40 구간의 가장 빠른 레벨업 방법을 사용했다. 지금은 직접 전투가 아닌 ‘관찰자’로서 전투에 참여 중. 레벨업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았다.
[현재 레벨 : 33]33레벨을 달성했다. 이만하면 엄청난 레벨업 속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노가다작업이 진행되는 사이, 김혁진의 파티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