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49)
#재능만렙 플레이어 149화
과거 DMC리버뷰 자이 인근이 전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으로 손꼽히게 되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최상위 플레이어가 모여 있는 플레이어 타운이라는 것.
둘째. 한국 플레이어 협회 건물이 지척이라는 것.
셋째. 강력한 수호탑이자 성장형 수호탑인 ‘메갈로돈’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수호탑을 ‘소환’해 내는 재료인 ‘수호 보석’이 가좌역에서 생성되고, 플레이어들만이 그것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찾아놨네.’
광화문 던전에 처음 들어가기 전.
-그럼 저는 뭘 하면 돼요?
라는 질문에,
-너는 수호보석을 찾아. 그리고 안서희가 이사 올 텐데 옆에서 잘 도와줘. 서희가 보호결계 만드는 것도 도와주고. 10개 찾으면 돼.
라고 대답했었다. 그때 그렸던 밑그림이 여기서 거의 완성되었다.
선화의 손에는 어린아이의 주먹만 한 보석이 들려 있었다. 신연서가 손바닥으로 볼을 감싸쥐고서 몸을 배배 꼬았다.
“우와. 예쁘다. 이렇게 예쁜 거 완전 처음 봐! 완전! 완전 처음! 대박이다!”
신연서는 이렇게 예쁜 돌은 처음 본다며 유독 좋아했다. 수호보석. 반짝 반짝 빛나는 작은 돌. 표면은 완벽한 곡선을 이루었다. 빛이 그 곡선면과 맞닿아 형형색색의 빛을 곳곳에 뿌렸다. 다롱이는 은신 상태로 김혁진의 어깨 위에서 자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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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보석]수호탑을 소환할 수 있는 보석입니다. 수호탑을 소환하기 위하여 10개의 수호 보석이 필요합니다.
* 소환되는 수호탑의 종류는 랜덤입니다.
* 성장형 수호탑의 경우 수호탑의 초기 능력은 소환사의 ‘강화 재능’에 따라 달라집니다.
* 수호 보석을 사용할 수 있는 수호 필드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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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서는 검지로 ‘수호 보석’을 콕콕 찔렀다.
“와. 너무 예쁘다.”
두 얼굴의 검객답게, PVP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 검후 앓이 신드롬을 일으킨 예쁜 눈웃음을 짓고서, 황홀한 듯 수호 보석에 홀려 버렸다.
“나 이거 줘.”
“안 돼.”
“아 왜! 내가 데이트해 줄게.”
“더 안 돼.”
“왜! 나 이쁘지 않아?”
신연서가 은근히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몸을 슬쩍 붙이고서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봤는데 눈망울이 참으로 순수해 보였다.
감각안과 관찰자의 눈으로 보면 보인다. 얘가 계산을 하고서 의도적으로 나한테 이렇게 행동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몸에 배어 있어서 자연스레 행동하는 건지. 신연서는 후자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렇게 행동한다. 앞으로도 신연서를 여자로 좋아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와는 별개로 사람으로서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 안 예뻐.”
“이상하다. 사람들이 나보고 예쁘다고 그러던데.”
강상구가 키득키득 웃었다.
“신연서를 저렇게 대하는 인간은 혁진이밖에 없을 듯.”
마상현은 ‘수호 보석의 영롱함’이라든가, ‘미래 검후의 눈웃음’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았다. 거대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물론, 왜 여기서 주먹을 쥐는지는 나도 모른다.
“형님.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입니까? 새로운 던전의 열쇠입니까?”
물건의 본질적 가치. 효용성에 집중하고 있는 마상현에게서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수호보석. 다들 설명 봐서 알겠지만 수호탑을 생성하는 거야.”
수호탑을 소환하기 전에 이들에게 설명을 조금 해주기로 했다.
* * *
강상구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진짜…… 쟤가 가끔 사람인가 싶어.”
정말로 질렸다는 듯 김혁진을 쳐다봤다.
“그런 정보는 어떻게 어디서 얻는 거야?”
“잘.”
‘잘’이라는 김혁진의 성의 없는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 천재들은 그렇다더라. 어떻게 했냐 물으면 그냥 다 잘했대.”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우 왕재수. 교과서만 보고 대충 공부했는데 수능 만점 나왔쪄여. 이런 천재자식들이랑 뭐가 다르냐?”
김혁진은 강상구의 혼잣말을 무시했다. 강상구는 대꾸해 주지 않아도 원래 혼자 잘 떠드는 타입이니까. 으. 왕재수. 너무 잘나서 짜증나. 슈밤.
곽태운이 차분하게 되물었다.
“수호탑이라는 건……. 일정 반경 내에 던전이나 게이트. 더 나아가 몬스터의 등장까지 막아주는 일종의 방패 같은 장치라는 거죠?”
“맞아.”
다들 무슨 말인지는 이해했다.
“그리고 이 수호보석으로 그 장치를 소환할 수 있구요.”
“어.”
“소환장소. 그러니까 수호필드는…… 저희가 지금부터 찾아야겠죠?”
선화가 밝게 웃었다.
“그건 제가 미리 찾아놨어요!”
히히- 하고 웃으면서 김혁진을 쳐다봤다. 김혁진은 선화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대충 머리를 슥슥 문질러줬다. 이상하게 선화는 이걸 병적으로 좋아한다. 김혁진은 이해하지 못했다. 머리 쓰다듬으면 기름만 끼지, 뭐 좋다고. 선화가 좋아하니까 그냥 해줬다.
선화의 자랑은 끝나지 않았다.
“아참. 부연설명을 하자면 수호보석과 수호필드 탐색도 제가 했어요!”
선화는 어깨를 쭉 펴고서 이곳에 앉은 언니 오빠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자랑스레 말을 이었다.
“에헴. 수호보석은 오빠가 가좌역 안에 있다고 말해줘서 매일매일 가서 찾았어요. 수호필드는 서희 언니랑 저랑 같이 찾았구요.”
“으잉? 이미 다 찾아놨다고?”
‘어우 재수 털려’를 중얼거리던 강상구가 눈을 크게 떴다.
“어떻게?”
“서희 언니 결계 만드는 걸 도와주다가 찾았어요. 그 필드로 가면 수호보석에서 무지갯빛이 막 피어올라요.”
“슈밤? 결계는 또 무슨 얘기여? 얘 결계 겁나게 살벌하잖아.”
“오빠가 시켰어요.”
“또 김혁진?”
이야기를 요약해보자면, 김혁진이 안서희를 굳이 옆집으로 이사시킨 뒤 이곳에 어떤 결계를 장기간에 걸쳐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선화를 시켜 수호보석을 찾고.”
더 나아가,
“수호필드까지 찾아낸 거네? 아…… 진짜 미친 자식인가. 그래서 결국 김혁진이 모든 걸 주관한 거잖아?”
수호보석. 수호필드. 안서희의 결계까지. 강상구는 진심으로 궁금해진 듯 물었다.
“아니. 진짜로 혁진아. 친구야. 이런 거 어떻게 아는 거야? 그냥 우리랑 경회루만 클리어하던 게 아니었네?”
대답은 선화가 대신 했다.
“우리오빠는 천재니까요.”
그리고서 히히히- 하고 웃는데, 그 웃음에 전염성이라도 있는 건지 신연서도 히히히- 하고 같이 웃었다. ‘맞아! 나도 같이 했어! 재밌더라!’ 하고 웃었다. 둘은 쿵짝이 잘 맞았는지 이 타이밍에 하이파이브까지 하는 요상한 작태를 보이기도 했다.
둘은 시덥잖은 얘기를 자주 하고는 했다. 신연서가 김선화에게 물었다.
“선화야. 근데 너는 너네 오빠가 좋아, 햄버거가 좋아?”
마상현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햄버거 사주는 형님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나는 선화한테 물었어. 근육 뚱땡아.”
마상현은 그 거대한 덩치와 힘에 걸맞지 않게,
“힝.”
하고 아기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낸 뒤 입을 다물었다. 그 와중에도 우람한 팔뚝은 단연 돋보였다.
선화가 대답했다.
“햄버거 같이 먹어주는 우리 오빠요!”
이 모든 상황을 안서희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뭘까……. 이 느낌은?’
김혁진이라는 저 사람. 신기한 사람이다. 저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흘러가고, 저 사람을 중심으로 이 사람들이 모였다. 이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자신은 느껴보지 못한 어떤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김혁진은 곁눈질로 안서희를 힐끗 쳐다봤다.
‘안서희.’
미래의 적색귀. 그런데 ‘적안’을 제거했다. 그 적안은 현재 자신의 수중에 있다. ‘양치기 소년’과의 밀당을 하고 있는 중. 그리고 송정희도 적안을 찾고 있는 중.
그와는 별개로 김혁진의 눈으로 본 안서희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꽤 기분 좋아 보이네.’
예전에 관찰했던 ‘어둠’의 농도도 많이 옅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설명은 다 한 거 같으니까. 우리는 이제 수호탑 생성하러 갈 거야.”
수호탑이 생기면, 이제 이 근방은 굉장히 안전한 장소가 될 거다. 물론 ‘규격’을 무시하는 등급. 그러니까 ‘대재앙급’에 해당하는 어떤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거의 자연재해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그건 인간이 어떻게 대비할 수 없는 거다. 김혁진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인정하고 있다.
김혁진이 먼저 걸음을 옮겼다. 다른 파티원들 전원이 그 뒤를 따랐다.
* * *
DMC리버뷰 자이는 거대한 단지다. 1단지와 2단지 사이에 나있는 길은 왕복 6차선. 그 사이를 이어주는 횡단보도 앞에 섰다.
‘횡단보도 가운데.’
차를 통제하고 작업을 할 수는 없다. 초록불로 바뀌었을 때, 하나씩 수호보석을 부수면 된다. 나는 수호보석의 조건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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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환되는 수호탑의 종류는 랜덤입니다.
* 성장형 수호탑의 경우 수호탑의 초기 능력은 소환사의 ‘강화 재능’에 따라 달라집니다.
* 수호 보석을 사용할 수 있는 수호 필드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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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곳에는 성장형 수호탑인 메갈로돈이 생성되었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강력한 수호탑’에 속하는 메갈로돈.
‘과거에는 누가 이곳에 메갈로돈을 소환시켰을까?’
‘강화 재능’과 관련이 있다면, 이 ‘메갈로돈’을 소환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아는 ‘명인급’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누구였었지?’
기억을 돌이켜보고, 이맘때쯤 활동을 시작한 ‘명인’들을 떠올려 봤지만 알 수 없었다. 명인들에 대해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형님. 이 보석은 그럼 형님이 부수시는 겁니까?”
신연서는 아까워죽겠다는 듯 수호보석을 쳐다봤다.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었나 보다.
“어. 내가 할 거야.”
나는 이미 여러 번의 강화를 통해 내 강화재능을 확인했다. 아직 레벨 40이 안 되어 잘 모르겠지만, 일단 초보구간에서는 ‘최정상급’의 강화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게는 관찰자의 눈이 있어.’
‘강화’는 기본적으로 재능빨을 많이 타지만 그 외에, 환경적인 영향도 많이 적용받는다. 이를테면 불 속성 아이템을 강화하려면 ‘열기가 많은 곳’이 유리하다. 극단적인 예로, 활화산 근처 같은 곳에서는 불 속성 아이템의 강화가 매우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환경. 최적의 장소. 최고의 타이밍.’
나는 그것을 읽어낼 수 있다. 관찰자의 눈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처음. 신호가 바뀌었다. 그냥 건너기만 했다.
“엥? 혁진아. 왜 아무것도 안 했…… 읍!”
말을 하는 강상구의 입을, 곽태운이 막아 버렸다.
“조용히 좀 해요. 혁진 형 지금 집중하고 계시잖아요.”
“읍! 읍!”
곽태운 덕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몇 번이나 더 왔다갔다를 반복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10번 이상은 건넌 것 같다. 시간도 30분가량 흘렀다. 아무도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았다.
‘자동차의 소음. 횡단보도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내 뒤의 애들. 내가 서있는 자리. 이 시간의 공기 흐름.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모두 영향을 끼치는 요소.’
그렇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 나는 횡단보도 가운데에서 최적의 타이밍을 발견했다.
‘지금이다!’
무지개빛을 내는 수호보석 하나를 부쉈다.
[수호보석의 힘이 수호필드에 스며듭니다.] [수호보석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합니다.]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또 하나의 수호보석을 부쉈다.
[수호보석의 힘이 수호필드에 스며듭니다.] [수호보석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합니다.]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한 번에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경회루 클리어하고 오자.”
수호탑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레벨업 노가다도 중요하다. 현재 파티의 평균 레벨은 35. 내 레벨 역시 35다.
그렇게 4일이 흘렀다. 경회루를 계속 클리어했고, 수호보석도 계속 부쉈다. 이제 남은 수호보석은 단 하나뿐.
이 마지막 하나를 부수면 ‘수호탑’이 소환될 거다. 그리고 바로 지금. 바로 10개째 수호석을 부수기로 했다.
[수호보석의 힘이 수호필드에 스며듭니다.] [수호보석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합니다.]그때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