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79)
#재능만렙 플레이어 179화
환영기사의 주인. 김아현이 말했다.
“뭐가요?”
“모르겠어요. 제가 기절했을 때. 누군가를 본 것 같아요. 그런데…….”
김아현이 자신의 뒤를 힐끗 쳐다봤다. 사람이 아닌, 따라서 플레이어가 아닌 자신의 ‘환영 기사’들을 쳐다본 듯했다.
“사람이 아닌 느낌이에요.”
“마치 당신의 뒤에 있는 저들처럼?”
“…….”
김아현이 찔끔 놀랐다. 이렇다 저렇다 정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환영 기사’들을 다루는 클래스여서 조금 더 민감하게 느낀 건가. 김혁진은 이쯤에서 넘어가주기로 했다. 미래에도 ‘날개’는 모두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마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 비밀로 하고 있는 것이겠지.
김혁진이 물었다.
“사람이 아니라면 무엇 같았습니까?”
“그게…….”
김아현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막상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김아현이 겨우 입을 열었다.
“뭐랄까. 빛과 어둠이 함께 걸어 다니는 느낌이었어요.”
말해놓고 보니 자기 스스로도 이상한지 볼을 살살 긁었다.
“해놓고 나니까 말이 이상한데. 하여튼 그랬어요.”
빛과 어둠이 함께 걸어다닌다라.
‘역시 우리 수준에서는 마왕을 파악할 수 없어.’
하여튼 환영기사의 주인인 김아현도 마왕이 사람같지 않다고 말했다. 나 역시 마왕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왕.’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은 퀘스트와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 할 수록. 마왕과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 *
다시 튜토리얼 빌딩으로 되돌아간 D타워에서 빠져나왔다. 벨라와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
선화는 나를 많이 걱정했던 모양이다. 그런 것 치고 방금 시킨 치킨을 무지하게 잘 먹기는 했지만.
“선화야. 너는 당분간 나랑 따로 움직일 거야.”
그랑 서울 던전이 오픈 된다. 나는 우리 길드. 그러니까 거신 길드의 팀원들과 따로 움직일 거다. 벨라와 함께 말이다.
선화는 닭다리를 뜯어먹다가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 오빠랑 같이 클리어 못해요?”
“어. 차근차근. 다른 플레이어들이랑 루트 따라서 진행하면 돼.”
그리고 내 생각인데.
‘송정희가 개수작을 부릴 확률도 있겠어.’
어떤 개수작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 개수작이 두렵지는 않았다.
‘어떤 재롱을 부릴지. 지켜보겠어.’
선화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내게 되물었다.
“왜요?”
그 좋아하는 닭다리를 내려놓았다. 물론 여전히 손에 꼭 쥐고는 있지만, 하여튼 먹는 것을 멈췄다.
“저 지금 몹시 진지해요, 오빠.”
선화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오빠랑 같이 플레이 하는 게 좋은데.”
땡깡아닌 땡깡을 부렸다.
“왜 오빠랑 같이 플레이하면 안 돼요? 그랑 서울 던전이 뭔데요?”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을 거야.”
선화의 머리를 한 번 슥-문질렀다.
“그래도 오빠랑 같이하고 싶은데…….”
얘의 브라콤 기질은 사춘기를 보내면 괜찮아지겠지? 괜찮아져야 할 텐데. 벌써부터 ‘저 언니는 안 돼요! 내가 허락 못 해!’ 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눈 앞이 아찔하다. 아마.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괜찮아 질 거다. 그러기를 빈다.
“다른 플레이어들과도 호흡을 맞춰보는 게 좋아. 너보다 하수들과 합을 맞추면서 배우는 것들도 분명히 있으니까.”
“그래도요.”
선화는 어깨를 살짝 움츠리고서 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선화에게는 큰 실망인 것 같다.
“몬스터들을 사냥해. 매일 매일 조금씩 사냥하면서 전진하다 보면 2층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2층에 가면요?”
“거기에 나타나는 몬스터에게서 어떤 아이템이 드랍될 확률이 높아.”
“아이템이요?”
“응. 거래도 양도도 안 되는, 획득한 플레이어 본인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선화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확실히 플레이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아이이니만큼, 새로운 아이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중요한 아이템이에요?”
“응. 중요하지.”
레벨 40을 넘기느냐, 넘기지 못하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성장 열매’ 라는 것이 드랍 된다. 그게 있어야만 레벨 40을 넘길 수 있다. 그걸 먹어도 40이상 성장할 수 없는 플레이어들도 수두룩하지만 말이다. 이건 분명한 ‘재능의 영역‘이다.
“저 말 잘 들으면 치킨 또 사줄 거예요?”
“그럼.”
선화는 닭다리를 다시 물었다. 선심써준다는 듯 말했다.
“그럼 열심히 해볼게요.”
선심 쓰는 척하며 태연하게 말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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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 열정/인정받고 싶은 욕구/성장에 대한 욕심
요약 :
1) 외적/내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브라더 콤플렉스
2) 열정에 불타는 정열의 탱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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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선화도 내심 이런 상황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뭔가를 해내는 것.’
아마도 선화가 한 파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거다. 그러면 스스로 뭔가를 해내는 것. 리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경험도 중요하지.’
특히나 선화처럼 멘탈이 두부인 아이라면 더더욱. 자립심과 리더십을 어느정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판단했다.
신연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응, 알았어. 대장이 까라면 까야지. 근데 그래서 데이트는 언제 해줄 건데?”
마상현은 묻지도 따지지 않고 ‘알겠습니다. 형님이 까라면 깝니다!’라고 대답했다. 곽태운도 내 말에 동의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볼게요’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강상구는 조금 달랐다.
“슈밤. 너 없는 던전을 들어가라고? 싫어. 난 못해. 난 개쫄보란 말이야.”
그리고서,
“떵구는 겁쟁이얌. 뿡뿡.”
따위의 애교 아닌 애교를 부려대서 결국 이사벨의 칼끝을 맛보아야만 했다.
“야…… 야. 혁진아. 이거 데미지 오지는 검 아니냐? 이거로 진짜로 나 찌르면 하늘나라 저 먼 우주로 가는 거 아니냐? 아,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꼭 칼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린다.
[이 더러운 목에 나를 들이대는 거야? 미쳤어, 남편?] [외간남자의 목에 나를 대? 내 순결을 뭘로 아는 거야?] [나 이사벨이야. 이사벨! 검들의 여왕!] [남편! 내 말 듣고 있는 거야?]라는 이사벨의 절규 아닌 절규는 그냥 무시했다.
그랑서울 던전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서 플레이해야만 하는 곳이다. 모든 갈림길의 모든 몬스터를 사냥해야 한다. 각각의 갈림길에 뛰어난 키 플레이어가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거다.
‘날개’ 길드원들도 그랑서울에 진입할 거고, 태극방패 길드원들도 그럴 거다.
’이 정도 전력들이면…….’
다소간의 피해는 있겠지만 1층 공략은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 거다. 1층 공략은 우리 거신 길드원들과 태극방패. 그리고 날개 길드원들이 중추가 되어 해내면 된다. 개중 송정희가 어떤 개수작을 부릴 거 같긴 하지만 그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고.
그들과 별개로, 나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클리어를 진행하죠.”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플레이어. 미래의 투왕 벨라와 함께 그랑서울의 숨겨진 시나리오를 클리어해야 한다. 내가 얻은 한 조각의 지도. 그리고 벨라가 가지고 있던 또 반쪽의 지도. 합쳐서 한 장의 완벽한 지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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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서울 던전의 지도]그랑 서울 던전의 히든피스 정보가 담긴 지도입니다. 이 지도를 가진 자에 한하여 히든피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지도는 새로운 입구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의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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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도’라고 표시된 아이템에는 그 어떤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다는 것. 아무것도 적혀져 있지 않은 작은 종이다.
벨라가 물었다.
“새로운 입구는……. 어디에 있을까요?”
“글쎄요.”
그랑 서울 던전 주변을 열심히 탐색해 봤지만 이렇다 할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현재 내 능력으로는 찾을 수 없는 것 같은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나리오의 부재’일 수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떤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입구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지도에서는 우리더러 입구를 찾으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입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가정하면 입구를 찾아도 의미가 없다. 나는 설명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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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입구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의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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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입구를 만들라고 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입구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자격만 얻었다.
’이 정도 찾았는데 안 나온다는 건.’
결국 새로운 입구를 만들 수 있는 누군가 다른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는 소리.
‘어쩌면.’
그 플레이어는 위대한 탐험가 잭슨일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여태까지의 퍼즐에서 잭슨이 빠지지 않고서 등장하니까. 내가 아니었다면, 과거에 벨라와 함께 그랑서울에 들어갔던 플레이어는 잭슨일 확률이 높으니까.
“탐험가 클래스의 도움이 있어야할 것 같네요.”
“탐험가요?”
“그것도 정상급의 실력을 가진.”
어중간한 실력의 탐험가들은 나보다도 능력이 떨어질 테니까.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있죠.”
잭슨이라면 새로운 입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잭슨을 움직이려면…….’
잭슨은 송정희와 비즈니스적으로 손을 잡았다. 송정희는 나를 매우 싫어한다. 잭슨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은 상황.
‘결국 거래지.’
잭슨쯤 되는 이가 송정희를 인생의 파트너로 선택했을 리는 없다. 그저 서로에게 이득이 되기에, 이용할 구석이 있기에 같이 가는 것뿐. 그러니까 서로에게 득이 되는 거래를 제안한다면 잭슨도 그 거래를 흔쾌히 받아들일 거다.
그리고 나는 거래를 할 만한 패를 한 가지 알고 있다. 송기열을 통해 잭슨의 연락처를 받아냈다. 잭슨에게 직접 전화했다.
-잭슨 씨. 잠시 할 얘기가 있는데요.
-플레이와 관련된 이야기 입니까? 제가 지금 조금 바빠서…….
-관련되어 있는 얘기입니다. 거래를 좀 하고 싶은데.
잭슨과 잠깐 만났다. 위치는 그랑 서울 던전 앞. 잭슨이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마침 저도 이 근처에서 제 퀘스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위치가 교묘하게 비슷하네요. 계속.”
동선이 계속 겹친다. 잭슨이 말을 이었다.
“무슨 거래를 하고 싶으신 거죠?”
“왕과 관련된 아티팩트를 찾고 있었죠?”
잭슨이 분명 이렇게 물었었다.
-혹시 ‘왕’과 관련된 아티팩트를 가지고 계십니까?
그때 나는 없다고 대답했었다. 그 때는 그렇게 대답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예. 그랬었죠. 혹시 단서를 찾았나요?”
나는 잭슨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나는 그때 잭슨이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혹시 당신이 보는 미래 속에 왕관이 없던가요?
그때 나는 이미 ‘오래된 왕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는 모른 척했을 뿐.
“왕관을 얻었습니다. 광화문 던전에서.”
“왕관을요?”
“그런데 일반 왕관이 아닙니다.”
일반 왕관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왕관은 ‘얼리 어답터-광화문 던전편’을 클리어하고서 받아낸 아이템. ‘오래된 왕관’이다.
“오래된 왕관. 제가 얻은 아이템입니다.”
“…….”
잭슨이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제 시나리오 퀘스트를 공유해드릴까요?”
갑자기 왜 자신의 시나리오 퀘스트를 공유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 앞에 퀘스트 창이 떴다.
‘어라?’
내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왕관’과 연관되어 있는 내용이, 위대한 탐험가 잭슨의 퀘스트에도 들어가 있었다.
우리의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