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229)
#재능만렙 플레이어 229화
알림이 들려왔다.
[체내의 정순한 불꽃의 기운을 확인합니다.]의지영창을 통해 증폭시킨 살기와 마나에, ‘아테네의 기운’이 덧씌워졌다. 거기에 더해,
[‘궁신지체의 서’가 각인되어 있는 신체를 확인합니다.]이곳에 오기 전. 김혁진은 ‘궁신지체의 서’를 사용했다. ‘유성이 떨어지는 밤’이 직접 후원해 준 아이템. 이 아이템을 사용해서 김혁진의 신체를 ‘궁신지체’라는 특별한 속성을 가진 신체로 변화시켰다.
[궁신지체 내부에 각인된 강력한 불꽃의 기운을 감지합니다.]김혁진은 이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과거. 유성이 떨어지는 밤이 잠시 후원했었던 ‘암화궁‘. 그 것이 피워올렸던 암염(暗炎)을, 이 ‘궁신지체의 서’를 머금은 신체가 기억하고 있는 듯 했다.
의지 영창(意志詠唱).
정순한 불꽃의 기운.
궁신지체(弓神之體).
신체에 각인된 암화궁(黯火弓)의 마나 파장.
이 네 가지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고,
[‘관찰자의 눈’으로 마나 파장을 해석합니다.]관찰자의 눈으로 그 모든 것을 관장하고 관조했다.
‘이렇게 하는 건가?
[묵궁(墨弓)에 궁신지체의 마나를 덧씌웁니다.]김혁진은 본능적으로 모든 작업을 수행했다.
[일시적인 ‘암화궁’이 생성됩니다.] [‘암화궁’의 베이스 아이템은 ‘묵궁’입니다.]묵궁을 베이스로 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생성시켰다. 진짜 아이템이 아닌, 궁신지체의 힘을 통해 구현한 암화궁.
‘기존에 있던 아이템을 베이스로 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창조한다.’
과거에는 없었던 개념이다. 그런데 그 것을 본능적으로 해내기 시작했다. 어지간하면 플레이 중간에는 끼어들지 않는 수호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유성이 떨어지는 밤’이 매우 흡족해합니다.]플레이 중간. 쉬는 타임도 아니고 중간에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수호자들을 지양한다. 수호자들 간의 암묵적인 룰에 가까웠다. 인류가 파악하기로 ‘흐름을 끊기 때문에, 다른 수호자들이 싫어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어쨌든 김혁진은 암화궁의 상세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
[암화궁]붉은 불꽃. 적화(赤火)를 잡아먹는 푸른 불꽃. 청화(靑火). 그리고 청화를 잡아먹는 검은 불꽃 암화(黯火). 암화궁은 암화의 권능을 내포하고 있는 활입니다. 화(火)속성과 관련한 최고 등급의 친화력과 더불어 궁(弓) 클래스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자만이 다룰 수 있는 활입니다.
* 암화궁의 사용가능 여부는 암화궁 스스로가 결정합니다.
──────────
마나를 사용하여 활성화시킨 암화궁. 그런데 이전의 암화궁보다 더욱 손에 익은 느낌이 들었다.
‘아테네의 불꽃 때문.’
그 기운을 흡수했다. 처음 암화궁을 손에 쥐었을 때보다 그때보다 화 속성친화력도 높아졌고, 궁 클래스의 재능도 높아졌다.
김혁진의 손에 들린 ‘묵궁‘에서는 어두운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김혁진이 활시위를 당겼다.
‘마나를 많이 잡아먹네.’
오래 구현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
‘목표는 저놈.’
하늘 위. 중앙에 떠 있는 놈. 그 주변에 수십 마리의 그리폰이 떠 있는 상태.
‘미간을 노린다.’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의지영창에서 발사까지. 불과 3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암염‘에 휩싸인 화살이 발사되었다.
마크가 눈을 크게 떴다.
‘저게 화살?’
화살이 아니라 광선포를 발사한 것 같다.
‘마법?’
강대한 마나를 품고 있었다.
‘저 정도의 마나를 어떻게?’
결과물은 놀라웠다. 화살에 미간이 뚫린 그리폰은 그 자리에서 즉시 소멸. 검은 불꽃에 휩싸여 사라졌다. 그리고 검은 불꽃의 파편이 여기저기 튀었다. 불이 옮겨 붙었다. 단 한 조각의 불씨. 그 불씨면 충분했다.
피에트로도 확인했다.
‘불꽃이…… 그리폰을 잡아먹는다.’
화살 하나로.
‘열일곱 마리의 그리폰을 사냥했어. 단 한 발로.’
마크와 현정화가 옆에서 엄호해 줬다고는 하지만, 그래서 큰 공격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능력이다. 엄호와는 별개로, 너무나 강력한 한 방이다.
‘군주가 주 클래스인데.’
김혁진이 또다시 화살을 발사했다. 그것이 다시 13마리의 그리폰을 사냥했다. 하나의 화살이 세 마리의 그리폰을 즉시 소멸시켰고, 화살에서 번진 검은 불꽃이 열 마리의 그리폰을 불태워 죽였다.
피에트로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저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세상에 안 알려졌다고?’
정보상인의 입장에서, 이게 더 무섭다. 김혁진은 자신의 본모습을 철저히 감추고 있는 사람이다.
’입단속을 철저히 해야겠어.’
어쨌든 피에트로는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이 상황은 이미 김혁진과 합의된 상황이다.
‘이래서 자신만만했던 건가.’
이렇게 강력한 능력이 있으니 자신만만할 만 했다.
‘파티장으로 추대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이곳에 모두가 그 것에 동의할 거다. 김혁진이 그린 시나리오대로 모든 상황이 흘러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리폰들을 모두 사냥했고 플레이어들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재로 뒤덮인 천사의 성’ 메인 퀘스트. ‘하늘과 땅의 전쟁’의 전초전은 ‘땅’의 승리로 인정되었습니다.] [‘땅에 속한 자’들에게 휴식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땅에 속한 자’들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그리폰들을 상대하던 조각상들도 어느덧 제자리를 찾았다. 잠시 격리되었던 이 필드도, 원래의 세상과 다시 연결 되었다.
피에트로가 앞으로 나섰다.
“여러분들도 모두 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김혁진이 이 상황을 연출했으니까. 이제 남은 건, 김혁진을 파티장으로 추대하는 것. 이 파티의 리더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김혁진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저는 제 생명을 담보로 과하게 힘을 썼습니다. 지나치게 무리한 덕에 휴식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혁진의 몸이 풀썩 쓰러지는 것을, 현정화가 부축했다. 피에트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엥?’
이런 시나리오는 없었는데.
‘원래 여기서 파티장을 맡아줘야 하는데?’
그게 합의된 내용이다.
‘뭐지?’
그렇지만 정보상인답게, 눈치는 빨랐다. 김혁진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다. ‘생명을 담보로 과한 힘을 사용’했다는 제법 그럴듯한 핑계까지 만들면서 말이다.
김혁진은 현정화의 부축을 받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것처럼. 그런데 김혁진은 웃고 있었다.
‘잘 됐네.’
김혁진의 귀에 알림이 들려왔다.
[‘궁수’가 아닌 자가 ‘하늘과 땅의 전쟁’ 승리의 주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궁수’가 아닌 자의 ‘재로 뒤덮인 천사의 성’ 입성이 허락됩니다.]김혁진의 귀에만 들렸다.
“피에트로씨. 잠시 할 얘기가 있습니다.”
시스템상 주어진 재정비 시간은 30분. 김혁진은 다 죽어가는 모양으로 앉아 피에트로를 불렀다.
피에트로가 옆에 앉았다. 김혁진이 아주 작게 말했다.
“살바레토. 아니 키엘리니를 부르세요.”
전신 살바레토.
그를 부르기로 했다.
이탈리아내에서 이미 유명한 군주 플레이어다. 궁수들을 통솔하기가 매우 쉬워질 거다.
“키엘리니. 그는 군주입니다.”
“군주도 입성이 가능해졌습니다. 혹시 키 아이템이 있다면 확인해 보세요.”
피에트로가 황급히 인벤토리를 살폈다.
──────────
[황금 열쇠 – 날개 잃은 천사상]필드 ‘날개 잃은 천사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열어주는 아이템입니다.
──────────
‘설명이 바뀌었어?’
원래는 ‘궁수 플레이어만 입성 가능’이라는 제한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사라졌다.
“김혁진 씨의 말이 사실이군요.”
“다수와의 전투에서 키엘리니 씨만큼 도움이 되는 플레이어는 없을 겁니다. 아마 주변에 있을 거고요.”
“키엘리니가요? 왜요?”
“여기 들어오고 싶다고 제게 말했었습니다.”
“김혁진 씨한테요?”
“네. 그래서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오라고 했더니, 주변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키엘리니에게 왜 들어오고 싶어 하는지, 그 질문은 하지 않았다. 김혁진의 능력을 실제로 보고나니 키엘리니의 심정이 절절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키엘리니가 들어온다면. 아마 벨라도 함께 들어오겠죠.”
“일이…… 그렇게 됩니까?”
“예. 그럴 겁니다.”
피에트로는 잠시 동안 김혁진을 쳐다보기만 하다가 물었다.
“한국에 당신 수준의 플레이어가 몇이나 됩니까?”
“직접 알아보시죠.”
“……알겠습니다.”
피에트로는 확신했다.
‘키엘리니를…… 일부러 이 주변에 배치한 거야.’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는 모른다. 일부러 배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생각은 반 이상 진실이었다. 키엘리니(살바레토) 본인이 원한 것도 맞았지만, 김혁진도 일부러 키엘리니를 ‘천사의 성’ 근처에 대기하라고 했었다.
점성술사 ‘이타치’의 예언 때문이다.
예지서가 늘 그렇듯, 애매모호한 내용. 그 때는 이 내용이 ‘폼페이 신전‘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곳의 퀘스트가 직접적으로 명시해주고 있다.
‘재로 뒤덮인 천사의 성’이라고.
만약 그 인연이 살바레토와의 인연이 맞다면. 그때 생각한 것이 정확하다면,
[재로 뒤덮인 신전의 초석 앞에 인연이 있다.] [벗이 되어 만나면 천상의 성가가 울려 퍼질 것이라.]천상의 성가가 울리겠지. 천상이란 말 그대로 ‘하늘 위’를 뜻하는 것이고, ‘하늘과 땅의 전쟁’이라는 메인 퀘스트와도 내용이 이어진다.
벨라가 달려왔다.
“김혁진! 나도! 나도 같이 해!”
그 옆에는 살바레토가 있었다. 든든한 지원군 둘이 왔다. 궁수들은 벨라와 살바레토를 알아보고 기뻐했다.
김혁진이 비틀기 전 원래 파티장을 맡았던 슈르트는 물론이고, 김혁진도 기쁜 마음으로 살바레토에게 ‘파티장’의 자리를 제안했다. 살바레토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살바레토가 작게 말했다.
“저를 전면에 내세울 생각입니까?”
“네.”
“저를 이용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군요.”
“그럼 안 됩니까?”
“안 되는 건 아닙니다만…….”
이용하겠다고 말하는 걸 너무 뻔뻔하게 해서, 순간 살바레토는 할 말을 잃었다.
“제가 전면에 나서긴 하겠습니다만…… 많이 도와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많이 배우겠습니다. 김혁진 씨.”
살바레토의 마음도 평소보다 조금 더 가벼웠다.
‘좋군.’
자기보다 더 잘난 놈이 옆에서 서포트를 해줄 테니. 평소보다는 책임감을 덜 느껴도 될 터. 그리고 김혁진에게서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다. 그 사실이 즐거웠다.
30분이 흘렀다.
[시스템이 안배한 ‘재정비 시간’이 종료됩니다.]피에트로가 ‘황금 열쇠’를 꺼내 들었다.
‘이게 반응하는 곳을 찾으면…… 게이트를 활성화시킬 수 있어.’
황금열쇠가 반응하는 곳. 다리를 건너 ‘천사의 성’ 근처. 이곳은 이미 찾아놨었다.
[‘재로 덮인 천사의 성’이 생성됩니다.]순간. 필드 전체가 변했다. 튜토리얼 필드때와 마찬가지로.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재로 덮인 천사의 성’에 균열이 발생하였습니다.] [‘재로 덮인 천사의 성’이 무너지면 필드가 소멸됩니다.] [‘재로 덮인 천사의 성’의 균열을 막기 위해 ‘날개 잃은 천사상’의 입구를 열어야 합니다.]퀘스트가 생성되었다.
[퀘스트. ‘날개 잃은 천사상’ 게이트를 클리어 하라! 가 생성되었습니다.]이 퀘스트를 위해, 피에트로가 여기까지 달려왔다. 피에트로가 말했다.
“그럼 열쇠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황금 열쇠를 활성화시켰다.
[‘날개 잃은 천사상’의 입구가 열립니다.]그와 동시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