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272)
#재능만렙 플레이어 272화
아이템의 이름은 천공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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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석]천공의 마나를 품고 있는 결정체입니다. 특별한 신체는 특별한 방법으로 천공의 마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급 : 하(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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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석?’
요약집에 없는 내용이다. 플레이피디아에도 없었고, 그 어떤 공략이나 아이템 도감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아이템.
‘천공석이라는 게 있었구나.’
천공의 마나를 품고 있는 결정체. 김혁진은 천공석을 보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내 인벤토리 내에 있던 노란색 마정석과 비슷한 역할을 하겠군.’
이사벨을 베이스로 하여 ‘검제(劍帝)’를 만들어냈을 때. 김혁진 스스로의 마나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 때. 인벤토리 내에 있던 노란색 마정석들이 파괴되면서 그 힘을 김혁진이 흡수해서 사용했었다.
‘특별한 신체라함은 곧 천공지체를 뜻하는 것일 테고.’
‘제2의 심장’을 가지고 있으니, 천공의 마나를 활용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이걸 왜 저한테 주시죠?”
“그야 김혁진 씨에게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 아이템이 말하는 특별한 신체와 제가 관련이 있습니까?”
왜일까. 잭슨에게는 모든 것을 말해주고 싶지 않다. 뭔가. 수싸움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과거의 위대한 탐험가가 마냥 ‘위대한’ 탐험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잘못 짚으셨네요.”
“아뇨. 잘 짚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아이템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잭슨이 이것을 주는 것이 과연 그냥 ‘호의’인가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잭슨은 뭔가를 많이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니까.
“지금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제가 생각하는 그분이 맞다면.”
“잭슨 씨가 생각하는 그분이 어떤 분이죠?”
“제가 머리에 기름 부을 자.”
저번부터 저 소리를 하는데 저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저는 이것을 통해 김혁진 씨로부터 어떤 이득도 챙길 생각이 없습니다. 순수한 호의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죠.”
일단 ‘천공석’은 받아 들었다.
“언젠가는 사용하실 날이 올 겁니다.”
그런데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김혁진은 알고 있었다. 문 밖에 누군가 와 있다는 것을. 익숙한 기척이었다.
문을 열어줬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네요.”
강솜이였다. D타워 1층에서 2층으로 넘어가는 것을 발견했던 유일했던 목격자. 김혁진의 인지부조화를 뚫고서 김혁진을 관찰했던 탐험가.
“제 스승님께서 이걸 좀 구해오라고 하셔서.”
“스승님?”
잭슨이 멋쩍게 웃었다. 뒤통수를 긁었다.
“그게…… 제가 스승이 되기는 했습니다.”
“잭슨 씨가 강솜이 씨의 스승이라고요?”
강솜이가 전에도 유명했던 탐험가인 것은 맞다. 그런데 잭슨과 어떤 접점이 있었던 사람은 아니다. 강솜이가 유명했던 것은 온 얼굴에 화상을 입고 있었고, 따라서 붕대를 칭칭 감고 다녔던 것으로 유명했었다. 잭슨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과거가 미묘하게 뒤틀렸어.’
김혁진이라는 변수에 의해 현재가 조금씩 바뀌었고, 그에 따라 강솜이가 잭슨을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다.
“아무튼. 이걸 좀 보세요.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강솜이가 아이템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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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망치]천공석을 부술 수 있는 아티팩트. 천공석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천공 망치가 필요합니다.
등급 : 하(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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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은 잭슨을 쳐다봤다.
‘아주 작정했네.’
천공석. 그리고 천공망치. 이 두 개가 있으면 천공석을 활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잭슨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서 어깨를 으쓱했다.
“언젠가 왕의 자격을 증명하실 날이 올 겁니다.”
“뭔가를 확신하시는 것 같네요.”
“네.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플레이 초창기. 잭슨은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다. 세계에 수많은 공략집들과 히든피스를 발견하여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위대한 탐험가’라는 이명을 얻는다.
‘그런 잭슨이 한국에 눌러붙어 있네.’
역시. 조금 달라졌다. 강솜이가 소파에 앉았다.
“근데 김혁진 씨. 저 여기서 며칠만 재워주면 안 돼요? 집 되게 좋다.”
“…….”
“스승님은 몰라도, 저는 여기서 못 나가요. 붉은 악마들한테 걸리면 그냥 끽-죽는단 말이에요.”
강솜이는 자신의 목에 손가락을 대고서 옆으로 긋는 시늉을 했다.
“며칠만 재워주세요.”
잭슨이 한 마디를 보탰다.
“아니면 김혁진 씨가 놈들을 사냥하는 방법도 있겠죠.”
* * *
시간이 흘렀다. 잭슨이 현관문을 나섰다.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입니다.”
꾀죄죄한 꼴을 하고서, 그는 문을 닫고 나갔다. 강솜이는 현관문 앞에 서서 다시 말했다.
“근데 진짜로 궁금한 게 있어요.”
“뭐죠?”
“D타워 2층에서 어떻게 살아 돌아왔어요? 기사를 통해 대충은 봤어요. 중국 플레이어들이 불법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점거하고 위층의 플레이어를 협박 및 구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태극방패가 나서서 그들을 제압했다는 사실을.”
강솜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거 아니잖아요. 송기열 길드장님이 도착했을 때. 이미 상황은 거의 종료된 후였어요.”
“…….”
“정말로 왕의 자질을 가진 분이세요?”
“잭슨 씨의 말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강솜이 씨는 그 왕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강솜이가 턱을 매만졌다. 소파에 책상다리(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조금 고민했다.
“아마 많은 탐험가들이 왕에 대해 알걸요?”
“어째서죠?”
“탐험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왕을 찾는 거니까?”
탐험가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왕을 찾는 것’이란다. 과거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아니, 존재했더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몰랐던 내용일 것이다.
“왕을 왜 찾습니까?”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우리 클래스가 가진 사명이에요.”
“왜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죠?”
“아무도 모르는 때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때에. 왕이 태어날 테니까요. 왕은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것을 싫어하십니다.”
강솜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라는 것이 제 클래스의 설명이네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세계의 새로운 사실을 계속 알아가고 있다. 탐험가들의 목적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됐다.
“언제까지 여기 있을 겁니까?”
“말했잖아요. 며칠만 재워달라고. 저 못 나가요. 붉은 악마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
강솜이는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절대로 나갈 수 없다는 듯.
“민폐네요.”
“민폐지만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죠.”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당신 능력이면 어떻게든 뚫고 나갈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굳이 민폐를 끼쳐가면서까지 여기 남아 있다.
‘나를 살펴보는 것이 당신의 임무겠지.’
어쩌면 잭슨의 명령일지도 모르겠다. 잭슨을 스승으로 모시게 된 ‘얼굴 잃은 탐험가’라.
‘뭐.’
좋다. 이번 판은 잭슨이 만든 느낌이 난다. 어쩌면 상암 월드컵 경기장 던전의 빠른 브레이크는, 잭슨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입니다.]그 선택. 하기로 했다.
* * *
김혁진의 집에 거신길드원들이 모였다. 김혁진 옆에는 태극방패 길드장 송기열도 앉아 있는 상태.
신연서는 소파에 앉아 사과조각을 집어 들었다. 사과를 오물거리면서 말했다.
“대장. 우리도 붉은 악마 잡으러 가는 거야?”
“우리가 간다기 보다는, 놈들을 이쪽으로 부를 거야.”
곽태운이 김혁진을 쳐다봤다.
곽태운의 눈빛에는 열망이 담겨 있었다. 김혁진이 만류해서, 그래서 붉은 악마 사냥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것이 못내 가슴 아팠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붉은 악마’에 의해 잡아먹히고 있으니까.
“으잉? 걔들을 이쪽으로 어떻게 불러?”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송기열이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놈들이 반응하는 것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인간이다. 놈들은 인간을 먹잇감으로 생각한다.
“인간. 그리고 마정석.”
“…….”
“마정석으로 놈들을 유인할 것입니다.”
“…….”
“이 과정에는 저희 태극방패의 진법가인 최욱현이 동원될 것입니다.”
숙취해소제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최욱현. 이를 통해 태극방패의 실세로 성장하게 될 최욱현의 이름이 등장했다.
“진법가의 설계에 따라 마정석들을 배치할 것이고, 저희의 예측대로라면 놈들은 이곳. DMC리버뷰 자이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곽태운이 물었다.
“그러면 우리는 놈들을 어떻게 사냥합니까?”
현재 플레이어들의 수준으로는 사냥이 불가능하다. 이번에는 김혁진이 대답했다.
“사냥은…… 내가 할 거야. 서희랑 같이.”
수호탑의 힘을 빌어. 그리고 ‘천공석’의 힘을 빌린다. 곽태운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
“태운이.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
사냥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김혁진이다. 그런데 그 김혁진이 이제 와서 놈들을 사냥하겠단다. 이상할 법도 했다.
“놈들을 사냥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나 역시 위험해질 지도 모르지. 그래서 거신길드원들과 태극방패. 그리고 날개 길드가 동원될 거야.”
공격은 김혁진이 혼자 맡는다. 그렇지만 그 외의 다른 것에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위험할 때. 한 타이밍씩을 벌어줘.”
그 찰나의 틈을 만들어준다면 ‘붉은 악마’를 사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강상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니. 친구야. 우리 그냥 가만히 닥치고 있어도 되는데, 왜 굳이 그래야 돼? 우리는 안전하잖어. 난 무서운 거 싫은디.”
“형. 헛소리 좀 작작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명씩 죽어나가고 있어요. 그게 말이에요, 방구에요?”
“아니, 인마. 너는 목숨이 한 10개쯤 되냐?”
“지금 그게 중요해요?”
“중요하지. 내 생명은 하나뿐인디!”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이미 전투태세를 전부 갖추고 온 것이 좀 이상하기는 했지만, 아무튼 강상구는 엄살을 떨어댔다.
김혁진이 오른 손을 들어 올렸다. 티격태격대던 곽태운과 강상구가 입을 다물었다.
“최악의 상황에. 내가 지쳐서 일어나지 못할 때. 그 때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야.”
마상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주 그냥 100만 시간을 벌어드리겠습니다, 형님!”
이번에는 송기열이 말했다.
“저희 쪽에서 주도하는 것으로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태극방패’가 붉은 악마 사냥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적인 이 재난을 구제하기 위해서. 한국 최강의 길드가 움직인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날개 길드도 함께한다는데?”
“태극방패랑 날개가 같이 움직인다고?”
사실상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길드와 두 번째로 유명한 길드가 같이 움직인다는 소식이었다. 사람들은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송기영 회장은 책상에 앉아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국 김혁진이 움직이는구나.’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번에 움직인다. 송기영이 판단하기에, 김혁진은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위험한 것에 베팅할 줄 알지만 가능성 없는 도전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얀색 마정석은 보라카이에서 꾸준히 수급할 수 있고.’
그 마정석을 가지고 여기서 진법을 펼친다.
‘마정석. 그리고 그 배치에 대한 것은 김혁진이 알려줬지.’
정황상 그렇다. 김혁진이 힌트를 줬고 성신은 그에 맞추어 움직여, ‘숙취해소제’ 대량 생산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판을…… 김혁진이 짠 것인가.’
그렇다면 실로 무서운 놈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지.’
* * *
TV를 통해 실황이 중계되었다. 날개 길드의 호위를 받으며 진법가 최욱현이 여기저기 하얀색 마정석을 심었다. 제각기 흩어져 움직이던 ‘붉은 악마’들이 한곳으로 향했다.
헬기를 타고 기자들이 상황을 중계했다.
-붉은 악마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놈들이 움직이고 있는 곳은 바로 수호탑이 있는 DMC 리버뷰 자이 근처.
-태극방패와 날개 길드. 그들이 재앙급 몬스터들과 대치하기 위해 전력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봤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TV와 핸드폰을 살폈다.
김혁진은 정신을 집중했다.
‘여기서 불거인을 마주쳤었다.’
한 마리. 한 마리는 불거인보다 약하다. 그렇지만 숫자가 훨씬 많다.
‘잭슨. 당신의 뜻대로 움직여주겠어.’
결국 김혁진은 선택했다. ‘천공지체’라는 패를 내보이는 대신,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는 저 붉은 악마들을 사냥하기로.
두근.
심장이 떨려 왔다.
저만치 멀리. 저 아래. 붉은 악마 한 마리가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기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다. 뭔가.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천공석을 사용한다.’
[‘천공망치’를 활용하여 ‘천공석’을 사용하시겠습니까?]천공석을 사용했다. 천공의 마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천공석에 내재된, 그 힘을 꺼내 쓸 수 있도록. 심적 준비를 다했다.
[‘천공망치’를 활용하여 ‘천공석’에 내재된 ‘천공의 마나’를 사용합니다.] [‘천공지체’만이 ‘천공의 마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순간, ‘제2의 심장’에 흉폭하고 맹렬한 기운이 밀려드는 것이 느껴졌다. 천공에 처음 갔을 때. 그때 느꼈던 그 느낌. 일반적인 플레이어라면 뼈째로 녹여버릴 것 같은 맹렬한 기운.
그렇지만 김혁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 기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제2의 심장이 그 것을 융화시켰다. 온몸에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김혁진의 몸에서 푸른빛 기운이 넘실대며 새어나왔다.
‘어?’
그런데 김혁진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김혁진의 양옆에 두 명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