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279)
#재능만렙 플레이어 279화
마이클은 미쉘의 친동생이며 요리계열 플레이어로 각성하여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다.
기존에 존재하던 식자재로 요리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후 ‘신문물’이라 불리는 많은 새로운 식자재를 통해 각종 요리와 훌륭한 버프 포션을 만들어내는 플레이어로 성장하게 된다.
‘플레이어인 건 알겠는데.’
마이클이 플레이어라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는 않다.
‘근데 저 빛은 뭐지?’
머리 위에 노란색 빛이 하나 보였다.
‘클릭이 가능한 건가?’
‘노란빛’은 클릭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고 김혁진은 그 노란빛을 클릭해봤다.
[노란 빛]‘메르헨의 흉갑’을 얻을 수 있는 단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
메르헨의 흉갑. 과거 ‘미셸’이 착용하고 있었던 레전드급 아이템. 무려 성장형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초기 획득했을 때에 ‘레전드급’이라고 했었다.
‘고수구간에서도 메르헨의 흉갑을 계속 입고 있었고.’
지금 돌이켜 보니 아마 저 ‘메르헨의 흉갑’은 ‘초월급’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셸을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줬던 아티팩트인데.’
그 단서를 마이클이 가지고 있단다.
‘이게 나한테 왜 보이는 거지?’
김혁진은 금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레벨이 44로 갑자기 폭등하면서 ‘감각안’의 능력이 조금 더 개화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단서를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에 한해, 노란빛으로 표현되는 건가.’
지금 보니 저 ‘노란빛’은 ‘노란 부적’이 흘렸던 노란색 기운과 꽤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냐?”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왜 그러고 서 있냐고?”
“아. 미안.”
김혁진은 마이클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눴다. 아영은 조금 불편한 듯 했다.
“왜 굳이 네가 마이클 씨와 만나야 하는 건데?”
“그야 내가 VIP고, 내가 누나랑 마이클 씨를 연계해줬으니까.”
한국말을 잘 모르는 마이클은 김혁진의 말을 그저 듣기만 했다. 알아들을 수 없으니 그저 빙그레 미소만 지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표정만 봐서는 읽을 수가 없다.
‘저 젊은 남자가 VIP?’
누나인 미셸의 VIP라면 보통은 50대 이상이다. 김아영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오기는 했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새로웠다.
‘저 소년이 어떻게 누나의 VIP지?’
누나는 자신에게 사소한 부탁도 해본 적이 없다. 평생을 통틀어, 자신에게 부탁을 한 것이 아마도 처음이리라. 그런데 그 부탁이 저 남자. 아니. 저 소년 때문이라고? 이제 겨우 애티를 벗은 20대 초반의 남자 때문?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대기업의 총수도 아니고. 한국을 선도한다는 태극방패의 길드장도 아니고. 심지어 태극방패의 길드원이라고 볼 수도 없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김혁진이 말했다.
“누나. 저 사람. 한국에 대해서 뭘 알기는 안대?”
“이제부터 알아갈 예정이라고 했어.”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차릴 건데, 이제부터 알아간다고?”
“그야 실력에는 자신 있는 분이니까.”
“평소 같았으면 닥치고 밥이나 먹어, 라고 했을 텐데?”
김혁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누나의 태도가 영 수상하다. 마이클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스승님을 소개해준 거지, 남자를 소개해준 거 아니다.”
“……네가 뭔 상관이냐?”
“아무튼.”
누나의 연애를 반대할 생각은 없고 참견할 권리도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마이클에 대해서 좀 알기는 알아야겠다. 정말 천운으로 다시 얻은 가족 아닌가.
김혁진이 ‘아!’ 하고서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이게 있었지.”
품 안에서 통역 구슬을 꺼내 들었다. 마이클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혁진이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게 있었던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죠.”
마이클도 웃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조금 초조해졌다.
‘통역 구슬이 있던 걸 잊고 있었다고?’
표정과 태도로 보아하니 진짜인 것 같다.
‘통역 구슬 정도면 굉장히 귀중한 아티팩트인데.’
정말 부자들, 혹은 수호자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고 있는 플레이어들이나 사용 가능한 아티팩트다. 물량이 별로 없어서 국가의 중요행사나 거대 기업체 간의 소통에나 쓰인다. 김혁진 주변에서 워낙 많이 사용해서 흔해 보이는 것뿐, 실상은 별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템이었다.
‘저걸 잊고 있었다는 건, 저 정도 아이템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겠군.’
미셸의 VIP라더니.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애피타이저가 세팅되었다.
“제철 나물과 사과를 설탕에 절인 과편. 그리고 김부각을 전채요리로 준비하였습니다.”
식사가 시작되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김혁진이 물었다.
“언제부터 한국에 레스토랑을 열려고 마음먹으셨죠?”
“그건…….”
김혁진은 알 수 있었다.
‘거짓말에 익숙한 타입은 아니야.’
티가 난다. 원래부터 준비한 적 없다. 마이클은 지금 누나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다. 요약부터가 매우 거슬린다.
요약: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요리사
과거 마이클은 자신의 아내에게 ‘첫눈에 반했다’라고 표현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나에게 첫눈에 반했단다.
‘문제는 거짓말에 저렇게 익숙지 않은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누나가 넘어가 줬다는 거.’
누나는 눈치가 없지 않다. 그런데 넘어가 줬다? 누나도 마이클이 마음에 든다는 소리다. 쉐프로서 마음에 드는 건지, 남자로서 마음에 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요약: 자리가 불편한 요리사 지망생
누나의 요약도 살핀 김혁진이 직구를 던졌다.
“단도직입적으로, 저는 마이클 씨. 당신이 이곳에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어 했다는 말은 믿지 않습니다.”
“…….”
“예상하시겠지만 저는 저만의 정보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씨의 행적 그 어디에도, 한국에 레스토랑을 방문하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더군요.”
의외로 마이클은 순순히 인정했다.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마이클 씨가 누구에게 반하든, 누구와 사랑에 빠지든, 관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김아영이 옆자리에 앉은 김혁진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발로 김혁진의 발을 밟았다. 물론 레벨 44에 이른 김혁진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넌?”
“누나. 나 지금 VIP로서 마이클 씨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이건 비즈니스라고.”
만약 세니아가 들었다면 기함을 토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게 정녕 비즈니스란 말입니까? 확실합니까? 사적인 감정만이 가득한 이 자리가 무슨 비즈니스 자리입니까?’라고 되물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 자리에 세니아는 없었다.
김혁진이 말을 이었다.
“그러나 혹시라도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여 누나에게 큰 상처를 준다면, 아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헛소리 좀 작작해.”
김혁진은 김아영의 눈치를 봤다. 더하면 정말로 화를 낼 것 같다. 김혁진이 허허- 하고 웃었다.
“농담입니다. 아무튼, 한국에서 정착 잘하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하세요.”
마이클은 직감했다. 저건 농담이 아니다. 진담이다.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하라는 것 역시 진담이다.
마이클도 웃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말했다. 김혁진의 능력에 대해서 어렴풋이 깨닫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그에 위축되지는 않았다.
“기회를 잘 살려보도록 하죠.”
김혁진이 메인요리로 나온 소갈비 한 점을 집어 먹었다. 부드럽고 달콤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인 것 같은데.’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 * *
하루 뒤.
김혁진은 마이클과 따로 만났다. 그리고 ‘메르헨의 흉갑’에 대해서 물었다.
“역시.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계신 것이 틀림없군요.”
마이클이 가볍게 감탄한 뒤, 말을 이었다.
“제가 요리사 계열 클래스로 1차 전직을 했을 때. 제 클래스를 하사했던 NPC가 준 반지입니다. 이 반지를 가지고 싱가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로 가면 게이트가 하나 열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줬다고요? NPC가?”
“네. 그랬습니다. 다만 저는 요리사 계열 플레이어고, 흉갑이 별로 필요치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저 ‘메르헨의 흉갑’은 누나인 미셸에게 넘어가게 된다.
“혹시 그 반지를 거래하실 생각 없습니까?”
“흠.”
마이클은 잠시 고민했다.
“원래 제 누나인 미셸에게 주려고 했는데…….”
원래대로 사건이 흘러갔다면 그렇게 됐을 거다.
“그냥 드리겠습니다.”
“예?”
“어차피 저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기도 하고. 제가 느끼기에 김혁진 씨는 생각보다 훨씬 거물일 것 같거든요.”
“제가 거물일 것 같아서 주는 뇌물입니까?”
“뭐 그런 것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마이클이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은 아영 씨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이 더 큽니다. 눈치채셨다시피, 저는 아영 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거든요.”
“……아.”
별로 달가운 말은 아니지만, 누나의 연애사에 간섭할 문제는 아니니 그냥 납득하기로 했다.
“그러니 이 뇌물을 좀 받아 주시죠.”
정말 황당한 방법으로 ‘반지’ 하나를 얻었다. 반지의 이름은 ‘만다린 오리엔탈 링’이었다.
[만다린 오리엔탈 링]싱가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로비에서 반지를 세 번 문지르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게이트’가 활성화됩니다. 해당 게이트에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은 ‘만다린 오리엔탈 링’의 소유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으며, 해당 게이트 클리어 시 ‘메르헨의 흉갑’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리만큼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었다.
‘NPC가 이런 걸 줬다라.’
납득하지 못할 건 없다.
‘유플렉스 던전의 노아가 초월급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그런데 그 초월급 아이템이 ‘이사벨’이라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아티팩트다. 그러니까 NPC로부터 이 반지를 획득했다는 사실이 이상할 것도 없다.
마이클과의 두 번째 만남도 나쁘지 않았다. 둘은 가볍게 커피를 마신 뒤 헤어졌다.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좋은 남자인 것 같기는 하네.’
김혁진은 곧바로 거신 길드 전원을 소집했다. DMC에 있는 ‘거신 길드’ 사무실에 거신 길드 전원이 모였다.
신연서는 이미 들떠있는 상태.
“와. 개 신나. 대장이랑 또 미지의 게이트 클리어야?”
그러면서 ‘마검 아수라’를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데, 약간은 검에 미친 여자 같은 모양새였다.
어쨌든 다들 꽤 들뜬 상태. 이들은 플레이 자체를 즐긴다. 랭커로서의 자질을 정말 뛰어나리만치 잘 갖추었다. 더군다나 김혁진과의 플레이는 더더욱 즐겁게 느낀다. 뛰어난 리더와 함께 하는 플레이는, 그 자체로도 즐거운 경험이니까.
강상구도 묘하게 들뜬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위험해도, 그래도 등신들이랑 하는 것보다는 혁진 대장 놈이랑 하는 게 백번 낫긴 하지.”
김혁진이 입을 열었다.
“아마 보상은 나 혼자 독차지하게 될 수도 있어. 미리 말했듯. 내가 얻으려는 보상의 이름은 메르헨의 흉갑이야.”
“형님. 그런 건 1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형님의 발닦개가 되어 보필하겠습니다!”
거신길드 전원이 같은 생각이었다. 선화도 밝게 웃었다.
“저도 오빠랑 플레이하는 거 자체가 재미있고 좋아요!”
곽태운 역시 같은 생각. 만장일치로 ‘싱가폴 행’이 결정되었다. 한국 내 비공식 서열 1위. 한국 최강의 길드인 거신길드 전원이 싱가폴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혁진은 의외의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싱가폴 서버의 튜토리얼 빌딩 내 워프게이트.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국의 탐험가, 강솜이였다. 강솜이가 이곳에서 거신길드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