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291)
#재능만렙 플레이어 291화
김혁진이 오른손에 아이템 3개를 꺼내들었다.
“혹시 이걸 찾아?”
3개의 아이템. 바로 ‘무쇠 뿔’이었다. 송정희가 눈을 크게 떴다.
“어……?”
김혁진에게 도적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방비해 놓았던 상태다.
‘이소라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철혈사자 내에서 ‘달의 사제’라고 부르고 있는 이소라. 그녀의 곁에는 ‘아르테미스’라는 달 모양의 빛이 늘 상주하고 있다. 아르테미스는 이소라를 보호하는 특별한 힘. 그래서 이소라에게 ‘무쇠 뿔’을 맡겼다. 아르테미스가 보호해 줄 테니까.
잭슨이 허허-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쩐지. 마크 씨가 이소라 씨를 줄기차게 노린다 했습니다.”
잭슨은 알아차린 듯했다.
“블랙 크로우에 의뢰한 사람이 김혁진 씨였군요?”
“의뢰라뇨? 그게 뭡니까?”
김혁진이 잡아뗐다. 잭슨은 뭐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미국 플레이어들이 갑자기 난바 터미널 던전을 콕 집어서 들어온 것이 이상하던 차였습니다.”
잭슨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튼. 저희는 곧 퇴장해야 하겠군요.”
무쇠뿔을 빼앗겼다. 이제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3개의 무쇠뿔을 획득한 팀에 한해 다음 섬으로 넘어갈 것이다. GVG를 치르지도 않았지만 GVG의 패배로 간주되었다.
“김혁진 이 개자식아!”
“억울하면 실력을 길러.”
블랙 크로우는 그 역할을 충실히 잘 이행해 줬다. 철혈사자와 죽이고 사는 전면전이 아니라, 어떻게든 그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신경이 분산되도록 만들었다.
실력이 비등비등한 상태. 그것에만 집중했다. 게다가 궁수인 마크가 달의 사제 이소라를 집요하게 노렸다.
신연서가 히히-하고 웃었다.
“결국 다 튕겼네. 쌤통이다.”
아수라를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나저나. 대장이 시킨 거지? 마크가 이소라를 집요하게 노린 거.”
“어.”
“어쩐지. 무리해서라도 이소라를 집요하게 노리더라.”
제 3자가 보기에는 조금 이상했다. 블랙 크로우의 움직임은 ‘승리하고자‘하는 움직임은 아니었었다. 신연서가 보기에는 그랬었다.
“블랙 크로우로 어그로 끌고, 다롱이로 뒤통수 친 거네?”
“맞아.”
[‘은하수 성자’가 당신의 플레이에 즐거워합니다.] [1,000코인을 후원하였습니다.]김혁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은하수 성자가 김혁진 자신의 플레이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역시 통 큰 수호자.’
한 번에 무려 1,000코인을 후원했다. 곧 코인이 매우 중요해지는 시기가 다가온다. 한 푼, 한 푼이 굉장히 귀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이런 ‘큰손’은 반가울 따름이다.
김선화가 물었다.
“오빠. 근데 이소라 언니를 보호하던 이상한 빛이 있었는데, 그게 뭐예요?”
강솜이가 질문을 가로챘다.
“엣헴. 그건 제가 설명할게요.”
이소라를 보호하는 작은 달. 아르테미스. 그 설명을 듣고서, 선화는 이소라를 정말로 부러워했다.
“우와. 그런 게 있어요?”
“그러니까요. 운이 좋은 거죠, 뭐. 아니면 재능충이거나.”
강솜이가 ‘재능충’이라고 말했을 때. 거신길드원 모두가 저도 모르게 김혁진을 쳐다봤다. 김혁진이 그 시선을 느꼈다. 머리를 대충 긁적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재능충이네.’
회귀하기 전에는 분명 [재능없음]의 둔재였는데.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윽.’
아주 잠깐이었다. 잠깐 두통이 있었다가 사라졌다. 너무 순식간이라서, 두통이 느껴졌던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왜…… 송진철의 얼굴이 떠오르지?’
송진철을 볼 때마다 조금 이상하다. [강대한 변수의 요인]이라는 것도 여전히 모르겠다.
신연서가 검지로 김혁진의 볼을 콕콕 찔렀다.
“대장.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대략적인 상황정리는 끝났다. ‘대화하는 방식’을 통해 수호자들에게 상황도 정확하게 전달했다. 수많은 수호자들이 흥미진진하게 이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을 거다.
펄럭.
세니아의 날개가 우아하게 움직였다.
그녀의 발이 땅에 닿았다. 세니아가 입을 열었다.
“다음 시나리오를 진행합니다. 중간 관리자인 저는 다시 은신상태로 돌아가며, 1분 뒤. 정상적인 던전 시나리오가 진행될 것입니다.”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상적인 던전 시나리오라.’
그럼 지금까지는 ‘비정상적인 던전 시나리오’였다는 뜻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난바 터미널 던전의 진행 과정이, 원래 김혁진이 알고 있던 진행 과정과 너무 달랐다.
아니나 다를까. 알림이 들려왔다.
[‘천공석’의 이물질이 융해되었습니다.] [‘시나리오 변경’이 취소되었습니다.] [정상 시나리오 궤도에 진입합니다.]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첫 번째 섬과 두 번째 섬이 사라졌다. 거신길드가 지나쳐 왔던 경로가 모두 사라졌다.
‘여기가 처음 시작.’
김혁진은 과거의 공략 내용을 떠올렸다.
-‘난바 터미널 던전’에는 수상 몬스터인 ‘크라켄’이 등장한다. 크라켄을 직접 사냥하는 것보다는 크라켄을 피해 움직이며 클리어 크리스탈이 존재하는 ‘난바섬’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김혁진이 알고 있는 공략은 이 정도다. 국내 던전도 아니고 해외 던전. 게다가 아주 중요한 곳도 아니다. 김혁진이 처음 난바 터미널에 왔을 때. 올지 말지를 고민했었던 곳이니까.
‘해변에서 시작하는 거고.’
감각안에 느껴졌다. 저 광활한 바다 안에, 어떤 거대한 생물체가 움직이고 있다.
‘한 마리는 아니네.’
여러 마리의 크라켄들이 있다. 거대한 몸체를 가진 문어형태의 몬스터. 주둥이가 길게 나와 있고, 주둥이에서 먹물을 쏘아내기도 한다. 그 먹물은 강산성으로 배를 통째로 녹여 버리기도 한다.
강솜이가 말했다.
“바다에 몬스터가 느껴져요. 엄청 커요.”
강솜이가 자신 있게 말을 이었다.
“이 바다에는 많은 섬들이 존재해요. 우리는 그 섬들 사이에 숨어 있는 클리어 크리스탈을 찾아 파괴해야 해요.”
강솜이는 어깨를 쭉 폈다. 탐험가로서의 자질을 증명해 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몬스터들을 피해다니는 게 유리할 것 같아요. 강맹한 힘이 느껴져요. 까딱 잘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어요.”
모두들 강솜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강솜이는 자신감을 얻은 듯 빠르게 말을 이었다.
“먼저 배를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배는 안 찾아도 됩니다, 강솜이 씨.”
“네?”
“저한테 있습니다.”
강솜이를 똑바로 쳐다봤다. 강솜이의 머리 위에 ‘노란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레벨 44가 되면서 읽을 수 있게 된 노란 빛. 상대가 강솜이라서, 그 노란빛의 내용까지 모조리 해석 됐다.
[섬김의 탐험가입니다.] [특수 영창이 가능합니다.]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는 바다의 몬스터들을 사냥합니다.”
“예? 왜요? 그건 클리어랑 하등 상관이 없어요. 안 잡아도 되는데 왜 굳이 위험을 무릅써요?”
김혁진이 어깨를 으쓱하고서 강솜이를 쳐다보기만 했다.
약 3초의 시간이 흐른 뒤. 강솜이가 두 눈을 꿈뻑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김혁진이 난바 터미널 던전에 오기 전. 망설이는 강솜이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그곳에 당신의 히든피스가 존재하네요.]강솜이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히든피스 존좋!]김혁진이 말을 이었다.
“저는 당신의 군주가 되었고, 당신의 클래스와 관련된 시나리오 퀘스트와 히든 피스들을 해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 네. 알고 있죠.”
강솜이는 김혁진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다 아는 사실을 왜 굳이 상기시켜 주는 걸까?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김혁진과 호흡을 맞춘지 얼마 안 돼서 그렇다. 그러나 거신길드원들은 왜 김혁진이 저러는지 알고 있다.
이건 수호자들을 위한 상세설명이다. 이전편 이야기를 맛보기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드라마처럼. 그런 연출을 해내고 있는 거다. 이를테면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하는 작업.
“이곳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은 거대 문어형 몬스터로 이름은 크라켄입니다. 레벨은 40대 초반. 분명히 위험한 몬스터죠.”
“…….”
강솜이는 할 말을 잃은 채 김혁진을 쳐다봤다. 신나서 열심히 설명했는데 김혁진은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이제는 좀 무서워지기까지 했다.
“이곳에는 도합 8마리의 크라켄이 존재합니다. 크라켄과 마주쳤을 때. 당신에게 퀘스트가 생성될 것입니다. 8마리의 크라켄을 모두 사냥하고, 보스 몬스터인 킹 크라켄을 사냥하라는 퀘스트가.”
“……저한테요?”
“그것이 ‘섬김의 탐험가’가 갖는 최초의 클래스 시나리오입니다.”
김혁진은 웃으면서 사라진 잭슨을 떠올렸다.
‘강솜이를 굳이 나한테 보냈고, 결국 나와 함께 이곳에 오게 만들었다.’
변수를 활용하여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낸 것은 김혁진이다. 그런데 그 새로운 그림까지 예측하고서 잭슨은 이 판을 짜낸 것 같았다.
‘섬김의 탐험가가 갖는 최초의 클래스 시나리오가 난바 터미널 던전에 있다는 것이, 우연은 아니겠지.’
잭슨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잭슨 입장에서는 송정희가 새로운 함대를 얻어도 좋은 거고, 내가 섬김의 탐험가를 각성시켜도 좋은 거고. 둘 다 좋은 선택이었겠어.’
그 좋은 선택지들 가운데 잭슨은 한 가지 선택지를 뽑은 셈이다. 역시. 잭슨은 초월적인 존재일 확률이 높다. 플레이어는 절대로 아니다.
김혁진이 설명했다.
“천공석에 이물질을 묻혀 던전의 내용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누군가가 있습니다. 그를 통해 원래 이곳에 존재하지 않던 ‘함대’를 얻도록 설계했죠.”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날고 긴다는 거신길드원들도 처음 듣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김혁진의 말에 의심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누군가는 또 다른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대 말고. 섬김의 탐험가가 갖는 클래스 시나리오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절대 우연이 아니다.
“그 누군가가 안배를 펼쳐놓았습니다.”
강솜이가 물었다.
“그 누가 누구죠?”
“그건 저도 파악 중입니다만.”
위대한 탐험가 잭슨. 어쩌면 마왕과도 거의 동격인 존재인 그가 안배를 해놓았다. 마왕은 대놓고 위험한 안배를 준다. 잭슨은 비교적 안전한 안배를 설계한다.
“누군가 저를 위해 안배했다는 사실은 틀림없죠.”
김혁진이 가볍게 웃었다.
“주는 떡도 못 받아먹으면, 거신길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설령 상대가 보스몹 보정을 받은 킹 크라켄이라고 할지라도.”
킹 크라켄의 레벨은 보통 40대 중반에서 후반정도 된다. 게다가 바다에서 서식하는 몬스터. 육상 몬스터보다 사냥 난이도가 훨씬 더 높다.
그런 만큼. 수많은 수호자들이 더욱 집중하고 있을 거다.
[‘무명의 관찰자’가 관찰합니다.] [‘백색 사냥꾼’이 즐거워합니다.] [‘소음의 지휘자’가 집중합니다.] [‘유성이 떨어지는 밤’이 당신의 플레이를 기대합니다.]그리고 또 한 명. 강솜이의 수호자까지 등장했다. 회귀 이전에는 이름을 몰랐던 수호자.
[‘신대륙의 지배자’가 군주를 관찰합니다.]주요한 포인트가 있다. 플레이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군주’를 관찰한단다.
“우리는 히든 피스를 클리어하고, 당신을 완전히 각성시킬 겁니다.”
“왜, 왜요?”
“그야 오늘부터 당신은 거신길드 소속 탐험가니까?”
“제, 제가요?”
황당해진 강솜이가 거신길드원들을 훑어봤다.
“모두가 동의하거나 뭐. 과반수가 동의하거나. 그런 제한조건 없어요?”
너무나 상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