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308)
#재능만렙 플레이어 308화
‘황금뿔의 도깨비가 나한테 관심을 가진다라.’
아주 좋은 상황이다. 황금뿔의 도깨비. 송기영 회장과 계약한 수호자다. 김혁진이 직접 송기영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황금뿔의 도깨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황금 두더지.
그리고 황금뿔의 도깨비.
둘 모두 ‘황금’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다. 우연의 일치는 아니리라.
‘그나저나 이 두더지들을 어떻게하면 좋지?’
기연은 기연이다. 잘만 한다면 말이다. 이정도로 강렬한 노란빛은 본적이 없다. 김혁진은 적의를 불태우고 있는 ‘황금 두더지’들을 쳐다봤다. 수가 굉장히 많았다. 바글거렸다.
‘일단 적의를 품고 있는데.’
저들이 폭발하는 순간 시체도 남지 않을 것이다.
‘지능이 높지는 않은 것 같고. 침입자를 제거해야한다는 사명감도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후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렇다 할 방법이 없었다. 일단 직구를 던졌다. 김혁진이 뻔뻔하게 말했다. 마치 자신이 저들이 기다리는 ‘후인’인 것처럼.
“날 왜 기다렸지?”
두더지들이 저희들끼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인간. 침입자. 아님?”
“우리가. 기다림?”
김혁진은 확신했다.
“나를 오랫동안 기다렸구나.”
“우리. 너. 기다림?”
“수고했다. 고생이 많았다.”
“수고. 많았다. 고생. 많았다. 근데. 너. 누구?”
방금 전에 생각했듯, 이들의 지능은 높지 않다. 지능이 있다기보다는 어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강렬한 노란빛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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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광산의 후인을 기다리는]──────────
저들 스스로가 누군가를 기다린다기보다는, 저들 자체가 ‘후인을 기다리는’ 설정값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너희들은 광산의 후인을 기다리고 있잖아.”
“맞다! 우리! 기다린다.”
직구가 먹혔다.
“우리. 기다렸다.”
“후인. 광산. 주인. 나타났나?”
두더지들은 한참이나 시끄럽게 조잘거렸다.
“그래. 광산의 주인. 나는 광산의 주인이 되기 위해 이곳을 찾았어.”
“그럼. 침입자. 아닌가?”
“당연히 침입자가 아니지.”
두더지들이 땅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마치 어린 시절 즐겨했던 두더지 게임 같았다.
그러던 중. 몇몇 황금 두더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잠깐!”
“인간. 진짜인가?”
“동족. 냄새. 맡아야 한다.”
“냄새. 맡는다.”
황금 두더지들 중 콧구멍이 유난히 커다란 변종 황금 두더지가 보였다. 그 두더지는 눈이 퇴화되어 있었다. 한 황금 두더지가 그 황금 두더지를 이끌고 김혁진 앞으로 왔다.
콧구멍이 커다란 황금 두더지가 코를 벌렁거렸다.
“동족! 냄새. 맡는다.”
김혁진은 순간 긴장했다.
‘너무 쉽게 갈 리 없지.’
저들의 지능이 낮다고 해서 이 곳의 난이도 자체가 낮은 건 아닐 테니까. 이렇게 쉽게 넘어가면 참 좋았을 텐데.
‘전투가 벌어지면 어떻게 싸워야 하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을 짰다. 강솜이를 보호하면서 싸워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동족. 냄새. 난다!”
“동족! 있다!”
김혁진은 순간 이해할 수 없었다. 갑자기 무슨 동족 타령인지 모르겠다.
퐁! 퐁!
솟아나는 두더지들은 상당히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두더지! 냄새!”
“확실! 두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김혁진은 과거 D타워에서 ‘이빨 두더지’를 사냥한 적이 있다. 그 때. 이빨 두더지의 냄새가 몸에 밴 것 같다. 그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D타워에 들어온 사람들을 위해 시범을 몇 번 보여줬었지.’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이빨 두더지’들을 사냥했었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 같다. 그때 시범을 보이면서 이빨 두더지들을 사냥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저 황금 두더지들에게 뜯어 먹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두더지들은 기뻐했다.
“후인. 나타났다.”
“광산. 후인. 준다.”
김혁진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퀘스트. ‘광산의 가짜 주인을 추방하라’가 생성되었습니다.]김혁진은 곧바로 퀘스트를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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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의 가짜 주인을 추방하라]황금 두더지들의 광산에 가짜 주인이 나타나 광산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황금 두더지들은 가짜 주인에게 거짓으로 충성을 맹세하고 있습니다. 가짜 주인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황금 두더지들을 가짜 주인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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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가짜. 있다.”
“가짜. 무섭다.”
김혁진은 잠시 고민해야만 했다.
‘저 정도 숫자의 황금 두더지들은…… 내 힘으로 못 잡아.’
각 개체의 레벨은 40대 후반이다. 물론 직접 전투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사람으로 치자면 비전투 클래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 숫자와 레벨은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데 저 황금 두더지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가짜 주인’이 있단다.
강솜이가 헤헤- 웃었다.
“난이도가 엄청 높겠는데요?”
“그러게요.”
“난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신나는 클래스가 바로 탐험가죠.”
강솜이는 코를 슥슥 매만졌다. 진짜로 즐거운 것 같았다.
“가짜 주인이 누구일까요?”
“글쎄요.”
현재 단서는 레프리의 공작성에서 ‘황금 두더지의 이빨’을 찾아냈다는 것 정도.
“여기 통로. 특별한 점은 없나요?”
“황금으로 도배되어 있다는 게 제일 특별하죠.”
“그것 외에는요?”
“음.”
강솜이는 잠시 생각해봤다. 당장은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잘 모르겠어요. 굳이 통로가 필요한가? 통로가 지나치게 넓다? 이 정도네요.”
“통로가 지나치게 넓군요.”
“아. 잠시만요!”
통로에 코를 대고서 킁킁대며 맡았다.
“두더지들 냄새 말고. 다른 비린내가 묻어 있네요.”
강솜이가 말했다.
“길다란 뱀 같은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아요. 뱀보다 훨씬 크고 굵은. 이 넓다란 통로가 필요한.”
강솜이가 손가락으로 벽면을 만졌다.
“황금이 굉장히 매끄러워요. 닳고 닳은 것처럼.”
이 통로를 가득 채울 만큼의 거대한 무엇인가가 움직인다는 소리다.
“사실 두더지들에게 이런 통로는 필요 없죠. 다시 말해, 황금에 집착하는 뱀 형태의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특유의 비린내를 내는.”
강솜이의 말을 토대로 김혁진은 추론해낼 수 있었다.
‘이무기!’
이 곳에 이무기가 있다. 예전 마주했었던 강철 와이번과 마찬가지로, 이무기는 ‘용’의 아류종이다. 설정에 따르면 용이 되지 못한 뱀. 그러니까 뱀보다는 강하고 용보다는 약한 중간 정도의 괴물이라 할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좋아하고…… 성격은 포악. 강한 비린내가 특징.’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것으로 유명한 포식가다. 코끼리도 잡아먹는 괴물. 레벨은 무려 50대 중반.
‘레벨 50을 초과하는 놈이네.’
레벨 50은 많은 것이 변하는 기준점이다.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레벨 50 이후부터는 ‘레벨 보정’ 설정값이 강력해진다는 거다.
‘지금 내 레벨로는 사냥하기 힘들어.’
이무기를 솔로잉하려면 적어도 레벨 60은 되어야 한다. 그게 정설이다.
‘내가 아무리 사기적인 스탯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솔로잉은 불가능.’
그렇다면 이무기 사냥을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거대한 ‘노란빛’을 버리면서까지?
‘아니. 방법이 있다.’
방법이 있을 거다. 김혁진이 말했다.
“가짜 주인을 찾죠.”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 * *
김혁진은 감각안을 극한까지 끌어 올렸다. 위기가 있다면 알려줄 거다.
“인간. 여기까지. 안내.”
“다음은. 혼자. 가야한다.”
“무섭다. 가짜. 주인.”
황금 두더지들이 이리저리 흩어졌다. 황금 통로. 이 안에 김혁진과 강솜이 둘만 남았다. 강솜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둘만 남았네요?”
“그러네요.”
“황금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남녀가 단 둘이라니. 꽤 로맨틱하지 않아요?”
“보스 몬스터만 없다면요.”
근처에 이무기가 있을 거다. 비린내가 느껴진다. 아주 멀리서. 미세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일정한 호흡소리. 지금은 자고 있는 것 같다.
“길드장님.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는데요.”
“네.”
“지금 느껴지는 기운. 장난 아니거든요? 탐험으로 우회하는 방법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 같아요.”
답은 정면돌파밖에 없다. 그 것이 ‘섬김의 탐험가’인 강솜이가 내린 결론이었다.
“우직하게 밀고 가서 가짜 주인을 처치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보여요.”
“저도 일단은 그런 거 같습니다.”
강솜이는 헤헤-하고 웃으면서 김혁진을 바라봤다. 김혁진을 바라보는 강솜이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일단은?’
김혁진의 태도를 보아하니 뭔가 있는 것 같다.
‘그럼 어디. 믿고 한 번 가볼까?’
느껴지는 기운은 심상치 않다. 잘못 걸리면 정말로 황천길 가게 생겼다. 어째 거신길드에 들어온 이후. 자꾸 위험한 일이 연달아 생긴다. 야생 포식수만 해도 사냥할 수 없는 놈들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강력한 놈이 있는 것 같다.
‘재미있다!’
스릴 넘치는 탐험. 아주 좋다. 안전한 거 보다는 위험한 게 좋다.
“저기. 거대한 거. 설마 뱀이에요?”
강솜이는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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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L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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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으로 표시되었다.
“야생 포식수보다 훨씬 더 세요. 딱 봐도.”
거대한 뱀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강솜이가 침을 꼴깍 삼켰다.
“이무기라니. 이름부터 세 보이네요. 아참. 저 긴장하면 말 많아져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강솜이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짜릿한 긴장감! 좋다. 역시 탐험은 목숨 걸고 하는 탐험이 제일 꿀맛이다.
김혁진이 작게 말했다.
“좀 더 접근합니다.”
“그럼 깰 거 같은데요?”
“하나만 묻겠습니다. 혹시 이 곳을 빠져나갈 다른 방법이 있나요?”
“없어요. 클리어 크리스탈도 보이지 않아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방법은 없다. 부딪쳐야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마세요.”
“네? 그렇게 말씀하시면 놀랄 준비를 하라는 것으로 들리는데요?”
“소리 지르거나. 호들갑을 피우지 말라는 뜻입니다.”
“알겠어요.”
“여기서 기다리세요.”
김혁진이 이무기 쪽을 향해 걸어갔다. 강솜이의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약 10여 미터. 멀리 떨어져서 김혁진을 관찰했다.
‘이무기가…… 눈을 떴어.’
이무기의 몸이 스르르 움직였다. 거대한 뱀. 저 거대한 뱀이 움직이자 코를 찌르는 비린내가 느껴졌다.
이무기의 몸이 김혁진을 향해 다가왔다. 기어왔다.
스르르-김혁진의 몸을 감쌌다. 뱀에게 잡아먹히기 직전. 먹잇감 같았다. 그쯤 되니, 강솜이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이무기가 김혁진을 어느 정도 감싼 채. 더 이상 옥죄지는 않았다. 이무기가 커다란 입을 벌렸다. 강솜이의 눈으로 보기에 김혁진이 잡아먹히는 것처럼 보였다.
‘으악?’
그런데 이무기의 혀가 김혁진을 핥았다. 주인을 얼굴을 핥는 강아지처럼. 김혁진의 피부가 조금 녹아내렸다. 김혁진의 볼이 따끔거렸다. 포션을 사용하며 버텼다. 괴로움을 내색하지는 않았다.
김혁진이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거라.”
수호자 알림들이 들려왔다.
[‘용맹한 사자왕’이 비웃습니다.] [‘푸른빛의 결계’가 우려를 표합니다.] [‘천마산의 진주’가 황당해합니다.] [‘백색 사냥꾼‘이 당황합니다.] [‘황금뿔의 도깨비’가 더욱 집중합니다.]그와 동시에 또다른 시스템 알림까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