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309)
#재능만렙 플레이어 309화
“집으로 돌아가거라.”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무기가 집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기적일 것이다.
김혁진은 기적을 기대하지 않았다. 기적은 만드는 것이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김혁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이템 하나를 꺼내 들었다.
페드로에게 받았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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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리 공작의 훈장]레프리 공작이 국왕으로부터 하사받은 훈장입니다. 훈장에는 특별한 ‘다스림의 기운’이 잠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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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의 몸을 두르고 있던 이무기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무기는 강솜이를 지나쳐서 기어갔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이무기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퀘스트. ‘광산의 가짜 주인을 추방하라.’가 클리어되었습니다.]너무나 어이없는 방법으로 클리어했다.
[‘광산의 가짜 주인을 추방하라’의 보상으로 ‘황금 두더지들의 인정’을 획득하였습니다.]강솜이가 김혁진 옆으로 다가왔다.
“그거. 페드로 씨한테 받은 아이템이죠?”
“맞아요.”
“잠깐 볼 수 있어요?”
강솜이가 레프리 공작의 훈장을 받아들었다. 강솜이는 페드로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뭔가 냄새가 나는 아이템입니다.
여기서의 ‘냄새’가 비유가 아니었다.
“진짜로 비린내가 나네요. 이무기랑 똑같은 냄새.”
강솜이는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여기 처음 왔을 때부터. 이미 김혁진씨는 알고 있었던 거네요? 처음부터 비린내가 많이 났었잖아요. 훈장에서도 냄새가 많이 났고. 이 똑같은 냄새가요!”
“대충은요.”
강솜이는 퀘스트의 이름을 다시 떠올려봤다.
‘광산의 가짜 주인을 추방하라’였다. 제거하라거나 죽이라는 얘기가 아니었다. 애초에 쫓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김혁진은 김혁진의 방식으로 쫓아낸 거고.
강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살바레토 씨와 한 가지 단서를 포착했었어요.”
“단서요?”
“야생 포식수들이 이상하게 저택에는 접근하지 못했다는 단서.”
살바레토가 이렇게 말했었다.
-확실히. 저택은 포식수에 의해 공격받은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 낡았을 뿐.
김혁진은 당시 거기까지 보지는 못했었다.
“역시. 그걸 알고서, 그게 이무기의 기운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군요.”
“…….”
“제가 모시는 주군답네요. 죄송해요. 탐험가로서 먼저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주군보다 늦네요.”
레프리 공작의 훈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쩌저적-
작은 소리와 함께 훈장이 부서졌다. 할 일을 다했다는 듯.
“강솜이 씨. 임무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말씀만 하세요.”
“레프리 공작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으세요.”
“입구요?”
레프리 공작성으로 들어가기 위해 본래는 ‘레프리 공작의 여장세트’가 필요했었다. 그런데 여장세트는 이미 망가진 상태.
‘복구를 진행해야 하는 걸까?’
강솜이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명령을 받았으면 그걸 수행하는 건 실무자들 몫이지.’
유능한 사장 밑의 실무진은 피곤하다. 유능한 만큼 일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강솜이는 그래서 좋았다. 나른한 것보다 바쁜게 좋다. 안전한 것보다는 위험한 게 좋고.
“알았어요. 방법을 찾아볼게요.”
두근거렸다.
“레프리 공작성에 뭔가 비밀이 더 숨겨져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게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솜이와의 대화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수호자들에게 정보를 전해주는 것도 성공했고, 꽤 괜찮은 그림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 왔을 때부터. 이무기를 짐작했을 때부터 이 훈장을 사용할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용맹한 사자왕이 가장 먼저 비웃었지.’
수호자들이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사자왕을 필두로 하여 여론이 조성되었었다.
김혁진은 수호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다. 일부러 이렇게 연출했다. 훈장의 정체를 감춰가면서. 그래서 비웃음을 받아낸 뒤, 제대로 된 클리어를 해냈다.
[‘천마산의 진주’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합니다.] [‘백색 사냥꾼’이 호탕하게 웃습니다.] [‘푸른빛의 결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용맹한 사자왕은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김혁진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성향상, 이럴 것이라 생각했다.
[‘황금뿔의 도깨비’가 당신을 계속해서 주목합니다.]* * *
두더지 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
벽면. 땅. 천장.
가리지 않고 쏙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가짜. 쫓아냈다.”
“인간. 만세.”
“광산. 이제. 네 거.”
김혁진은 눈이 부시다고 느꼈다. 노란 빛에 잡아 먹히는 기분이었다.
[‘황금 두더지’의 인정을 획득한 상태입니다.]황금 두더지 한 마리가 김혁진 앞으로 다가와 우웩! 하고 무엇인가를 토했다.
“인간. 열쇠. 네 거.”
“광산. 네 거.”
“우리. 임무. 다했다.”
김혁진이 그 열쇠를 집어 들었다. 열쇠의 이름은 상당히 거창했다.
‘황금 시대의 유산?’
열쇠 하나에 붙은 이름 치고는 좀 과한 느낌이기는 했다.
“우리. 다했다.”
“안녕. 우리. 끝.”
“진짜 주인. 좋다.”
수십. 어쩌면 수백마리 이상의 황금 두더지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춤을 추는 건지 경련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툭.
천장에 있던 황금 두더지가 떨어졌다.
투두두두둑.
천장에 있던 황금 두더지들 수십 마리가 떨어져 내렸다.
강솜이가 화들짝 놀라며 김혁진의 팔을 붙잡았다.
“다 죽는데요?”
“그러게요.”
그렇게 설정된 이들인 것 같다. 후인을 찾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같다.
“그…… 이 상황에 죄송한데요.”
강솜이의 눈에 황금 두더지들. 아니 이제는 황금 두더지의 시체들이 보였다. 시체들은 모두 골드 바 하나를 들고 있었다. 갉아 먹고 있던 골드 바. 어떤 것들은 형체가 온전했다.
“저것들. 가져가면 엄청 돈 될 거 같은데……”
어깨 위의 김다롱이 뛰어가려하길래, 김혁진이 엄지와 검지로 김다롱의 뒷덜미를 잡았다. 허공에 뜬 김다롱이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저 것들은 그냥 두죠.”
“……네? 저거 전부 황금인데요?”
“황금 두더지들의 시체를 잘 보면, 저 골드바들을 껴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웃고 있죠.”
뭐랄까.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루고, 미련없이 세상을 떠난 이들 같다.
“내게 황금시대의 유산을 넘겨주고서, 저들은 각자 하나의 골드바를 가지고 갔으니까.”
저 정도는 선물로 남겨놓아도 될 것 같다. 저들의 마지막 유품까지 가져오고 싶지는 않았다. 강솜이가 헤헤- 하고 웃었다.
“우리 길드장님. 되게 인간적인 면모도 있으시네요.”
혼자 중얼거렸다.
“로보트인 줄 알았는데.”
히히 웃었다.
“좀 멋있는 거 같기도 하고.”
* * *
솔직히 말하자면 단순히 ‘감상’ 때문에 골드바들을 버려놓고 온 것은 아니었다. 골드바들을 바라보면 눈이 욱신거렸다.
마치 저것은 건드리면 안 된다고, 감각안이 경고를 보내오는 것 같았다.
김혁진은 그 경고를 무시하지 않았다.
‘저것들은 마지막 길 선물로 내버려 두고.’
중요한 건 ‘황금시대의 유산’이었다.
“강솜이 씨. 체력 괜찮으면 바로 원주로 가죠.”
“강행군이네요.”
강솜이는 헤헤 웃었다. 즐거웠다. 이토록 미친듯이 굴려주는 길드장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원주는 왜요?”
“원주 근방에서 이 열쇠를 활성화 시킬 수 있어요.”
“오케이. 가요!”
남해에서 원주까지. 약 4시간이 걸려서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원주 근방. 간현 관광지로 향했다.
“소금다리는 처음이에요.”
“소금다리 아니고 소금산에 위치한 출렁다리요.”
“합쳐서 소금다리요.”
어찌됐든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와. 여기 산이 엄청 멋있는데요. 물에 산이 반사돼서 보여요.”
저만치 아래. 유유히 흐르고 있는 섬강이 보이고 그 위로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기차선로가 하나 보였다.
기차선로에는 레일바이크를 타는 커플들도 몇 보였다.
출렁다리로 가기 위해 가파른 길을 지나야 했다. 나무 데크로 잘 만들어진 계단이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이 몇 보였다. 강솜이는 여행이라도 온 듯 했다.
“셀카 찍어요.”
“…….”
김혁진은 강솜이를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강솜이는 뭐가 저렇게 신이 났는지 모르겠다. 셀카도 몇장 찍고, 아예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핸드폰을 보며 활짝 웃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하고.
김혁진의 눈으로 보기에는 생쇼나 다름 없었는데, 저런 사람이 몇몇 보이기는 했다.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칠만도 한데 에너지가 넘쳤다.
“자자. 얼른요. 좀 더 옆에 붙어 봐요. 친한 척. 친한 척.”
강솜이는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출렁다리 위로 움직였다. 강솜이는 침을 꼴깍 삼켰다.
“와. 대박이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벽. 저만치 아래. 약간은 녹색에 가까운 강물이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들.
강솜이는 신이 난 듯 움직였다.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밑이 훤히 보여요.”
김혁진은 출렁다리 중간까지 왔다.
‘여기쯤인데.’
‘황금시대의 유산’이라고 이름 붙은 열쇠가 반응하는 중이다. 김혁진이 황금 열쇠를 손에 들었다.
[‘황금시대의 유산’을 힘껏 던지십시오.]시키는대로 했다. 관광객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어? 저거 봐.”
저만치 아래. 황금색 마법진이 보였다. 육망성 모양. 그 안에는 글자가 빼곡히 적혀져 있었다.
“설마 게이트?”
“게이트인 것 같은데.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야?”
게이트는 가만히 두면 브레이크가 일어난다. 클리어해야만 한다. 사람들도 이제 그 사실을 잘 안다.
“신고해야지.”
“당장은 안전할 거야. 브레이크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어? 저, 저건 또 미친! 뭐야!”
한 쌍의 남녀가 출렁다리에서 뛰어내렸다. 남자가 여자를 안아 들고서 뛰어내렸다. 관광객들이 보기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자살 시도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김혁진과 강솜이.
김혁진은 정확하게 마법진에 착지했다.
[‘황금 시대의 유산’에 진입합니다.] [‘황금 시대의 유산’이 공개됩니다.]일반적인 게이트가 아니었다.
[‘황금 광산’이 개방되었습니다.] [칭호. ‘황금 광산의 주인’을 획득하였습니다.] [‘황금 광산의 주인’이 ‘황금 광산’의 입장 제한 자격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김혁진이 곧바로 말했다.
“황금 광산의 주인이 허락한 자.”
[‘황금 광산’의 입장 자격이 설정되었습니다.]그에 따라 김혁진에게 ‘황금 광산의 주인’ 칭호효과에 ‘입장 허가’라는 능력이 생성되었다. 김혁진에 눈에 보이는 건 광활한 산맥이었다.
산맥 여기저기에 커다란 동굴들이 보였다.
“휴식은 여기서 취하죠.”
조금 휴식하면서 탐사를 해보기로 했다.
3일이 흘렀다.
김혁진보다는 강솜이가 바빴다. 강솜이가 탐사 결과를 가지고서 빠르게 말을 이었다.
“엄청난 양의 황금이 묻혀 있는 것 같아요.”
“엄청나다면?”
“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많아요. 광부계열의 플레이어만이 채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형태의 광산이 이후에도 몇 개 가량 발견 된다. 이렇게 거대한 산맥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별다른 몬스터는 없는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보물창고예요.”
“좋은 소식이군요.”
레프리 공작성에 들어갔다가, 때아닌 떼부자가 되게 생겼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죠? 외부적인 요인은 없어요. 아마 길드장님이 아실 것 같은데요.”
“제가 명령하거나 일정량 이상의 황금을 채굴하면 저절로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아하! 더없이 좋네요.”
의외의 수확을 올린 김혁진은 강솜이와 함께 ‘황금 광산’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1주일이 흘렀다.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다.
대격변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황금 매립지.] [플레이어들만이 채굴 가능한 황금 광산.]황금 광산이 한국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었다. 전 세계가 그 사실에 주목했다. 난리가 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황금 광산의 위치는 한국.] [한국. 세계 최대 규모의 황금 광산을 발견하다.]그리고 김혁진과 송기영 회장이 만났다. ‘황금뿔의 도깨비’가 집중하는 두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송기영이 말했다.
“허허.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해내는군. 그래. 거래를 하고 싶다고? 무슨 거래인지 들어볼까?”
김혁진이 이야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