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312)
#재능만렙 플레이어 312화
[‘화살 쏘는 아기천사’가 당신에게 ‘사랑의 묘약’을 선물합니다.]‘사랑의 묘약’은 수호자로부터만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이후 등장하게 될 몇몇 던전의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소모성 아이템인데, 이 아이템은 인기가 굉장히 좋았다. 보통 시세는 한 병에 1억 원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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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사랑의 위대한 힘이 담겨 있는 포션입니다. 이 포션을 나누어 마신 뒤 입맞춤을 하게 되면 30분간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 부작용으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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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간 모든 능력치의 상승.
‘대략적으로 10레벨가량의 상승을 보이는 엄청난 비약.’
단언컨대. 하나의 포션으로 이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포션은 없었다.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무려 레벨 10을 올려주는 포션이나 다름없는 거니까.
‘화살 쏘는 아기천사 놈이 도움이 될 때도 있군.’
이 비싼 것을 뿌려주다니. 아무래도 자신의 플레이 방식이 아기천사 놈에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현정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혁진 씨?”
“아. 죄송합니다. 잠시 수호자님의 알림이 있어서.”
“그렇군요.”
현정화는 조금 부럽다는 듯 김혁진을 쳐다봤다. 역시 김혁진은 김혁진인 것 같다.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 벌써 수호자 알림을 듣다니.
“여기는 뭘까요? 배경은 별로 안 변한 것 같은데.”
배경은 변하지 않았다. 분명 일렁거리는 게이트를 통과했지만, 이곳에는 여러 그루의 슈퍼트리가 존재했다. 사람은 없었다.
“글쎄요. 저도 처음 오는 곳이라.”
김혁진은 주위를 살펴봤다.
‘이곳은 세계 유수의 플레이어들이 찾게 되는 곳.’
김혁진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오색비늘 속갑옷’을 얻기 위해서다. 이 오색비늘 속갑옷은 중수-고수 구간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이는, 랭커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뛰어난 방어력과 내구력은 물론이고, 무게까지 굉장히 가벼워서 비전투 클래스의 플레이어들이 입어도 아무런 부담이 없을 정도.
‘당연히 공략도 잘 안다.’
재미있는 건 이 공략 역시 위대한 탐험가 잭슨이 만들었다는 것.
‘내가 점찍어 놓은 곳들이 대부분 잭슨이 클리어한 곳이네.’
잭슨 말고도 세상에는 유명한 탐험가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유독. 자신이 점찍은 곳들은 잭슨의 공략과 연관이 있는 곳이었다.
우연이라면 우연이겠지만, 김혁진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시간의 흐름이 빠른 느낌이군요.”
이곳에 처음 들어올 때가 오후 3시 정도였다. 그런데 벌써 주변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슬슬.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다.
“야간에 잘 보이는 눈 같은 거. 갖고 계시죠?”
“갖고 있습니다.”
“네.”
뛰어난 궁수들인 만큼 마크와 현정화. 둘 다 뛰어난 눈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김동현과 김아현 남매.
“저희는 그런 거 없어요.”
어차피 기대하지 않았다. 일단 이곳에서 중요한 건 궁수들의 활약이다. 김혁진이 말했다.
“마크 씨, 현정화 씨. 제가 여러분들의 도움을 요청했던 두 던전이 있었던 거. 기억합니까?”
“네. 기억해요. 상암 월드컵 경기장 던전은 사라졌지만.”
“미셸도 그 부분을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던전의 소멸은 김혁진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건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거고. 아무튼 제가 그곳에서 여러분들의 도움을 요청했던 것은, 그곳의 까마귀들을 사냥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까마귀요?”
“들리지 않습니까?”
마크와 현정화는 귀를 기울였다. 자세히 들으니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들릴 겁니다.”
김혁진의 귀에는 들렸다. 이윽고 마크가 대답했다.
“들립니다.”
“저는 저 까마귀들을 이미 본 적이 있습니다. 연락책 같은 놈들이죠.”
“연락책이요?”
“상암 월드컵 경기장 던전에서는, 저놈들이 붉은 악마들을 불러내는 놈들이었습니다.”
“……아.”
마크가 활을 꺼내 들었다.
“그럼 저놈들을 사냥해야겠네요. 고위급 몬스터를 불러내는 놈이라면.”
“그래서 궁수가 필요했던 거군요?”
현정화도 같이 활을 꺼냈다. 마크와 현정화. 꽤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마크와 현정화가 어디선가 날아올 것이 분명한 까마귀들을 향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한편,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김아현이 지팡이를 고쳐 쥐었다. 북소리가 크게 울린다. 고막이 아플 정도였다. 뭔가가 일어날 것 같았다.
“오빠, 겁먹으면 안 돼.”
“으, 으응. 나, 나, 난 겁 안 먹었어.”
동생인 김아현에 비해, 김동현은 행동이 조금 느렸다. 저 중무장한 은색 갑옷이 상당히 무거운 것처럼 보였다.
“혁진 오빠. 저희는 뭘 할까요?”
“궁수들 보호.”
“까마귀들이 직접 공격을 할까요?”
“글쎄.”
두 종류의 몬스터가 랜덤으로 튀어나오는 곳이다. 까마귀 외에 ‘청동 허수아비’와 ‘네 팔 장승’.
“까마귀는 공격력이 없어. 그러니까 하늘은 딱히 조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혹시 서치마법 가능해?”
“네. 주변 몬스터들을 탐색할 수 있어요.”
“해봐.”
김아현은 지팡이를 허공에 휘둘렀다. 은색의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것은 여러 갈래의 빛이 되어 주변으로 흩어졌다.
“까마귀. 그리고 허수아비 형태의 몬스터가 보여요. 아직 생성되지 않았지만 곧 생성될 것 같아요.”
“좋네.”
솔직히 김혁진도 예상 못했다. 김아현은 ‘강철법사’라는 이명을 얻게 될 플레이어.
저런 보조마법 보다는 직접 공격이나 직접 방어에 더욱 최적화된 마법사다. 그런데 이후에 나타날 몬스터를 저렇게 효과적으로 읽어낼 줄이야.
‘나오는 놈은 청동 허수아비겠어.’
네 팔 장승보다는 좀 낫다. 공격력은 장승보다 강하지만, 움직임이 조금 느리다.
“너희들은 그 허수아비 몬스터들을 막아줘.”
“네. 저희만 믿으세요.”
지팡이를 한 번 휘둘렀다.
[스킬. 강철벽을 사용합니다.]마크와 현정화 발밑에 둥그런 마법진이 생기는가 싶더니 약 1.3미터 가량 되는 벽이 생성되었다.
“언니오빠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요.”
벽이 있지만 통행이 된다.
“그렇지만 적들의 공격은 막아줄 거예요.”
움직임이 조금 느릿느릿하던 김동현이 커다란 방패를 소환해냈다. 은색의 거대한 방패.
제 몸보다 커다란 방패이지만, 김동현은 별로 무거워하지 않았다.
‘준비는 다 됐고.’
하늘은 까마귀.
땅은 청동 허수아비.
하늘은 마크와 현정화가.
땅은 강철남매가.
모든 준비는 끝났다. 공략을 떠올렸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은 특별한 방식으로 클리어할 수 있다.]마크가 말했다.
“좌측 23도. 거리 2㎞. 저놈은 제가 잡습니다.”
“그럼 그 오른쪽 142m 거리에 있는 놈은 제가 잡을게요.”
마크와 현정화가 빠르게 화살을 쏘아냈다. 오늘 처음 호흡을 맞추는 건데, 둘의 호흡이 상당히 잘 맞았다. 마치 천생연분처럼 말이다.
두 사람이 손뼉을 마주쳤다.
“와. 대단하시네요.”
“마크 씨도요.”
두 마리의 까마귀가 땅에 떨어져 내렸다. 둘은 호흡을 맞추면서 까마귀들을 쉴 새 없이 사냥했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의 까마귀들을 최대한 빨리 사냥해야만 한다.]김혁진도 활을 꺼내 들었다. 상점표 활이다. 활이 주 무기가 아니다 보니, 아직 큰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돈도 많이 생겼겠다. 좋은 활 하나 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일단은 이걸로도 충분했다. 암화궁을 생성할 필요도 없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놈들은 제가 잡습니다.”
궁수가 아닌 김혁진이 활을 쐈다. 그 속도가 마크나 현정화에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김혁진이 활을 쏘면서 말했다.
“커다란 노래와 음악이 시작되면 모두 행동을 멈추고 가만히 있도록 합니다.”
다들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사이.
‘청동 허수아비’ 두 마리가 생성되었다. 김아현이 주문을 외웠다. 그 옆을 김동현이 지켰다.
“오빠, 지금.”
김동현이 빠르게 튀어 나갔다. 어눌하고 어리숙하던 모습은 없었다. 청동 허수아비 한 마리에 가까이 다가간 김동현이 방패를 크게 휘둘렀다.
아래에서 위로.
깡!
알루미늄 배트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청동 허수아비 한 마리가 하늘에 높이 떴다. 그 틈을 노린 김아현이 마법을 사용했다.
“강철 칼날.”
커다란 강철 칼날이 생성되어 허수아비의 몸을 난도질했다. 허수아비의 몸이 7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남은 한 마리. 한 마리가 팔을 휘둘러 김동현의 등을 때렸다. 또다시 깡! 소리가 났다. 김동현은 그다지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몸을 돌린 김동현이 방패 끝을 흉기 삼아 위에서 아래로 내리 찔렀다.
휙!
허수아비가 몸을 뒤틀었다.
허수아비의 몸통을 노렸던 방패는 안타깝게도 허수아비의 팔을 잘라내는 데 그쳤다.
‘아쉽네.’
후타를 노려야 했다. 방패를 들고 이렇게 크게 움직이는 것은 체력소모가 심하다.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다. 이 던전은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그런데 그때.
화살 하나가 날아들었다.
탁!
허수아비의 이마에 박혔다.
탁! 탁!
허수아비의 양쪽 눈에 박혔다.
탁! 탁! 탁!
허수아비의 왼쪽 어깨. 심장 부근.(허수아비라 심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입안에 화살이 박혔다.
털썩.
허수아비는 그 자리에 쓰러져서 사라졌다. 김동현이 뒤를 돌아봤다.
‘이 허접한 화살을 보면…… 김혁진 씨?’
마크나 현정화는 아니다. 마크와 현정화는 하늘을 향해 화살을 이리저리 쏘아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화살은 김혁진이 쏘아낸 것일 터. 화살은 허접한데, 궁술은 결코 허접하지 않다.
‘활을 뭐 이렇게 잘 써?’
정확도가 높아도 너무 높다.
‘저 궁수들보다 잘 쏘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격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정확하게 허수아비를 죽여버렸다. 궁금증은 동생인 김아현이 대신 해결해줬다.
“궁수가 아닌데 활을 어떻게 그렇게 써요?”
“그냥.”
“그러지 말고. 가르쳐줘요. 우리 지금 한배 탔잖아요.”
“음.”
사실 이렇다저렇다 말할 게 없었다.
“그냥 쏘면 돼.”
거짓말이 아니다. 사실이다. 단도술도 그렇고 격투술도 그렇고. 심지어 궁술과 검술까지. 그냥 하니까 된다. 마치 이미 숙련된 사람처럼.
김아현은 믿지 않았다.
“알았어요. 믿을게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저 유명한 궁수들보다 활을 더 잘 쏘는 군주라니.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계속해서 커졌다.
현실보다 시간이 훨씬 빠르게 흘렀다. 전투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7분 남짓. 그런데 해가 완전히 졌다. 이제 서로가 거의 안 보인다.
김아현이 마법을 사용했다.
“라이트.”
마법사들은 속성과 관계없이 대부분 익히고 있는 보조 마법. 주변을 어느 정도는 밝게 비춰주었다.
시스템 알림이 들려왔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의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순간. 번쩍! 빛이 터져 나왔다.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어?”
“응?”
어느새 서로 등을 맞대고 있던 마크와 현정화는 화들짝 놀랐다.
“슈퍼트리쇼?”
유명한 쇼다. 현정화는 이미 이 쇼를 본적이 있다. 저 나무와 꽃. 그리고 전구등을 활용하여 만들어낸 인공 조형물이 커다란 음악과 함께 레이저를 발산한다. 그 슈퍼트리쇼가 여기서도 진행되는 것 같았다.
김혁진이 말했다.
“절대로 슈퍼트리를 공략하지 않습니다. 가만히만 있으세요.”
공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공격하면 안 된다. 공격하는 순간. 클리어는 멀어진다.
쿵! 쿵! 쿵!
커다란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김동현이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이게 아무래도 김혁진이 말한 커다란 음악과 노래인 것 같았다.
“으. 귀 아퍼.”
김혁진과 김동현을 제외한 나머지 셋. 셋의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김동현이 김아현의 귀를 막아 주었다.
“괜찮아?”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김아현은 대충 이해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마크의 귀에도 피가 흐르고 있었는데, 마크는 현정화의 귀를 막아줬다. 현정화의 몸이 움찔했다.
현정화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자기도 손을 들어 마크의 귀를 막아줬다.
김혁진은 피식 웃었다.
‘훈훈하네.’
꽤 괴로울 줄 알았는데, 김혁진은 그렇게 괴롭지 않았다.
‘저들의 역할은 여기서 끝.’
저들은 이제 가만히 있으면 된다. 마크가 정말 이래도 괜찮냐는 듯 김혁진을 쳐다봤다. 진짜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되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담은 눈빛에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양손을 가슴팍까지 들어 올리고 가만히 있으라는 듯 손바닥을 내보였다.
“가만히 있으세요.”
음악에 묻혀 육성은 전달되지 않았지만 모두들 김혁진의 신호를 읽었다. 약 2분의 시간이 흘렀다. 2분 만에. 슈퍼트리쇼는 끝이 났다.
음악이 잦아들었다. 레이저도 더 이상 쏘아지지 않았다. 김혁진이 크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 짝! 짝! 짝!
박수를 몇 번 치자, 황당한 알림이 들려왔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었습니다.]이곳은 특이한 던전이다. 고위급 몬스터가 나타나지 못하게 막으면서 슈퍼트리쇼를 즐겁게 관람한 뒤 -비록 즐겁지 않았지만- 열심히 박수만 치면 된다.
슈퍼트리쇼를 잘 봤다는 듯. 방청객으로서의 의무만 다하면 끝나는 던전이다.
만약 슈퍼트리쇼가 진행되는 동안 슈퍼트리를 공격하거나 하면, 저 레이저가 살상 레이저로 변한다.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인 던전이다.
‘그러면 오색비늘 속갑옷이 주어진다.’
기대했다. 중수구간은 물론이거니와 고수구간에서까지 유용하게 쓰이는 속갑옷.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 시나리오의 첫 관람객입니다.] [히든피스가 만족되었습니다.]알림이 이어졌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의 히든 시나리오. ‘슈퍼 트리’가 생성되었습니다.]전 세계에 공략이 뿌려져 있는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단 한 번도 밝혀진 적이 없었다.
‘누군가 분명 이 히든피스를 발현시키긴 했을 텐데.’
누가 최초로 가든스 바이더 베이 던전을 클리어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클리어하기는 했을 거다. 공략을 재정립한 잭슨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공개가 안 됐다.’
순간. 김혁진은 섬뜩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