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319)
#재능만렙 플레이어 319화
김혁진의 눈에 요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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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진심으로 서운한, 먹을 것을 사랑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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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것에는 서운함을 느끼지 않을, 태어난 김에 열심히 잘 사는 스타일의 강솜이가 지금은 진짜로 서운해하고 있다.
“누나. 주문 또 해도 돼?”
“누구……?”
“이번에 새로이 길드원이 된 탐험가야.”
“아.”
김아영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김혁진 누나입니다. 드시고 싶은 것 말씀해 주시면 대접할게요.”
“저 돈 있어요!”
강솜이는 어느새 서운한 걸 잊었다.
“물론 길드장님이 사주겠지만!”
“돈 있다면서요?”
“길드장님 더 부자잖아요.”
“부자면 사줘야 합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저 빼고 맛있는 거 먹었잖아요. 오픈 날에도 나만 심부름 시키고!”
강솜이는 또다시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건 몰라도 맛있는 걸 혼자 먹다니. 거신 길드원들 모두가 ‘정말 맛있었다!’라고 표현하는 곳인데. 그런 곳에 혼자만 빼놓고 가다니. 그 것도 여러 번이나!
“한 번쯤은 초대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저도 어엿한 거신 길드원인데.”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러네요.”
오픈 날에도 강솜이만 이 자리에 없었다. 그걸 생각하니 조금 미안해졌다.
우적우적.
강솜이는 그야말로 흡입했다.
“이거지!”
“이게 세상 사는 거지!”
“흐아아아. 진짜 맛있다!”
행복해했다. 덕분에 주방에 있던 마이클과 김아영도 넌지시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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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풍만한 행복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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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것이 보였다. 굳이 감각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배를 쓰다듬고 있는 강솜이는, 정말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아참. 이거 드려야지.”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좀 늦었지만 구해왔어요.”
“수고했어요. 많이 드세요. 오늘 내가 전부 살테니까.”
“히히히. 거신 길드 가입하길 잘했다!”
히히히히! 웃으며 닭강정을 집어 먹은 뒤 말했다.
“섬김 클래스는 역시 윈윈이죠?”
섬김의 대상인 김혁진에게도, 그리고 섬기는 당사자인 강솜이에게도.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
김혁진은 아이템을 살펴봤다. ‘만년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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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만년필]섬김의 탐험가는 특별한 길을 통하여 ‘제왕의 만년필’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제왕의 만년필’은 섬김의 탐험가가 섬기는 군주에게 큰 권능을 부여합니다. 또한 ‘제왕의 만년필’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들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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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권능이 무엇인지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런데 김혁진이 직접 아이템을 받아들고 살펴보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길드장님. 만년필에서 노란빛이 새어 나오는데요?”
“저도 보입니다.”
김혁진에 손에 들어간 만년필은 무엇인가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혁진의 어떤 조건이 만년필을 활성화시켰다.
[회색 고리의 파괴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제왕의 만년필’의 특수한 권능이 생성됩니다.]아이템 설명이 조금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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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만년필]섬김의 탐험가는 특별한 길을 통하여 ‘제왕의 만년필’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제왕의 만년필’은 섬김의 탐험가가 섬기는 군주에게 큰 권능을 부여합니다. 또한 ‘제왕의 만년필’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들 중 하나입니다.
* ‘회색 고리의 파괴자’는 특수한 권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회색 고리의 파괴자’는 1회에 한하여 상대의 ‘고유 능력’ 혹은 ‘고유 권능’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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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이 씨익 웃었다.
‘회색 고리의 파괴자와 연관이 있어?’
김혁진은 그런 아이템을 이전에도 가진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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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만년필]회색 고리의 파괴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만년필. 자유를 갈망하는 도화지에 ‘자유’를 새겨 넣을 수 있습니다.
* ‘갈망의 도화지’를 사용하여 ‘하늘문’을 개방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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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만년필.
회색 고리의 파괴자.
‘이어지는구나.’
분명히 연관이 있다. 김혁진은 ‘자유의 만년필’과 ‘갈망의 도화지’를 사용하여 하늘문을 열었고 그를 통해 고래일족을 만났고 천공으로 갔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제왕의 만년필’ 역시 중요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짐작됐다.
“수고하셨습니다.”
“히히. 배부르다.”
“내일은 중국으로 갈 겁니다.”
“……네? 갑자기요?”
늘어져있던 강솜이가 자세를 바로해서 앉았다.
“내일요?”
“네. 중국으로 가서 검황 단천우를 찾을 겁니다.”
“혹시 저도 같이 가요?”
“탐험가 없이 외국 나가면 길 잃습니다.”
“저보다 탐험 잘 하시던데?”
강솜이는 볼을 몇 번 긁고서 다시 말했다.
“혹시 위험해요?”
“위험할 수도 있어요.”
방울 노인. 그 변덕스러운 노인이 어떤 변덕을 선보일지 모르니까. 강솜이가 헤헤 웃었다.
“그럼 갈게요.”
위험한 거. 스릴 있는 거. 좋다. 맛있는 거 다음으로 좋다. 강솜이가 중얼거렸다.
“이왕이면 스릴 넘치면 좋겠다. 목숨의 위협이라든가.”
* * *
김혁진은 어머니인 서혜영에게 간단하게 손편지를 남겼다. 톡이나 문자를 해도 상관없지만,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었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중국에 다녀올 거고, 시간은 좀 걸릴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좋네.’
김혁진은 식탁 위에 편지를 뒀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화분 하나도 같이 놓았다. 별거 아니지만 기분이 좋았다.
‘2년 뒤에도. 어머니는 살아계실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미리 준비했고. 어머니를 떠나보낼 일은 없을 거다.
강솜이와 D타워 앞에서 만났다. 강솜이는 ‘신나는 모험’이라며 즐거워했다. D타워에 위치하고 있는 워프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이동!”
신문물 중 하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여 순식간에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거대한 나라이니만큼 서버도 여러 개였고, 튜토리얼 필드도 무려 10곳이나 되었다. 김혁진이 이번에 이동한 곳은 ‘북경 서버’였다.
북경 서버는 ‘튜토리얼 빌딩’이 아니라 ‘튜토리얼 광장’이 존재했다. 워프 게이트를 관리하는 NPC가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북경 서버. 천안문 광장입니다.”
천안문 광장.
베이징 시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광장으로 무려 1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알려진 커다란 광장.
붉은색 머리카락에 볼에 주근깨가 많은 NPC는 흥이 많았다. 춤을 추다시피 하여 손가락으로 동서남북 방향을 가리켰다.
“이곳은 광장의 중심. 북쪽으로는 자금성으로 가는 천안문! 남쪽으로는 모택동 기념당! 동쪽으로는 중국역사혁명박물관! 서쪽으로는 인민대회당!”
현재 강솜이는 은신을 하고 있는 상태. 김혁진이 작게 말했다.
“강솜이 씨. 은신 상태 풀지 말고요. 그 상태로 이동해서 이화원에서 봅시다.”
김혁진은 김혁진 나름대로 은신했다. 송기열을 통해 구한 아이템인 ‘투명화 로브’를 입었다. 사실 완벽한 은신은 아니었다. 일반인들은 알아볼 수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탐험가들은 기척을 읽을 수 있었다.
[투명화 로브의 ‘투명화’가 적용되었습니다.] [투명화는 15분간 유효하며 심박수가 150 이상 넘어가면 자동으로 해제됩니다.]김혁진은 투명화 상태로 움직였다. 심박수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천천히 걸었다. 미리 지도를 숙지해왔고 이화원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행이 있네.’
미행이 있었다. 김혁진이 원래 알고 있었던 대로 세계는 서로간 벽을 치기 시작했다. 자국의 ‘신문물‘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한국 플레이어는 중국 서버에서 자유로이 활동할 수 없다.
‘원래는 관리하는 직원이 있어야 하는데.’
관리직원이 없었다. 김혁진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 놈들이 좋은 의도로 미행해오는 건 아닐 거고.’
구체화되지 않았던 일종의 ‘도시전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초창기 중국서버로 이동한 플레이어들이 실종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사실 플레이어들의 실종은 이상한 문제가 아니었다. 던전이나 게이트 등에 들어갔다가 사망하면 그 것이 곧 실종이니까.
‘중국은 플레이어에 대한 지배력을 초창기에 다져 놓은 국가.’
그들은 강력한 공권력을 바탕으로 플레이어들을 휘어잡는 것에 성공한 국가다. 서버간 벽을 가장 먼저 치기 시작한 나라이기도 하고. 그런 나라가 ‘워프 게이트’에 관리하는 공무원을 두지 않았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재미있는 건…… 나를 미행하는 놈 중 하나가 허이촨이라는 사실.’
허이촨.
중국 원난성 출신.
‘마왕군 3급 간부.’
김혁진은 중국의 마왕군 행동대장을 이미 만났었다. 이름은 라우 딩 숴. 인육을 즐기는 함정술사였었다. 거부(巨富) 쉬신과 관련이 있었고.
‘근데 여기에 또 마왕군이 있네?’
행동대장보다 더 높은 간부급이 등장했다. 이렇게 대낮에 버젓이 말이다.
원래는 플레이어였던 것이 밝혀지지 않았던 쉬신.
쉬신의 사주 혹은 명령을 받고 있던 마왕군 행동대장 라우 딩 숴.
그리고 이제는 마왕군의 3급 간부인 허이촨이 등장했다.
‘이 모든 게…… 우연은 아니겠지.’
대로를 따라 걸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일부러 골목 쪽으로 움직였다. 대로 사이사이. 인적 드문 골목들이 존재했다.
김혁진이 그곳에서 로브를 벗었다. 바로 통역구슬을 사용했다.
“나를 따라오다니. 솜씨가 좋네.”
* * *
허이촨은 속으로 비웃었다. 은신 실력을 보아하니 저레벨이 틀림없었다. 뭘 찾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쫓아갔다.
“나를 따라오다니. 솜씨가 좋네.”
그래서 허이촨은 더 방심했다. 솜씨가 좋다니? 저렇게 허접한 은신을, 스스로는 뛰어난 은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코리안이라고 해서, 다 잘난 건 아닌 모양이군.’
허이촨이 말했다.
“통역구슬을 가지고 있어? 얘기가 편해서 좋겠네.”
허이촨은 키가 컸다. 약 185cm 정도. 늘씬하다 못해 앙상한 체형을 가졌다. 광대뼈가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왜 나를 미행했지?”
지금 바쁘다. 검황 단천우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기도 바쁘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골목인 건 맞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네.”
이곳을 통제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렇지. 우리가 통제하고 있으니까.”
“날 죽이려는 건가?”
“비슷하지. 킥킥킥!”
“왜 내가 여기서 죽어야 하지?”
허이촨은 즐거운 듯 했다.
“너는 우리의 82번째 실험체가 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김혁진은 찝찝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82번째 실험체라니. 워프 게이트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던 것부터 보면, ‘허이촨’은 중국 정부 혹은 그에 준하는 세력이 뒤를 봐주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실험체라.’
왠지.
‘알면 안 되는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은데.’
게다가 82번째. 이미 81명의 실험체를 확보했다는 뜻 아니겠는가.
“찝찝한 얘기네. 이런 얘기를 이렇게 막 해도 돼?”
“상관없어. 네놈은 이제 죽을 테니까.”
김혁진은 목 뒤가 따끔하다고 느꼈다.
‘독침?’
건물 어딘가에서 독침을 쐈다.
‘별 거 아니네.’
조금 따갑고 말았다. 김혁진이 일부러 휘청거리는 척을 했다.
“시, 시, 실험체가 뭐지?”
“뭐긴 뭐야, 대국의 군사를 양성하기 위한 위대한 실험이지.”
“나, 난…… 죽는 건가?”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 대국을 위하여. 위대한 군인이 되거라.”
김혁진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치 독에 중독된 것처럼.
‘검황 시나리오 하기도 바쁜데.’
뭔가 일들이 자꾸 쌓여 간다. 마왕군의 3급 간부가 중국 정부와 연이 닿아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일단 이 곳을 정리한다.’
김혁진이 이형환위를 사용했다. 순식간에 이사벨을 휘둘렀다. 방심하고 있던 허이촨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서걱!
마왕군 3급 간부. 허이촨의 오른팔이 허무하게 잘려 버렸다. 피분수가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