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433)
#재능만렙 플레이어 433화
김다롱은 기세등등했다.
김다롱이 기세등등한 거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오늘은 유독 더 그랬다. 김다롱이 ‘천룡의 심장조각’의 가치를 꽤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저걸 언제 가지고 나온 거지?’
김다롱이 손을 내밀어 ‘천룡의 심장조각’을 줄듯 말듯 드래곤을 약 올리는 사이 김혁진은 복기분석시로 과거의 상황을 읽어봤다.
‘어디쯤이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김다롱에게만 집중하니 대충은 보였다.
‘아.’
때는 포식수와 지네여왕이 격렬한 전투를 벌일 때였다. 그때 김다롱이 움직였다.
김다롱은 보이지 않으나, 김다롱의 움직임에 따른 기포가 보였다. 거기서 김혁진은 약간 이상함을 눈치챘다.
‘그러고 보니 다롱이는 수룡의 숨결을 먹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김다롱은 저 안에서도 굉장히 자유로웠었다. 김다롱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새삼스레 신기해졌다.
어쨌든 김다롱은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지네여왕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김혁진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김다롱의 움직임에 최대한 집중해 봤다.
‘얼씨구?’
제대로는 보이지 않는다. 언뜻언뜻 실루엣만 보였다.
지네여왕의 꼬리를 피해내는데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발레를 추는 것처럼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냥 피하는 게 아니라 머리 위에 [☆★]이라든가 [◇◆] 와 같은 영문을 알 수 없는 표식을 띄우며 춤을 췄다.
빙그르르!
몸을 돌리며 포식수의 줄기도 피해냈다.
‘저게 회피기야? 포식수와 그토록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데서 저랬단 말이야?’
여유를 부리는 건지, 실제로 회피기술이 저런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어쨌든 김다롱은 지네여왕에게 가까이 접근해서 몸을 타고 이동했다. 몸 중앙부근 어딘가에 이 ‘천룡의 심장조각’이 끼워져 있었다. 껍질 사이에 숨겨져 있어서 김혁진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복기분석시를 끝냈다. 김다롱이 어디서 이걸 가져왔는지는 알겠다. 김혁진은 ‘천룡의 심장조각’이 어떤 아이템인지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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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의 심장조각]마지막 천룡(天龍)이었던 베일사라는 ‘지저거인’들과의 전쟁 때문에 많은 존재력을 소모하였습니다.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 판단한 베일사라는 스스로의 심장을 잘게 부숴 세계 곳곳에 뿌려놓았습니다. 천룡의 심장조각은 상당한 ‘용기(龍氣)’를 품고 있어, 어린 용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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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은 두 눈을 꿈뻑거렸다.
‘마지막 천룡? 지저거인? 용기?’
배경설명은 그렇다 치고 효과가 특별했다. 어린용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단다.
아마도 베일사라라는 용은 세계 각지의 어린 용들이 빠르게 자라기를 바랐던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의 심장을 세계 곳곳에 뿌린 것 같았다.
용은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하는 꼴이 강아지들의 ‘엎드려’와 비슷했다. 김다롱의 눈치를 살폈다.
김다롱은 헹! 고개를 돌린 뒤 ‘천룡의 심장조각’을 아공간에 다시 집어넣었다. 용은 안달 난 것처럼 바닥에서 몇 번이나 꿈틀거렸지만 김다롱은 냉정했다.
아주 단호한 의사표시를 글씨로 해냈다.
[No.]단순 문양이 아니라 이제는 글자까지 머리 위로 띄울 수 있게 되었다.
김혁진이 성장하면서 김다롱도 성장한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가 잿빛으로 물들었다.
강솜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 일시정지네요.”
“그러게요.”
세니아의 날개가 펄럭거렸다. 김혁진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김혁진 플레이어. 손을 주십시오.”
“왜?”
“버그를 체크해야 합니다.”
“버그? 갑자기?”
“예. 반드시 진행해야만 하는 필수절차입니다.”
김혁진이 손을 내밀었다.
“양쪽 손을 다 주십시오.”
세니아는 김혁진의 양 손을 잡았다. 눈을 감았다. 세니아의 몸에서 은은한 흰빛이 새어 나왔다. 약 5분의 시간이 흘렀다.
“검토 결과. 버그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누가 이의를 제기한 거야?”
이곳에 세니아 외 다른 중간 관리자는 없다. 이의를 제기할 만한 존재는 없다. 그렇다면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버그 검토를 한 것 같았다.
“알림이 들릴 것입니다.”
세니아의 말대로 알림이 들려왔다.
[김혁진 플레이어의 레벨이 재차 확인합니다.] [현재 레벨 : 69]강솜이에게도 같은 알림이 들려왔다. 둘 모두 레벨이 69다. 강솜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희 레벨에 무슨 문제가 있어요? 레벨업을 너무 빨리 했나?”
“레벨업 속도가 문제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김혁진은 깨달을 수 있었다.
왜 시스템이 버그를 검토했는지. 중간 관리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지구는 ‘지구채널’ 혹은 ‘지구서버’ 등의 용어로 관리된다.
그곳의 플레이어들은 레벨업 제한이 걸려 있다. 원래는 40이었을지도 모를 제한을, 김혁진이 60으로 확장시켰다.
김혁진 본인이 한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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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고리의 클리어 크리스탈]‘그랑 서울 던전’의 히든 필드에만 존재하는 ‘1고리의 크리스탈’입니다. 본 크리스탈을 파괴 시, 지구 차원 내 모든 서버 플레이어의 자발적 성장을 60으로 제한합니다. 60 이후의 성장을 위해서는 ‘2 고리의 크리스탈’을 파괴해야 합니다.
* 자발적 성장 제한 : 60
* 본 클리어 크리스탈을 파괴한 플레이어에게는 ‘자유의 하늘에 대한 단서’가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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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성장 제한이 60인데, 김혁진과 강솜이는 레벨 69까지 성장했다.
“그럼 우리가 있던 수중마물 군락지는 [지구 채널]에 속하지 않았었다는 뜻이네.”
“…….”
“그래서 수중마물 군락지에서는 단 한 번의 수호자 메시지를 받지 못했고.”
사실 이상한 일이었다. 지네여왕이 있었으며 포식수가 나타났다.
거기에 더해 ‘물거인’이 등장했으며 히든 시나리오까지도 획득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시스템의 관리 영역 밖이었다는 뜻이 된다.
“검림마저도 시스템의 영향에서 벗어난 곳은 아니었었는데.”
“…….”
“그런데 저울의 아낙네께서는 내게 수룡의 숨결을 선물하셨지. 마치 이곳에 대해 이미 알고 계셨던 것처럼 말이야.”
세니아는 계속 침묵을 유지했다. 김혁진이 계속 말했다.
“그러니까 수중마물 군락지의 정보에 대해서는 이미 오픈이 되어 있되, 실시간 중계는 어렵고 시스템의 간섭이 최소화되어 있던 곳이라는 뜻이네.”
“…….”
“왜 그랬을까?”
“…….”
“어쩌면 내가 방금 획득한 히든 시나리오인 [물거인의 농장]은 시스템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닐 수도 있겠어.”
일부러 모든 내용을 풀어서 설명했다. 수호자들도 안에서 있었던 내용을 알아야 하니까. 그래야 저들은 기대를 할 것이다.
“합리적인 추론은 모두 잘 들었습니다. 제가 중간관리자로서 드릴 수 있는 말은, 김혁진 플레이어에게서는 그 어떤 버그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에 따라 불이익에 처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레벨 69가 유지됩니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아닙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지구채널에서 레벨 69는 허락되지 않은 영역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
“시스템이 다음 시나리오를 오픈합니다.”
김혁진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임시 워프 포탈 : 흰고래 섬’ 생성 크리스탈이 주어집니다.] [‘흰고래 섬’의 지도가 주어집니다.] [퀘스트. ‘2고리의 크리스탈’을 찾아라!’가 발동되었습니다.]세니아가 말을 이었다.
“본래 흰고래 섬의 지도는 여러 가지 복잡한 경로를 거쳐 받아낼 수 있는 특수한 보상입니다. 이 보상은 원래 중국 서버에서 주어질 예정이었습니다만.”
“내가 레벨 69를 달성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게 주는 거라고?”
“그렇습니다. 임시 워프포탈 생성 크리스탈을 사용하면 흰고래섬으로 워프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이동방법은 아니었다. 원래 ‘흰고래 섬‘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경로를 거쳐야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방법들을 모두 뒤로 하고 쉽게 이동하는 방법을 얻었다.
“나한테는 이득이네? 어려운 과정 없이 이걸 받았으니까.”
“획득 과정에 있어서는 이득입니다만, 페널티도 존재합니다.”
“뭔데?”
“퀘스트 수행 기회는 단 한 번입니다. 또한 24시간 내에 진행해야만 합니다. 매뉴얼상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추천인원은 약 30명입니다.”
김혁진은 크리스탈을 살펴봤다. 이동 가능한 인원이 5명 미만이다.
‘나보고 엿 먹으라는 건가?’
시스템의 법칙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레벨업을 많이 했으니 페널티를 응당 지라는 것 같기도 했다.
“퀘스트 수행 실패시 60레벨까지 강제로 다운되며, 1년간 레벨업이 불가능한 페널티를 얻게 됩니다.”
“……그렇단 말이지.”
강솜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순 어거지네요. 버그가 없으면 없는 거지. 뭐 이런 억지 퀘스트를 줘가면서 진행시켜요? 안 그래요, 길드장님?”
“어거지죠. 그러나 나쁜 어거지는 아니네요.”
“네?”
“어차피 1년간 꼼짝없이 여기에 갇혀 있었어야 했잖아요. 대신 흰고래 섬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봐요.”
“그러다 퀘스트에 실패하면요?”
“글쎄요.”
김혁진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김혁진은 ‘수중 마물 군락지’를 클리어했다.
이곳은 시스템이 들키고 싶지 않아하는 특별한 곳일 확률이 높았다. 수호자들에게 영상 송출도 안 된 것 같았다. 그런 곳을 클리어한 김혁진이다.
“흰고래 섬이 어떤 곳일지는 몰라도, 클리어 불가능한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대단한 자신감이네요.”
강솜이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세상 그 누가 저런 페널티의 강압적인 퀘스트를 보고서도 저렇게 의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강솜이는 김혁진의 저런 태도가 꽤 마음에 들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길드장으로서, 그리고 남자로서도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믿는 구석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길드장님.’
김혁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세니아도 힐끗 한 번 쳐다봤다.
‘수중 마물 군락지를 클리어한 시점에서 내 주가는 최고를 달리고 있을 거야.’
히든 시나리오인 물거인의 농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니아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호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시스템이 강제적으로 개입하여 내 레벨을 다운시킨다?’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흰고래 섬이 어떤 곳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수호자들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은 아니다. ‘수중 마물 군락지’가 규격 외 필드였다면, ‘흰고래 섬’은 규격 내 필드다.
적어도 이번 퀘스트에 있어서 수호자들은 무조건적인 자신의 편을 들 것이다. 그렇게 판단을 끝내니 마음이 편해졌다.
“곧 일시정지 권능이 해제됩니다.”
세니아의 말대로 일시정지 권능이 해제되었다. 바닥에 넙죽 엎드린 용이 보였다.
착한 송아지 같은 눈망울로 김다롱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김혁진이 말했다.
“용. 말 잘 들을 거냐?”
끄덕끄덕.
다소 반항기가 있던 용이 고개를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었다.
“진짜냐?”
끄덕끄덕!
더욱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나랑 계약서 쓸래? 내 말 잘 듣는 걸로?”
순간.
수호자들로부터 메시지가 밀려들었다.
속삭이는 악마.
저울의 아낙네.
베니스의 상인.
라스베이거스의 목동.
네 수호자의 공증이 들어간 계약서를 제안받았다. 각 수호자의 성향에 따라 계약내용이 많이 달랐다.
평소 같았다면 계약과 관련해서는 ‘베니스의 상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무명의 관찰자가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