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459)
#재능만렙 플레이어 459화
불거인이 피식 웃었다.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김혁진은 불거인이 피식 웃었다고 느꼈다.
“내가 널 죽이고 저것들을 데려가면 그만이지 않겠는가?”
“마음대로. 그러나 네가 날 죽이는 속도보다, 내가 내 군락지에서 내 소유들을 모조리 소멸시키는 것이 더 빠를텐데.”
김혁진이 품속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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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천비단(銀天緋緞)]은빛 하늘을 실로 엮어 만들어낸 비단. 단 한 번, 비단을 펼쳐 은빛의 하늘을 소환한다. 은빛의 하늘은 지옥의 겁화조차 막아낼 수 있는 보물로서, 고대 명인 ‘플루토’의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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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불거인이 아는 것 같았다.
“은천비단?”
“알고 있나?”
“물론.”
“네 불길을 한 번은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군.”
불거인이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배짱이 아주 두둑한 놈이야.”
“…….”
“좋다. 거래 조건이 뭐지?”
보이지 않는 불거인의 눈동자에 호의가 담긴 것 같았다.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한 호의가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도 전해졌다.
[‘베니스의 상인’이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베니스의 상인’이 임시스킬 ‘담대함’을 후원합니다.]임시스킬.
잠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다. ‘담대함’을 사용했다. 떨림이 가셨다. 식은땀이 멈췄다.
불거인 앞에서 조금 더 침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베니스의 상인’은 지금의 거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거대한 퀘스트를 진행 중이다. 퀘스트의 이름은 [테헤란로의 강철포식수]. 나는 이들을 상대해야만 하는 내용의 퀘스트를 진행 중이지.”
“그런데?”
“강철포식수를 사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 퀘스트란 녀석이 얄궂게도 너를 불러냈단 말이야.”
만약 강철포식수를 전부 죽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곳에 네가 당도했는데, 강철포식수가 하나도 없다면 어땠을까? 분노의 화살이 누구에게로 향했을까?”
“그야 당연한 얘기 아닌가.”
너무 쉽다. 불거인은 거신길드원들을 몰살시켰을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봤다. 그러면 우리가 [테헤란로의 강철포식수]라는 퀘스트를 어떻게 클리어해야, 제대로 클리어할 수 있을지.”
“그래서 본론은?”
“우리들 중 그 누구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강철포식수를 데리고 네 땅으로 돌아가라. 그 것이 거래 조건이다.”
불거인의 눈동자가 강상구를 향했다.
강상구의 몸이 움찔했다. 강상구도 불거인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듯했다.
“저 녀석만 죽이면 안 되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럼 거래는 없던 것으로 하지.”
포식수 한 마리가 말라비틀어져 죽었다.
강상구는 기함을 토할 뻔했다. 이 미친 자식아! 그렇다고 포식수를 또 없애버리면 어떡해! 저거 귀중한 거라며! 이 미친 대장놈아! 너는 간덩이가 수백 개쯤 되냐!
……이 수많은 말들을 눈으로 다 했다.
그러나 김혁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원래의 기질이 그러했고, ‘담대함’이 김혁진을 도와주었다.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말해줄까? 나는 일정 조건을 달성했을 때, 포식수 군락지를 임의로 생성시킬 수 있다.”
“재미있는 능력이군.”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
이 칭호에는 특수한 효과가 내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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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
1) 특별한 조건 만족 시, ‘포식수 군락지’ 오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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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조건이란 ‘포식수의 씨앗’과 ‘습한 토양’이다.
“보아하니 너희 거인들은 말이야. 진주오공과 포식수를 필요로 하는 것 같더군.”
“다른 거인을 만난 적이 있나?”
김혁진이 또 다른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검은색 그림자가 둥그런 형상이 되어 모여 있는 것 같은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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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인의 그림자]물거인의 발자취입니다. 물거인의 온기가 남아 있는 신비로운 아이템입니다.
*히든 시나리오 ‘물거인의 농장’ 진행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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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인의 몸에서 불길이 강하게 치솟아 올랐다.
[‘동화’ 권능이 강력하게 적용됩니다.]김혁진을 비롯하여 거신길드원들은 ‘동화’ 권능 덕택에 화기(火氣)로 부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불거인이 크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물거인. 물거인을 만났군.”
“그리고 나는 [물거인의 농장]이라는 히든 시나리오를 진행 중이다.”
불거인은 한참동안이나 웃었다.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순혈의 검제. 포식수 군락지의 주인. 물거인의 농장. 그리고 그 미천한 몸으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존재값까지. 너.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 * *
훗날 뇌제(雷帝)라 불릴 중국의 플레이어. 서버급 퀘스트였던 국가 대항전 후반부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한국 플레이어들을 학살했던 그는 현재 거신길드의 명예길드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송기열로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다.
그는 송기열의 지원 하에, 급속도로 성장을 이루어내다가 최근 한 플레이어와 친분을 맺고 함께 활동 중이다.
플레이어의 이름은 린하이. 둘은 동갑이었고, 여러 번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함께 치렀다.
만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마음이 잘 통했다. 등평도, 린하이도. 서로를 굉장히 깊이 신뢰하고 좋아했다.
“린하이. 네 녀석 창술은 진짜 미친 것 같아.”
“알아. 내 창술 미친 거.”
“칭찬해주기 싫게 만든다.”
“그래도 어떡하냐? 내가 잘난 걸.”
둘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휴식이 조금 필요했다. 방금도 난이도 높았던 던전 하나를 클리어하고 나왔다. 단 둘이 이뤄낸 쾌거였다.
약간 휴식을 취한 뒤 린하이가 말했다.
“등평. 내게 매우 중요한 퀘스트가 하나 생성되었는데.”
“근데?”
“한국 서버에서 진행되는 거야. 짐 챙겨.”
“난 왜?”
“너도 가야지?”
“내가 왜?”
“내가 가는 데, 네가 안 가냐?”
“난 퀘스트 안 받았는데?”
린하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주 뻔뻔하게 말했다.
“내가 받았다니까?”
“…….”
“출발은 내일 할게. 내일 워프 게이트 앞에서 보자고. 아참. 정확한 위치는 강남이다. 알고 있어.”
“난 간다고 안 했는데?”
“아 몰라. 아무튼 난 간다. 내일 봐.”
린하이가 팔을 크게 흔들며 사라졌다. 등평은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미친놈.”
사실 방금 던전은 등평이 가자고 요구해서 클리어한 곳이었다. 린하이는 저 안에서 세 번이나 죽을 뻔했다. 그러나 린하이는 그걸로 생색내지 않았다.
린하이는 실속을 복잡하게 계산하는 걸 싫어했다. 그냥 친구니까 도왔다. 그 와중에 죽을 뻔했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했다.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놈이니 이토록 뻔뻔하게 출발 날짜를 통보하고 있는 것이다.
‘저런 점을 좋아하는 거지만.’
등평이 큰 소리로 물었다.
“인마! 근데 무슨 퀘스트인지는 알려줘야지!”
“아 맞다. 말 안했냐?”
린하이가 뛰어왔다.
“아주아주 중요한 퀘스트야. 내 독문무기를 찾으래.”
“독문무기? 그게 뭔데?”
“나도 잘은 몰라. 아무튼 이름은 나찰뇌창이야. 이걸 얻어서 특별한 방식으로 제련하면 최강의 창술가가 될 수 있다나 뭐라나.”
* * *
“순혈의 검제. 포식수 군락지의 주인. 물거인의 농장. 그리고 그 미천한 몸으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존재값까지. 너.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진명을 가진 거냐?”
불거인의 질문에, 김혁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예전 세니아에게서도 저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당신의 레벨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닙니다. 당신에게 진명이 있습니까?
불거인이 거의 똑같이 물었다.
“네 레벨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닌데.”
“그런 말 자주 듣는다.”
김혁진은 진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백안의 예언’이 했던 예언을 떠올렸다.
[제 아이를 잃은 주인이 슬피 울며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리라.] [애도의 눈물 아래 죽음의 늪에 세상이 침잠하리니.]그것을 짚었다.
“제 아이를 잃은 주인이 슬피 울며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고, 애도의 눈물 아래 죽음의 늪에 세상이 침잠하리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백안의 예언]이 내게 해주었던 예언의 일부다. 오늘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 같군. 네 아이를 잃었나?”
불거인이 피식 웃었다.
“[백안의 예언]이 네게 예언을 해줬어?”
“그녀를 알고 있나?”
“알고 있지. 그리고 그 예언이 틀렸다는 것도.”
“틀렸다고?”
“죽음의 늪에 세상이 침잠했나?”
김혁진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신길드원이 긴장한 상태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녹아내렸던 땅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시 말해, 땅조차도 ‘동화 권능’의 능력을 입었다.
“이게 70대 레벨 플레이어에게서 볼 수 있는 플레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스스로? 네 스스로에게 동화를 펼치는 것도 신기할 판인데, 네 동료들과, 주변 지형지물에까지 그 능력을 입혀버렸다. 만약 [백안의 예언]이 오늘을 예언한 것이라면, 그 예언은 틀렸다. 너무나 황당한 방법으로.”
불거인은 상당히 즐거운 듯했다.
“왠지. [백안의 예언]은 그 예언이 틀리기를 바랐던 것 같기도 하군.”
“…….”
“실제로 틀리기는 어려웠겠지만.”
“…….”
“참. 보통 플레이어들의 동화 권능이 몇 분 정도 지속되는지 알고 있나?”
김혁진의 ‘동화’는 지속시간이 5분이다. 그러고 보니 5분이 이미 한참 지났다. 벌써 15분가량 되었다.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군. 네 놈의 진명이 궁금하구나.”
“…….”
“뭐. 말해주지 않는 편이 더 재미있겠군.”
불거인은 별안간 또 한 번 웃었다.
“아무튼 좋다. 네 거래를 받아들인다. 나는 돌아가겠다. 단, 선물을 하나 받아라.”
불덩이 하나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불덩이는 넘실넘실 날아와 김혁진의 가슴에 부딪쳤다. 김혁진은 온몸이 불타버릴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괴롭다……!’
뜨거웠다. 심장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 동화 권능이 없었다면 이미 녹아 없어졌을 것이다. 다행히 제2의 심장. 이사벨이 불덩이의 힘을 잘 융화시켰다.
[‘이사벨’에 마나지도가 각인 됩니다.] [히든 시나리오. ‘불거인의 궁전’이 생성됩니다.]물거인의 농장.
불거인의 궁전.
두 개의 히든 시나리오를 획득했다.
“먼 훗날. 궁전을 찾아와라.”
‘불의 형상‘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포식수들은 겁에 질린 듯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불거인과 포식수들이 멀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사라졌다.
[퀘스트. ‘테헤란로의 강철포식수(强鐵捕食樹)’가 클리어 되었습니다.]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퀘스트가 클리어되었습니다.”
“굳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부연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혁진과 거신 길드원들이 세니아를 쳐다봤다. 그녀에게 집중했다.
“본 퀘스트는 원래 세 개의 퀘스트 방법이 있었습니다. 김혁진 플레이어가 주도하여 진행한 방법은 첫 번째 방법으로서…….”
넵튠도 모습을 드러냈다. 넵튠은 욕심이 많았다. 어떻게든 이 ‘차원급 퀘스트’에 한 숟가락 얹고 싶었다.
“세니아. 너는 잡설이 너무 길어. 세 개의 방법을 모두 설명할 참이야?”
“넵튠. 당신이 설명해도 좋습니다.”
넵튠이 씨익 웃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혁진. 네 녀석은 본래 불가능한 방법으로 퀘스트를 클리어 했다. 클리어하라고 만들어 놓은 방법이 아닌데, 그 방법으로 클리어했어.”
거기에 세니아가 임팩트 있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전 차원 최초입니다.”
설명은 넵튠이 했지만 마침표는 세니아가 찍었다. 넵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제 타이밍 잡는 것도 세니아에게 밀린다는 것을 직감했다. 짙은 패배감을 경험했다. 세니아가 말을 이었다.
“이에 따라 다음 퀘스트의 진행 방향이 결정되었습니다.”
다음 퀘스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