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495)
#재능만렙 플레이어 495화
-잭슨? 지금 잭슨이라고 말했어?
그 이후.
뷰켈의 말이 들려왔다.
-도살자의 이명을 가진?
도살자.
사전적 의미로 풀이하자면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사람’을 뜻한다.
-그 미친 자가 정말로 세례자란 말인가?
김혁진의 머리가 조금 복잡해졌다. 뷰켈이 하려고 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왜 잭슨을 도살자라고 불렀을까? 왜 미쳤다고 표현했을까?
복기분석시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고 싶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일단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조금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뷰켈의 표현에 따르면 세례자인 잭슨의 또 다른 이름은 ‘도살자‘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은 느낌은 확실히 아니었다.
김혁진이 말했다.
“내게 많은 정보를 주는군.”
“…….”
김혁진은 모사꾼이 왜 이렇게 상황을 꾸려가는지 알 것 같았다. 모사꾼 역시 정보를 얻고 싶은 모양이다. ‘김혁진’이라는, 악몽 측에서 보면 너무 큰 변수에 대한 정보 말이다.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얼리어답터도 맞고. 개척자도 맞다. 그런데 한 가지가 틀렸군.”
“뭐가 틀렸다는 거지?’
“나는 [소멸의 개척자]다.”
“소멸의 개척자?”
모사꾼은 고개를 갸웃했다. 소멸의 개척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어차피 나는 덫에 갇힌 쥐 신세니 내게 시간을 좀 주면 좋겠는데.”
“그러지.”
김혁진은 모사꾼에게 시간을 조금 주기로 했다.
‘구궁통치의 권좌로부터 정보를 좀 받는 건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김혁진에게도 아주 좋은 흐름이다. 구궁통치의 권좌. 그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도 김혁진의 목표 중 하나니까.
움찔.
모사꾼의 몸이 떨렸다.
“소멸의 개척자. 확실한 거지? 정말로 소멸의 개척자인가?”
“그래.”
모사꾼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상위등급 개체의 완벽한 소멸을 최초로 일궈낸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칭호?”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사꾼은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승리의 개척자도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한술 더 떠 소멸의 개척자란다.
“지금 지구 수준에서, 승리의 개척자도 과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모사꾼은 마음이 편해졌다. 아득바득 이기려들지 않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상태다. 저 인간은 애초에 인간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애초에 내 적수가 아니었군.”
“나름 고생은 했어.”
겉에서 보면 쉽게 풀어나간 것 같지만, 김혁진도 수많은 생각과 계산을 토대로 움직였다.
시스템이 저쪽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 확실한 상황. 뭐 하나라도 실수했다가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기에, 김혁진도 마냥 편하게 모사꾼을 상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김혁진이 말했다.
“완벽한 항복 선언인가?”
“……그래.”
모사꾼은 진심이었다. 자신의 세계가 가장 넓은 줄 알고 커왔다. 플레이도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었다.
그 하늘이 너무 거대하고 높아서, 감히 올려다보기도 두려울 정도였다. 지금의 모사꾼에게는, 김혁진이 그렇게 느껴졌다.
“그럼 제안을 하나 하지.”
“……제안?”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변절자가 되어라.”
이중첩자가 되라는 소리였다.
* * *
김혁진이 말했다.
“죽지는 않았을 거야. 죽을 만큼 아팠겠지만.”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김혁진의 시선 끝에는 바닥에 널부러진 모사꾼이 보였다.
숨만 간신히 붙어 있었다. 모사꾼을 한 번 때려봤다. 그래서 그 한계를 더 정확히 알았다.
김혁진의 무서운 재능이 빛을 발했다. 정말로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팼다.
“빈사 상태까지 들어가야 이 권능을 적용할 수 있거든.”
그리고 소멸권능을 사용했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원래 ‘빈사상태의 플레이어’에게 적용할 수 있었던 소멸 권능은 이사벨 덕택에 설정값이 바뀐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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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레이어
-하위 레벨 플레이어에게 ‘소멸’ 사용시, 플레이어의 자격이 박탈되거나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이 감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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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모사꾼은 가까스로 고개를 딱 한 번 끄덕였다.
정말로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설정이 그렇다니 참는 수밖에.
사실을 모르는 모사꾼은 그냥 현실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속삭이는 악마’가 즐거워하며 300코인을 후원해줬다.
김혁진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다행이랄까. 플레이어 자격이 박탈되지는 않았네. 레벨은 초기화된 거 같지만.”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모두 박탈시켜 버렸다. 레벨이 1로 초기화되었다.
모사꾼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희미한 숨만 내쉬었다.
‘이 정도면, 악몽 측에서도 믿겠지.’
플레이어로서의 능력까지 박탈했다. 악몽도 모사꾼의 변절을 의심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혁진은 모사꾼을 쳐다보면서 좀 더 생각했다.
‘[구궁통치의 권좌]는 얼마나 약이 오를까.’
말하자면 최애캐가 망가졌다. 최애캐를 키우기 위해 여태까지 어마어마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텐데. 그 최애캐의 레벨이 초기화되어 버렸다.
‘구궁통치의 권좌는 절대로 모사꾼을 포기하지 않는다.’
만약 ‘라스베이거스의 목동’같은, 내기의 달인이 그 속성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상대는 구궁통치의 권좌다. 아주 오랜 세월 한 가지 목표에 매몰된,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고고한 존재. 구궁통치의 권좌는 모사꾼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키울 거다. 다시 키우기 위해 또 막대한 수호력을 소모할 테고.
‘도박이 그래서 무서운 거야.’
모사꾼은 지금껏 구궁통치의 권좌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왔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한국 서버에 있는 최욱현을 중국 서버로 이동시켰다.
그 정성을 보면 안다. 모사꾼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 모사꾼이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해 주었다.
한 번 접했던 그 쾌감과 쾌락.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모사꾼에게 또다시 탕진하게 될 것이다.
‘종국에는…… 구궁통치의 권좌를 잡아먹는다.’
퀘스트의 막이 내렸다. 일시정지 권능이 적용되었고 세니아가 말했다.
“변절자 처단 퀘스트를 변칙적인 방법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그래,”
처단이라는 것이 반드시 죽음만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 변절자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놓았고, 이 쪽편으로 만들었다. 과연 정말로 이중첩자질을 해줄 것인가는 다음 문제였다.
“변절자 처단에 대한 클리어 보상이 주어집니다.”
김혁진은 현재 ‘서버급 퀘스트’인 ‘단죄’를 진행 중이다. 단죄라는 거대한 시나리오 안에서 자잘한 퀘스트를 클리어해 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변절자 처단이다.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다.
“인벤토리를 확인해 보십시오. 지저의 석판이 귀속되었을 것입니다.”
“지저의 석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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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의 석판]아주 깊은 지하에서 생성되었으리라 짐작되는, 아주 오래된 석판입니다. 지저인들의 특수한 문양과 기호로 내용이 새겨져 있으나 해석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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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버급 퀘스트인 단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해석이 불가능한 상태. 결국 해석을 해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저거인과도 관련이 있으려나.’
세니아가 말을 이었다.
“또한 두 수호자분들의 내기와 관련된 보상도 주어집니다.”
두 수호자가 내기를 걸었었다.
라스베이거스의 목동. 그리고 구궁통치의 권좌.
당시 상황을 모르는 수호자들을 위해, 세니아가 관련 영상을 재생해서 간략하게 보여주었다.
-‘라스베이거스의 목동’이 ‘용살검의 조각’을 두고 ‘구궁통치의 권좌’에게 내기를 제안합니다.
-‘구궁통치의 권좌’가 ‘라스베이거스의 목동’의 도발을 비웃습니다.
모사꾼이 여러방식들을 이용하여 김혁진을 괴롭히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김혁진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모사꾼 역시 그것을 인정했으며 그 결과 플레이어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나 버렸다.
“따라서 용살검의 조각이 주어집니다.”
시간이 약간 걸렸다.
“구궁통치의 권좌께서 수호력을 일부 소모하여 현 차원에 존재하지 않는 아티팩트를 소환합니다.”
두 수호자의 내기. 그 내기로 인하여 김혁진이 아이템 하나를 더 획득했다.
[‘용살검의 조각’을 획득하였습니다.]조각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붉은 보석 형태의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어딘가 낯이 익은 이름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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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살검의 조각]용살검은 거인들의 왕 ‘카툴루’의 여러 성물 중 하나입니다. 용살검을 든 카툴루는 천룡들조차 두려워했다고 전해집니다. 카툴루의 전설에 따르면 카툴루는 용살검으로 1,000마리의 용을 베어냈다고 합니다. 1,000마리의 용의 피를 머금게 된 용살검은 그 존재값을 이기지 못하고 파괴되었으며 지금은 조각의 형태로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종류 : 재료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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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자체로 어떤 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 정보들을 알 수 있었다. 김혁진은 카툴루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안식의 번개를 통해 ‘카툴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미 카툴루의 성물까지도 획득한 상태다.
세니아가 말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과거 탄생의 요람을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 그를 통해 아룡이 무색용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것은 시스템에 의하여 완전 클리어로 인정되었습니다.”
완전 클리어를 통해 스페셜 보상을 획득했다. 그게 바로 ‘카툴루의 성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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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툴루의 성물]거인들의 왕. 카툴루의 여러 성물 중 하나입니다. 카툴루의 성물은 모두 보석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성물을 모두 모으면 거인들의 왕이 깨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등급 : 초월급
* 인벤토리 소유시, 모든 공격력 및 방어력 +15%
* ‘카툴루의 반지’ 제작시,
1) 모든 공격력 및 방어력 +30%
2) 카툴루의 분신 소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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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카툴루의 성물’과 ‘용살검의 조각’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졌다. 강렬한 노란빛이 보였다.
‘이거, 뭐야?’
카툴루의 성물.
용살검의 조각.
두 가지를 가까이 가져다 대보았다. 점점 더 강렬한 노란빛이 보였다.
‘집중한다.’
오랜만에 느끼는 느낌이다. 무엇인가 보일듯 보이지 않을 듯 애매한 느낌.
세니아는 잠자코 김혁진을 중계했다. ‘용살검의 조각’은 라스베이거스의 목동이 구궁통치의 권좌에게 직접 제안한 아이템이다.
수호자들은 알고 있다. ‘카툴루의 반지’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용살검의 조각이다. 그리고 기대하고 있다. 김혁진이라는 플레이어가 그 비밀을 알아내는 것을.
김혁진은 한 가지 사실을 더 깨달았다.
‘하나로는 부족해.’
인벤토리 구석에 또 빛을 내고 있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
‘하나 더.’
그 아이템 역시 ‘카툴루의 성물’이다. 이 성물은 같이 퀘스트를 진행했던 강솜이가 준 선물이기도 했다.
김혁진이 성물을 하나 더 꺼내들었다. 세 개의 보석이 반응했다. 김혁진의 눈에만 보이는 노란빛이 폭발했다. 눈이 부셨다. 김혁진은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김혁진은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두 개의 성물. 용살검의 조각. 그리고 두 개를 한 번에 녹일 수 있는 깨끗한 불.’
그리고 또 하나. 시간. 김혁진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처음으로 세 개의 아이템이 반응한 순간. 이 때가 절호의 기회였다. 놓쳐서는 안 될 기회. 지금은 차분해서는 안 된다. 서둘러야 한다.
“세니아. 지금 당장 강화 콘텐츠를 진행할 거야.”
재료아이템을 소진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만든다. 넓게 보면 강화의 영역에 들어가는 콘텐츠였다.
‘1초가 급하다.’
지금 당장 3개의 아이템을 융합시켜 하나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일시정지 권능이 풀어졌다. 때마침 이곳이 아이템 융합에 상당히 좋은 기운을 내포한 곳이었다.
‘제련에는 망치가 필요해.’
그러나 지금 망치가 없다. 다롱이에게 망치를 구해오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은 천천히 진행할 여유가 없었다.
김혁진의 본능이 계속 말해주었다.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모든 것을 다 걸고 베팅을 해도 모자랄 때다.
어쩌면 ‘서버급 퀘스트’를 진행하는 와중, 가장 큰 기회일지도 모른다.
김혁진이 빠르게 말했다.
“[풀무불의 요정]께 감히 말씀드립니다.”
세니아의 몸이 움찔했다. 수호자를 또 직접 언급했다.
이 행동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김혁진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나서지는 않았다. 빠르게 채널에 입장한 수호자들의 목록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풀무불의 요정은 채널에 입장한 상태였다.
“제게 모루를 하나만 빌려주신다면, 반드시 걸작을 만들어내어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 때.
세니아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