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11)
#재능만렙 플레이어 511화
김혁진은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과연 어떤 것을 올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큰 이득을 가져올 것인가.
‘정답은 정해져 있어.’
단기간에 가장 큰 효율을 낼 수 있는 능력은 다름 아닌 ‘감각안’이다. 감각안은 지금의 김혁진이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1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능력이다.
감각안이라는 하나의 능력으로 통합되어 있지만, 이 안에는 무려 8가지의 추가적인 속성과 권능까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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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숙련도: [4]
6. 속성:
1) 각성자/비각성자 구분
2) 상태창 파악
3) 위험감지
4) 환상진(幻想(陣) 혹은 환영(幻影)마법에 대한 저항
5)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의 의지 발동 및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 파훼.
7. 추가 권능 :
1) 미래시(未來示)
2) 반사시(反射示)
3) 복기분석시(復棋分析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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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감각안의 숙련도가 [4]에서 [5]로 증가한다면, 그 효용성과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애초에 김혁진의 클래스는 ‘관찰자’이며, 김혁진이 잘하는 것들 중 가장 잘하는 것이 ‘관찰’이다.
그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감각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김혁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고려해야 할 점이 있었다.
‘감각안은 내 스스로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여태까지 감각안을 성장시켜 왔다. [1]의 숙련도에서 [4]의 숙련도까지. 더디고 오래걸리기는 했지만, 착실히 성장해온 능력이다.
‘이런 기회 없이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
그래서 김혁진은 과감히 투자를 포기했다. 스스로 성장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스스로 성장시킬 수 없는 다른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멀리 봤을 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다른 능력은?’
김혁진은 자신의 상태창에 집중했다.
‘노란빛이 안 보이나?’
집중해서 보면 노란빛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없다. 빨리 선택해야 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건 3개.’
세 가지를 후보군에 올렸다.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 [거인 사냥꾼] [용의 아버지]이 상황.
그러니까 용과 거인들 사이의 일에 끼어들게 된 현재 상황에서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의 능력을 더 업그레이드 한다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지저거인’과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 더 나아가 현재로서는 상대조차 불가능한 ‘거인족’과의 전투를 대비해야 한다면 ‘거인 사냥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용의 아버지도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김혁진은 용의 편에 서야 한다. 무색용을 데리고 있다. 만약 용의 아버지를 업그레이드 한다면, 아마 무색용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거다.
세계를 멸망시킬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용이다. ‘용의 아버지’를 업그레이드하게 된다면 분명 큰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로서는 이 세 개가 가장 유력한데…….’
그랬다가 하나를 더 추가했다.
[소멸의 개척자]모사꾼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설마…… 승리의 개척자를 가진 건가?
-지금 지구 수준에서, 승리의 개척자도 과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애초에 내 적수가 아니었군.
김혁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간만에 초조해졌다. 모사꾼의 말이 자꾸만 아른거렸다.
-본래의 순리를 거스른 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가 왕관을 쓰게 되는 날. 세계가 멸망한다.
본래의 순리를 거스른 자.
‘나를 뜻하는 말이고.’
이런 말도 했었다.
-본래는 [개척자]칭호를 받은 자가 [얼리어답터]가 되는 게 아냐.
-[얼리어답터]가 되었기에 [개척자]가 되는 거다.
게다가 김혁진은 시스템이 ‘얼리 어답터’의 비밀을 숨기고 싶어하는 것까지도 눈치 챘었다. 시스템이 직접 나서서 김혁진을 속이려고 했었다.
‘지금도 시스템은 내게 보상을 내리는 것을 매우 꺼려하고 있어.’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스템은 김혁진 자신에게 무엇인가 주는 것을 꺼려한다. 아까까지는 단순히 ‘밸런스 조절’을 위해서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단순히 그게 아니라면?’
세니아가 말했다.
“30초 남았습니다. 김혁진 플레이어.”
김혁진은 대답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고려하고 생각해야만 했다.
얼리 어답터 때부터 이어진다.
‘젠장.’
모사꾼을 만났을 때부터 이미 느끼고 있었다.
얼리 어답터.
광화문 던전.
왕관.
세례자 잭슨.
그리고 악몽까지.
거기에 검림과 드워프까지.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모사꾼을 통해 ‘개척자’가 예사로운 호칭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국 지저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시스템은 계속해서 김혁진 자신을 방해하려고 한다.
‘선택…… 해야 하는데.’
눈이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로 향했다. 머리와 이성이 이 것을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를 선택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나는…….”
“말씀하십시오.”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말을 멈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지배자’ 다음은 뭐지?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를 업그레이드하면 어떤 칭호가 되지?”
“10초만 기다려 주십시오.”
10초가 지났다. 세니아도 마음이 급했다. 매뉴얼을 빠르게 살펴보았다.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는 최종 형태의 칭호입니다.”
“만약 이걸 선택하면?”
“사용은 가능하나 더이상 업그레이드 되지는 않습니다.”
세니아의 날개가 파르르- 떨렸다. 세니아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포션 사용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최종형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스템이 순순히 보상의 폭을 넓혀준 거군요.’
세니아는 뒷통수가 얼얼한 느낌을 받았다.
-김혁진 플레이어께서 이의를 제기하셨습니다.
-정당한 이의제기를 통하여 플레이어의 권리를 찾아드리는 것 또한, 중간 관리자의 역할입니다.
-원래의 모든 보상값을 되찾는 것은 거부되었습니다만.
-고유 능력 뿐만 아니라 특수 능력이나 호칭. 특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세니아 자신이 일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응당 받아야 할 김혁진의 권리를 되찾아 줬다고 생각했다. 김혁진&세니아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심술이 난 것처럼 굴며 시간제한까지 걸어 버렸다.
세니아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시스템이…… 심술을 부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시스템이 뒷통수를 치기 위해 설계한 것이었다. 이 포션을 완성형 칭호에 덧없이 소모해 버리게 만들기 위한 설계. 김혁진이 그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김혁진도 뒷통수가 얼얼했다. 혹시 몰라 확인해봤는데 이런 식의 함정이 숨어 있을 줄이야. 오기가 생겼다.
‘그렇다 말이지?’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설계를 해가면서 뒷통수를 치려고 했다. 시스템이 숨기고 싶어하는, 혹은 김혁진 자신이 얻으면 안 되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 당연히 감각안은 포기해야지.’
감각안은 원래 성장이 가능한 힘이다. 이게 더 성장한다고 해서, 시스템이 큰 문제를 삼지는 않는다. 그러면 시스템이 큰 문제를 삼을만한 것. 그게 과연 무엇일까?
‘역시.’
답은 하나였다. 지금 당장 어떤 효과를 불러올 것 같지는 않지만, 내내 계속 찜찜했다. 도박을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이성이나 논리의 영역은 아니었다. 이건 김혁진의 감이었다.
“소멸의 개척자. 이걸 선택하겠어.”
* * *
물거인의 농장을 빠져나왔다.
김혁진의 집 근처.
중앙공원이었다.
[오공굴-지저-경회루의 지하-물거인의 농장.]이렇게 연결이 되어 있는 구조였다. 물거인의 농장까지 클리어하니, 처음 입장했었던 오공굴의 입구로 나오게 되었다.
반기명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진짜 클리어하고 나왔네요.”
얼떨떨한 건 현정화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게요.”
현정화는 김혁진을 쳐다보았다. 김혁진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배웠다.
“왜 [유성이 떨어지는 밤]께서 저를 당신에게 유도한지 알 것 같아요.”
김혁진의 백검우.
그 것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그리고 연옥궁을 직접 손에 쥐어봤다. 그랬더니 연계 퀘스트가 이어졌다.
“연옥궁에게 형제가 되는 궁들이 존재해요.”
“그래요?”
김혁진도 모르던 사실이었다.
“저는 앞으로 그 궁들을 모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연계 퀘스트도 진행할 수 있게 됐어요.”
김혁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현정화는 아까 김혁진의 상태창을 얼핏 봤었다. 타 플레이어들에게 자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호칭과 능력들이 존재했다. 그게 떠올랐다. 황당해서 웃음이 조금 나왔다.
헤어지는 마당이니 하나만 더 물어보기로 했다.
“아까 무슨 능력 선택하실 때 보였던 홀로그램창 있잖아요. 저한테는 모자이크 처리된 것처럼 보였거든요. 거기에 엄청 많이 써있던데. 그거 진짜에요? 진짜 글씨들이 빼곡히 있던 건가요? 아니면 그냥 모자이크 같은 특수효과때문에 그렇게 보인 건가요?”
“특수효과요?”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김혁진은 새로운 시각에 나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니. 한 명 플레이어가 갖기에는 지나치게 뭐가 많던데…….”
거기까지 말했던 현정화는 배시시 웃고 말았다.
“하긴. 이런 질문도 어리석네요.”
김혁진의 플레이를 보지 못했다면 모를까. 이미 너무 깊숙이 경험해버렸다. 김혁진이라면 그렇게나 많은 능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질문이 경솔했다.
“전부 다. 김혁진씨의 능력이었겠어요.”
반기명은 순간 볼 수 있었다. 현정화의 눈에 깊은 호감이 담겨 있었다.
‘이거 위험한데.’
현정화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마크라는 걸출한 궁수 플레이어다. 마크만 해도, 어딜 가도 전혀 꿀리지 않는 랭커다. 그러나 상대가 김혁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정화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저도 모르게 김혁진에게 호감이 생겼다.
솔직히 고백했다.
“호감이 생겨 버렸네요.”
“……예?”
“아. 오해는 말아주세요.”
마음을 확실히 정리했다.
“남자로서의 호감은 아니고, 뭐랄까, 존경심? 경외심? 뭐 그런 거예요. 제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냐마는,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하면 꼭 연락 주세요. 만사 제치고 달려와서 도울게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한 번 낚은 물고기는 놓치지 않는다.
“명예 길드원으로 등록 좀 하시죠.”
“……예?”
“설마 말로만 퉁치려고 하셨어요?”
“그, 그건…….”
김혁진이 빙그레 웃었다. 현정화는 어딘지 모르게 속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또 안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입…… 할게요. 명예 길드원.”
월척을 낚았다.
한편, 현정화가 멀어진 것을 확인한 강솜이가 참고 참다가 물었다. 혹시 몰라 귓속말로 물었다.
-길드장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빠르게 말을 이었다.
-소멸의 개척자를 선택한 이유는 안 물어볼게요.
이유는 지금 중요하지 않았다. 소멸의 개척자를 선택해서 어떻게 되었냐. 그게 중요했다. 김혁진은 세니아에게 현재의 상황을 공유했다. 강솜이와 나누는 귓말대화도 중계하도록 했다. 세니아도 그 대화에 집중했다.
김혁진이 말했다.
-소멸 다음엔 뭐가 있을까요?
-소멸 다음에요?
소멸 다음에 뭔가 있을까? 고민해봤다.
-소멸한 다음에는 음, 혹시 뭐…… 새로운 탄생이라든가……? 제 대답이 너무 진부했나요?
소멸 다음 탄생이라니. 그런데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합니다.
비슷한 다른 것이 생성되었다.
[창조의 개척자]새로운 칭호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