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29)
#재능만렙 플레이어 529화
5분.
탐험가 없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미셸이 김혁진의 말에 집중했다.
“군주 둘이 이곳에 왔습니다.”
‘군주 둘’이 만나서 열쇠고리를 맞추고 나서, ‘카툴루의 편지’를 읽어내야만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목동]께서 깊게 관여한 곳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군주로서의 능력을 시험하는 관문이 될 것 같은데.”
군주로서의 능력을 시험.
오합지졸처럼 모여 있는 군중들.
“아.”
미셸도 깨달았다.
“저기 저 사람들을 데리고 이곳을 클리어 해야 한다는 얘기인가요?”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20레벨 이하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다 초보들이라는 소리다.
“저들이 도움이 될까요?”
“안 되겠죠.”
미셸도 그렇게 생각했다. 저들은 도움이 될 수 없다. 저들이 아무리 잠재력이 뛰어나고 열정과 재능이 넘쳐나는 플레이어들이라고 할지라도. 이쪽과는 갭이 너무 크다.
마치 갓 태어난 신생아와 어른이 이인삼각을 하는 것과 똑같다. 발맞추어 뛸 수 없다. 그나마 뛰려면 어른이 신생아를 안고 뛰어야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와 김혁진 씨가 무려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서 들어왔으니. 저들이 도움이 될 수는 없겠죠.”
그렇다면 남은 답은 하나였다. 김혁진이 말했다.
“저들을 지켜가면서 클리어 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알림이 들려왔다.
[퀘스트. ‘마이커의 흔적’의 발동 조건이 만족되었습니다.]쿠구궁-
지진이 일기 시작했다.
순간 필드가 밝아졌다.
“어어?”
“이, 이게 뭐야?”
이곳은 레벨 제한 20 던전. 초보자들이 이용하는 던전이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뭐가 이렇게…….”
번쩍번쩍한 대리석으로 치장된 궁전으로 변해 있었다. 기둥 여러 개가 떠받치고 있는 커다란 공간이 나타났다.
“여, 여긴 어디지?”
그들에게도 알림이 들려왔다.
[‘마이커의 궁전’이 활성화되었습니다.]플레이어들은 혼란에 빠졌다.
“마이커의 궁전이 뭐야?”
“이, 이거 심상치가 않은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초보자들이 입장하기에, 이곳의 자재나 마감 퀄리티가 너무 뛰어났다.
초급자 던전은 조악한 편이다. 대리석으로 치장된 궁전. 벽면에서 불타오르는 마법 횃불. 천장에 걸린 황금빛 샹들리에. 곳곳에 새겨진 생동감 넘치는 벽화들. 누가 봐도 이곳은 상급 던전이었다.
미셸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들 우왕좌왕이네요.”
“초보들이니까요.”
미셸은 문득 궁금해졌다. 김혁진이 저 레벨대에는 어땠을까?
“김혁진 씨도 우왕좌왕했어요?”
“글쎄요.”
“왠지 김혁진 씨라면 냉정한 마음 같은 특수한 스킬을 가지고 침착하게 냉철하게 플레이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김혁진은 크흠 헛기침을 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저 초보자들을 데리고 이곳을 클리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퀘스트창을 살펴봤다.
‘마이커의 흔적’을 찾아야 한단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상당히 불친절한 퀘스트였다. 단, 조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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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사망자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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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의 예상대로였다. 미셸이 물었다.
“몬스터들이 나타나겠죠?”
“그렇겠죠.”
“저들이 상대할 수 없는?”
“아마도.”
“그럼 우리 둘 중 한 명은 남아서 저들을 보호하거나, 우리가 데리고 클리어 해야 한다는 건데…….”
“아뇨.”
김혁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해서는 아마 클리어하지 못할 거다.
“미셸. 당신과 저는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군주 둘이 모여야 입장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렇다면 ‘둘이 함께’ 무엇인가를 해야 할 확률이 높았다. 시스템은 둘을 떨어뜨려 놓기 위해 ‘사망자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건 것 같았다.
미셸이 말했다.
“그럼 우리 둘은 같이 움직이고, 저들을 따로 보호할 방법을 강구해야겠네요.”
“그렇죠.”
미셸과는 말이 잘 통하는 느낌을 받았다. 미셸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좀 더 일찍 김혁진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가 들 정도였다.
미셸이 아쉬움을 담아 말을 이었다.
“제게 방법이 있기는 한데…….”
“뭐죠?”
“수호탑을 소환해서 지키는 거예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랑 똑같이 생각했네요.”
“맘이 통한 건가요?”
미셸이 가볍게 웃었다. 죽이 척척 맞는 느낌이 들었다. 미셸이 계속 말했다.
“다만, 저 정도 인원을 모두 지키기란…….”
미셸이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겁대가리 없는 애들이 벌써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네요.”
자신들의 수준보다 훨씬 등급이 높은 던전이라는 건 눈치챘겠지만, 그걸로 완전히 위축된 플레이어는 별로 없었다.
처음에 우왕좌왕하더니 이리저리 움직이며 클리어할 단서를 찾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저들을 통제해야만 합니다.”
“통제요?”
미셸이 어깨를 으쓱했다.
“통제에 잘 따를까요?”
“따르게 만들어야죠.”
김혁진이 걸음을 옮겼다.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은 현재 매우 위험한 던전에 입장했습니다. 모두 들으셨듯, [마이커의 궁전]이라는 곳입니다.”
순간, 플레이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혁진은 담담히 눈빛들을 받아내었다.
“저는 거신길드의 길드장, 김혁진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미셸사단의 단장 미셸.”
미셸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플레이어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열렬히 환호하기도 했다.
“사칭 아닙니까?”
“진짜로 김혁진 길드장이라고요?”
“거신군주 김혁진?”
미셸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관찰했다. 거신길드와 김혁진은 최근 가장 핫한 길드와 플레이어다. 그걸 실감했다. 금자탑 미셸의 이름값도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다. 그런데 플레이어들은 김혁진에게 더 집중했다.
‘좋네.’
그래서 더 좋았다.
‘내 남자가 될 사람이,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지.’
김혁진이 계속 말했다.
“그리고 저와 미셸은, 여러분들을 지키면서 이곳을 클리어해야 한다는 퀘스트를 받았습니다.”
미셸이 움찔했다.
‘저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안 좋을 텐데.’
모든 이들이 ‘아, 예,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명령에 잘 따를게요.’라고 해준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여러 사람을 이끌어본 미셸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미국은 민주주의 사회이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살아간다. 완전한 통제는 어렵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곳이 완전히 클리어될 때까지, 이곳을 벗어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몇몇은 그 말에 안도하며 수긍했다. 어차피 자신들의 실력으로 클리어할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몇몇은 반대의견을 냈다.
“그건 거신군주와 미셸의 개인적인 퀘스트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 개인적인 퀘스트 때문에,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입니까?”
“이곳에서 보물을 얻을 수도 있고. 레벨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코인을 획득할 수도 있고, 수호자분들의 눈에 띌 수도 있는 좋은 기회죠.”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저희는 원래 레벨 제한 20짜리 초급 던전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신군주와 미셸이 들어오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우리도 위험해졌죠.”
김혁진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맞는 말이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면 그에 따른 보상책을 먼저 말씀하시고, 저희를 통제하려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론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김혁진은 모두 인정했다. 저 사람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러분들이 제 통제에 잘 따라준다면, 추후 거신에서 따로이 보상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본적인 보상은 당연히 할 생각이다. 저들 입장에서는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은 거다.
김혁진의 표정이 변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지는 않죠.”
감각안에 느껴진다.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어떤 놈들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놈들의 목표는 이 초보 플레이어들을 학살하는 것일 터.
‘시간이 별로 없어.’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저들을 따뜻하게 설득할 생각은 이미 버렸다. 단호할 때에는 단호해야 한다.
“여러분들은 지금 죽음의 위협에 처했습니다. 그것이 저 때문이든, 아니든. 곧 문이 열리겠네요.”
저만치 멀리.
문에서 쿵! 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궁전의 대문을 무엇인가가 두들기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느끼기에, 평균레벨 40이상의 몬스터들입니다.”
“…….”
쾅!
문이 열렸다.
김혁진의 말대로였다. 실제로 평균 레벨 40가량의 몬스터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제 통제에 따르실 분은, 목숨을 구해드리겠습니다.”
튜토리얼 던전의 보스 몬스터였던 ‘마법 트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말을 탄 기사 형태의 몬스터도 있었다. 이름은 ‘죽음의 기사’. 레벨은 50대.
바닥을 보니 징그러운 것들이 꿈틀대며 기어오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진주오공’이었다. 숫자가 엄청나게 많았다.
김혁진이 말했다.
“제 통제에 따르실 분은 제 오른쪽에 서세요.”
그래도 개중 용감한 플레이어도 있기 마련이었다. 마법트롤을 향해 달려들었다.
쿵!
소리와 함께 플레이어는 나가 떨어졌다. 즉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김혁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원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여기서 죽으세요.”
김혁진이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저는 퀘스트를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여러분은 목숨을 걸어야할 겁니다. 누가 더 손해일까요?”
* * *
모두가 김혁진의 오른편에 섰다. 마법 트롤에게 얻어맞아 거의 죽어가는 플레이어를 보니, 오기가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미셸은 속으로 감탄했다.
‘저걸 맞아도 안 죽는다는 걸 확신했어.’
아마 수많은 요소를 고려했을 거다. 충격량. 레벨. 플레이어의 클래스. 맞는 각도. 기타 등등. 그러한 것들을 고려했을 때, 저 플레이어가 죽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둔 것 같았다.
-저는 퀘스트를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여러분은 목숨을 걸어야 할 겁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단호하네.’
군주는 저래야 한다. 단호할 때에는 단호해야 한다.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이용해야 한다. 아름다운 영웅만의 모습으로는, 뛰어난 군주가 될 수 없다. 미셸은 그렇게 생각했다.
‘점점 더 멋있잖아.’
말 몇마디로 상황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근데 진짜 놀라운 건…….’
통제에 따르게 하는 것. 거기까지는 그렇다 칠 수 있다. 이름값을 내세워 윽박질러도, 어느 정도 말은 들었을 거다. 그렇지만 이건 다른 문제였다.
‘내 능력을 복사한다고? 일회성도 아니고, 그런 능력을 계속 갖고 있어?’
조금 전, 김혁진이 이렇게 말했다.
-뭐라고요?
-마음을 여세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스킬을 복사한단다.
-제 스킬을 복사한다고요?
미셸은 김혁진의 수호탑에 대해서 안다. 미셸이 판단하기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수호탑이다. 가장 진화한 형태의 수호탑이기도 했고.
-그런 게 돼요? 일회성이 아니에요?
-됩니다. 일회성도 아니고.
-여러 번 쓸 수 있다고요?
-네.
-사기네요.
이미 미셸에게는 한 번 사용했었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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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복사 : 관찰 대상의 행동을 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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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음을 좀 더 열고, 저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명안을 써서 사용하면 훨씬 쉽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명안은 남발할 수 없다. 체력소모도 심하다. 할 수 있다면 아끼는 편이 좋았다.
“좋아요. 맘껏 관찰하세요. 마음의 문을 열어 볼 테니.”
김혁진도 미셸을 진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감각안으로 살폈다. 그런데 그때, 이상한 것이 김혁진의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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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최강의 군주와 결혼하고 싶은 현모양처 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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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은 헛기침을 할 뻔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수호탑 소환능력을 복사했다.
[‘행동 복사’에 성공하였습니다.] [일시적으로 ‘수호탑 소환’ 능력이 생성되었습니다.]김혁진은 ‘수호탑 소환’을 사용했다. 안서희를 불러냈다. 그런데 그때. 뜻밖의 귓말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