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57)
#재능만렙 플레이어 557화
아까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 한 번 재주껏, 살아남아 봐라.
강선일 덕분에 ‘위대한 영령들의 시험’을 받을 수 있었다.
영령들의 시험을 프리패스로 통과했다.
프리패스가 아니었다면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프리패스를 하기 위해서 네게 세 가지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투사들의 전당]에 어울리는 위대한 특성이나 칭호. 그런데 이건 이미 가지고 있는 것 같고.
-또 다른 하나는 최소한 하나 이상의 위대한 업적이 기록되어 있어야 하는데.
-위대한 업적이 기록되어 있나? 솔직하게 말해. 없으면 없다고 하고.
심지어 강선일은 프리패스 만족조건을 친절하게 모두 설명해 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너. 업적에 석판에 기록되었을 때. 뭔가 이상한 것이 없었나?
-연기 잘하는군. 너는 그때 분명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후원의 크기가 생각보다 너무 작았겠지.
당시 상황의 이상했던 점도 짚어주었다.
말투와 태도는 불친절했지만, 내용 자체는 대단히 친절했었다.
뿐이랴.
-중간 관리자. 버그 검토를 요청한다.
강선일이 버그 검토를 요청해 준 덕분에.
-또한 본 시스템의 율법에 의거하여, 시스템의 버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김혁진 플레이어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산정하여 지급할 것입니다.
시스템으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해질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보상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강선일은 이사벨이 나타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었다.
‘물론…… 내가 제2의 심장을 활용해서 시간을 벌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지만…….’
김혁진은 최선을 다했고,
강선일은 아슬아슬할 만큼의 여유를 주었다.
김혁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모든 것이 강선일의 안배처럼 느껴진다면…… 너무 지나친 과장인 건가?’
물론 강선일이 ‘궁극의 투사’를 빼앗으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기분이 계속 들었다.
이사벨이 말했다.
“괜히 이상한 소리 해서 미안해.”
“아냐. 도와줘서 고마워.”
둘은 평범한 연인다운 대화를 이어갔다.
뭘 먹었는지, 요즘 어떤 기분인지, 평범하기 짝이 없는 대화를 했는데도 10분이 금방 지나갔다.
“이센을 줘보겠어?”
“여기.”
이사벨은 이센을 받아들었다.
한동안 멍하니 이센을 바라보던 이사벨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창을 내뱉었다.
“뭐한 거야?”
“혹시 몰라 보험 들어놨어.”
“무슨 보험?”
“응. 네 감각안에 보였을 정도면…….”
이사벨은 김혁진과 베른 사이에 현격한 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안다.
사랑하는 입장에서 그런 것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이사벨은 김혁진이 약해도 괜찮았다. 내가 지켜주면 되니까.
다만 문제는, 김혁진이 베른의 상태를 읽어냈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강렬하게 느끼고 있다는 거니까.’
안전장치를 해두어야 했다.
이사벨의 손에서 하얀빛이 새어 나왔다. 이센에게 어떤 힘을 불어넣었다.
“꽤 큰 힘을 소모하는 것 같은데. 괜찮아?”
“내 모든 힘을 소모해서라도,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되어야지.”
“……고마워.”
“고맙지?”
“응.”
이사벨이 알 수 없는 선망이 가득한 눈동자로 김혁진을 쳐다보았다.
김혁진의 감각안에 이사벨의 상태가 아주 짧게나마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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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칭찬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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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대충은 눈치챘다.
사실 감각안으로 보지 않아도 보였다. 이사벨은 지금 칭찬을 원하고 있었다.
김혁진은 저도 모르게 허허, 하고 웃고 말았다.
“왜 웃어?”
“그냥. 귀여워서.”
김혁진이 손을 들어 올려 이사벨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이사벨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 순혈의 검제야.”
“그 전에 내 아내잖아. 그럼 좀 귀여워도 될 거 같은데.”
말문이 막힌 이사벨은 황당한 듯 웃고 말았다.
검림의 주인.
순혈의 검제인데, 저 귀엽다는 말이 싫지 않았다.
김혁진에게는 귀엽게 보여도 괜찮았다.
기품있고 위엄있는 이사벨의 모습은 검림인들 앞에서만 보이면 되었다.
“걱정 마. 베른은 내가 알아서 단속할게.”
“…….”
“그런데 지금 당장 자를 수는 없어. 그 정도로 유능한 부관을 찾기는 어렵거든. 아까 남편도 봤지? 그자와 싸우는 거.”
“봤어.”
“그 나이 때에는 힘들어. 아무리 검림출신이라도.”
“어려?”
“응. 어려. 아무튼, 지금은 유능한 인재 한 명, 한 명이 귀한 상태야.”
이사벨은 검림의 속사정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는다.
그러나 남편인 김혁진에게는 달랐다.
“마탑이 제대로 준동하기 시작했어.”
마탑은 검림의 적이다.
마탑이 움직이면 검림도 바빠지기 마련이다.
“마탑주는 행방불명인데, 마탑들을 규합하고 세를 일으키는 놈이 탄생했거든.”
그게 누군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조만간 우리는 전쟁을 대비해야 할 지도 몰라.”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던 이사벨이 김혁진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너무 바빠서 힘들다, 쉬고 싶다, 남편이 보고 싶어 죽겠다, 등등.
만약 베른이 봤다면 눈이 뒤집혔을지도 모를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
시간이 다 되었다.
이사벨이 김혁진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쪽.
진한 스킨십은 없었다.
현재 이곳은 ‘은밀한 다과회’다. 수호자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
김혁진도 이사벨도, 이 곳에서 진한 스킨십을 할 생각은 없었다.
[‘화살 쏘는 아기 천사’가 실망합니다.]* * *
라푼델이 눈을 떴다.
‘방금…… 뭐였지?’
아까 뇌기에 반응했었다.
‘목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았다. 깨어나라 딸아. 네 진정한 자아를 되찾아라.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았다.
라푼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봤다.
‘이상한 기분이네.’
뭔가 커다란 것을 잊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찰스가 커다란 혓바닥으로 라푼델의 얼굴을 핥았다.
걸쭉한 침이 라푼델의 얼굴에 질질 흘러 내렸다.
“그, 그만!”
라푼델은 품속의 손수건을 꺼내 침을 닦아냈다.
그러던 찰나, 잠시 격리된 공간으로 사라졌었던 이사벨과 김혁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라푼델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이사벨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당신이 이 남자의 부인인가요?”
“네.”
“그렇다면 정식으로 사과드릴게요.”
라푼델은 치마 끝단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제가 비록, 제 첫 경험을 이분께 바치기는 했지만, 저는 불륜을 저지를 만큼 간악한 여인은 아니랍니다.”
“…….”
김혁진은 황당하다는 듯 라푼델을 쳐다봤다.
악의 없는 순수한 대화라는 것이 더 황당했다. 확실히 살아온 세상이 많이 다른 여자였다.
라푼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를 용서하여 주세요. 결혼한 줄도 모르고 그만…….”
“괜찮아요.”
이사벨이 가볍게 웃었다.
“제 남편은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랍니다. 그렇지, 남,편?”
김혁진은 괜스레 자리가 불편해졌다.
혹시라도 유혹에 흔들렸다가는 지구가 두 동강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베른이 말했다.
“이사벨 님. 저희는 이만 돌아가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
베른은 느꼈다.
‘나를 보시는 눈빛이…… 차가워지셨다.’
늘 이사벨을 동경했고, 이사벨의 모습을 눈에 담아왔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이사벨의 눈빛이 전과 달랐다.
‘이 모든 것은…….’
저 인간.
김혁진이라는 인간.
저 인간 때문이다.
베른이 김혁진 앞으로 다가가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이사벨 님의 부군께도 작별인사를 올려야겠군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 * *
이사벨과 베른은 검림으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푼델과 김혁진도 ‘투사들의 전당’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서울역 던전의 지하광장이었다.
김혁진은 라푼델을 데리고 그리 어렵지 않게 서울역 던전을 완전히 클리어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라푼델을 어찌한다…….’
라푼델에게는 서버급 퀘스트가 걸려 있었다.
라푼델의 아버지를 찾아야 했다.
김혁진이 말했다.
“일단 여기서 쉬고 있…….”
김혁진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라푼델이 이미 잠들었기 때문이었다.
라푼델은 김혁진의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워 그냥 잠들어 버렸다.
긴장이 풀린 모양이었다.
김혁진은 거실로 나가 소파에 앉았다.
이번 ‘투사들의 전당’을 통해 얻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수호자들 사이에 파벌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알았다.
2. 잭슨과 강선일.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3. ‘궁극의 투사’를 획득했다.
4. 시스템이 합당한 보상을 정리 중이다.
김혁진은 ‘궁극의 투사’를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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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투사]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투사가 획득할 수 있는 신비로운 특성입니다. 본 특성을 가진 자는 특수한 필드인 ‘투사들의 전당’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선대 투사들의 영령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 특성을 가진 자는 ‘투기(鬪氣)’를 끌어올릴 수 있으며 투기 발산 시 전투와 관련된 모든 능력이 증폭됩니다.
옵션:
1) 투사들의 전당 활성화 (활성화 시간 : 5분)
2) 투기(鬪氣) 발산 (활성화 시간 :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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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옵션이네.’
영령들로부터의 도움.
그리고 전투와 관련된 모든 능력의 증폭.
‘그런데…… 강선일이 그토록 탐을 낼 만큼의 능력인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강선일 정도면 이런 특성 없이도 자유자재로 투기를 발산할 수 있다. 투사들의 전당 활성화는 더더욱 필요 없는 옵션이었다.
‘투사들의 전당을 창조한 본인이니까.’
그런데도 강선일은 이 능력을 탐했다. 두 개 중 하나였다.
‘이 특성에 비밀이 숨겨져 있거나.’
그도 아니면,
‘강선일이 필요한 척했거나.’
다행히 김혁진에게는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체력을 조금 회복한 뒤 무명안을 사용하여 살펴보기로 했다. ‘궁극의 투사’에 비밀이 감춰져 있다면, 무명안으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혁진 플레이어. 보상 산정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래?”
“김혁진 플레이어는 본래 두 가지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만.”
하나는 코인.
하나는 아이템.
“시스템의 권고사항이 있었습니다.”
“권고?”
김혁진이 피식 웃었다.
“아이템 대신 코인을 선택하라고?”
“……그렇습니다.”
시스템은 김혁진 자신이 지나치게 독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기는 싫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에 반해 코인은?
코인이 많으면 물론 좋다.
그러나 지금 김혁진에게 있어서 코인 자체가 특별히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나온단 말이지?’
핸드폰을 꺼내 날짜를 살펴보았다.
2020년 4월 26일이었다.
‘4월 26일이네.’
4월 26일은 김혁진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그날이 바로 김혁진이 회귀를 했던 날짜였으니까.
김혁진은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내일. 2020년 4월 27일.’
회귀전과 똑같다면,
4월 27일부터 세계 각 서버에서 새로운 몬스터인 ‘코인 박스’가 등장한다.
코인을 어마어마하게 드랍하는 박스 형태의 몬스터였다.
이 몬스터의 등장으로 인해 약 90일 동안 코인의 가치가 급락한다.
그걸 노리는 것 같았다.
김혁진이 말했다.
“혹시 오늘까지 선택해야 하는 거야?”
“맞습니다.”
확실해졌다.
‘내일. 코인 박스가 등장하겠네.’
그 몬스터를 염두에 두고 시스템이 이런 제안을 한 것 같다.
코인을 아무리 많이 받아 봐야, 휴짓조각이 되어버리니까.
그리고 이런 보상을 선택하면 아무리 멘탈이 단단해도 흔들리기 십상이니까.
‘근데 말이야.’
시스템조차 알지 못했다.
김혁진이 회귀자라는 사실을.
세니아와 눈을 마주쳤다.
세니아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김혁진의 입가에 서린 미세한 미소를 읽어냈다.
무엇인가를 또 해낼 것 같은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