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72)
#재능만렙 플레이어 572화
‘영웅력이 무엇입니까?’
세니아는 황급히 매뉴얼을 확인해 봤다. 마침 중간 관리자의 매뉴얼도 업데이트가 되어 있었다.
“영웅력은 신체 스탯 대신 주어지는 특별한 능력으로서, ‘대적하는 영웅’ 혹은 그에 준하는 영웅 칭호를 가진 자에게만 주어지는 능력입니다.”
“쓰임새는?”
“신체 스탯의 사용과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일인전쟁에 대한 설명을 확인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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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인전쟁(一人戰爭)
-혼자서 전투를 치를 때, 해당 칭호로 상승된 스탯을 소모하여 강력한 힘을 방출합니다.
-해당 효과는 일대 다수, 혹은 일대일의 전투에 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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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된 스탯을 소모하여 강력한 힘을 방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김혁진 플레이어는 스탯 대신 영웅력이 소모됩니다.”
“나쁜 거네?”
스탯의 경우는 소모하지 않아도 신체에 영향을 끼친다.
간단한 얘기다.
힘을 높이면 힘이 강해지고 민첩을 높이면 몸놀림이 가벼워진다.
그러나 영웅력은?
평소에는 그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단순히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1 영웅력은 1 스탯의 10배 이상의 힘을 발휘합니다…… 라고 매뉴얼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니아의 눈이 매뉴얼 끝, 한 글귀에 닿았다.
[영웅력은 그 효용성이 매우 크기에 획득하기 매우 힘든 이능입니다. 소수점 단위로만 주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니, 중간 관리자들은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세니아가 물었다.
“김혁진 플레이어. 영웅력을 어느 정도 획득하셨다고 하셨습니까?”
“1 영웅력.”
그래도 나름 마탑의 마법사를 사냥했는데.
생각보다 좀 적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보통은…… 소수점 단위로만 주어진다고 합니다.”
“그래?”
“매뉴얼에 따르면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세니아는 이 상황이 그렇게까지 이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김혁진 플레이어의 과거 플레이 기록을 찾아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매 레벨업마다 일반 스탯과 더불어 랜덤스탯을 추가적으로 획득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가장 놀란 최현수였다.
‘랜덤스탯을 계속 획득해?’
운이 좋아야 하나 얻을 수 있을까 말까.
3레벨업에 하나 받으면 잘 받았다는 랜덤스탯을 어떻게 꾸준히 받는단 말인가.
‘아니. 거신 길드장이라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거신 길드장 김혁진이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똑똑히 봤었다.
기적의 재림을.
김혁진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었다. 적어도 최현수에게는 그랬다.
‘거신 길드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랜덤 스탯도 넘칠 만큼 받았던 김혁진이다.
같은 맥락으로, 영웅력의 획득양도 여타 다른 ‘영웅’들에 비하여 훨씬 많은 모양이었다.
김혁진이 씨익 웃었다.
‘좋네.’
그런데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이 강해졌네, 도둑놈 주제에.”
* * *
천수지가 눈을 크게 떴다.
‘저 사람은…….’
송정희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천수지가 알기로 송정희는 분명 플레이어의 자격을 박탈당했다.
송정희가 몰락하면서 송정희가 이끌던 철혈사자는 무너져 내린 상태.
‘기세가 어마어마한데?’
김혁진과 같은 감각안은 없지만 그래도 본능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강해.’
김혁진이 송정희 쪽을 쳐다보았다.
송정희로부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김혁진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너. 중국이랑 손잡은 거냐?”
송정희로부터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의 정체는 사기(死氣)였다.
김혁진이 여러 번 느껴봤던 그 기운.
사람의 생명력을 빨아들여 플레이어를 강제적으로 성장시키는 그 기운이 느껴졌다.
송정희가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중국은 무슨 중국.”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네.”
“중요한 건, 오늘 내가, 너를 죽일 거라는 사실이지.”
김혁진은 피식 웃었다.
‘송정희의 어딘가가 이상하다.’
송정희가 맞기는 한데, 또 반쯤은 송정희가 아닌 것 같았다.
외부의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송정희의 분노…… 등을 이용하여 송정희를 움직이고 있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송정희의 마음속 어두운 부분을 건드려 송정희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는 송정희냐?”
“아까부터 왜 이렇게 헛소리를 하실까.”
송정희가 씨익 웃었다.
이빨이 야생동물처럼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혀로 붉은 입술을 핥았는데, 그 혀가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길었다.
김혁진이 말했다.
“천수지 씨, 최현수 씨 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세요.”
“네? 왜요?”
“둘을 보호하면서 싸우기 힘들 거 같으니까.”
“…….”
천수지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김혁진과 자신 사이에 현격한 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우린 빠지죠.”
“……네.”
그건 최현수도 마찬가지였다.
천수지와 최현수가 멀어졌다.
김혁진이 한 가지 사실을 짚었다.
“이 근방에 플레이어들의 지원이 있어야 했는데. 없네.”
마탑의 마법사를 제외한 다른 몬스터들은, 상위급 플레이어들이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하다.
1세대 플레이어 타운이라 할 수 있는 DMC 인근에서 이미 많은 플레이어가 지원을 나왔을 터.
그러면 주변에 상위급 플레이어들이 많이 느껴져야 하는데, 느껴지지 않았다.
“가까이 있던 여섯 명은 내가 죽였고.”
“…….”
“나머지는 결계로 막았어.”
“어째서?”
“나는 여기서 널 죽일 거고.”
파밧!
여기저기서 불꽃이 튀었다.
주변의 CCTV와 자동차 블랙박스가 터져 버렸다.
“내가 널 죽이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없으면 좋겠거든.”
“왜?”
“[그분]께서 원하지 않으시니까.”
“그분이 널 그런 괴물로 만들었나?”
김혁진의 감각안에 똑똑히 보였다.
어쩌면 다논보다 더 살육에 미쳐 있었다.
눈동자는 살기로 번뜩이고 있었다.
적안을 가지지 않았는데도 적안을 가진 것 같았다.
송정희의 눈동자는 탐욕스러웠다.
살인과 피를 향한 끈적한 탐욕이 눈동자에 가득 서려 있었다.
송정희가 풉,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한국 국격의 신화라지?”
틀린 말은 아니었다.
특히 이번에 ‘플레이어의 양분’ 사태로 한국 국적 자체가 보물이 되어버리는 상황까지 연출되었으니까.
“그러나 그건 내 자리를 도둑질한 거잖아.”
송정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너만 없었어도, 내가 신화가 되었겠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김혁진이 봤던 철혈군주 송정희는 철혈군주라고 볼 수 없었다.
그런 이명이 붙기에 한참이나 부족했었다.
송정희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물론이지. 네놈만 없었다면, 영웅이 되는 건 나였어.”
“…….”
“내 물러터진 오빠가 후계자가 될 일도 없었고.”
송정희가 씨익 웃었다.
손을 들어 올렸다. 손톱이 길게 자라났다.
손톱에는 검은색 기운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여기서 선포한다.”
저 말이 하나의 영창처럼 느껴졌다.
아주 짧은 영창.
무엇인가를 선포하는 듯한 영창이었다.
“나는 네놈을 죽일 것이고.”
진득한 살기가 흘러나왔다.
“감히 나를 배신한 내 오라비와 할아버지를 내 손으로 죽여 그 심장을 뜯어 먹을 거야.”
“백검우.”
김혁진이 백검우를 사용했다.
* * *
무엇인가,
김혁진도 알지 못하는 것이 벌어졌다.
플레이어의 자격을 박탈당했던 송정희가 이전보다 훨씬 강해져서 돌아왔다.
백검우를 통해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호호호호호!”
검에 관통당한 상처에서는 피가 나오지 않았다.
구멍만 송송 뚫렸다가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극상마법이 안 통해?’
파괴력의 부족은 절대 아니었다.
아주 특별한 설정값이 걸려 있는 것 같았다.
애초에 극상마법이 닿지 않는 특별한 설정이 걸려 있었다.
“네놈이 자랑한다는 극상마법이 겨우 이 정도야?”
“극상마법이라는 말은 어디서 들었어?”
극상마법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분]께서 가르쳐주셨지.”
“…….”
도대체 그분이 누굴까.
그자의 목적이 무엇일까.
왜 송정희에게 힘을 주었을까.
김혁진이 고개를 숙였다.
휘익-!
기다란 채찍이 김혁진이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내 채찍이 땅에 닿았다.
쾅!
땅이 깊게 파였다.
깊게 파인 땅 사이로, 검은색 기운이 스파크처럼 튀었다.
송정희의 채찍은 뱀처럼 교묘했고 빨랐다.
“호호호호호!”
송정희는 마치 신체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채찍을 휘두르다가,
김혁진이 가까이 다가오면 왼손을 휘둘렀다.
“가까이 와주니 고맙네.”
송정희의 왼손에는 검은색 기운이 서려 있었고, 그 기운은 마치 단뢰의 기운과 비슷했다.
세상에 남아 세계를 손상시키는 힘.
거리가 멀어지면 채찍이 날아들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손톱이 접근했다.
‘맞으면 위험하겠는데.’
김혁진이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일반적인 공격은 안 돼.’
안식의 번개를 사용하기에도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모든 M/P를 다 소모해야 하니까.
검림천살검 1식 수호.
초월급 아티팩트 이센이 원형의 궤적을 그렸다.
잔상이 남은 원형의 궤적이 뱀처럼 날아드는 송정희의 채찍을 튕겨냈다.
순간,
송정희는 채찍을 땅에 버렸다.
“언제까지 요리조리 도망만 치며 막기만 할 거지?”
마치 김혁진의 이형환위와 비슷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순식간에 김혁진과의 거리를 좁혔다.
송정희가 입을 벌렸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났다.
콱!
송정희의 송곳니가 김혁진의 목덜미를 물었다.
목덜미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김혁진이 이센을 휘둘러 송정희를 떼어냈다.
멀어진 송정희가 입맛을 다셨다.
“피가 맛있네. 어때, 나한테 물린 소감이?”
퉤!
무엇인가를 뱉었다.
김혁진의 살점이었다.
김혁진은 차분히 서서 송정희를 바라보았다.
‘어지럽네.’
무명안 때문에 여러 번 어지러움을 느낀 덕택에 어지러움에도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모양이었다. 조금 불편한 정도일 뿐,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네 피만 핥아도 이 정도인데, 네 심장을 씹으면 얼마나 황홀할까?”
김혁진은 이센을 고쳐 쥐었다.
겉보기로, 김혁진은 비장해 보였다.
세니아는 약간 긴장했다.
송정희가 어떻게 저렇게 강해져서 나타났는지는 차치하고서, 플레이어에게 이 정도로 밀린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차분하게 중계를 이어갔다.
김혁진을 믿었다.
수호자들에게만 들리는 음성으로, 차분하게 말했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현재 최고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성장한 수호탑은 물론이고, 무색용조차도 소환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녀만의 해석을 덧붙였다.
“제가 아는 김혁진 플레이어라면 송정희의 이빨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두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세니아의 말은 진실에 가까웠다.
김혁진은 한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목을 내주었다.
송정희의 이빨을 통해 그 기운을 몸속에 받아들였다.
제2의 심장.
이사벨에 그 기운을 보내 몸에 동화시켰다.
바로 얼마 전, 강선일과 만났을 때 했던 그 작업과 똑같은 작업이었다.
확인해야 했다.
저 기운이 강선일의 기운인지.
몸속으로 받아들여 확실히 확인했다.
‘이 기운은…….’
겉보기로는 강선일의 기운과 비슷했다.
검은색 기운.
모든 것을 부숴 버릴 것만 같은 강맹한 기운.
‘그러나…… 본질적으로 강선일의 기운과는 달라.’
강선일의 기운은 패도 그 자체다.
우주를 무릎 꿇릴 것 같은 강대한 패기가 느껴졌었다.
‘강선일에 비하면 너무나도 조악하고 치졸한 기운이다.’
겉보기는 비슷했지만, 본질이 달랐다.
그러니까 이 기운은 강선일의 기운이 아니라, 강선일을 표방하는 어떤 다른 기운이었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제, 진짜 한 번 해볼까?”
상대의 힘은 완전히 파악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김혁진 자신의 힘을 파악해 볼 차례였다.
[영웅력을 소모하시겠습니까?]이번에 획득한 힘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