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76)
#재능만렙 플레이어 576화
“그것이 정확히 언제…… 입니까?”
세니아는 속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제발, 김혁진이 제대로 된 답을 말하기를 빌었다.
김혁진이 대답했다.
“시작은 강남역 던전이었어.”
“강남역 던전이라면…….”
“맞아. 차원급 퀘스트가 진행되었던 곳.”
세니아의 날개가 파르르- 떨렸다.
김혁진의 말이 맞았다.
‘그곳에서 차원급 퀘스트를 진행했었어……!’
강남역 던전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세니아는 이내 그 때 받았던 퀘스트의 명칭까지도 기억해냈다.
“그 퀘스트의 이름이…….”
“그래. [테헤란로의 기적]이었어.”
시스템으로부터는 추가적인 알림이 들려오지 않았다.
매뉴얼 업데이트도 계속 지연되는 중.
시스템이 원하는 대답이 더 있다는 뜻이었다.
세니아는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질문을 이어갔다.
“왜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이 퀘스트는 차원급에 해당하고, 나는 이미 차원급 퀘스트를 진행했잖아. 우리가 그 곳에 들어가자마자 본 것이 뭐였어?”
쇼비도비가 챙챙! 가위질을 하며 나타났다.
순식간에 관련영상을 찾아 공유해주었다.
[‘테헤란로’에 입장하였습니다.] [퀘스트. ‘테헤란로의 강철포식수(强鐵捕食樹)’ 가 생성되었습니다.] [‘테헤란로’ 일대가 일시적인 ‘포식수 군락지’로 선포됩니다.]강철포식수가 그곳에 존재했었다.
“강철포식수였었습니다.”
“이번 퀘스트는 지저 거인, 도깨비와 큰 연관이 있으면서, 차원급 규모에 해당하는 거대 퀘스트잖아.”
지저 거인과 연결되는 키워드들이 몇 개 있다.
포식수는 그 중 하나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강철포식수가 재배되는 것을 확인했고, 거기서 새로운 존재를 만났어.”
화신지체인 강상구마저 쓰러지게 만들었던 불길을 가진 자.
불거인이 그곳에 있었다.
김혁진이 당시 있었던 일들을 순차적으로 읊었다.
“불거인이 강철포식수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알아냈었지.”
불거인은 이렇게도 말했었다.
“순혈의 검제. 포식수 군락지의 주인. 물거인의 농장. 그리고 그 미천한 몸으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존재값까지. 너.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진명을 가진 거냐?”
그 이후,
나찰사와 전투를 치렀었다.
“네 수준에서 화경의 경지에 들어선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더더군다나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결국 나찰사를 죽이는 데 성공했었다.
“언젠가 네가…….”
얼굴이 완전히 사라졌다. 허공에 목소리만 남아 흩어졌다. 중간의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에서 기다릴게.”
김혁진이 말을 이었다.
“뿐만 아니라 나찰들의 왕. 모든 것의 파멸을 원하는 왕 나찰사가,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린다고 했어.’
이후, 그곳에서 린하이와 생사를 건 전투를 벌였다.
물론 린하이 입장에서만 생사를 건 전투이긴 했지만.
김혁진은 나찰뇌창의 진정한 주인을 가리기 위하여 일부러 죽어준 뒤, 포식수 군락지의 진정한 지배자 칭호효과를 통해 부활했었다.
“그다음은 법칙이 무너진 금지된 탑. 바베룬탑이 나타났었지.”
“그렇습니다. 그때 김혁진 플레이어는 [푸른 뇌전의 나팔수]를 강림시켜 위기를 벗어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스템은 그 클리어 방법을 매우 변칙적이라고 표현했었다.
[전원 생존을 확인합니다.] [히든 피스 : ‘전원 생존’이 만족되었습니다.] [전원 생존에 대한 특전이 부여됩니다.] [바베룬탑 내. 급행 엘리베이터가 생성됩니다.]당시 기억을 떠올린 세니아가 날개를 부르르 떨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알겠다.
하나하나.
플레이 과정 하나하나가 모조리 기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꼭대기까지 진입하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급행 엘리베이터입니다. 이 역시. 전 차원 최초입니다.”
계속해서 ‘전 차원 최초’를 일궈냈었다.
바베룬탑 꼭대기에 도착하니 2개의 왕좌가 존재했었다.
김혁진은 두 왕좌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했어야 했고, 도중에 잭슨이 나타나서 이런 말을 했었다.
“당신에게 기름붓기 위하여, 당신이 사랑하는 이의 피가 필요합니다. 세례자의 슬픈 숙명이지요. 그리고 당신은 당신의 동생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옳은 선택을 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 이곳에서 죽을 겁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죠. 퀘스트에서 말하는 ‘왕의 분노’는 아까의 뇌전보다 더욱 거대한 위험입니다. 그 누구도,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을 겁니다.”
그곳에서 위대한 ‘왕의 분노’를 마주했었다.
시스템이 말한 무시무시한 왕.
법칙을 어긴 자를 심판하는 힘을 가진 왕.
고래일족의 왕이자 천공의 왕인 나프탄의 분노였었다.
처음에는 나프탄이 아니라 딸인 나탈리가 나타났었다.
“첫 번째 임무인데. 오빠 때문에 망했어요. 아빠가 많이 실망하실 거예요.”
“그건 내 사정이 아니고.”
“왜 그렇게 화가 났어요? 오빠 다정한 사람이었잖아요.”
“주위를 봐. 내가 화가 안 나게 생겼나.”
“이, 임무에만 신경 쓰느라 전혀 몰랐어요. 목소리 톤도 신경 쓰느라고…….”
여전히 시스템은 침묵을 유지하는 중.
김혁진이 계속 말했다.
“강철포식수에, 물거인을 언급한 불거인에, 나찰들의 왕에, 세례자에, 천공의 왕에, 강선일까지.”
그때 강선일이 나프탄의 딸인 나탈리의 팔을 잘라내기도 했었다.
“처음에 목을 잘랐어야 했는데. 역시 고래는 고래라는 건가.”
그리고 강선일은 이렇게도 말했었다.
“네놈. 차원급 퀘스트를 진행했고.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오른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네놈은 바베룬 탑의 꼭대기에 올랐으며, 거인이 아니라 고래일족의 후계자를 불러들였다.”
“이 모든 걸 모르고 했다고?”
김혁진과 대화를 나누던 세니아는 생각에 잠겼다.
김혁진의 말이 전부 맞았다.
‘스케일이 어마어마했고, 모든 과정이 기적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불멸자까지 언급되었던 퀘스트였습니다.’
김혁진의 플레이 전체를 관통하는 모든 키워드들이 차원급 퀘스트 내에 존재했었다.
“누군가, 너희를 [불멸자]로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최강의 종족이 불멸자가 되고, 그 불멸자가 오로지 ‘심판’을 위해 존재한다면 누군가에게는 큰 이득이 되는 것 같아.”
그리고 그곳에서 나프탄은 소천공을 만들어냈고 무려 이사벨과도 재회했었다.
단순히 재회한 것이 아니라 이사벨은 절대권능까지 사용했었다.
[‘순혈의 검제’가 절대권능을 사용합니다.] [‘검제의 낙인(烙印)’이 적용 되었습니다.]그때.
린하이는 ‘섬김의 뇌전 창술가’로 전직했었다.
‘생각해 보면 회귀 전 린하이도 혜성처럼 나타나 갑자기 강해졌어.’
그리고 푸른 뇌전의 나팔수는 바베룬탑에서부터 이미 린하이와 김혁진을 돕고 있었다.
한 가지가 확실해졌다.
푸른 뇌전의 나팔수는 ‘마왕과 반대되는 진영’의 수호자였다.
단서는 더 있었다.
하필이면 그 곳. 푸른 뇌전의 나팔수가 돕고 있던 그 곳에서 차지혜와 관련된 단서도 획득했었다.
‘차지혜도, 혜성처럼 나타나 갑자기 두각을 드러낸 플레이어.’
린하이.
차지혜.
모두 마왕과 반대되는 진영의 수호자와 계약한 플레이어들이라 해석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들에 대한 정보를 이전 차원급 퀘스트인 ‘테헤란로의 기적’에서 획득할 수 있었고,
푸른 뇌전의 나팔수가 순순히 강림에 임해 김혁진을 도와줬었다.
‘수호자들 간의 전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거야.’
모든 단서가 말해주고 있었다.
김혁진이 여태까지 해왔던 것.
‘테헤란로의 기적’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마왕과 적대하는 시나리오’였다.
“이미 마왕측 시나리오와 이 쪽 시나리오의 전쟁이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거야. 내가 그 중심축이고.”
하나하나 떨어져있던 단서들이 통합되었다.
“결국 나는 회색 고리의 클리어 크리스탈을 부수고 이상한 보상을 받았어.”
[지구 차원 내 모든 서버 플레이어의 자발적 성장을 80으로 제한합니다.] [‘거인들의 산맥’에 대한 단서가 주어집니다.]‘거인들의 산맥’은 분명히 이상한 보상이었다.
“[거인들의 산맥]에 특별한 힘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
“글쎄. 플레이어를 잡아먹는 힘.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시력을 잃게 만든다거나. 정신을 갉아먹는다거나.”
당시 1세대 중간 관리자인 ‘없는’과도 대화를 나눴었다.
“실제로 한 차원에서 [크로노스의 반지]의 마성에 잡아먹혀 괴물이 된 플레이어가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하얀 로너프의 속옷]에 사로잡혀 시체로 썩어간 놈도 있었고.”
“왜 잡아먹힌 거지?”
“주인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니까.”
세니아는 당시 수호자들이 떠들었던 내용을 기억해냈다.
‘거인들의 산맥’이 14번 나왔었네, 아니네, 그런 말들이 오갔었다.
당시.
저울의 아낙네가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했었다.
-공식적으로, 전 차원에서 6번 등장했었던 아티팩트입니다.
세니아의 날개가 계속해서 떨렸다.
‘[저울의 아낙네]께서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건…… 역시 [거인들의 산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저울의 아낙네에게도 매우 중요한 키워드라는 소리다.
보통 숫자까지 저렇게 정확하게 기억하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
저울의 아낙네는, 마왕군과 대적했던 8영웅 중 한 명. 곽태운의 수호자이기도 했다.
“내가 여태까지 진행해 왔던 모든 것들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게. 거인과 용족.”
진주오공-포식수로 이어지는 지저 거인.
지저 거인을 희생양으로 택했던 다른 거인들.
거인과 전쟁을 치렀던 용족.
“그리고 그들의 전쟁에 깊게 관여했던 불멸자.”
천공의 왕을 불멸자로 만들려던 어떤 세력.
아마도 그들 역시 불멸자일 것이다.
“그 불멸자를 추적, 사살하는 검림. 그리고 검림과 대적하는, 불멸자의 대표격인 마탑.”
김혁진의 시나리오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단순히 김혁진만의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그리고 내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수호자분들과 마왕군을 지지하는 수호자분들의 대립. 나는 이런 연결고리들을 찾아냈어.”
“…….”
“그리고 그토록 방대한 정보를 획득한 곳을 클리어하고 얻은 단서. 거인들의 산맥은 [자격을 갖춘 자]만이 입장할 수 있는 곳이었고. 뭔가 겹치지 않아?”
“자격이라는 키워드가 겹치는군요.”
어깨를 으쓱했다.
“자격을 갖춘 자만이 [지저시대의 유산]을 클리어할 수 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나는 이미 차원급 기적인 [테헤란로의 기적]을 이루어냈어. 동시에 거인들의 산맥에 입장할 수 있는 자격까지도 갖추었고. 그런데 [지저시대의 유산]도 내게 자격을 요구하고 있지. 나는 두 개의 자격이 완전히 다른 자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렇습니까?”
“어. 둘은 이어지는 하나의 시나리오니까. 그래서 [지저시대의 유산]이 내게 자격을 요구하고 있는 거고. 그 자격이 이전 시나리오의 클리어야. 마찬가지로 [거인들의 산맥]에 입장할 수 있는 조건이 바로 [지저시대의 유산]의 자격을 검증받는 것.”
둘은 연결되어 있었다.
두 조건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
둘의 만족 조건이 서로의 만족 조건이었다.
“결국 나는 차원급 기적을 이미 일으켰고, 자격은 검증된 셈이지. 덕분에 거인들의 산맥에 대한 자격도 함께 획득했고.”
결국,
세니아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김혁진의 자격을 확인했다는 알림이었다.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가,
결국에 인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세니아가 말하려고 했다.
“시스템이 인ㅈ…….”
그런데 김혁진이 말을 끊었다.
“서로가 서로의 자격이야. 둘의 연관성을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생각해.”
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느냐, 나아가지 못하느냐에 따라 시스템의 스탠스도 바뀌었겠지.”
“스탠스가…… 말입니까?”
“여태까지 내가 해왔던 것들과 연계되느냐, 아니면 단발성으로 끝나느냐.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봐. 나는 두 퀘스트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냈고, 공식적으로 언급했어. 괜히 연결고리가 존재하고, 그 연결고리를 알아내라는 시험을 부여하지는 않았을 거야.”
“…….”
“그러니 아마 변화가 있겠지.”
시스템은 알아서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제 권리는 제가 찾아야 한다.
그때.
알림이 이어졌다.
[시나리오의 연계성을 완벽하게 파악하였습니다.] [두 개의 차원(급) 퀘스트의 연속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차원급 히든 피스’를 만족하였습니다.]김혁진이 숨겨져 있던 것을 파악하고 언급했다.
그에 따라 시스템이 여지껏 꼭꼭 숨겼던 것만 같은 알림이 들려왔다.
[‘거인들의 산맥’과 ‘지저시대의 유산’이 연계됩니다.] [정식으로 차원급 퀘스트가 발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