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94)
#재능만렙 플레이어 5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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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위로가 필요한 초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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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에 노란빛이 떠올랐다.
눈으로 노란빛을 클릭하자 작은 퀘스트가 하나 포함되어 있었다.
[퀘스트. ‘새로운 초월종과의 인연’]퀘스트를 활성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간단하게 클릭 한 번으로 퀘스트가 발동되었다.
[퀘스트. ‘새로운 초월종과의 인연’이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위로가 필요한 랄라에게 위로를 해주라는 내용이었다.
위로의 내용도 복잡하지 않았다.
애초에 랄라 스스로가 말을 했다.
“제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해주세요.”
김혁진은 덤덤하게 말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랄라는 잘못이 없었다.
심지어 랄라는 가족을 사랑했었다.
덕분에 세례자에게 세례도 받을 수 있었겠지.
랄라는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사랑했을 뿐이었다.
잘못은 그녀의 아버지와 룬타가 했다.
“한 번만 더 말해주세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랄라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냥 누군가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걸 듣고 싶었다.
“안아주면 안 돼요?”
김혁진은 잠자코 랄라를 쳐다보았다.
위로가 절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 랄라는 이성이 아니었다.
한때 사랑했던 가족을 모두 잃은 연약한 고래였다.
김혁진은 별다른 말없이 랄라를 안고서 토닥여주었다.
랄라는 한참 동안이나 흐느끼며 울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랄라가 입을 열었다.
“추태를 보여서 미안해요.”
김혁진의 품에 안긴 랄라가 고개를 들어 김혁진을 바라보았다.
랄라는 분명 아름다웠지만, 김혁진은 그것에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고래일족도 눈이 붓는구나.’
그게 신기할 뿐이었다.
그 강대한 고래일족도 눈이 붓다니.
“저는 당신에게 청혼할 수 없어요.”
“…….”
“그렇지만 제게는 당신이 필요해요.”
랄라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딘지 모르게 심술 같은 것도 보였다.
마치 어린아이가 심통 난 것 같기도 했다.
‘아.’
알 것 같았다.
랄라는 지금 막 새로 태어났다.
천공의 왕 나프탄의 딸인 나탈리도 제법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였었다.
말하자면 랄라는 지금 거의 신생아인 상태였다.
“저는 외로움이 싫어요. 제 옆에 있어 주시겠다고 해주시면 안 돼요?”
“안 됩니다.”
“청혼하지 않을게요.”
랄라의 간절한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불쌍해 보이기는 했지만 안 되는 건 안 된다.
“제 연인이 되어달라고 억지 부리는 게 아니에요.”
“그럼요?”
“제 가족이 되어주세요.”
“가족?”
김혁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랄라의 마음을 알기는 알겠다.
랄라는 지금 고독하고 외로운 상태이며, 가족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겠다.
슬프게도 랄라의 가족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족이 되어달라니?
“저는 새로 태어났어요. 말하자면 저는 1살이 된 거예요. 맞죠?”
“그렇죠.”
“그러니 제게는 든든한 보호자가 필요해요.”
“…….”
순간 김혁진은 할 말을 잃었다.
고래일족에게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나탈리에게도 보호자가 있기는 하니까…….’
태어나면서부터 강자인 고래일족이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니 뭔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일단 납득하기는 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이 구체화되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 [랄라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십시오.]이게 뭐 별거라고.
과거의 랄라는 이제 없다.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제게 이름을 지어주세요.”
“당신의 이름은…….”
“반말로 해주세요.”
“……반말로요?”
랄라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왜 반말을 듣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만, 해달라는 대로 해줬다.
“네 이름은…….”
“제 이름은.”
고민은 길지 않았다.
김혁진에게 훌륭한 작명센스는 없었다.
“초롱이.”
다람쥐니까 다롱이라고 부르기로 했었다.
용이니까 용돌이라는 이름을 주었었다.
초월종이니까 초롱이였다.
“좋아요. 초롱.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와 동시에 퀘스트 클리어 알림이 들려왔다.
[퀘스트. ‘새로운 초월종과의 인연’이 클리어되었습니다.] [퀘스트 클리어 보상이 주어집니다.]랄라.
이제는 초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고래일족이 방긋 웃었다.
“이름을 지어주셔서 감사해요.”
더 밝게 웃었다.
“아빠.”
* * *
김혁진은 약 1분간 멘탈 붕괴 현상을 경험해야 했다.
세니아와 대화를 나눠보니, 새로이 태어난 초월종에게 이름을 붙여준 자가 부모가 된다고 했다.
“……그런 설명은 없었잖아?”
“저도 방금 알았습니다. 새로운 초월종을 탄생시키는 플레이는 전 차원을 통틀어서도 거의 없었습니다. 굉장히 희귀한 경우고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초롱에게 중요한 것은 연인 사이의 사랑이나 애정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옆에 든든히 있어 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다.
그게 연인이든, 아버지든, 혹은 오빠든 뭐든.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했다.
“제 아빠가 되어주셔서 고마워요.”
“……그래.”
“혹시라도 거절하시면 어쩔까 두려웠어요.”
초롱이가 해맑게 말을 이었다.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저는 결국 이 세계와 함께 붕괴되었을 거예요.”
“붕괴된다고?”
“네. 정체성 확립이 되지 못한 불완전한 존재였을 테니까요.”
“붕괴되면 어떻게 되는데?”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이곳이 붕괴되면서 이곳의 기운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았을까요?”
“다른 곳?”
“이곳과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는 곳이겠죠?”
초롱이가 김혁진을 바라보았다.
김혁진은 지구 차원. 그중에서도 한국 서버에 적을 두고 있다.
‘한국 서버로…… 천공의 마나가 흘러갔을 거라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 천공이 기존에 알고 있던 천공보다 유순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는 해도, 천공은 천공이다.
천공의 마나가 한국 서버에 스며드는 순간 대부분의 인간은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다.
“가족이 생겨서 기뻐요.”
초롱이 허리를 숙였다.
그와 동시에 초롱의 몸이 점점 작아졌다.
자아를 확립했으니, 그에 따라 몸이 변화하는 것 같았다.
‘어려졌다……?’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헤헤.”
몸이 어려졌고 목소리도 어려졌다.
인간으로 치면 7살 전후의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하얀 피부와 붉은 눈동자를 가진 초롱이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가 되어 있었다.
존재 자체에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존재감과 외모 사이에서 커다란 괴리가 느껴졌다.
김혁진은 허허- 하고 웃고 말았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아예 시스템이 나서서 공증까지 해주었다.
[신(新) 초월종 초롱이와의 관계가 확립됩니다.] [확립된 관계는 부녀(父女)입니다.]초롱이가 또 말했다.
“다행히 아빠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여기서의 위대한 힘은 ‘테르마’의 힘을 뜻하는 것 같았다.
줄곧 김혁진이 가진 테르마의 힘을 위대하다고 표현했었으니까.
“그러니 저와의 관계를 확립할 수 있었을 거예요.”
“만약 없었다면?”
“음…….”
초롱이는 또 해맑게 헤헤 웃었다.
“존재값 사이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고 소멸되지 않았을까요?”
“……누가?”
“아빠가요.”
초롱이는 별안간 웃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다면, 혼자남은 저는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을 거예요. 분명히 저는 아빠의 뒤를 따라갔을 거예요.”
그러면 이 천공은 붕괴될 것이고, 한국은 멸망에 준하는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한국을 구했다.
* * *
슈르트와 강솜이가 거의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슈르트 씨, 느껴져요?”
“네. 느껴집니다.”
순식간이었다.
슈르트의 함선 주변에 자욱한 안개가 끼었다.
강상구가 불꽃을 일으키며 주위를 밝혔다.
“뭐야, 이 검은 안개는? 엥? 내 마나가 흡수되네.”
마법은 소용이 없었다.
강상구의 불도, 곽태운의 바람도 모조리 안개에 흡수되어버렸다.
슈르트는 긴장했다.
“위험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강솜이 씨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모르겠어요. 몬스터는 아닌 것 같은데.”
느낌 자체가 사이하고 불길했다.
반기명이 그 느낌이 무엇인지 정확히 캐치했다.
“이건 사기(死氣)입니다. 전에 혁진 형이랑 같이 느껴봤어요.”
이 검은 안개는 지독한 독무였다.
각기 해독포션을 준비하고 긴장했다.
“이 지독할 정도의 사기는……!”
쿵!
함선이 무엇인가와 부딪쳤다.
누군가가 슈르트의 함선 위에 올라섰다.
검은 기운에 둘러싸인 남자였고, 미국인이었다.
신연서가 재빨리 검을 뽑아 휘둘렀지만, 남자의 몸을 베지 못했다.
“검후, 검후하길래 얼마나 매섭나 했더니, 별거 아니군.”
인터넷 서핑이 취미인 마상현이 남자의 얼굴을 알아봤다.
“제럴드?”
마상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 그래도 저놈 마음에 안 들었다.
“너 잘 걸렸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거대한 덩치의 마상현이 주먹을 뻗었다.
슥!
작은 절삭음이 들려왔다.
마상현조차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턱!
무엇인가가 땅에 떨어졌다.
마상현의 손이었다.
권왕 마상현의 팔목이 잘렸다.
반기명이 황급히 ‘회수’를 통해 팔목을 회수했고, 언령마법인 ‘빙결’을 사용하여 인벤토리에 보존시켰다.
“크하하하! 정말로 별거 아닌 놈들이구나. 소문이 부풀려졌어.”
린하이가 창을 내지르기 직전, 신연서가 말렸다.
“멈춰요.”
“아, 왜! 저 놈 세잖아. 센 놈은 이 몸이 상대해야지.”
“내 칼을 봐요.”
신연서의 검은 초월급 아티팩트 아수라다.
아수라의 모든 힘을 꺼내쓰지는 못하더라도, 천혜의 아티팩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아수라가 순식간에 녹슬었다.
당장에라도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신연서가 입술을 깨물었다.
“저놈……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어.”
강상구와 곽태운의 마법은 검은 안개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
강솜이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떻게 하지?’
탐험가로서, 보다 나은 개척 방향을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겠다.
‘어떻게…… 거신길드가 이렇게 무력하게 당할 수가 있지?’
그 누구도 감히 제럴드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럴드가 지금 당장 학살을 저지를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곽태운은 분했다.
‘이게 다행이라니.’
이따위 것이 다행이라니.
거신의 이름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제럴드는 먹잇감을 앞에 둔 포식자처럼 여유를 부리며 킬킬대고 웃었다.
“안 그래도 네놈들이 마음에 안 들었다. 천천히 지옥을 보여주도록 하지.”
* * *
초롱이는 김혁진의 품에 안겨서 머리를 비볐다.
“오늘만 어리광 부릴게요!”
어린아이 같은 그 모습에 김혁진은 결국 초롱이를 밀어내지 못했다.
김혁진의 어깨 위에 앉은 김다롱은 콧김을 내뿜으며 불만을 표했지만, 은근히 초롱이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코를 벌렁거리며 초롱이의 냄새를 맡았다.
“안녕, 다롱아.”
초롱이가 손을 내밀자 김다롱은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3분 뒤 초롱이의 어깨 위로 올라가서 낮잠을 즐겼다.
“하루만 더 옆에 있어 주세요.”
김혁진은 결국 새로이 만들어진 천공에서 이틀을 더 보내게 되었다.
이틀 후.
초롱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작별을 고했다.
“1년에 한 번은 만나주셔야 해요.”
“내가 이곳으로 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나가는 거야 단뢰를 통해 나갈 수 있다 쳐도,
영구적인 통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런 게 가능했다면 검림으로의 출입구를 뚫었을 것이다.
“제가 만들 거예요. 반드시 아빠랑 다시 만날 거예요.”
김혁진은 초롱이의 저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싫지 않았다.
어이없게도 딸이 생겨 버렸다.
‘이사벨한테는 뭐라고 설명하지?’
이사벨이야 설명하지 않아도 어련히 알아차릴 것 같기는 했지만 조금 난감하기는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초롱이가 헤헤- 웃었다.
“다음에는 엄마도 소개해 주세요.”
김혁진은 왠지 모르게 아득한 기분을 느꼈지만, 아무튼 초롱이와의 작별인사는 끝냈다.
초롱이가 김혁진의 볼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리고 스스로 김혁진에게서 멀어졌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아빠. 다음에 봐요! 아빠한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어 있을게요!”
김혁진은 자신의 볼을 한 번 어루만졌다.
뭐랄까.
진짜 딸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슬슬, 나가볼까?’
혹시 몰라 거신길드원들을 태평양 위에 대기시켜놓았다.
걱정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단뢰를 사용했다.
천공의 기운을 일부 이용하니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음?’
그런데 이상했다.
“이 연기는 뭐야?”
누가 불장난이라도 하나?
고개를 갸웃했는데 아무래도 연기는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안개인가?”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김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