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603)
#재능만렙 플레이어 603화
강솜이는 세 개의 고유 능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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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능력 :
[귓속말 구슬] [밝은 길 찾기] [진정한 섬김]──────────
그중에서 ‘진정한 섬김’은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만약 사용했더라면 고유 능력 목록에서 삭제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섬김’은 일회성 고유능력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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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섬김의 대상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섬김의 탐험가는 주군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습니다.
섬김의 탐험가는 ‘진정한 섬김’을 통하여 주군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단, 섬김의 탐험가의 레벨은 초기화될 것이며 기적의 정도에 따라 생명에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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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솜이가 헤헤 웃었다.
‘레벨 초기화되면.’
지금 시점에서 레벨이 초기화되어 버리면 다시는 거신길드원으로서 활약할 수는 없게 될 것이 분명했다. 격차가 너무 벌어져 버린다.
‘노후는 확실히 책임져주시겠지?’
탐험가로서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될 것은 아쉽지만 어린 나이에 빠른 은퇴를 할 수 있다.
강솜이가 보아온 김혁진은 결코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마어마한 보상을 해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면 나는 부자다!’
탐험가가 아닌 부자 강솜이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영! 앤 리치!’
기분이 좋아졌다.
정확히는 좋아졌다고 일부러 생각했다.
‘후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문구는 애초에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
‘어차피 혁진 길드장이 혼자서도 잘 헤쳐나올 수 있었을 거야.’
시간의 문제였을 것이다.
시간만 있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그러니까 아주아주아주 불가능한 기적을 일으키는 건 아닐 거야.’
다시 말해, 죽을 확률은 한없이 0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곧바로 ‘진정한 섬김’을 사용했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몸속에 내재되어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무언가가 바깥 세계로 뻗쳐나가는 것 같았다.
‘이게 레벨 1이 되는 기분인가?’
여지껏 쌓아온 모든 경험치가 기적을 일으키는 힘이 되어 작용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솜이의 몸에서 강렬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안서희의 눈에도 흰빛이 보였다.
흰빛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한 갈래가 안서희를 향해 뱀처럼 달려들었다.
‘어……?’
반응할 새도 없었다.
[같은 주군을 섬기는 충성스러운 탐험가의 힘이 작용합니다.]안서희의 눈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그와 동시에 ‘판도라의 지름길’에 자잘한 금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금들을 공략하면 돼.’
곧바로 입을 열었다.
붉은 실들을 쏘아냈다.
“숙적필멸결계.”
수만 가닥의 붉은 실이 ‘판도라의 지름길’을 향해 뻗어 나갔다.
타다다닥!
안서희의 적안에 잡히는 금을 따라 붉은 실이 꽂혔다.
‘판도라의 지름길’은 마치 붉은 가시를 가진 고슴도치처럼 변해 버렸다.
‘깨졌다.’
붉은 실이 박힌 몸체 사이사이로, 황금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판도라의 지름길’은 완전히 박살 났다.
한편,
두 갈래로 갈라졌던 흰 빛 중 한 갈래는 김혁진을 향했다.
‘뭐지?’
숨쉬기 어려운 중압감.
비린내 가득한 혈향이 가득한 이 공간 사이로 하얀빛이 보였다.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하얀빛에서 나는 목소리 같았다.
김혁진은 그 목소리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어도 이사벨의 목소리를 헷갈리지는 않았다.
‘이사벨이 아니잖아?’
이사벨이 아닌데 누가 여보라고 부른단 말인가.
-여보. 정신 좀 차려봐요!
그러고 보니 이 목소리는 강솜이 같은데.
김혁진이 정신을 퍼뜩 차렸다.
‘여보’라는 목소리 덕택에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인지했다.
‘젠장.’
마왕을 너무 쉽게 본 것 같았다.
혹은 마왕을 지원하는 수호자들을 너무 가볍게 봤다.
‘나를 철저하게 연구해서 만들어낸 함정.’
의지영창의 힘을 흡수하여 역으로 더욱 공격할 줄이야.
김혁진 자신의 의지영창에 상성적으로 매우 유리한 함정인 듯했다.
‘머리싸움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짜 강솜이의 목을 잘라내고 의지영창을 구현할 때만 해도 김혁진은 자신만만했었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내가 그린 그림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자만했었다.
‘방심하면 안 되겠어.’
그렇다면 이 환상을 도대체 어떻게 깨야 할까?
의지영창으로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의지영창을 머금은 이 환상은 더욱더 강한 힘으로 김혁진을 옥죄고 있었다.
‘그러면.’
세계를 부숴버리는 또 다른 힘.
그 힘을 운용하기로 했다.
암뢰(暗雷).
세계와 그를 둘러싼 설정값까지 잘라버리는 권능.
‘할 수 있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얀빛이 김혁진의 몸을 감쌌다.
[충성스러운 탐험가의 권능이 주군의 몸에 깃들어 기적을 영창합니다.]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맹세하리.
-나와 나의 어머니의 집이 범죄하고 악을 행하였으며.
-율법과 규례를 지키지 못하였으나. 옛적의 언약이 내게 명하여 이르되.
-약속의 기도와 맹세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자들의 간구를 들으시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외치는 목소리.
그것은 하나의 성가(聖歌)처럼 들려왔다.
김혁진은 무엇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다음 영창을 함께 읊었다.
성가처럼 들려오는 목소리도 함께 영창을 노래했다.
[오늘날 나를 일으키어.] [모든 약속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소서.]기적의 영창이 김혁진의 몸에 깃들었고, 김혁진이 이센을 꺼내 들었다.
온몸을 옥죄던 끔찍한 기운은 사라진 지 오래.
핏빛으로 물들어 있던 세계도 이제 하얀 빛으로 가득했다.
코를 적시던 비릿한 혈향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뇌황검도 필요 없겠어.’
뇌황검도 필요하지 않았다.
김혁진은 뇌황검을 사용하지 않고 검을 휘두르기만 했다.
쩌적-
쩌저적-
김혁진이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환상이…… 깨진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왔다.
[악성 수호자. ‘집단감염의 추종자’가 살해당했습니다.]김혁진이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수호자가 살해당했다.
김혁진의 검에 의하여.
또 다른 알림이 이어졌다.
[‘새벽의 묵시록’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
강솜이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한 탈력감에 주저앉았다.
“솜이!”
용돌이는 김혁진보다 강솜이를 훨씬 친근하게 대했다.
김혁진에게는 늘 주인이라 표현했지만 강솜이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것은 강솜이가 주는 무한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솜이! 정신 차려!”
어느덧 정신을 차린 용돌이가 빠르게 움직여 강솜이를 부축했다.
강솜이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을 느낀 용돌이의 눈망울에 눈물이 차올랐다.
“왜, 왜 그래?”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긴!”
용돌이는 오늘따라 강솜이가 지나치게 가볍다고 느꼈다.
존재 자체가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요즘 인간들은 존재값까지도 다이어트하는 거야?”
“잠깐, 쉬고 싶어, 용돌아.”
용돌이는 단숨에 안전지대를 선포했다.
녹색 실선이 주변에 생겨났다.
다만, 용돌이도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금방 없어져 버렸다.
강솜이는 무척 졸렸다.
‘헤헤. 은퇴다.’
길드장이 어마어마하게 큰 부를 쥐여줄 테니, 이제 남은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살면 되는 거다.
‘성공한 은퇴자가 되는 거야. 히히.’
그렇지만 가슴 한편에 헤아리기 힘든 우울감이 찾아들었다.
사실 은퇴하고 싶지 않다.
김혁진과 더 많은 곳을 탐험하고, 미지의 세계를 함께 항해하고 싶었다.
그것이 탐험가 강솜이가 가진 진심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남들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얘기할 거다.
이 정도면 만족하고 행복해야지.
나는 여기까지였나보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졸려.’
그런데 알림이 이어졌다.
[‘진정한 섬김’이 완료되었습니다.] [기적이 발현되었습니다.]강솜이의 눈에 갑자기 ‘진정한 섬김’에 대한 설명창이 생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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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섬김의 대상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섬김의 탐험가는 주군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습니다.
섬김의 탐험가는 ‘진정한 섬김’을 통하여 주군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단, 섬김의 탐험가의 레벨은 초기화될 것이며 기적의 정도에 따라 생명에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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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이라는 글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글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워지기 시작했다.‘뭐야?’
마치 물감이 물에 번진 것 같았다.
글자들이 점차 흐려지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글자들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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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섬김의 탐험가가 주군에 대한 충정을 증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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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글자가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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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섬김의 탐험가가 주군에 대한 충정을 증명하였습니다. 죽음을 담보로한 진정한 섬김이 인정되었습니다. ‘진정한 섬김’은 1회 소모성 권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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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속임수가 있었던 것 같았다.
설명창 곧이곧대로의 능력이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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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섬김을 이룩한 당신에게 위대한 기적이 강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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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혁진의 능력들이 일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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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창조의 개척자] [정순한 화인(火人)] [문무왕(文武王)] [테르마] [황금광산의 주인] [인정받은 거왕 사냥꾼] [대적하는 영웅]고유 능력 :
[감각안(感覺眼)] [통찰지검(洞察之劒)] [동화(同化)] [검기(劍氣)] [궁기(弓氣)] [무명안(無名眼)]특성 :
무신지체(武神之體)
천공지체(天空之體)
뇌신지체(雷神之體)
강림지체(降臨之體)
수신지체(水神之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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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솜이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하나만 있어도 호화스럽기 그지없는 호칭과 고유능력. 그리고 특성이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눈으로 다시 확인하니 경악스럽네.’
그런데 시스템이 왜 이걸 보여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또 알림이 들려왔다.
[‘진정한 섬김의 탐험가’에게 특전이 주어집니다.] [주군의 능력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공유할 수 있습니다.] [레벨 초기화는 진행되지 않습니다.]‘헐, 대박!’
우려했던 레벨 초기화도 없었을뿐더러 김혁진의 능력 중 하나를 복사할 수 있었다.
호칭, 고유능력, 특성 중 아무거나 하나를 말이다.
‘내가 무명안을 선택하면…… 혁진 길드장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거야.’
그렇지만 강솜이는 곧바로 무명안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그 똑똑한 김혁진도 함정에 빠져 위험했었다.
이 또한 수작이 아니리란 보장이 없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만 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길드장님이 [능력 공유]를 통해 해줄 수 있는 거잖아.’
능력 공유를 통해 본래도 가능했던 건데, ‘진정한 섬김’에 대한 보상으로 이걸 주는 것은 어딘지 이상한 것 같았다.
‘만약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다시 알림이 들려왔다.
[‘진정한 섬김의 탐험가’의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였습니다.] [‘진정한 섬김의 탐험가’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앞장서서 위험을 회피하여야만 합니다.]강솜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무의식적으로 행해진 영창이었다.
“모든 것은 주군을 위하여.”
그리고 기절해 버렸다.
시간이 흘렀다.
강솜이는 천천히 눈을 떴다.
“으음…….”
따뜻한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이 폭신폭신했다.
‘카펫?’
폭신한 카펫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주변에는 책이 가득했다.
거대한 도서관 같은 느낌이었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김혁진이었다.
강솜이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여긴 도대체…… 길드장님은 괜찮은 거예요?”
“[영면을 선택한 거신의 기록]이 담긴 도서관이라고 하네요.”
“들어온 거예요, 결국?”
“네. 솜이 씨 덕분에.”
순간,
강솜이의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