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604)
#재능만렙 플레이어 604화
강솜이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으윽……!”
“강솜이 씨?”
김혁진이 황급히 강솜이를 부축했다.
“괜찮아요?”
“아, 아뇨.”
머리가 너무 아팠다.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언어가 머릿속에 들리는 것 같았다.
김혁진도 강솜이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찰나. 강솜이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무, 무명안.”
“네?”
“무명안이요!”
강솜이의 두통은 점차 더 강해졌고 이제는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괴로워서 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였다.
김혁진이 무명안을 사용했다.
그러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
무명안을 사용해서 강솜이와 주변을 살피는데, 체력소모가 전보다 훨씬 적었다.
‘뭐지?’
이전보다 운용시간은 적어도 두 배 이상은 된 것 같았다.
강솜이가 김혁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조, 좀 더요.”
“뭘요?”
강솜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머리에서 하얀 김이 났다.
몸에서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많이 괴로운 것 같았다.
강솜이가 힘겹게 말을 이었다.
“좀 더 해주세요.”
무명안을 좀 더 강하게 운용해 달라는 얘기였다.
김혁진이 시선을 위로 옮겼다.
이곳.
‘거신의 기록이 담긴 도서관’을 살펴보았다.
저만치 멀리 천장 부근에 유독 빛이 나는 책이 한 권 보였다.
무명안은 그 책의 본질을 한 번에 꿰뚫어 봤다.
──────────
[알베론 소환서]──────────
원래의 김혁진이었다면 ‘알베론 소환서’라는 글자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확실해. 운용이 편해졌어.’
왜?
‘그 이유는…….’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품에 와락 안긴 강솜이 때문이었다.
강솜이의 몸에서 피어나는 열기가 김혁진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강솜이 씨의 몸에서 새어 나온 마나가 내게 전해져서 무명안 사용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준 거야.’
강솜이는 조금 괜찮아졌는지 색색 숨을 내쉬었다.
“고마워요. 덕분에 살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별일 아니어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요.”
“그러게요.”
김혁진과 강솜이에게 동시에 알림이 들려왔다.
[‘섬김의 탐험가’의 고유 능력. ‘마나 커넥션’이 활성화되었습니다.]김혁진이 강솜이를 살짝 밀어내며, 부축하듯 일으켜주었다.
“길드장님도 들었죠? 마나 커넥션.”
“네. 신기한 능력이네요.”
“제가 [진정한 섬김]을 사용했거든요.”
김혁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김혁진은 ‘섬김의 대상’이며 섬김의 탐험가가 가지는 능력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레벨 초기화도 안 됐고, 죽지도 않았어. 오히려…… 마나 커넥션이라는 새로운 힘이 생겼다.’
강솜이가 말을 이었다.
“그를 통해 [마나 커넥션]이라는 능력이 생겼고, 제가 길드장님의 부족한 부분을 좀 보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볼을 살살 긁으며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길드장님한테 부족한 부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무튼 마나를 좀 더 확실하게 보급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밀접한 신체접촉이 동반되는 경우에 그 흐름이 더 자연스러워지고요.”
김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마나는 마정석에 저장할 수 있군요.”
“네.”
김혁진이 씨익 웃었다.
“말하자면 보조 배터리 같은 능력이네요.”
“보조 배터리요?”
“마정석에 포함된 마나를, 섬김의 탐험가를 통하여 저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
“표현을 좀 더 멋있게 해주면 안 돼요? 보조 배터리라니까 뭔가 없어 보여요.”
“더 좋은 표현이 있나요?”
“딱히…… 없는 거 같네요.”
보조 배터리.
강솜이가 획득한 능력은 확실히 보조 배터리와 유사했다.
김혁진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능력이었다.
‘무명안의 최대약점인 체력소모를 보완해 줄 수 있겠어.’
‘마나 커넥션’이 어느 정도의 마나를 공급해 줄 수 있는지, 마정석과 강솜이만 존재한다면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공급해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용량이 정해져 있을 수도 있다.
그건 차차 알아가기로 했다.
‘확실한 건…… 내가 아직도 무명안을 운용 중이라는 거야.’
단순히 시간이 늘어난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단적인 예로 알베론 소환서의 상세한 내용과 더불어 ‘사서 알베론’에 대한 내용까지도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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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론 소환서]기록 도서관의 사서 알베론을 소환하는 소환서입니다.
사서 알베론은 굉장한 괴짜로 알려져 있으며 ‘용’을 평생 연구한 마법사이기도 합니다.
*알베론 소환서는 ‘용족’ 혹은 ‘아룡족’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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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이 강솜이의 안색을 살폈다.
“이젠 좀 괜찮죠?”
“아직 완벽하진 않아요. 한 10초 정도만 더 안아도 돼요?”
아직은 속이 답답했다.
속 안에 맺혀 있는 마나가 꽤 많은 듯했다.
“다음부터는 괜찮을 거예요. 첫 경험이라서 좀 더 힘든 것 같아요.”
김혁진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강솜이에게는 흑심이나 악의가 전혀 없다.
태어난 김에 그냥 잘 살아가는 사람이다 보니,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굳이 첫 경험을 언급한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진짜 처음 하는 경험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저 말고, 용돌이를 안아보세요.”
“용돌이요?”
“저랑 연결되어 있으니까 효과는 있을 거예요. 제 예상이 맞다면 효율이 좀 떨어질 겁니다.”
김혁진은 무명안 사용을 멈추었다.
안 그래도 용돌이는 반 시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무려 마이커의 딸인 라푼델을 동결시키느라 엄청난 마나를 소모했고, 거기에 소환의식까지 응했다.
강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셀럽을 한 번 안아보겠습니다.”
강솜이가 용돌이를 꽉 끌어안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헥헥대던 용돌이가 눈을 크게 떴다.
“용돌이.”
양팔을 위로 쭉 벌렸다.
“부! 활!”
강솜이도 개운함을 느꼈다.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가 빠져나갔다.
대신 강솜이의 인벤토리에 있던 마정석 전체가 증발되어 사라졌다.
[초기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추후 ‘마나 커넥션’을 활성화 시, 사용할 마정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강솜이가 헤헤 웃었다.
“길드장님 말이 맞네요. 효율이 개똥이예요.”
정말이었다.
김혁진에게 10의 마나를 전해주면 오히려 12의 마나가 전해지는 느낌이었다면,
용돌이에게 10의 마나를 전해주자 겨우 5의 마나가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효율이 굉장히 나빴고, 그래서인지 더 많은 마나가 한 번에 빨려 나갔다.
“개똥이요? 표현이 영 별론데요.”
“이보다 더 와닿는 표현 있어요?”
“없네요.”
강솜이가 또 헤헤 웃었다.
“오늘을 요약하면 보조 배터리랑 개똥이네요.”
* * *
“마정석 좀 넘겨주세요. 제가 용돌이 서포트 할게요.”
용돌이는 빙결 마법을 운용하여 라푼델을 계속해서 보호해야 했다.
그러려면 마나가 많이 필요했고 강솜이가 그것을 채워주기로 했다.
“용돌이, 손.”
용돌이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강솜이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서 얼굴을 붉혔다.
“이, 이 몸은 강아지가 아니야.”
“아이 착하다.”
강솜이가 머리를 쓰다듬자 용돌이는 어깨를 살짝 움츠리고 웃고 말았다.
이내 얼굴을 붉히고 ‘나는 위대한 용이란 말이야!’라고 외쳤지만, 그 외침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마정석 갖고 계시죠?”
“하얀색 마정석 70여 개. 노란색 마정석 10여 개. 그리고…….”
새로운 것을 하나 가르쳐주었다.
“보라색 마정석이 하나 있네요.”
“네? 보라색이요?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자 용돌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일단 마나 좀 줘. 나 힘들단 말이야.”
“벌써?”
“이 공간이 내 마나를 많이 잡아먹어. 아무튼 기분 나쁜 곳이야.”
일단 하얀색 마정석과 노란색 마정석을 받았다.
하얀색 마정석을 사용하여 용돌이에게 마나를 보충해 주었다.
“보라색 마정석. 이런 건 처음 봐요.”
“저도 처음 봅니다. 이번에 얻은 거예요.”
“이번에요?”
김혁진이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하여 설명해 줬다.
“아, 악성 수호자라는 게 있어요?”
그러자 세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 관리자의 매뉴얼에 따라 악성 수호자에 대한 정보를 오픈하겠습니다.”
악성 수호자에 관한 정보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세니아의 설명이 끝난 뒤 강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스템적으로 표현하자면 ‘나쁜 의도를 가진 수호자들’이 만들어낸 악성 코드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수호자들의 성향은 다양하다.
대부분은 시스템에 순응하고 시스템이 제공하는 재미에 만족하며 살아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들은 시스템에 ‘악성 코드’를 삽입하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그에 따라 태어난 것이 ‘악성 수호자’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진짜 수호자와는 정확히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사망 혹은 소멸에 이르렀을 때에만 악성 수호자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누가 악성 수호자들을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합니다.”
시스템은 악성 코드 유포자를 찾아내려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강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네요. 현실 세계에 해커 같은 느낌인가…….”
거기까지 말한 강솜이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엥? 근데 아무리 가짜 수호자여도 수호자는 수호자인 거잖아요. 수호자랑 구별할 수 없는, 어쨌든 능력 자체는 꽤 뛰어난…….”
“네.”
“수호자를 소멸시켰단 뜻이에요?”
“가짜 수호자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라색 마정석을 얻었고요?”
“네.”
“되게 담담하시네요.”
세상에 알려지면 아마 모두가 까무러칠 얘기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수호자는커녕 중간 관리자도 어려워한다.
기존의 법과 질서가 통용되지 않는 것도 중간 관리자 때문 아니던가.
“하긴. 이래야 우리 길드장님이지.”
강솜이가 다시 밝게 웃으며 김혁진을 쳐다보았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거신길드에 속해있다는 것이 문득 자랑스러워졌다.
“강솜이 씨. 제가 고맙다는 말, 했었나요?”
“네?”
김혁진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어떻게 강솜이가 ‘마나 커넥션’을 얻었는지 안다.
자신의 희생을 담보로 하여 기적을 일궈냈다.
“강솜이 씨가 없었다면 저는 환상에 사로잡혀 죽었을 겁니다. 제 자만이 독이 되었겠죠.”
강솜이가 밝게 웃었다.
함박웃음이었다.
김혁진은 저 웃음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정말 화사한 미소였다.
‘나도 기분 좋네.’
이성적인 감정은 아니었다.
강솜이라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 기운이 좋았다.
매순간 긍정적이고 밝은 강솜이에게 응원을 받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 나쁘지 않네.’
회귀 전 김혁진은 이런 소소한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어쩌면 회귀 전 강솜이도 이렇게 밝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회귀 전의 강솜이는 얼굴에 지독한 화상을 입어 붕대를 감고 다녔었으니까.
강솜이가 볼을 살살 긁으면서 히히 웃었다.
“제가, 좀 했죠?”
“네.”
“히히.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강솜이가 허리를 숙였다.
“거신 길드의 탐험가. 강솜이입니다.”
몇 분 뒤.
안서희가 붉은 실을 뻗었다.
“이거 맞죠?”
저만치 높은 곳에 있던 ‘알베론 소환서’를 꺼내왔다.
무명안이 아닌 눈으로 보자 해석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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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안이 없었다면 꽤 고생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걸 활성화해야 할 거 같은데…….”
김혁진의 눈이 용돌이를 향했다.
“엥? 나?”
용돌이가 눈을 꿈뻑거렸다.
용돌이의 이마에는 땀이 삐질삐질 새어 나오는 중이었다.
계속되는 강행군에 체력적으로 무리가 많이 되는 모양이었다.
“왜? 못 해?”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지! 난 위대한 용이니까!”
“그럼 해봐.”
“지, 지금?”
“지금.”
평소라면 시간을 더 줬겠지만 라푼델의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아.’
그래서 빨리 진행하기로 했다.
“흐읍!”
용돌이가 마나를 주입했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씨,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이런저런 마법적 시도를 해보던 용돌이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용돌이. 개빡쳤다!”
용돌이가 책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 발로 꾹! 꾹! 밟았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