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61)
#재능만렙 플레이어 61화
‘저게……. 이곳의 마지막 퍼즐이다.’
마법을 사용하는, 범상치 않은 다람쥐. 다람쥐 앞으로 걸어갔다. 다람쥐는 도망치지 않았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와 거래를 원하는 거지?”
이 다람쥐는 말을 알아듣는 듯했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다람쥐가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
[감각안(感覺眼)의 숙련도가 낮아 파악할 수 없습니다.]그렇지만 나와 거래를 원하는 건 틀림없다.
‘원하는 걸 바로 꺼내주는 것 보다는…….’
아주 약간은 안달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원하는 게 혹시 이거냐?”
내가 꺼낸 아이템은 다름 아닌 ‘블랙야크의 살코기’.
다람쥐가 화가 난 듯 발로 땅을 쿵쿵! 찍었다. 물론 그래봤자 다람쥐인지라 땅에는 그 어떤 진동도 없었다.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베니스의 상인’이 당신을 주목합니다.]어라.
‘원래 이탈리아 쪽 서버에 있었을 수호자들이 여기를 많이 보고 있나 본데.’
베니스의 상인 역시 이탈리아에서 매우 저명한 수호자다. ‘물의 여왕’이라 불렸던 ‘엘리아나’의 수호자.
‘베니스의 상인이라.’
나는 공시를 공부했었고, 따라서 해외의 수호자들보다는 국내의 수호자들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 서버의 수호자들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성향과 특성들은 대충 알고 있다.
‘어떻게 내게 유리하게 거래할지 지켜보겠지.’
‘베니스의 상인’은 교섭과 협상을 잘 해내는 것을 하나의 업적으로 생각하는 수호자다. 물의 여왕 엘리아나는 그 스스로도 뛰어난 마법사임과 동시에 무역의 천재이기도 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이탈리아 GDP의 30퍼센트는 그녀가 차지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고작 다람쥐와의 협상에 베니스의 상인이 등장했다라.’
서울역 던전 지하 2층. 스페셜 히든 필드는 확실히 매우 특별한 곳인 것 같다.
“그렇다면…… 혹시 이건가?”
다람쥐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방금 획득한 ‘도깨비 향수’를 내밀었다. 다람쥐는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솜방망이 같은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 옆에 노란색 숫자가 하나 떴다.
‘1?’
의사표현을 마법으로 하는 듯했다. 숫자 1.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표시인 것 같다. 내가 씨익 웃었다.
“아……. 이건 솔직히 내가 손해인 것 같은데.”
조금 머뭇거렸다. 다람쥐의 주먹 옆에 떠있는 노란 글자가 더 커졌다.
[1!]마지막 기회야! 마지막이라고! 얼른! 얼른 내가 원하는 걸 내놔! 라고 외치는 듯했다. 팔짱을 끼고서 콧김을 내뿜고 있는 것이, 내게 굉장히 원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봐. 사실 나도 이런 특별한 걸 얻기는 아주 힘들었단 말이야.”
[‘과일 꾸러미’에서 딸기를 추출합니다.]딸기를 손에 들었다. 다람쥐의 눈에 커졌다. 숫자 ‘1’이 ‘!’로 바뀌었다. 보통 몬스터들에게서 ‘!’ 표가 뜬다는 건 어그로가 제대로 끌렸다는 얘기다.
[‘과일 꾸러미’에서 바나나를 추출합니다.]“아. 이거는 진짜 너무 아까운데. 솔직히 네가 가진 건 먹지도 못한다고.”
[‘과일 꾸러미’에서 귤을 추출합니다.]“이것도 진짜 맛있는 건데…….”
[‘과일 꾸러미’에서 블루베리를 추출합니다.]다람쥐는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어느덧 노란색이었던 ‘!’ 표시는 붉은색의 ‘!!’로 변경되었다.
손에 든 과일들. 다람쥐의 시선이 그 과일들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과일들을 하염없이 좇았다.
“하지만 네가 정말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바꿔줄까?”
다람쥐가 고개를 세차게 위 아래로 끄덕였다. 손을 싹싹 비비고 있었다. 처음의 자신만만하고 오만한 모습은 사라졌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래. 바꾸자.”
황당한 거래였지만, 마냥 황당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거래였다.
‘여긴……. 분명히 뭔가 있는 곳이다.’
석양의 거인이 강상구를 키우려고, 작정하고 만들었던 ‘숏 테이블 던전’ 같은 곳도 아니다. 어떤 수호자가 작정하고 COIN을 투자한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시스템상 존재하는 진짜 히든 필드.
‘거기서……. 마른 도깨비가 우연히 과일 꾸러미를 만들어냈다?’
어금니 멧돼지들로부터 ‘과일 꾸러미’가 드랍되었고, 나는 거기서 이곳이 왜곡된 공간이라는 것을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게 우연이었을까?’
우연이 아니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마른 도깨비의 ‘실수’를 가장한 시스템의 정교한 트릭이다. 내가 만약 이 과일 꾸러미를 얻지 못했다면, 혹은 이미 먹어치웠다면, 그랬다면 지금 다람쥐와의 거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람쥐와 거래를 하지 못했다면……. 나는 이곳에서 탈출할 수 없었겠지.’
그랬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게 탈출의 열쇠이기를 빈다.’
알림이 들려왔다.
[다람쥐가 거래를 제안합니다.]거래창이 열렸다.
‘어쭈?’
거래창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람쥐. 처음 본다. 하기야 마법을 쓰는 다람쥐도 처음인데 이 정도쯤이야.
[거래가 완료되었습니다.] [‘증폭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거래창을 통해 확실하게 거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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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 마정석]마력을 증폭시켜주는 마정석.
등급 : 유니크
증폭 수치 : ?
잔여 횟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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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 수치가 ‘?’로 표시되었다. 현재 내 수준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의 아이템이라는 말이다.
‘잔여횟수도 2회나 남아있고.’
3년 후의 100억으로 돌아올 아이템이 내게 생겼다. 3년 후, 10억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100억이다.
베니스의 상인도 내 거래에 만족한 것 같았다.
[‘베니스의 상인‘이 당신의 거래에 대단히 만족합니다.] [‘베니스의 상인‘이 당신을 지켜보기로 작정합니다.]거기에 더해, 특별한 아이템을 선물했다.
[‘베니스의 상인‘이 당신에게 ‘강제 교환권’을 후원합니다.]* * *
여태껏 상황을 지켜보던 세니아는 깊은 숨을 토해냈다.
‘결국……. 해냈다.’
김혁진이라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해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 수호자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 중이다. 진명을 밝힌 수호자들은 애써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채널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수호자들의 메시지는 확인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지금 쟤 레벨 29 아님?] [29인데 1레벨업 포인트 획득했다고 한 것 같은데?] [헐? 그러면 30레벨?]한국 서버의 수호자들 사이에서도 거대한 이슈였다. 30레벨. 플레이어가 전담 수호자를 선택하는 그 때. 지금 김혁진의 플레이는 한국 내에서도 단연 발군이었다. 아예 대체가 불가능한, 아예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건 중간 관리자가 확인해 봐야 알듯.] [보상 뭐뭐 얻었는지 정리 좀!]어중이떠중이들이 난리를 피우고 있는 와중, ‘라스베이거스의 목동’이 세니아에게 1000COIN을 후원했다. 라스베이거스의 목동이 요구하는 건 하나였다. 김혁진이 어떤 보상을 얻었는지 공개해 달라는 요구.
덕분에 세니아는 값비싼 권능인 ‘일시정지 권능’을 다시금 사용할 수 있었다.
“김혁진 플레이어.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까?”
흑백으로 물든 세상. 김혁진은 세니아의 행동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일시정지 권능’을 사용하여 보상을 확인하려 들 것이라는 걸, 이미 알았다. 그래서 대답도 미리 준비해놓은 상태.
“내가 얻은 보상에 대해서 물어보려는 거겠지?”
“……예.”
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은 딱히 숨길 게 없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숨기면 안 될 때다.
“일단 알다시피, 레벨업 포인트를 하나 획득했어.”
현재 내 레벨은 29. 다시 말해 30이라는 소리다.
‘수호자들 사이에서도……. 아마 난리가 났겠지.’
내게 은근히, 혹은 대놓고 어필하던 수호자들이 다수 존재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내가 갑 중 갑이다. 수호자들을 대체할 수호자는 있지만, 나를 대체할 다른 플레이어는 없을 테니까.
일단 다른 화제로 넘겼다. 조금 더 안달 나라고.
“감각안에 새로운 속성이 추가 됐어. 감각안에 대한 정보를 잠시 공개할게. 스캔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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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안(感覺眼)]1. 분류 : 고유 능력.
2. 획득 기본 조건 :
1) 초감각(超感覺)
2) 냉정한 관찰자의 눈
3. 획득 추가 조건 :
1) ‘초감각(超感覺)’의 사망선고 극복.
2) 고통 극복.
4. 상세 설명:
감각안은 ‘직관(直觀)’의 눈입니다. 직관이란 감관의 작용으로 직접 외계의 사물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해당 능력은 직관적으로 상대의 정보를 파헤치고 받아들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5. 숙련도: [1]
6. 속성:
1) 각성자/비각성자 구분
2) 상태창 파악
3) 위험감지
4) 환상진(幻想(陣) 혹은 환영(幻影)마법에 대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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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미지의 숲’을 클리어하면서 새로 얻게 된 추가 속성이 바로 4)번 속성이다. 환상진/환영 마법에 대한 저항.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보상이다. 이것은 후에 있을 ‘광화문 던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능력이니까.
“거기에 마정석.”
마정석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세니아의 날개 끝이 파르르-떨렸다. 세니아는 어쩌면, 내게는 ‘?’로 표시되는 이 마정석의 ‘증폭수치’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응을 보면 역시 엄청난 물건인 것 같기는 하네.’
이 것의 진가를 알려면 최소 3년 정도는 있어야 한다. 3년 뒤 확실하게 당첨되는 로또같은 것.
“그리고 도깨비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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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장난을 칠 때 바르는 향수입니다. 특수한 ‘은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지나치게 크게 움직이면 요술이 해제됩니다.
효과 : 투명화 요술
지속 시간 : 3분
사용 횟수 :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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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범죄에도 악용된다하여 집중 관리 아이템 중 하나로 꼽히게 되는 이 도깨비 향수도 내가 얻은 소득이다.
거기에 더해,
“베니스의 상인께서 내게 특별한 아이템도 후원해 주셨어.”
이것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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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교환권]거래창이 이미 활성화 시, 강제적으로 교환 완료가 진행되도록 만드는 스크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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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값비싼 아이템을 거래창에 올라왔을 때, 이 아이템을 사용하면 그 아이템을 강제적으로 빼앗아올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러한 종류의 아이템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뭐랄까. 내게 남아있는 최소한의 양심 같은 거랄까. 다만, 내가 지금 이것을 언급한 이유는 이제 곧 내가 레벨업을 하기 때문이다.
수호자를 선택하는 레벨 30이 다가왔기 때문.
‘자. 다들 들었지, 수호자들아.’
베니스의 상인은 내게 ‘강제 교환권’이라는 특수한 스크롤까지 선물해줬다. 오늘 처음 내게 주목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럼 이제…….”
시간은 적당히 끌었다. 아마 어그로는 많이 끌렸을 거다. 세니아의 채널에 얼마나 많은 수호자들이 들어와 있는지는 모른다.
“레벨업을 해볼까?”
그때 세니아에게서 이상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어? 저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