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76)
재능만렙 플레이어 76화
‘헌물함’이 땅에 닿았다.
[성물 ‘헌물함’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성물 ‘헌물함’이 ‘바람이 부는 언덕’의 바람을 진정시킵니다.] [성물 ‘헌물함’이 모든 다친 이를 회복시킵니다.] [성물 ‘헌물함’이 모든 몬스터를 소멸시킵니다.]헌물함 효과 덕택에 우리는 이제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바람도 없어졌고 몬스터도 사라졌다. 상처도 모두 치료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절했던 김태천도 몸을 일으켰다.
“……젠장. 방심했군.”
투덜대기는 했지만 마상현에게 대놓고 시비를 걸지는 않았다. 무언가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듯했다.
‘자. 그러면 다음을 진행해야지.’
우리는 이곳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헌물함’을 ‘만족’시켜야 한다. 헌물함은 누구나 클릭 가능할 수 있는 설정이고 누구나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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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신전의 헌물함]헌물(獻物)을 위해 마련된 작은 상자입니다. 바람의 신전을 찾은 이들은 이 헌물함에 자신의 성의를 표시해야만 합니다. 헌물함이 가득 찼을 때, 바람 신전의 가호가 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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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을 클릭한 사람에게는 모두 같은 퀘스트가 주어졌다.
[퀘스트. ‘10만 코인을 채워라!’가 주어졌습니다.] [퀘스트 보상 : ‘바람이 부는 언덕’ 클리어]그러니까 곽태운이 가져온 저 ‘헌물함’에 누가 됐든 ‘10만 코인’을 채우라는 것이 이곳의 퀘스트였다. 그러면 이 게이트가 클리어된다.
누가 얼마만큼 넣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과거 곽태운은 이렇게 표현했다.
-결국 저희는 선착순으로 코인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양심에게 맡겼었습니다. 누가 얼마를 내는지. 그 것은 확인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시 곽태운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코인인 약 15,000 코인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곽태운은 헌물함의 선택을 받았다.’
15,000코인을 넣었더니 헌물함의 선택을 받았다. 다시 말해, 다른 플레이어들은 모두 15,000코인 이하를 넣었다는 뜻이다.
‘아마 넣는 척만 하고 넣지 않는 이들도 많겠지.’
당시 나름대로 순수했던 곽태운은 가진바 자신의 모든 재산을 투자했을 거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 이게 맞는 일이고, 사람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런지도 모른다.
‘과거와 같다면…… 나는 15,000코인 이상만 투자하면 된다.’
그러면 헌물함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지금 이곳의 리더라 할 수 있는 마상현이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 지원자를 받아서 먼저 조금씩 자기 내키는 대로 한 번 넣어볼까요?”
다들 쭈뼛거렸다. 그럴 만도 하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코인을 채워넣으면 이곳은 클리어 되니까. 자연스럽게 한 명, 한 명 코인을 넣는 시늉을 했다. 감각안이나 관찰자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얼마 넣는지는 몰라.’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잔여 코인을 확인했다. 강화석과 속성 친화가루를 구입하여 21,500 코인이 남았었는데 다롱이가 그사이 코인을 더 벌어왔다.
[잔여 코인 : 31,500]절도 꿈나무 구성민으로부터 절도 천재인 다롱이가 또 훔쳤다. 아주 좋은 진행이다.
[‘헌물함’에 헌물할 코인을 설정하십시오.] [코인 : _______]과거 곽태운이 15,000코인으로 헌물함의 선택을 받았었다.
[코인 : 30,000] [30,000 코인을 헌물하시겠습니까?]재차 확인 알림이 들려왔고 나는 30,000 코인을 그대로 투자했다. 지금은 코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조금 더 안전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아마도 내가 여기서 가장 많은 코인을 헌물한 사람이 될 것이다.
몇몇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 내 코인?”
“코, 코인이 없어졌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분위기에서 ‘코인이 없어졌다!’라고 주장하는 건, ‘나는 코인이 없어서 돈 못내요’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으니까. 억울해도 말하기가 좀 애매했다. 그저 헌물함에 코인을 넣는 척했을 뿐.
곽태운도 헌물함에 코인을 넣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림이 들려왔다.
생각보다 빠르게 헌물함이 가득 찼다. 내가 3만 코인. 곽태운이 아마도 1만 5천 코인. 나머지 5만 5천 코인이 모이는 건 생각보다 빨랐다.
[돌발 게이트-‘바람이 부는 언덕’의 보상 산정이 끝나면 모든 플레이어들은 자동으로 게이트를 탈출합니다.]플레이어들은 기뻐했다. 고스트가 나타나고, 강풍이 일면서 사람들이 죽었다. 약 15명 정도가 이곳에서 사망했다.
‘피해는 훨씬 적어.’
과거와 같았다면, 적어도 150명 이상은 죽었다. 그런데 피해가 거의 1/10로 줄어들었다. 지금의 이 결과가 어떤 또 다른 결과를 낳을지는 두고봐야 할 터.
헌물함 위에 노란색 [!]가 생성되었다. 나한테만 보이는 표시인 것 같았다. 눈으로 클릭하자 메시지창이 열렸다.
[헌물함이 당신을 선택하였습니다.] [헌물함의 보상이 당신에게 주어집니다.]헌물함은 단 한 명에게만 보상을 준다. 가장 많은 코인을 헌물한 플레이어에게.
[헌물함이 당신의 ‘필요’를 파악합니다.]내가 얻으려고 했던 보상이 바로 이거다.
[헌물함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스스로 산정합니다.]시스템이 산정하는 ‘나의 필요’.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여 내리는 적합한 보상.
[헌물함이 당신의 ‘필요’에 응답하였습니다.] [헌물함이 당신에게 특수 능력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를 선물합니다.]특수 능력.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
‘처음 듣는 특수 능력인데.’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고유 능력과 특수 능력이 존재한다. 누군가 가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처음 듣는 특수능력이다. 바로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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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바람 신전의 헌물함이 플레이어의 필요를 파악하여 선물한 특수 능력입니다. 인지부조화란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현상’을 뜻합니다.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 사이에 ‘부조화’를 강제로 일으키는 능력으로 플레이어의 능력이나 업적 혹은 범죄등을 은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조화’의 능력은 플레이어의 재능에 기인하며, 플레이어의 고유 재능에 따라 그 활용도와 능력이 결정됩니다.
* 발현시간 : 30분
* 쿨타임 : 12시간
* 사용 제한 조건 :
1) [방벽] [환각] [환상] [방어] [요새] [산성] [결계] [눈] [환영] 의 이름을 가진 수호자의 조력 의지.
2) 감각(感覺)과 관련한 고유 능력을 각성한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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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인식하는 것 사이에 왜곡을 강제적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과 활용은 내 재능에 따라 좌우되고.’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아직 써본 적이 없으니까. 단, 이 특수능력에는 사용 제한 조건이 존재했다.
‘이것도 해결했고.’
방금 전에 알림을 듣지 않았는가.
[‘푸른빛의 결계’가 당신을 돕기 원합니다.] [‘푸른빛의 결계’가 당신을 향한 강력한 후원의지를 피력합니다.] [결계]의 이름을 가진 수호자가 나를 돕기 원한다고 강력하게 표현했다. 그에 따라 나는 ‘푸른빛의 수호자’가 조력 의지를 거두어들이지 않는 한, 이 능력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또 다른 조건 역시 만족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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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각(感覺)과 관련한 고유 능력을 각성한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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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낸 보상의 제한 조건은 모두 만족한 상태다.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조금 황당한 알림이 들렸다.
[보상 산정이 완료되었습니다.]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구 보상 받은 사람?”
“아무 것도 안 떨어졌는데?”
“보상 받은 사람 없어요?”
나는 침묵을 유지했다. 굳이 여기서 나설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데 나도 예상하지 못했던 알림이 이어졌다.
어라.
‘기둥을 남겨놓으면 보상도 커지는 형태였던가?’
과거에는 모든 기둥을 부쉈다. 그런데 이번에는 12개의 기둥만 부쉈다. 아직 6개의 기둥이 남아 있다.
“어? 저기 봐요!”
기둥 하나가 푸른빛에 휩싸여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푸른빛으로 휘날리던 그것은 허공에 흩뿌려지는가 싶더니 반딧불이처럼 날았다.
‘방향이…….’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나한테 온다.’
이건 대놓고 내가 보상을 먹고 있어요! 라는 것을 주장하는 꼴이다. 보상을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 효과가 얼마나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사용하기로 했다.
[특수 능력.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를 사용합니다.]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는 플레이어의 고유 재능에 기반하는 능력입니다.] [현실을 인지하는 능력을 왜곡합니다.]나는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어린아이가 숨을 쉬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숨을 쉴 수 있는 것처럼.
[인지부조화(認知的不協和)의 활용/능력/범위를 실시간으로 산정합니다.]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저절로 그냥 그렇게 되었다. 상황을 그렸다. 내가 지식을 바탕으로 내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것처럼, 지금도 그렇게 했다.
‘내가 보상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이 현상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왜곡을 만든다.’
플레이어들이 내게 집중하지 않도록 했다. 그냥 길거리에 있는 가로수를 보고 지나가듯, 그 가로수가 몇 그루인지 집중해서 세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어? 몇 그루였더라? 아니. 근데 가로수가 있었나? 하는 정도의 느낌으로. 그런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렸다.
‘이게…… 인지 부조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각인되는 것 같은 묘한 느낌. 나는 임시적으로나마 그 능력을 활용하여 왜곡현상을 이끌어냈다.
[인지부조화의 유효시간 30분이 적용됩니다.]신기했다.
‘내게 관심을 안 보이고 있어.’
눈으로 보고 있되 머리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결국 푸른 가루가 내 머리에 쏟아졌다.
[‘바람 신전의 가호’가 임합니다.]헌물함의 설명에 존재하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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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신전의 가호가 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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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18개의 기둥을 모두 부숴버렸기 때문에 가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5,000 코인을 획득합니다.]또 다른 기둥이 가루가 되어 내 몸을 덮었다.
[5,000 코인을 획득합니다.]5개의 기둥에서 모두 5,000코인이 주어졌다. 이건 그야말로 ‘승자 독식 구조‘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아무런 보상도 얻지 못했으니까. 벌써 2,5000 코인을 획득했다.
‘마지막 하나.’
저기서 또 5,000 코인이 주어진다면 30,000 코인을 획득하게 된다. 본전은 친다는 소리다. 6번 째 기둥이 사라졌다. 푸른빛의 가루가 되어 내 몸을 덮었다.
[5,000 코인을 획득합니다.]여기서만 30,000 코인을 획득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람 신전의 가호’가 임합니다.] [6개의 축복을 확인합니다.] [히든 피스 : ‘6개의 축복’을 만족하였습니다.]6개의 축복. 최소 6개의 기둥을 남겨 놓으면 이러한 히든 피스가 완성되는 것 같았다.
‘이런 게 있었구나……!’
과거 곽태운이 말했던 ‘12개 정도의 기둥만 부쉈으면 완벽했을 것 같다‘라고 했던 것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아무튼 좋다. 보상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인지부조화의 유효시간이 30분 남았습니다.] [바람 속성 친화력이 대폭 상승합니다.]그와 더불어 아이템 한 가지가 주어졌다.
‘헐?’
이게 여기서 주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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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신지체(風神之體)의 서(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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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10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아이템(마법서). 지금은 강상구가 가진 ‘화신지체(火神之體)의 서(書)’와 비슷한 아이템.
‘바람 계열은 겨우 5개 정도 나왔을 텐데.’
그게 벌써 나왔다.
‘화신지체의 서가 이미 나왔으니까…… 풍신지체의 서도 나오지 말란 법은 없는데.’
이 아이템은 ‘바람 계열 클래스’의 능력과 재능을 엄청나게 증폭시켜주는 아이템이다. 범재를 수재로, 수재를 천재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아티팩트.
‘곽태운처럼……. 애초에 바람계열에 특화된 능력을 가진 이가 사용하면.’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거다. 천재를 뛰어넘는 천재를 만들어낸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때. 나는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곽태운의 등 뒤에, 무엇인가가 꽂혀 있었다.
“너. 그거 뭐야?”
나는 ‘저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