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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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역습6
사나운 기세로 몰려 나왔던 경호원들이 다시 건물 안으로 허겁지겁 몰려 들어갔다. 성질 더러운 개에게 쫒기는 오리 떼 같았다. 뒤처진 자들의 등에서 퍽퍽 핏물이 튀기자 서로 밀치고 당기며 혼란이 극에 달했다.
저택 내부로 돌입한 에밀과 벨맨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후방에서 총류탄으로 지원해 줘야 할 깨비텐과 마이크가 잠잠했다.
블랙맘바가 경호원들을 건물 내부로 몰아넣은 지금이 총류탄으로 두들길 찬스다. 경호대가 제 정신을 차리면 고립된 상태에서 난타를 당하게 된다.
“아놔, 이 인간들은 의사에게 기관총을 맡겨놓고 자빠져 자는겨 뭐여.”
벨맨이 미니미 탄띠를 정리하며 투덜거렸다.
“병장님은 메스보다 기관총을 더 잘 다루는 걸요.”
“그건 그래. 마취할 필요가 없거던.”
“그래서 돌팔이 소리 듣는 겁니다.”
“그래? 너 다치면 두고보자.”
“헹, 안 다치면 되죠.”
“아놔, 이 자식이 입으로 기관총을 쏘네.”
한마디도 지지않고 말대답하는 에밀이다. 풋내기가 전장을 구르더니 간이 배밖으로 튀어 나왔다. 본전을 못 건진 벨맨이 손을 들었다.
“이봐 에밀, 우리가 너무 서둘렀나 봐.”
“걱정 마십쇼. 내 파트너가 지키고 있습니다.”
벨맨이 염려하자 에밀이 태평한 대답을 했다. 블랙맘바가 걱정 말고 설치라고 했으니 마음껏 설치면 된다. 그는 미테랑의 말은 믿지 못해도 파트너의 말은 믿었다.
“젠장, 보여야 사격을 하든 말든 하지.”
마이크가 투덜거렸다. 하비브의 저택은 주변보다 지대가 3~4m높다. 붉은 벽돌 담장에 가려진 저택 내부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깨비텐은 마음이 콩 튀듯 급했다.
루키 두 놈과 벨맨이 너무 빨리 움직였다. 사격 위치를 잡기도 전에 돌입하는 바람에 착탄 지점을 특정하지 못했다.
그때다. 붉은 예광탄이 줄줄이 저택 내부로 빨려 들어갔다.
“헐, 역시 블랙맘바!”
“기가 막힌 녀석입니다.”
깨비텐과 마이크의 얼굴이 밝아졌다. 전장 상황을 파악한 블랙맘바의 임기응변이다.
깨비텐과 마이크가 예광탄이 빨려 들어간 지점에 총류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총류탄은 별도의 공포탄을 삽탄하고 어댑터에 총류탄을 끼워서 발사해야 한다. 발사 속도가 느리지만 유탄에 비해 두 배 강력하다.
총류탄이 정확도가 떨어진다지만 깨비텐과 마이크는 최고의 저격수다. 10초당 한 발의 총류탄이 투발되었다. 바라크 형태로 지어진 경호동과 근무동이 산산조각나기 시작했다.
“이왕 가져 왔으니 한 발 더.”
장쒼이 근무동에 고폭탄을 한발 더 때렸다.
쿠웅- 꽝-
근무동이 와지끈 무너지며 화재가 발생했다.
“야 일라 히이, 하리 끄!(아이고, 불이야!)”
“아크미두- 알하리-까 비쑤르아!(불부터 끄란 말이야.)
근무동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사령부 인원과 관리인들이 튀어 나왔다. 일반인과 경호원이 뒤섞여 혼란은 극에 달했다. 건물에 숨자니 폭탄이 날아들고, 밖으로 나가자니 저격이 두려웠다.
투타타타- 분수대에 엄폐한 에밀과 벨맨의 미니미가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총알은 옥석을 가리지 않는다. 군인, 일반인, 근무원 할 것 없이 퍽퍽 쓰러졌다.
경호대는 반격은커녕 개미새끼처럼 흩어져서 엄폐물을 찾아 숨기에 바빴다.
“망할, 돼지새끼가 저기 있다.”
“끅!”
샴시르를 빼 들고 고함치던 지휘관의 관자노리에서 핏물이 퍽 튀었다. 저격수가 버티고 있는 한 경호대는 조직적인 대응을 꿈도 꾸지 못했다.
“이교도를 죽여라!”
“엄호, 엄호”
에밀과 벨맨을 포착한 경호원들이 소총을 난사하며 돌격했다. 전장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블랙맘바가 그냥 둘 리 없다. 퍽 퍽 퍽- 채 다섯 걸음도 떼지 못하고 돌격조가 잔디밭에 굴렀다.
“스나이퍼!”
“엄폐하라.”
엄호조도 몸을 숨기기 바빴다.
본관 건물에서 한 무리의 군인들이 튀어 나왔다.
하비브의 근접경호원인 제레로족 전사들이다. 건물 내부에서 이들을 엄호하는 총탄이 빗발쳤다.
분수 구조물이 퍽퍽 부서져 나갔다. 벨맨과 에밀은 머리를 처박고 꼼짝도 못했다. 그 틈에 RPG 사수 둘이 무릎쏴 자세로 분수를 겨냥했다. 나머지는 정문을 향해 돌격하며 일제 총격을 가했다.
블랙맘바가 훤히 드러난 먹잇감을 놓칠 리 없다. RPG사수에게 여지없이 저격탄이 날아들었다.
“아악!”
가슴에 구멍이 뚫린 사수는 차라리 행복했다. 고통 없이 즉사했다. 또 다른 사수는 운이 좋지 못했다. 발사기에 맞고 튄 탄자가 가로 누운 상태로 왼쪽 얼굴을 대패밀 듯 깎아 버린 것이다.
“끄아악, 칸마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감싸고 잔디밭을 뒹구는 경호원을 돌봐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칸마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에 살아남은 경호원들은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본관 건물을 겨냥하던 장쒼은 순간적으로 갈등했다.
하비브란 놈이 죽어 버리면 블랙맘바에게 면목이 서지 않는다. 마침 돌격해오는 한 떼의 군인이 조준경에 잡혔다.
“옜다, 니들이 처먹어라.”
푸앙- 선연한 오렌지 빛 섬광이 어둠을 환히 밝혔다.
꽝- 폭탄마답게 돌격 종심을 정확하게 때렸다. 폭압과 파편이 20m반경을 휩쓸었다.
폭심에 들어간 4명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외경에 들어간 경호원들도 후발풍에 휩쓸렸다. 펑- 펑- 지연 신관을 조정한 총류탄이 뒤이어 날아들어 살아남은 경호원들을 휩쓸었다. 깨비텐이 강조하는 화력 집중이다.
“칸마, 칸마!”
누군가가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살아남은 경호원들이 죽어라 달려서 정원석과 나무 뒤로 엄폐했다. 기총 탄은 피했지만 그들은 더 끔찍한 상황을 맞았다. 어디서 날아오는지 도 모를 저격탄에 연신 머리가 터져 나갔다.
장쒼이 정문을 날려 버린 3분후 하비브의 경호 세력은 괴멸 지경에 빠졌다. 40명 남짓한 비전투원들도 거의 사망했다. 용병들의 습격은 빠르고 강력했다.
쿠웅-
장쒼이 날린 고폭탄이 2층 하비브의 집무실에서 10m떨어진 지점을 정확히 때렸다. 2층 테라스 일부가 우르르 무너졌다. 폭탄마의 절묘한 방포술이다. 장쒼은 굴속에 숨어 있는 하이에나를 굴 밖으로 몰아내려는 의도다.
뒤이어 또 한 발이 1층 창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꽝- 시뻘건 불길이 창문으로 뿜어져 나왔다. 무반동포에 뒤이어 총류탄이 본관으로 집중되었다. 창가에서 악착같이 응사하던 경호원들의 비명과 악다구니가 폭음을 뚫고 메아리쳤다.
“뭐야!”
밤늦게 아라크를 폭음하고 잠들었던 하비브가 깼다.
비명과 폭발음이 연신 들렸다.
‘꿈인가?’
꽝- 건물이 우르르 울렸다. 아악 비명소리가 아스라이 들렸다.
“이게 뭐야?”
벌떡 일어난 하비브가 부관을 찾았다.
“구로! 구로!”
하비브의 부관인 구로 중령은 잔디밭에 처박혀 있다. 구멍 난 가슴에서 벌컥 벌컥 핏물이 솟았다. 사후 경직이 시작된 부관이 대답하면 밀리터리가 아니라 판타지다.
“이 새끼는 도대체 어디 간 거야.”
총성과 포성이 이어지자 그는 권총을 뽑아 들고 도어를 박차고 나갔다. 테라스에 나선 하비브는 입을 딱 벌렸다.
천지가 폭음과 총성으로 가득했다. 사방에서 포탄과 총탄이 날아들었다. 박살난 경호동이 기세 좋게 타올라 사위가 환했다. 근무동도 불이 붙어 연기가 자욱했다. 경호동과 본관앞 공터에 시체가 즐비했다. 전부 자신의 경호원들이다.
‘꿈인가?’
하비브는 자신도 모르게 볼을 꼬집었다.
아프다.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그는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어떤 놈이 파야에서 감히 자신을 공격한단 말인가!
“하마스, 하마스!”
테라스 끝에서 총을 쏘던 군인이 달려왔다. 군복을 제대로 차려입은 군인이다.
“합, 여기 있습니다.”
“경호대을 지휘해라. 적은 소수다. 인원을 집중하고 화력을 집중시켜.”
하마스 대위가 경례를 하고 튀어 나갔다.
“망할, 쓸 만 한 놈은 다 뒈졌어. 빌어먹을 칸마놈.”
하비브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아무드와 무스타를 비롯해서 능력 있는 지휘관 대부분이 칸마란 놈에게 당했다.
“집사, 집사!”
대답이 없다.
“이 새끼들, 전부 어디 간 거야?”
하비브는 미칠 지경이었다.
잔디밭에 쓰러진 시체가 눈에 익다.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구로! 메수드!”
부관과 집사다.
“아악, 이놈들!”
하비브의 외침에 비통함이 가득 찼다. 둘 다 고향 친구다. 십대 나이에 자신을 따라 나선 친구의 죽음이다.
현실과 접속된 하비브의 머리가 맹렬히 돌아갔다. 습격자가 어떤 놈이란 말인가. 몇 가지 유추를 통해 유력한 인물이 검색되었다.
“으득, 압둘! 돼지 같은 놈!”
하비브는 사사건건 충돌중인 압둘을 저주했다. 압둘은 톰브예가 이끄는 온건파의 핵심 인물이다. 최근 프랑스 특공대를 영격하는 과정에서 압둘의 병력 희생이 많았다. 그는 하비브가 고의로 자신의 병력을 소모시켰다고 길길이 날뛰었다. 사실이기도 했다.
프랑스 특공대에게 엄청난 병력을 잃은 하비브는 반대파의 병력도 깎아 냈다. 두조랍 전투에서 희생된 260명중 220명이 압둘의 부하다. 압둘이 발광 할만 했다.
압둘은 평의회에서 마쿰보 작전 실패를 물어 하비브의 실각을 끈질기게 주장하는 인물이다. 자신을 공격할 놈은 압둘 밖에 없다.
놈은 자신의 주장이 먹히자 않자 전격적인 제거를 획책했다.
“더러운 놈! 이대로 당하지 않는다.”
하비브는 라텔팀의 역습을 상상도 못했다. 이를 악물고 압둘을 제거할 계획을 짰다.
애시당초 프롤리나트는 이념과 사상으로 뭉친 연합체가 아니다. 권력에 미친놈들이 필요에 따라 힘을 합쳤을 뿐이다. 의리나 동지의식이 없으니 누가 언제 배신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전격적으로 히트맨을 보낼 줄은 몰랐다.
“빌어먹을 놈!”
하비브가 이빨을 부득부득 갈고 있을 때 경호 대장이 이층으로 뛰어 올라왔다. 왼팔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각하, 피해야 합니다.”
“무하마드, 어떤 놈들이냐?”
“모릅니다. 일단 피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하비브의 고함에 무하마드도 악을 썼다.
“병신 같은 놈, 정신 차려!”
하비브가 무하마드를 걷어찼다.
“제2주둔지에 연락해서 출동부터 시켜.”
하비브에게 걷어차인 무하마드가 집무실로 뛰어들어 전화기를 돌렸다.
“무하마드, 침입자는 소수다. 이곳으로 한 개 중대만 보내고, 가용 병력은 전부 압둘에게 보내. 놈의 시체는 필요 없다. 대가리만 떼어 오라고 해.”
하비브가 고함을 질렀다.
전장에서 늙은 하비브다. 총성만 들어도 침입한 적의 숫자를 알 수 있다. 저택 내에 난입한 적은 기껏해야 한 타스다. 저택 호위병만 70명이 넘는다. 침입자는 격퇴하면 된다. 정작 급한 것은 압둘의 신병 확보다.
블랙맘바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하비브의 실수다.
한 순간의 판단 미스로 프롤리나트 해체라는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각하, 제 2주둔지에 연락되었습니다. 3개 중대를 압둘의 집으로 보내고 1개 중대는 20분후 도착할 수 있습니다.
“늦어, 늦다고, BTR이든 낙타든 탈 수 있는 건 무엇이던 타고 오라고 해.”
경호대장의 보고에 하비브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이거 왜 이래?”
하비브가 눈을 부릅떴다. 하마스를 보냈지만 희망과 달리 포성과 총성이 줄어들지 않았다.
장쒼은 경호동 전면의 기관총 진지에 몸을 숨기고 있다. 하비브의 행태가 고스란히 보였다.
“저 새끼가 하비브란 놈이군. 아니면 말고.”
쒸우웅-
저속 폭탄의 비행음에 하비브가 몸을 날렸다.
꽝-
포탄이 자로 잰 듯 집무실 창문을 뚫고 들어와 폭발했다. 폭심에서 20m떨어져 있던 하비브가 테라스 밖으로 튕겨 나갔다. 장쒼만이 가능한 하비브 사로잡기 포격이다.
잔디밭에 떨어진 하비브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웅웅대는 소리만 가득한 중에 둥둥 떠내려가는 느낌이다. 하비브는 자신의 뺨을 호되게 쳐서 멍한 정신을 일깨웠다.
두 다리가 사라진 무하마드가 잔디밭에 처박혀 버르적거리는 비현실적인 모습이 보였다. 하비브는 이를 악물었다. 저택 경호원들이 처리할 수 있는 단계를 넘었다.
그는 휘청이는 걸음을 가누며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렸다. 30미터만 달리면 지하 벙커 입구가 나온다.
정원 지하 5미터 아래 대피 벙커가 축조되어 있다.
두께 600mm의 강화 콘크리트 외벽에 300mm강철 도어가 버티고 있다. 벙커에 들어가면 지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어럽쇼. 저놈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