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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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대우선사5
추뢰술은 일종의 염동력이다. 포크나 구부리고, 접시를 들어 올리는 장난 같은 사이코키네시스(Psychokinesis)와는 차원이 다른 정신동력이다. 자신은 죽었다 깨나도 불가능한 술법이다.
콰우우- 무쌍의 머리위에서 자갈 우박이 쏟아졌다. 천하의 무쌍인들 미사일처럼 따라붙는 자갈 세례를 피할 길이 없다. 단일 탄두가 아니라 광역 제압용 집속탄이다.
투다닥- 퍽 퍽- 무정한 돌덩어리가 연약한(?)인간의 육신을 사정없이 난타했다.
“으아악!”
비명이 천생산을 뒤흔들었다. 돌덩어리에 쫓긴 무쌍이 청파보를 시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안타깝게도 허벅지까지 잠긴 물이 운신을 제약했다. 순식간에 머리통, 잔등, 사지, 할 것 없이 수십 대를 난타 당했다.
슈악- 무쌍이 물속에서 포탄처럼 튀어나왔다. 그 뒤를 돌덩어리가 따라붙었다. 불알이 덜렁거렸지만 신경 쓸 게제가 아니다. 떨어지는 돌덩어리 위력이 장난이 아니다. 내리꽂히는 자리에 구멍이 쑹쑹 파였다.
팍- 팍- 방향을 바꿀 때마다 발밑에서 흙과 풀이 튀어 올랐다. 아차하면 곤죽이 될 판이다. 필사적으로 사행보를 펼쳐서 뒤따르는 자갈을 피했다.
“헉, 토끼몰이다.”
무쌍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돌너덜이다.
천생산 중턱에 수천 평 돌너덜이 있다. 바위와 돌덩어리가 산 사면을 따라 켜켜이 펼쳐져있다. 종재기 크기에서 집채만 한 바위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돌너덜에는 바위틈서리에 풀과 관목 몇 그루가 자랄 뿐 큰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무쌍은 암담했다. 보이느니 바위와 돌덩어리다. 사부가 추뢰술을 시전할 재료가 널리고 널렸다. 기관총을 든 적에게 탄통을 갖다 바친 격이다.
아니나 다를까, 푸앙- 푸앙- 곧바로 축구공 크기의 돌이 줄줄이 날아들었다. 무시무시한 파공성에 오금이 저릴 지경이다.
“어이쿠!”
놀란 무쌍이 프라이팬에 올린 새우처럼 부산스럽게 튀었다. 꽝 꽝 꽝- 옮겨 다니는 바위마다 추뢰술로 날린 바위에 직격 당했다.
포탄이 떨어진 듯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쇄설물이 튀어 올랐다. 위력이 수류탄 수준이다. 무쌍은 바짝 긴장했다. 수련에 들어가면 사부는 야차로 변신한다. 적당히는 시쳇말로 딴 데 가서 찾아야 한다.
“헐!”
무쌍의 눈이 잔뜩 커졌다. 돌너덜에 늘린 주먹크기의 돌덩어리가 수도 없이 둥실 떠올랐다. 솨아아- 여름 소나기내리는 소음이 울렸다. 둥실 떠 오른 돌덩어리가 하늘로 솟구쳤다.
“저 저게 가능한 기가?”
이른 봄철에 수천마리 무리지어 낙동강에 날아드는 청둥오리 떼가 따로 없다. 돌덩어리가 일제 낙하를 시작했다.
“사부우, 제자 죽일 일 있어요오!”
꽈르르 꽝 꽝 꽝-
고함이 굉음에 묻혔다. 무쌍은 미친 듯이 사행보를 시전했다. 돌너덜에 떨어진 자갈이 뿌연 먼지를 피어 올렸다.
돌덩어리는 끝없이 떨어졌다. 꽝꽝대는 굉음, 부싯돌을 친 듯 번쩍거리는 불꽃, 이쯤 되면 사제 간의 대타가 아니라 천재지변이다.
“끄악!” “악!”
비명이 연속 터졌다. 사행보 할애비라도 추뢰술로 따라붙는 수많은 돌덩어리를 전부 피할 수 없다. 머리, 팔 다리, 몸통 할 것 없이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뼈골을 파고드는 통증에 신음이 절로 새 나왔다.
끝이 아니다. 우웅- 대기가 한차례 유동했다. 비척거리던 무쌍의 눈이 번쩍 빛났다. 또 한 차례 자갈이 쏟아질 기세다. 쏴아아- 산허리에 깔린 안개가 소용돌이쳤다.
“으헉!”
푸앙- 놀란 무쌍이 바위를 박차고 돌너덜을 벗어났다. 쏟아지는 집속탄을 피하려면 땅속으로 숨는 길밖에 없다. 비교적 무른 땅을 골라 공진파를 용천혈로 쏟아냈다. 콰르르- 무쌍의 몸이 서서히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사헬에서 터득한 두더지 굴 파기다.
쏴아아- 하늘이 꺼메졌다.
“으아아, 반칙이닷!”
마음이 급해졌다. 겨우 종아리까지 파고 들어간 상태다.
“어림없지.”
급해진 무쌍은 넓적한 바위를 번쩍 들어서 머리 위를 가렸다. 현관 문짝보다 더 넓은 바위다.
콰다다당- 수십 킬로를 넘을 물체가 중력 가속도를 붙여 엄폐물인 바위를 직격했다. 이번엔 통나무와 고주배기가 섞였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무쌍의 허리가 휘청거렸다. 머리가 멍해지고 무릎이 시큰거렸다.
“사부우, 저녁에 팬다면서요옷!”
괴성이 터져 나왔다. 안개가 출렁이고 계곡이 쩌르렁 울렸다.
“헐헐, 그놈 목청도 좋아졌구나. 이놈아, 송양 고사를 아느냐?”
얄미울 만큼 평온한 사부의 목소리다. 공간지각력을 거미줄처럼 펼쳤지만 위치가 잡히지 않았다.
“바보 짱께 송양이 여서 와 나옵니까아?”
사부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계속 말을 시켰다.
“제자 놈 대가리가 굵어져서 상대하기가 겁나 빡빡하거든. 한데 틈을 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 미리 데미지를 먹여놔야지.”
얄미운 사부의 전언에 무쌍은 약이 바짝 올랐다.
“사부님, 제대로 함 해 보입시더. 저도 제법 컸거든요.”
“이놈아, 제대로 하긴 뭘 해. 토둔술이랍시고 펼치면서 전사는 뒀다 국 끓여 먹을 거냐?”
“아차!”
무쌍은 머리를 쳤다. 공진파를 드릴처럼 회전시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부님 말대로 신체만 강해지고 머리가 돌이 된 모양이다.
“띨띨한 놈, 덜렁거리는 물건이나 가려. 쭈구렁한 사부 앞에서 시위하는 거냐?”
“이키!”
그러고 보니 꼴사나운 모습이다. 사헬의 아즈라일, 블랙맘바가 제대로 망가지는 날이다.
“니미, 떠그럴, 몽둥이 들고 기관총 상대하는 격이 구마. 영감 탕구가 추뢰술을 계속 쓰면 방법이 없잖아.”
무쌍이 행자복을 걸치며 투덜거렸다. 온 몸에 울긋불긋 멍이 들었다. 머리에 혹이 다섯 개나 솟았다. 팔다리도 저리고 등이 뻐근했다. 사부가 머리와 팔다리를 집중적으로 때렸다.
“이놈아, 다 들려. 그래도 사부니까 옷 입을 시간은 주는 기다.”
“하이고, 그래서 제자를 바위로 박살낼라 켔구마요.”
“아서라, 네놈이 바위에 깔릴 수준이면 사헬이라 카는 데서 살아오지도 못했겠지. 그놈 물건 하나는 실하구나. 헐헐헐. 제자 놈과 오랜만에 어울려 볼까나.”
쉬이이- 사부가 공간속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봤느냐? 이것이 신통력과 이능의 차이다. 신통력은 정신의 넓이와 깊이만큼 외물을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느니라.”
“불공평합니다. 사부님이 둔갑술로 공기 중에 몸을 숨기고 돌덩어리를 날리면 제자는 대항할 방법이 없다 아입니까?”
“그래서, 그 뭐냐? 뚜아구노브란 총으로 사부에게 총질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하이고, 제자가 감히 그럴 수야 없지요.”
“흐흥, 근접 대타를 하자 이거냐? 좋다. 자연보호를 해야지. 돌너덜로 오너라.”
대우선사가 바닥을 지팡이로 툭 쳤다.
“헐! 사기다.”
무쌍의 눈이 잔뜩 커졌다. 사부가 안개처럼 흩어졌다. 앗하는 사이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둔갑술도 저처럼 눈앞에서 공기 중에 녹아들듯이 사라질 수는 없다. 숨겨둔 밑천이 짐작도 되지 않았다. 사헬에서 자신을 상대한 프롤리나트군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쉭- 무쌍의 신체가 흩날리는 낙엽처럼 공간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무쌍은 사부와 자신의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은 노출되고 사부는 흔적이 없다. 관안도, 공간지각력도 소용없었다. 그야말로 천지자연에 동화되었다.
사부가 언제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른다. 방법은 공진파를 액티브 탐신처럼 사용할 밖에 없다. 두웅- 머리가 어질 거릴 정도로 공진파를 뽑아냈다. 공진파가 사방으로 좌악 퍼져나갔다. 공기가 출렁 흔들렸다.
‘걸렸닷!’
몸으로 때우기라면 자신 있다. 파악- 진각을 밟아 포탄처럼 튀어나갔다. 회선각이 공간을 단축했다. 안개가 좍 갈라졌다.
“헛! 제법!”
대우선사는 깜짝 놀랐다. 녀석이 둔형술을 파악했다. 대기가 한차례 출렁였다. 깡마른 오척 단구의 노승이 드러났다.
파악- 파악- 슁- 슁- 전륜십팔박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무쌍의 몸이 수레바퀴처럼 휘돌며 순식간에 36연타가 들어갔다.
뚜다다닥- 손과 손이 얽히고, 발과 발이 얽혔다. 튀어 오른 돌조각이 역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두 사람을 감싸고 빙빙 휘돌았다.
한차례 공방이 끝났다. 맞붙은 자리의 돌너덜은 폐허가 되었다. 바위가 뽑혀 날아가고, 땅이 뒤집혔다. 무쌍의 행색은 참담했다. 행자복은 걸레가 되고, 몸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칼날같이 예리한 기격에 피부가 갈라졌다. 반면에 대우선사는 유람이라도 나온 양 멀쩡했다. 신체에 접근한 유효타와 기파의 차이다.
“크아아!”
고대 공룡이나 뽑아낼 괴성이 천생산을 드르렁 울렸다. 무쌍의 눈에서 붉은 혈광이 쭉 뻗었다.
“옳지, 이제 시작이구나.”
대우선사는 바짝 긴장했다. 폭주 조짐이다. 깊숙이 숨은 괴물이 의식의 표층에 올라오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강적을 만난 개체가 위기에 빠지자 잠든 파란트로푸스가 깨어났다. 둥둥 머릿속에서 북이 울렸다. 눈앞이 핏빛으로 변했다. 죽여라! 찢어라! 투쟁심과 살육 욕구가 머리를 잠식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자아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개의 자아가 공존하는 상태다.
“크으으! 사부님, 제자를 일부러 자극하셨습니까?”
“오냐, 절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마음껏 덤벼라.”
“사부님 조심하시소. 크악!”
무쌍이 포탄처럼 날아들었다. 후아앙- 대기가 진저리를 쳤다.
“하압!”
대우선사의 손이 공기를 갈랐다. 꽝- 포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 막대한 기공이 운집된 호박섬전타에 통타당한 무쌍이 무려 십여 장을 튕겨나갔다.
꽝- 멀쩡히 서 있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터져나갔다. 소나무를 박살내고도 역도가 남았다. 계속 굴러가서 퉁하고 바위에 부딪혔다.
“크압!”
무쌍이 괴성을 지르며 땅을 박찼다. 대우선사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가히 아수라다운 신체다.
꽝- 꽝- 꽝- 스승과 제자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굉음을 울리며 맞붙었다. 회오리치는 기파에 작은 돌덩어리가 튕겨나가고 손발에 비껴 맞은 바위가 쩍쩍 쪼개졌다. 천생산 돌너덜이 졸지에 수난을 당했다.
호모사피엔스의 이성을 유지한 파란트로푸스의 전투력은 무시무시했다. 사헬에서 발휘된 전투력에서 오 할이 상승했다. 오금공의 초수에 야수적인 감각이 곁들여진 공격에 대우선사도 쉽게 선기를 잡지 못했다.
대우선사의 수도가 장작 패듯이 떨어졌다. 뻑- 백회혈을 통타당한 무쌍의 목이 90도로 휙 꺾였다. 푸악- 상체가 기울어졌다. 기울어지는 결대로 발뒤꿈치가 대우선사의 견갑골로 날아들었다. 백원회축이다.
“이키!”
대우선사의 상체가 슉 사라졌다. 신체를 순간적으로 접는 유마술이다. 파앙- 그 자리를 무시무시한 파공성이 휩쓸고 지나갔다. 대우선사의 승복이 칼로 벤 듯 좍 갈라졌다.
촌각의 틈에 대우선사의 발이 공간을 갈랐다. 떠엉- 웅장탄퇴가 무쌍의 가슴을 때렸다. 츄릿- 튕겨나가는 순간에 족도가 대우선사의 가슴을 스쳐갔다. 무쌍이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물러났다.
“호오! 이 녀석, 청파보가 극에 달했구나.”
대우선사는 기가 막혔다. 이번에도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반격 탓에 깊숙이 찔러 넣지 못했다. 상대를 말살시키려는 의지와 독심이 전투력이상으로 섬뜩했다.
잘려진 대우선사의 옷고름이 너풀거리며 낙하했다. 족격이 옷고름을 잘라냈다. 경기공으로 보호하지 않았으면 가슴이 쩍 벌어졌을 것이다. 겁나는 놈이다. 저 족격에 맞았다간 자신이라도 성치 못한다.
꽝 꽝 꽝- 제자와 스승이 다시 맞붙었다. 이미 초식은 의미가 없어졌다. 무쌍은 무아지경에서 손발을 뻗고 머리로 들이받고 어깨로 치고 들어갔다. 대우선사는 차분히 빛살처럼 날아드는 강격을 걷어냈다. 그야말로 성난 투우와 투우사의 대결이다.
“억!”
탄성과 함께 대우선사의 상체가 꽤배기처럼 뒤틀리며 좌측으로 밀려갔다. 꽝- 그 자리에 무쌍의 후탄퇴가 떨어졌다. 머리위로 떨어지는 섬격퇴를 걷어내는 순간에 다른 발이 채찍처럼 휘어져서 뒤통수를 노린 것이다.
대우선사가 식은땀을 한 방울 흘렸다. 무슨 놈의 관절이 문어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진다. 관법으로 타점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제멋대로 휘어져 날아드는 손발은 방어하기가 점점 곤란해졌다. 게다가 수없이 난타당하고도 기세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슈앙- 떠덩- 대우선사의 주먹이 연속으로 무쌍의 양쪽 관자노리를 강타했다.
“크아!” 서너걸음 밀려나간 무쌍이 괴성을 질렀다. 통증이 아니라 분노를 이기지 못한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