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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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시리아 루만 작전3(수정)
“벨맨, 장사는 잘돼?”
“오우 블랙, 먹고살만큼은 돼. 아메리카의 치안이 조금 더 엉망이 되면 블랙이 좋아하는 메인주에 별장을 지을 수 있을텐데 말이야. 얼른 오라구. 메인에서 공수한 바다가재를 삶아 줄게.”
쾌활한 벨맨의 음성이 구리선을 타고 수 만 킬로를 달려왔다. 본명이 데이비스지만 벨맨이 입에 익어버렸다.
“바다가재는 다음 기회에 먹기로 하고 호출을 받았거든. 짚이는 껀수 없어?”
무쌍은 멍청하게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벨맨은 전직 CIA중동지역 현장 책임자다. 인맥이 살아있으면 정보 획득은 어렵지 않다.
“알았다. 2시간 후에 연락줘.”
벨맨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 사태와 배후로 의심되는 시리아에 관한 정보를 알려 주었다.
“고마워, 이번에 총기를 줏으면 에밀을 통해서 보내줄게.”
“크크크, 그거 좋지. 몸 조심해.”
18인승 전용 제트기 트랩 아래에 대기하고 있던 흑백의 미녀가 동양식으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한쪽은 파란 눈에 코 큰 노르만 아가씨, 다른 쪽은 다갈색 피부가 반들거리는 스페인계 혼혈이다. 둘 다 젖가슴 일부가 보일 정도로 깊숙이 앞이 팬 상의와 샅을 겨우 가린 초미니 차림이다.
“엉셩떼. 즈 쒸 쓰보이어!”
“헐! 지랄을 해라!”
엉뚱한 한국어가 대답으로 튀어나왔다. 헐벗은 차림에 허리를 숙이자 G컵의 가슴이 툭 삐져나왔다. 놀란 블랙맘바와 달리 여자는 눈웃음치며 가슴을 수습했다.
“흐흥, 애 써는구먼.”
블랙맘바가 한국말로 중얼거렸다. 일종의 성 상납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뇌물은 성 상납이다. 보니파스가 내무부 측에 조언했을 것이다. 블랙맘바는 여자에 약하다고. 에델이 병원에 내내 붙어있었으니 오해할만 했다.
블랙맘바의 시선이 한껏 섹시한 포즈를 연출하는 두 미녀를 쓰윽 스쳐 갔다. 늘씬한 키에 청금발을 찰랑거리는 백인 아가씨가 살짝 다리를 벌렸다. 도발적인 포즈다. 남자가 침을 질질 흘릴 만큼 섹시하긴 했다.
“쓸만하구먼!”
블랙맘바가 영혼 없는 한 마디를 남기고 기내로 쑥 들어갔다. 청금발과 육감녀가 어이없다는 눈짓을 교환했다.
버튼을 누르자 좌석이 좍 펼쳐졌다. 침대보다 더 편한 좌석이다. 울적한 심정으로 DC-10에 몸을 실었던 첫 번째 비행과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낡은 잠바떼기 걸치고 주머니 늘어난 혼방 바지를 입었던 촌놈 무쌍은 사라졌다. 그때는 상 파피에(sans pappier, 자신의 신분을 입증할 서류가 없는 사람)였지만 지금은 흑백의 미녀가 전용 스튜어디스로 배정된 특별군사고문 마죠르 팍이다.
블랙맘바는 비행 내내 명상에 잠겼다. 제트 기류를 탄 기체가 와당탕 요동치고, 50m에 뚝 떨어져도 고요한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네놈이 저지른 죗값이 이걸로 끝났다고 여기진 않겠지. 더러운 새끼, 내가 꼭 청송으로 보내 주겠어. 검사의 힘을 보여주지.]집행유예로 풀려나던 날 김달수 검사가 씨불이던 말이 귓가에 쟁쟁했다. 놈의 비릿한 미소와 썩은 입 냄새가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는 아뭇소리 못했다. 손짓 한 번이면 얼굴을 뭉개버릴 수 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 자연동화술을 익혔으면 김달수는 변사체로 발견되었을 것이다.
‘김달수, 뇌물을 몇 년 더 처먹었을 테니 지금쯤은 빵빵하게 살고 있겠지. 밥값 하는 동안 보너스로 조금 더 즐기라고. 검사의 힘? 조직을 업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찌질한 새끼. 독고다이 블랙맘바의 힘을 보여주지.’
적정의 기쁨을 찾아야 할 뇌가 지저분한 과거의 실오라기만 자꾸 풀어냈다.
“보누루, 너도 저이가 누군지 모르니?”
쟌느가 파란 눈에 물었다.
“전혀, 정중히 모시라는 지시만 받았잖아. 어떤 요구 사항도 다 들어주라는 의미가 뭐겠어?”
“흐흥, 그런 지시가 없어도 덮치고 싶은 남자야. 노랑이치고는 체격도 좋고 잘 생겼어.”
“누굴까? 기체가 요동쳐도 눈도 깜짝 안 하네. 기획국에서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다니, 이상해.”
“이상하긴 하지만, 그딴 건 알 필요도 없어. 난 두 가지만 중요하거든.”
“키키키, 지갑과 아랫도리?”
“응, 전용기를 탈 수 있을 만큼 성공한 수컷이고, 2세가 기대될 만큼 잘 생긴 남자야. 뭐가 더 필요해?”
“그건 그래, 도착하면 늦은 밤인데…….”
쟌느가 길쭉한 아랫도리를 비비 꼬았다.
“미친년, 먹음직한 수컷을 보니까 벌써 흘러넘치는 거야?
“노랑이치고 너무 잘 생겼잖아. 몸매도 예술이네. 군살 한 점 없더라고.”
“으이그, 벌써 탱탱해졌네.”
보누루가 쟌느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꾹꾹 찔렀다.
“오우 보누루, 그만, 그만해. 난 금방 젖는단 말이야. 팬티 갈아입기 귀찮아.”
쟌느가 부르르 몸서리를 쳤다.
“쟌느, 너무 욕심부리지 마. 지난번에 징계 먹은 거 잊었어?”
“흥, 섹스에 눈먼 병기본부(DGA) 기획관이 멍청이지. 난 아랫도리 빌려주고 정보 몇 가지 얻었을 뿐이라고. 고자 새끼, 여섯달이나 정직을 먹이다니, 말이 되냐구? 기획국장 새끼를 꼭 잡아먹고 말거야. 그리고 까날 쁠리에 출연해서 대 망신을 줄 거야.”
쟌느가 분한 듯 콧김을 뿜었다.
“미친년, 그 정보가 개발 중인 르 끌레르라는 점이 문제지. 컨설턴트에게 넘기고 오천 프랑이나 받았다며?”
“내 아랫도리는 비싸거든. 게다가 그 대머리 기획관 새끼는 토끼였어. 내가 손해 본 거라고.”
“시끄러워 이년아, 넌 정직 기간에도 간호원 노릇하면서 한 몫 단단히 잡았다며? 저 남자는 내게 양보해.”
“호호호, 그 덩치 큰 멍청이 용병? 말도 마. 하룻밤 맛을 보더니 아주 환장을 하더라고. 속을 숯덩이처럼 태워주었지. 크루즈 여행을 함께 떠났는데 말이야~”
‘응! 쟌느? 크루즈 여행?’
명상에 잠겨있던 블랙맘바의 귀가 쫑긋했다. 스튜어디스 둘은 뒤쪽 승무원 실에 있다. 자기들 딴에는 목소리를 낮추어 수다를 떨고 있지만 스테레오로 들린다.
쟌느라는 이름, 멍청이 용병, 크루즈 여행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에밀을 홀려서 함께 여행을 떠난 바로 그 여자다. 세상이 좁아도 너무 좁다. 두 여자의 수다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벗겨 먹었어?”
“내 남자가 될 사람은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부모님 허락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 그랬더니 현재 저축액이 50만 프랑이래.”
“50만 프랑?
파란 눈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올라갔다. 블랙맘바가 귀를 슬슬 문질렀다. 급작스런 음파 공격에 예민한 청각이 살짝 충격을 받았다.
“이것아, 조용해. VVIP가 자고 있단 말이야.”
육감녀가 주의를 시켰다. 파란 눈이 얼른 목소리를 죽였다.
“미안, 20대 초반의 애송이 용병이라더니, 사기꾼 아냐?”
“내가 사기꾼을 구분하지 못하겠어? 그건 아니야.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는 멍청이였어. 현재 자신의 수중에 육만 프랑이 있으니 당장 결혼을 하자는 거야.”
“40만 프랑은 어쩌고?”
“성질 나쁜 친구에게 40만 프랑을 맡겨 두었다나. 그래서 일단 결혼 준비금으로 5만 프랑을 받았지.”
“어머, 어머! 5만 프랑을? 좋겠다.”
파란 눈이 슬리퍼 신은 발로 기체 바닥을 탕탕 차며 호들갑을 떨었다.
“킬킬, 오만 프랑이 문제야. 여행 끝나면 친구에게 맡겨둔 40만 프랑을 찾을 수 있다고 했거든. 그런데 친구라는 망할 새끼가 자기나라로 돌아가버린 거야.”
“저런, 멍청이가 친구란 놈에게 사기당했네.”
“응, 내가 그렇게 말했어. 자기가 사기당했다고 말이야. 방방 뛰었지. 내 돈 40만 프랑이 날라갔는데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어.”
“어머 아까워. 그래서?”
“어휴, 그 새끼가 갑자기 화를 버럭 내는 거야. 친구를 모욕하는 놈은 대통령이라도 쏴 죽이겠대.”
“어머 어머, 그 새끼 변태 아냐? 친구란 놈도 게이가 아닐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여자에게 정액을 뿜고 싶어 환장한 놈이거든. 나도 화를 버럭 냈지. 나와 친구중에 어느쪽이 더 중요하냐고 물었지?”
“그래서. 뭐래?”
“망할 새끼, 나도 소중하지만, 친구가 더 소중하대. 자기 친구를 욕하는 인간은 회를 쳐 버리겠데. 너 회가 뭔지 알아?”
“극동 쪽 노랑이들이 살아있는 물고기를 칼로 잘라먹는 거 말이지. 한국의 공항 식당에서 보았어. 개를 잡아먹는 미개인들은 할 수 없어. 그래서 헤어졌어?”
“이런 빙신, 화수분을 왜 버려? 침대에서 엄청난 봉사를 하며 살살 구슬렸지.”
‘허이구, 내가 앓느니 죽는다. 걸레 년들이 가지가지 한다.’
졸지에 사기꾼이 되고 게이가 된 블랙맘바는 기가 찼다. 더 들었다간 귀가 썩을 것 같아 청각을 차단했다.
여자들의 수다 중에 딱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에밀은 멍청이가 맞다. 피 흘려 번 돈을 썩을 년의 밑구멍에 처넣는 멍청이다.
“빙신 자슥, 큰소리 탕탕 치더니만 기어코 오물통에 페니스를 꽂았구먼. 어떻게 된 놈이길래 저따위 갈보와 결혼까지 하려고 하나?”
블랙맘바가 한탄했다. 에밀은 전형적인 스페니쉬답게 놀기 좋아하고, 돈 쓰기 좋아하는 기분파다. 피 흘려 번 돈을 술병과 여자 밑구녕에 다 처박는 놈이다.
에밀은 프랑스로 돌아와도 40만 불을 손에 쥐지 못한다. 40만 프랑은 현재 옴부티의 계좌에 들어있다. 옴부티가 그 돈을 굴려 줄 것이다. 씀씀이가 헤프고, 계산 없이 살아가는 에밀을 위해서 내린 극약처방이다.
한편으론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에밀은 부모도 없이 스트리트 보이로 자란 놈이다. 정상적인 교육도 못 받고, 돌봐주던 할머니마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정에 굶주린 무식한 놈이 에밀이다. 사기꾼과 갈보에게 당하기 딱 좋은 놈이다. 달콤한 말을 속삭이고, 알랑거리면 홀라당 넘어간다.
“그자슥 장가를 얼릉 보내야겠어. 그나저나 저 걸레들을 어쩐다? 빨아봐야 행주 깜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블랙맘바는 걸레들의 소속이 궁금했다. 프랑스 내무부의 조직은 방대하다. 중앙부서로서의 업무 외에 국내 치안, 지방 자치, 해외 관리 세 개 장관급 부서로 나뉘어진 내무부 직원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에, 마드무와젤!”
파란 눈과 육감녀가 바람같이 달려왔다.
“무쓔, 와인을 한 잔 드릴까요? 씨아까렐로도 있어요.”
파란 눈이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려 의자 받침대에 올려놓았다. 설백의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깊은 곳의 검은 음영까지 비쳤지만, 블랙맘바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싱싱한 다금바리회도 마다한 놈이 물이 간 광어회 따위에 젓가락을 올릴 이유가 없다.
“됐고, 아가씨들 소속이 어딘가?”
기대와 다른 질문에 두 여자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 새끼는 도대체 뭐냐? 라는 표정이다.
“나도 정부 인사다. 제법 힘깨나 쓰는 자리에 있지. 친절한 아가씨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내무부 ‘고위인사 보호부’ 소속이에요. 저는 쟌느, 이쪽은 보누루.”
대답이 재깍 나왔다.
“고위인사 보호부? 흐흥!”
조금 웃기는 부서명이지만 내무부 산하 국립경찰 총국에 ‘고위인사 보호부’란 부서가 분명히 있다. 코웃음이 나왔다. 이따위 걸레들을 VIP 전담으로 붙이다니 프랑스 공무원 놈들도 알쪼다.
하긴, 수많은 동물 중에 인간만이 번식 외적인 요소에 혹하는 동물이다. 암수 마찬가지지만, 수컷 쪽이 더 심한 편이다.
인간 암컷을 보는 수컷의 시야는 부조리의 극치를 달린다. 새끼를 잘까는 넙데데한 엉덩이를 마다하고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를 찬양한다.
절구통처럼 튼실한 허리를 비난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개미허리를 찬양한다. 번식과는 상관없는 얼굴 형태에 목을 매단다.
쌍꺼풀이 있든 없든 번식력과 아무 상관이 없다. 코가 높다고 해서 우생학적으로 우월한 새끼를 까는 것도 아니다. 경국지색의 미녀도 표피 0.2mm 내부는 하등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인간 수컷은 이처럼 별 쓸모없는 성적 상징들을 외연 확대한다. 예쁜 여자가 상냥하고 일을 잘 할것이란 근거없는 믿음에 함몰된다. 눈앞의 걸레들도 겉보기엔 예쁘고 늘씬한 미녀다. 상냥함과 교양이 철철 넘쳐 흐른다.
“알았다. 나는 생각할 게 많다. 귀찮게 하지 말고 대기하도록.”
냉정한 축객령에 두 여자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무쓔~”
블랙맘바의 눈에서 포식자의 불똥이 튀었다. 두 여자가 풍기는 냄새에 코가 썩어 버릴 지경이다. 푸세식 화장실을 똥바가지로 퍼낼 때보다 더 지독하다. 말을 섞는 것만으로 아이의 다리에서 빼낸 기니웜이 연상된다.
“꺼져!”
입을 삐죽이던 파란 눈알과 석탄이 재빨리 후미 대기실로 돌아갔다. 파란 눈은 파란 눈알, 육감녀는 석탄으로 인식된 블랙맘바다.
“젠장, 여노아 촉수엄금(女老兒 觸手嚴禁)을 고쳐야겠어. 어찌 된 게 여자와 아이, 노인이 더 하냐!”
푹신한 침대 의자에 몸을 밀어 넣고 투덜거렸다. 자기 키만 한 소총에 총검을 꽂고 달려들던 아이, 구순의 나이에 제자를 수십 미터 밖으로 내동댕이치는 사부가 생각났다.
여자도 여자 나름이다. 에델과 진순처럼 향기로운 여자가 있는가 하면 파란 눈알과 석탄처럼 구린내가 진동하는 여자도 있다.
‘이 자슥을 빨리 장가보내야겠어. 그렇지 미순 누나!’
중고등학교 시절 옆 방에서 자취하던 양미순이 번쩍 떠올랐다. 점촌 방앗간집 셋째딸, 늘 자신을 도와주려고 애썼던 누나다.
남편의 구타를 견디다 못해 친정에 피신해 있는 불쌍한 누나다. 정 많고, 배려심 있는 양미순이라면 정에 목마른 에밀과 딱이다. 질퍽한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놈이 꽃피는 새 아침을 맞게 되었다.
내무부 전용 제트기가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고도를 급격히 낮추었다. 발아래 익숙해진 파리 시가지가 펼쳐졌다. 본래 주한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출국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이례적으로 전용기가 준비되었다.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뜻이다.
“흐흐, 몸값 쪼매 올릴 찬스구마. 망상장애 환자가 부리는 꼬장 맛을 실컷 보여주지.”
블랙맘바가 비죽이 웃음 지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 망할 년들이 하필 제4악장 [단두대로 행진]을 틀었다. 묵직한 첼로와 베이스가 G단조 4/4박자로 무거운 발걸음을 질질 끌고 간다.
그가 별로 선호하지 않는 우중충한 곡이다. 곡의 내용은 진부하다 못해 찌질하다.
연상의 여인을 짝사랑한 멍청이가 여인에게 퇴짜를 맞는다. 괴로워하던 멍청이가 여인을 죽이고 단두대로 향한다. 더 웃기는 것은 그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내용이다.
대책 없는 열정과 모호함은 무쌍이 병적으로 싫어하는 아젠다다. 이따위 곡이 낭만파 명작 교향곡이라니 소가 웃을 노릇이다.
피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자신의 여정을 암시하는 듯한 교향곡이다.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혜영과의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라 더 싫다.
터텅- 랜딩 바퀴가 지면을 가볍게 터치했다. 그렇지 않아도 걸레 년들 때문에 짜증이 난 상태다. 파리에 도착하는 순간 기분이 우중충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