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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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옴부티 날다15
팬데 강 삼각주 사마리아 농장, 농장주 저택에서 600m 떨어진 농장 중앙부에 노동자 집단 거주지가 있다. 15 헥터의 땅에 가족 1,100호, 독신자 700명이 거주하는 큰 마을이다. 마을 중앙부에 창고, 건조장, 대장간, 방앗간, 가게, 교회가 자리 잡고, 주거지는 방사형으로 외곽에 배치되어있다.
플랜테이션 농장 집단 거주지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경제 활동 섹터를 형성한다. 폐쇄 지역에 수백 수천 가구가 거주하는 플랜테이션 집단 거주지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마리아 농장도 다르지 않았다.
파벌 싸움, 성폭행, 종교 갈등, 폭력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다. 콜튼 남작은 인부가 결혼하면 농장밖에 집을 지어주었다. 닉은 농장밖에 집단 거주지를 만들었다. 경험 없는 선우현은 바룽고와 백인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농장내 가족 거주를 허용했다. 첫 번째 패착이다.
여명이 박명으로 넘어가는 시간, 마을 중앙 공터에 모닥불이 거세게 타올랐다. 바짝 마른 목화 나무는 그 자체로 최상의 화목이다. 천연색 물감으로 그려진 걸개그림이 사방에 걸려있고, 수백 명의 흑인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북소리에 맞추어 발을 굴렀다. 나무를 깍아 만든 정령 상을 든 남자, 젬베(아프리카식 괭이)와 마체테(정글도)를 든 남자, 소총을 든 남자도 있다.
“키요호, 레그바 레그바!”
팔뚝 크기의 나무 목각 상을 든 여자들이 날카롭게 외쳤다. 바카라 불리는 수호 정령 상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들이 모닥불을 빙빙 돌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고, 허리를 흐느적거리며 팔을 뻗어 상대를 끌어안는 부두교의 신 내림 춤이다.
[파파이 레그바 우드리 파에포 우모 파우멘 파파 레토누엔 마 살아이 르와 뇨] 여자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프웬(사악한 주술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부두교의 목걸이)을 목에 건 남자들이 북을 치고, 어헉 어헉 하는 후렴으로 장단을 맞추었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외곽에 둘러서 있던 남자들이 나체 여자들과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며 후렴을 따라 불렀다. 노래와 기성이 점차 높아졌다. 기괴한 의식이 막바지로 치달았다.
레그바는 부두교에서 문지기, 선지자적 의미를 가진 정령이다. 레그바를 부르면 정령과 인간 사이의 장벽이 걷힌다. 마룬(부두교 신도)은 접신이 되면 총에 맞아도 죽지 않고 칼에 찔려도 죽지 않는다고 믿는다.
두 명의 남자가 장대에 꿰인 검은 수퇘지를 메고 나타났다. 수퇘지가 제대에 올려지자 모닥불이 저절로 거세게 타올랐다. 북소리가 빨라지고, 노래도 빨라졌다.
울긋불긋한 튜닉을 걸치고, 황소 탈을 덮어쓴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가 넓적다리뼈로 만든 홀을 번쩍 치켜들었다. 홀 말단부를 장식한 해골이 푸르스름한 빛을 뿜었다.
“우와, 마캉달(부두교 우두머리 주술사)!”
“오, 착한 르와를 보내주소서!”
고함과 비명,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다. 북소리가 더욱 빨라졌다. 미친 듯이 유방을 흔들고, 아랫도리를 꼬던 여자들이 거품을 버걱이며 픽 쓰러졌다. 갑자기 정적이 찾아들었다.
[오마 아리뚜가마 수타이 데빌라 쁘띠 블랑 왕가] 경건한 자세로 주문을 끝낸 남자가 칼을 집어들었다. 삭- 예리한 칼이 멱을 갈랐다. 꾸에엑- 돼지가 발버둥을 쳤다. 여자들이 나무로 만든 함지박에 피를 받았다. 군중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각자 품속에서 작은 나무 잔을 꺼내서 함지박에 든 피를 퍼마셨다. 남자가 해골 홀을 번쩍 들었다.“태양을 비추고, 바람을 일으키고, 천둥을 치고, 번개를 일으키는 모든 신이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간악한 농장주와 백인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소서, 마룬들이여 들어라. 우리가 멀건 우갈리 죽을 먹을 때 백인 돼지들은 어린 양의 뒷다리를 뜯었다. 우리가 흙탕물을 마실 때 백돼지들은 향기로운 와인을 마셨다. 우리가 누더기를 걸치고 혹사당할 때 백돼지들은 비단옷을 걸치고 안락한 침대에 누워 어린 처녀를 주무르고 있었다. 사마리아 농장은 우리가 손이 부르트도록 일해서 만들었다. 우리가 백돼지의 노예가 아니듯이 사마리아 농장은 백돼지의 재산이 아니다. 닉 웨인라이트는 형을 죽이고 농장을 탈취했다. 나미르는 닉을 감옥에 처박고 농장을 탈취했다. 나미르는 에델 아가씨의 대리인을 사칭해서 농장을 탈취했다. 에델 아가씨는 지난 일 년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바람의 정령이 전하는 진실을 들었다. 에델 아가씨는 죽었다. 사마리아 농장은 이제 우리의 것이다. 우리도 힘으로 농장을 뺏으면 우리 것이 된다. 너희 눈물과 한숨과 땀으로 만들어진 사마리아 농장은 너희 것이다.”
“우와, 르와 르와!”
“와, 마캉달!”
“오오, 내가 농장의 주인이다.”
군중들이 함성을 질렀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바룽고의 입꼬리에 득의의 미소가 흘렀다. 오만한 얼굴로 환호하는 군중을 훑어보았다.
‘흐흐, 멍청한 것들!’
붉은 완장을 찬 백인장과 십인장이 154명, 소총을 든 자경대 40명, 벌목도와 젬베를 든 인부가 100명이다. 의식을 도와주는 여자까지 정확히 300명이다. 300이란 숫자는 중요하다. 세상을 움직이는 정령 르와의 숫자가 300이다. 자신은 레그바를 불러 르와가 인간을 만나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르와에 빙의된 저들은 대제사장인 자신의 명령을 신의 명령으로 듣는다.
완장을 찬 관리자들에 바람 넣기는 일도 아니었다. 권력의 맛을 알고 탐욕에 물든 인간은 닭보다 더 멍청해진다. 에델 아가씨가 죽었으니 나미르의 권한이 사라졌다는 말에 바로 흔들렸다.
나미르가 비리를 저지른 책임자들의 완장을 회수하고, 처벌하려 한다는 말에 분노를 폭발시켰다. 마룬을 농장에서 추방하려 한다는 소문도 퍼뜨렸다. 불안에 떨던 완장과 마룬은 불티를 던져주자 순식간에 타올랐다. 인간의 탐욕과 불안 심리를 이용한 바룽고의 절묘한 한 수다.
“나미르, 당신의 시대는 끝났다. 클클클”
바룽고가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 오늘을 위해 9년이나 바짝 엎드려 지냈다.
부두교는 서아프리카에서 서인도제도로 팔려 온 흑인 노예들이 퍼뜨렸다. 아이티가 발상지라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다. 서아프리카 원주민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부두교가 아이티 생도맹그 탈주 노예를 통해 유럽에 알려졌을 따름이다.
부두교는 사람을 해치는 사악한 주술, 정령을 받아들이는 기괴한 의식, 좀비 조종, 성기 숭배등 이해하기 어려운 미신적 행태가 탄압을 불렀다. 닉은 자경대와 경비대를 동원해서 부두 교도를 색출하고 농장에서 추방했다.
마룬은 가톨릭으로 위장해서 부두 교도임을 숨겼다. 선우현은 자경대와 경비대를 괴멸시키고 종교 자유를 주었다. 선우현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가 되었다. 농장 내에 가족 주거가 허용되자 부두교가 급속히 퍼졌다.
기회를 잡은 바룽고는 부두교의 전설적인 마술사 마캉달의 후예를 참칭했다. 불안 심리를 조성하고 달콤한 과실을 약속해서 완장과 마룬을 반란 세력으로 끌어들였다. 지난 일 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볼 시간이다. 바룽고가 해골 홀을 번쩍 들고 외쳤다.
“가자, 우리의 농장을 찾자. 나미르만 제압하면 농장은 우리의 것이다. 착한 르와가 너희를 지킨다. 사악한 르와에 먹힌 나미르를 처단하자.”
“와, 가자. 자유다.”
“농장은 우리 것이다.”
300명의 인파가 물밀 듯이 농장주 저택으로 몰려갔다.
“이거이 무시기 소리임메?”
고함에 놀란 선우현이 벌떡 일어났다. 창밖이 벌겋게 물들었다. 지난밤에 영국에서 수입한 스코틀랜드산 몰트위스키의 맛에 반해 과음했다.
커튼을 걷어 창밖을 내다본 선우현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수백 명이 저택을 포위했다. 완장을 찬 놈들이 절반이다.
“아뿔싸, 반동 종간나새끼!”
잔소리를 잔뜩 퍼붓고 간 옴부티가 머릿속을 휭 스치고 지나갔다. 와킬께 혼나지 않으려면 빨리 완장을 정리하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말썽 많은 놈은 솎아내려고 했었다.
선우현은 황급히 옷을 걸치고, 인터폰을 눌렀다. 총관 바룽고가 인터폰을 받지 않았다. 보위대에 연결된 인터폰도 먹통이다. 바룽고와 보위대까지 반란 세력이 되었다는 소리다.
“이거이 큰일 났슴둥!”
술이 확 깼다. 저택을 관리하고, 요리하는 고용인 열 명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비 전투원이다. 선우현은 탄띠를 차고 소총을 들었다.
“기양 줄똥싸게 튀어봄메?”
탈출을 고려하던 선우현이 머리를 흔들었다. 술에 취한 신체도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총기와 흉기를 든 수백 명이 저택을 빽빽이 포위했다. 컨디션이 멀쩡해도 빠져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잔뜩 비웃을 옴부티가 눈앞에 선했다.
“와킬, 미안하우다. 내래 와킬을 따라다니며 총질이나 할 재목인가 보우다.”
선우현은 소총을 어깨에 메고 느긋하니 계단을 내려갔다. 죽더라도 나미르의 뽀대는 지키고 싶었다. 공산주의에 물든 자신이 어설프게 자본주의 흉내를 내며 마구 퍼준 것부터가 잘못이다.
꽝- 발길에 걷어차인 현관이 활짝 열렸다. 횃불을 든 인부들, 총과 흉기를 든 인부들이 현관을 틀어막고 있다. 눈앞에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는 놈.
“음, 바롱고 네놈이었나?”
선우현이 잇새로 으르렁거렸다. 설마가 현실로 나타났다. 당하는 놈이 바보라는 와킬의 말이 가슴을 아프게 두드렸다.
“나미르, 죄송합니다. 대 제사장이 언제까지 허리를 숙이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바룽고가 해골 홀을 번쩍 들고 이죽거렸다. 선우현은 기가 막혔다. 간이라도 빼줄 듯이 살살거리던 놈이 한 순간에 돌변했다. 인심난측이란 말이 뼈저리게 다가섰다.
‘젠장, 난 와킬이 아니었어.’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음흉한 속셈을 까맣게 모르고 우쭐해서 세월을 보낸 자신이 어리석었다. 그러고 보면 절대적인 충성을 받는 와킬이 대단한 인간이다.
“나는 너희 노임을 두 배로 올려주고, 배불리 먹여주었다. 성과급을 지급하고, 병이 나면 공짜로 치료해 주었다. 종교의 자유도 주었다. 반란을 일으킨 이유가 뭐냐?”
선우현은 궁금했다. 사마리아 농장만큼 노임이 높고, 복지가 잘 된 농장은 없다. 반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
“흐흐, 반란이 아니요. 우리는 우리 것을 찾으려는 것이오. 노임 몇십 프랑 더 받아봐야 노예처럼 살긴 마찬가지요. 총을 버리시오. 아무리 나미르라 해도 일제 사격을 피할 수는 없을 거요. 항복하면 죽이지는 않겠소.”
선우현은 자신을 겨냥한 40개의 시커먼 총구를 노려보았다. 와킬이라면 이따위 오합지졸은 단번에 쓸어버렸을 것이다. 이들이 반란을 일으킬 엄두도 못 냈겠지만.
몇 명이나 해 치울 수 있을까? 겨우 이삼십 명 해치운 다음엔 갈가리 찢겨 나갈 것이다.
“헐, 네놈이 잽싸게 닉을 배반할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잠시 갈등하던 선우현이 총을 버렸다. 붙어봐야 승산이 없다. 살아만 있으면 와킬이 구해 줄 것이란 근거 없는 믿음이 들었다.
“흐흐흐, 이왕이면 시세를 아는 놈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바룽고, 넌 큰 실수를 했다. 와킬이 오시면 너는 곱게 죽지 못한다. 너 때문에 수백 명이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래서 당신을 살려두는 거요. 내가 대제사장이지만 당신 같은 능력자의 충성을 받는 인물은 껄끄럽거든. 묶어라.”
마룬 셋이 밧줄을 들고 달려들었다.
“치워, 종간나새끼들!”
선우현이 손발을 뿌리쳤다. 묶으려던 남자들이 가랑잎처럼 나가떨어졌다.
“가당카 웅아이 바카!”
바룽고가 주문을 외었다.
“억, 이게 뭐야?”
선우현이 비명을 질렀다. 온몸이 마비되었다. 손끝도 까딱할 수 없다. 교도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누에고치를 만들었다.
“빛의 르와가 가장 힘이 세질 때 좀비를 만드는 의식을 치르겠다. 크하하하!”
바룽고가 통쾌한 웃음을 흘렸다.
‘좀비를 만든다고?’
선우현의 얼굴이 꺼멓게 변했다.
“마제드 상사, 목적지는 팬데 강 중류 도바 삼각주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나?”
“로곤 오리앙탈주 도바라면 운항 거리 430km, 주행거리 600km입니다.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입니다. 열 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도바에서 엔네디주 파다까지 거리는?”
“운항 거리 1,280km, 주행거리 1,870km입니다.”
지도를 확인한 마제드 상사가 지체없이 대답했다.
“이거 곤란한데…….”
사마리아 농장을 중간 기착지로 노바토피아를 돌아오면 왕복 5,000km를 달려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파리-다카르 랠리 축소판이다. 비포장도로를 먼지 풀풀 날리며 달릴 생각에 짜증부터 났다. 예비 연료를 적재한 지프를 별도로 끌고 가는 번잡함도 있다. 팔콘을 움직이면 좋지만 엔네디 고원 인근엔 비행장이 없다.
“마제드 상사, 본부를 연결하라.”
블랙맘바는 결국 레종 에뜨랑제 주둔군의 헬기를 불렀다. 특별군사고문은 필요하면 병력과 장비를 차출할 권한이 있다. 사적인 일에 군용 헬기를 부르고 싶지 않았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특별군사고문의 통신을 접수한 은자메나 레종 에뜨랑제 주둔군 작전부는 난리가 났다. 가젤의 최대 항속 거리는 750km다. 예비 연료통을 풀로 장착하면 도바까지 왕복할 수 있지만, 엔네디 고원이 문제다.
도바에서 엔네디 고원까지 항속거리로 1,280km다. 엔네디 고원에서 항공유를 보충할 방법이 없다. 회항까지 고려하면 2,600km를 비행해야 한다. 불가능이다.
작전부는 고민 끝에 와디피라를 중간 기착지로 정하고 지프 두 대를 캐빈에 수납한 치누크를 엔네디 방향으로 보냈다. 와디피라에서 엔네디 북부까지 360km다. 그 정도 거리라면 지프로 이동해도 큰 무리 없다.
투투투투- 요란한 로터음이 와킬의 집 창문을 흔들었다. 통신 30분 후, 가젤 SA341 두 대가 와킬 상회 상공에 도착했다.
“루드리, 함께 가지 않을 생각이냐?”
“뚜바이, 난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아요. 아빠의 피 냄새를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에델이 고개를 흔들었다.
“닉 웨인라이트는 구금 상태에 있다. 어떻게 처리해 주기 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