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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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노바토피아8
키메라 괴물의 대가리 강도가 돌 원숭이 손오공 수준, 아니 블랙맘바 수준이다.
‘헉, 이기 머꼬!’
예상치 못한 결과에 블랙맘바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부악- 칼날 같은 손톱이 하체를 쓸어왔다. 놀란 블랙맘바가 반사적으로 억수갑을 쳐냈다.
빠악- 폭죽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괴물의 근골이 아무리 단단해도 고대 유니크 아이템인 억수갑을 당할 수 없다. 괴물의 손톱이 유리처럼 깨지고, 오이처럼 굵은 손가락이 뭉그러졌다. 케르르- 막 땅속에서 하체를 뽑아내려던 괴물이 땅속으로 쑥 들어갔다.
짧은 틈에 총격 데미지를 털어낸 괴물이 벌떡 일어났다. 투투툭- 탄두가 뭉개진 총탄이 땅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괴물이 양팔을 휘두르며 돌진했다. 우두두두- 400kg 거구가 덮치는 기세가 코뿔소 저리가라다. 둑 터진 저수지에서 쏟아지는 물과 진배없다.
핏- 블랙맘바의 신체가 와이어 신을 보이듯 옆으로 쭉 밀려갔다. 순간적으로 발아래로 공진파를 뿜어내고 청파보의 궁신탄영을 시전한 결과다. 무협소설 속의 허공답보와 진배없다.
목표물을 놓친 괴물이 방향 전환을 하는 순간, 푸확- 땅속에서 튀어나온 괴물이 블랙맘바를 따라잡았다. 순간 스피드가 블랙맘바에 뒤지지 않았다. 땅속에서 나온 괴물과 엉기자 뒤쪽의 괴물이 합세했다. 괴물 두 마리와 한 명의 인간이 치고받는 육탄전에 들어갔다.
검은색과 황색이 뒤섞이면 퍽퍽 소리가 나고, 맞붙은 양쪽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십 미터 이십 미터 거리가 순간에 단축되었다. 연속 폭음이 터지고 모래먼지가 흩날렸다.
일행은 눈알이 빠지라고 집중했지만,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뻑 소리가 울리면 때렸구나, 한쪽이 나가떨어지면 맞았구나 하는 수준이다. 평범한 인간의 동체 시력 한계다.
셔니언이 슬그머니 카메라를 들었다. 아흐마드가 셔니언의 팔을 슬쩍 눌렀다.
“교수님, 교수님은 뚜바이부르파님의 친구입니다.”
“친구니까 이런 명장면을 기록을 남겨줘야지.”
“주인님은 세상에 드러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아흐마드의 눈빛이 단호해졌다. 셔니언이 고집을 부리면 카메라를 압수할 기세다.
“미안하네! 이놈의 호기심이 문젤세.”
셔니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친구의 능력이 세상에 알려져서 좋을 게 없다. 오리피스가 어색해진 분위기를 전환했다.
“저것 보게 죽었던 놈이 되살아났네. 총알을 뒤집어쓰고도 죽지 않는 생명체가 있을 수 있나?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부두교 주술사가 만든 좀비도 총탄 몇 발에 죽지 않습니다. 주인님은 도바 농장에서 좀비 이십구를 박살 냈습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엇, 저것 보게.”
오리피스가 소리쳤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괴물이 동료의 어깨를 발판삼아 아크로바트하듯 허공에서 몸을 뒤집어 블랙맘바의 머리를 걷어찼다. 육중한 체격에 불구하고 물찬 제비가 따로 없다.
꽝-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블랙맘바가 주춤 물러났다. 블랙맘바의 머리는 에피듐 원판 강도다. 강력한 목 근육이 충격을 상쇄했다. 일격이 먹히자 괴물 두 마리가 동시에 스프링처럼 땅을 박차고 쇄도했다. 허공에 검은 선이 죽 그어졌다.
블랙맘바의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극성의 청파보가 펼쳐지자 신형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쉬웅- 칼날 같은 손톱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등 뒤에서 또 다른 괴물이 쇄도했다.
“합!”
블랙맘바가 괴물의 머리를 움켜쥐고 등위로 핑글 돌아갔다. 손가락이 괴물의 머리를 푹 파고들었다. 억수갑의 위력이 매초풍의 구음백골조 효과를 냈다. 괴물인들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고통을 버틸 수 없다.
블랙맘바에게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칠 때 반대쪽에서 덮친 괴물의 앞발이 동료의 가슴에 박혔다. 께엑- 처참한 비명이 울렸다.
블랙맘바가 괴물의 몸에 바짝 밀착해서 엉덩이를 밀어 넣고 상체를 휘돌렸다. 400kg 육중한 몸이 무 뽑아들 듯 번쩍 들려서 허공을 한 바퀴 돌았다. 콰아앙- 거체가 땅바닥에 못 박듯 내리꽃혔다. 지면이 출렁할 정도로 강력한 메치기다. 그 서슬에 괴물의 억수갑에 잡혔던 두개골이 떨어져 나갔다.
괴물은 한 마리가 아니다. 꽝- 쇳덩이 어깨가 블랙맘바의 등을 쳤다. 무지막지한 숄더 차징이다. 블랙맘바가 십여미터를 날려가서 데굴데굴 굴렀다.
“엇, 큰일 났다. 뚜바이가 당했다.”
놀란 오리피스가 고함을 질렀다. 셔니언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 식겁한 아흐마드도 움찔했다. 괴물 한 마리를 깔끔한 업어치기로 떡으로 만드는가 했더니 자신이 떡이 되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인생 항 방을 외치던 오리피스와 셔니언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시작했다. 호랑이는 호랑이고, 고양이는 고양이다.
아흐마드가 무전기를 들었다.
-자말님, 뚜바이부르파님이~
-나도 보고 있다.
-바렛으로 한 방 때려주시죠?
-놈들의 스피드가 너무 빠르다. 내 실력으로는 타켓팅을 할 수 없다.
-내가 주인님을 도울까요?
-이쑤시개 같은 샴시르로? 불경을 범하지 마라. 주인님은 뚜바이부르파시다. 저 정도 충격에 눈 깜짝할 주인님이 아니다.
-알겠습니다.
아흐마드는 쥐고 있던 무전기를 포켓에 쑤셔 넣었다. 잔뜩 긴장한 탓에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았다. 총탄 수십 발을 맞고도 끄떡없는 괴물이다. 평소 무서울 게 없던 그도 오금이 저렸다. 든든하던 샴시르가 이쑤시개로 보였다.
바위가 함몰될 정도로 태질을 당한 괴물이 상체를 버르적거렸다. 발에 차인 축구공처럼 날아간 블랙맘바도 꾸무럭거리며 일어났다. 보스사우루스 힘줄이 방호하지 않았으면 척추가 으스러질 뻔했다. 께르르- 괴물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만족한 표정이다.
“웃어? 니는 디졌어!”
푸악- 진각을 받은 바위가 부스러졌다. 키득대는 괴물의 품속에 황색 선이 이어졌다. 꽝- 숄더 차징을 되돌려받은 괴물이 주르르 밀려났다. 400kg과 80kg의 체급은 순수 파괴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블랙맘바가 물러나는 괴물을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쉬앙- 손날이 괴물의 목을 끊어쳤다. 억수갑이 철판처럼 질긴 목을 물을 가르듯 저항 없이 갈랐다. 푸악- 잘린 경동맥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애를 대여섯 낳은 아줌마 허리보다 굵은 목이다. 삼 분의 일쯤 끊어진 목에서 젤 상태의 퍼런 액이 새나와 상처를 봉합했다. 쏟아지던 핏물이 순식간에 멈췄다.
“이건 무슨 사기야?”
분노한 블랙맘바가 괴물의 머리를 잡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팽이 돌듯 돌았다. 괴물의 목이 꽈배기처럼 꼬였다. 투드드득- 섬뜩한 기음이 울렸다. 근육이 꼬이고 경추가 부러졌다. 괴물의 머리가 무른 오이 꼭지 떨어지듯 툭 끊어졌다. 목 잃은 괴물의 몸통이 털썩 무너졌다.
‘어! 이건 너무 사기적인데.’
양손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여태까지 실전에서 억수갑을 제대로 써먹은 적이 없다. 근력을 5배 이상 증폭시킨다는 깜둥이의 말이 맞았다. 자신의 근력은 대략 경주용 말인 더러브렛과 비슷하다. 말 다섯 마리 이상의 근력에 오금공의 맹응회두가 결합하자 무시무시한 위력이 나왔다. 맹응회두는 해동청이 허공에서 사냥감의 목을 끊어내는 수법이다. 희생물의 목을 발톱으로 꽉 잡고 팽이처럼 몸을 회전시킨다.
스파링 상대에게 필살기를 쓰면 반칙이다. 이래서야 괴물의 전투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
“가능하면 손을 쓰지 말아야겠군.”
캬우우- 떡이 되었던 괴물이 고개를 치켜들고 길게 울었다. 동료애가 있었던가? 블랙맘바는 괴성에 담긴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덤벼라!”
푸악- 괴물이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푸다닥- 퍽퍽- 괴물과 인간이 엉겨붙었다. 블랙맘바도 작은 키가 아니지만, 괴물의 덩치에 비하면 어른과 아이 싸움이다.
괴물이 밀리지만 맷집은 최강이다. 퍽- 괴물의 앞발에 가슴을 맞은 블랙맘바가 쭉 밀려났다. 슬쩍 전진해서 타점 타이밍을 뺐었지만, 충격이 상당했다. 타격 데미지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전진하거나 후진해서 타점 흐리기, 타점 부위를 비틀어 충격을 흘리는 방법이다. 고수는 전진해서 타점을 흐리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 공방 일체의 묘리를 살리기 위해서다.
크악- 손맛을 본 괴물이 입을 딱 벌리고 포탄처럼 대가리를 들이밀었다. 표적이 된 블랙맘바의 어깨가 툭 떨어졌다. 어깨를 물지 못한 이빨이 딱 소리를 내며 닫혔다.
“이 자식아, 입 냄새난다.”
바바바바박- 원앙각이 북 치듯 괴물을 두드렸다. 한순간에 19타를 얻어맞은 괴물이 술 취한 듯 휘청거렸다. 블랙맘바의 인상이 비틀렸다. 이놈은 큰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뼈대와 가죽이 강철이다.
두드린 발이 은은히 저렸다. 그리즐리 곰이라도 자신의 발차기 한방이면 척추가 박살 난다. 코끼리나 코뿔소 정도 되면 버틸 수 있을려나? 캬우- 순식간에 데미지를 털어낸 괴물이 달려들었다. 대단한 회복력이다.
“마늘 다지듯 다져주마.”
전륜십팔박이 오랜만에 펼쳐졌다. 정권이 얼굴에 틀어박히고 팔꿈치가 관자놀이를 찍었다. 무릎이 솟아올라 가슴을 찍고, 쭉 펴진 발끝에 턱이 덜컥 걸렸다. 빠바바바박- 한 호흡에 36연격이 들어갔다. 괴물이 정신없이 물러났다. 오셀롯도 버티지 못한 연속기를 괴물이 버틸 수 없다. 마늘 다지듯 다져진 괴물이 빈 부대처럼 풀썩 쓰러졌다.
“울라!”
인간과 괴물이 치고받는 개싸움에 일행의 입이 쩍 벌어졌다. 현장에서 400m나 떨어진 곳까지 퍽퍽 거리는 타격음이 울렸다.
“괴물이 불쌍하구먼.”
“어느 쪽이 괴물이란 소리야. 내가 보기엔 뚜바이가 괴물이구먼.”
오리피스가 촌평했다.
“한 놈은 목이 뽑히고 한 놈은 뒈지라 얻어터지는데 불쌍하지 않냐?”
“조금 불쌍하긴 하네. 어이구야, 저놈 부랄 터졌네. 뚜바이는 인정머리가 없어.”
오리피스와 셔니언은 다시 종합격투기 관전 모드에 들어갔다.
괴물이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눈에서 시퍼런 불이 줄줄 흘렀다.
“허, 전투 본능이 극대화된 놈이구마!”
부러진 뼈마디가 수십 개다. 쇳덩어리라도 견디지 못할 텐데 흉성이 조금도 죽지 않았다. 가히 버서커 괴물이다.
“대충 전투력은 알았거든. 깜둥이 앞발질 한 번에 박살 날 허접한 것들.”
괴물의 신체 능력치는 오셀롯에 미치지 못했다. 스피드는 비슷했지만, 근력은 50% 수준이다. 전체적인 전투력은 괴물 다섯 마리쯤 달려들면 오셀롯과 평수를 이룰듯했다. 두뇌가 따라주지 못하니 열 마리쯤 덤벼들어야 하려나?
쉬악- 꽝- 뇌우충각, 성난 황소의 뿔치기다. 포탄처럼 튀어 나간 블랙맘바의 이마가 괴물의 가슴에 꽂혔다. 움찔하는 순간에 파팍- 양 손날이 가위처럼 괴물의 목을 스쳐 지나갔다. 한 아름이나 되는 괴물의 목이 썽둥 잘렸다.
푸악- 선혈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풀썩- 목 잃은 괴물이 빙빙 맴돌다 털썩 엎어졌다.
굉음과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던 전장에 정적이 거짓말처럼 내려앉았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슬픈 생명체여, 내가 더러운 인간들을 대신해서 사과하마.”
블랙맘바는 잠시 묵념을 올렸다.
“헐!”
블랙맘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괴물이 몸이 흐물흐물 녹고 있다.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듯이 푸르스름한 연기까지 피어났다.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허연 뼈대만 남았다. 데이비스 집행관이 햇볕에 약하다고 말했던 괴물의 약점이다.
키메라 괴물의 전투력은 대충 파악했다. ELF 공격과 무지막지한 완력, 스피드 세 가지다. 억수갑의 도움 없이 붙으면 한동안 푸닥거리를 해야 할 놈이다. 특히 총탄 저지력이 끔찍했다. 이런 놈이 떼거리로 도시에 풀리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망할 놈들, 용서치 않겠다.”
블랙맘바의 눈이 시퍼렇게 번득였다. 자연계에서 이따위 괴물이 태어날 수 없다. 생명을 희롱하는 놈은 자신의 생명도 희롱 받아 마땅하다.
두웅- 공간지각력으로 호수를 훑었다. 특별한 생기가 잡히지 않았다.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와 곤충, 땅속에 숨은 작은 파충류와 벌레만 기감에 잡혔다.
“좀비는 어디로 갔을까?”
좀비도 미약하지만, 인간의 생기가 남아있다. 스캔 범위에 존재하면 심상에 잡혀야 한다.
“우와!”
“울라!”
일행들이 우르르 뛰쳐나왔다.
“고생하셨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모하메드와 이브라힘이 고개를 숙였다.
“개의치 마라. 당신들의 능력으론 처리할 수 없는 괴물이다.”
괴물은 허연 뼈와 질척한 액만 남았다. 오리피스와 셔니언, 시리아 오인방은 복잡한 눈빛으로 괴물의 잔해를 내려다보았다.
괴물의 전투력과 사나운 기세에 새삼 오금이 저렸다. 질린 눈빛들이 블랙맘바를 스쳐 갔다. 상식밖의 괴물을 때려잡는 원조 괴물을 보는 눈빛이다.
정교도의 안전을 지켜온 모하메드의 표정이 침중해졌다. 뚜바이부르파 부재중에 이런 종류의 괴물이 나타나면 노바토피아는 끝장난다.
“잔해 처리를 해야지 않겠나?”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모하메드가 말에 블랙맘바가 자리를 옮겼다.
“저것들은 유전자 조작이든 생체이식이든 정상적인 생물이 아닙니다. 소인의 판단으로 괴물의 배후가 있습니다.”
블랙맘바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후 세력의 목적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분명 괴물의 활동 영역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을 겁니다.”
“저따위 괴물을 풀어놓은 놈이야말로 괴물이다. 조종하는 놈들까지 지워버릴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