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363
x 363
제39장 콩고 Fist of Justice 2
Fist of justice는 분노한 미테랑이 직접 명명한 팀 명이다. 비인도적이고 무지한 납치범들을 납작하게 만들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내각과 군부는 정의의 주먹이 상처 난 자존심을 치유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차드와 시리아를 다시 손아귀에 넣은 내각은 자신감이 넘쳤다.
막스 부르 GIGN 타격대 소령이 1차 정의의 주먹팀은 이끌었다. 그는 일부 병력을 나누어 앨버트 호수 동안으로 보내고 자신은 주력을 이끌고 이투리 정글 안쪽인 맘바사로 진출했다. 부르 소령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팀을 둘로 나누어 인질 구출과 인질범 근거지 청소를 동시에 기도했다. 야무진 착각은 값비싼 대가로 돌아왔다.
불리사 키시모 사원으로 진출한 팀은 사원에 도착하기 직전 왠세쿠(Wanceko)에서 복병을 만났다. 복병은 강 속에 잠복해있던 하마떼였다. 하마는 초식 동물로 알려졌지만, 육식도 마다않는 난폭한 동물이다.
수색팀 50명은 보트 열 대에 분승해서 강을 건너던 중에 분노한 하마떼의 급습을 받았다. 하마는 영역에 민감한 동물이다. 영역을 침범한 생물은 가차 없이 응징당한다. 길이 50cm에 달하는 이빨이 고무보트를 종이짝처럼 찢고, 인간의 몸통을 두 동강이 냈다.
악어떼까지 가세하자 인육 잔치가 벌어졌다. 운 좋게 육지로 탈출한 대원도 횡액을 면하지 못했다. 하마의 주력은 시속 40km에 달한다. 9mm 파라블럼탄은 70mm에 달하는 두꺼운 피부를 무력화하기 힘들다. 총탄을 맞은 3톤의 탱크가 돌진해서 인간을 짓밟고 물어뜯었다. GIGN과 하파스 대 테러 타격대는 인질범 얼굴도 못 본채 이름 모를 강에 피를 뿌렸다.
맘바사로 진출한 본대도 불운하긴 마찬가지였다. 악명 높은 콩고 동부의 정글은 이들을 반기지 않았다. 섭씨 35도에 달하는 습한 더위에 체력이 소진되고, 독충과 독사의 급습에 대비하느라 신경이 닳아빠졌다. 낮이면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울부짖는 원숭이떼와 밤이면 끝없이 달라붙는 모기와 흡혈박쥐떼도 전투력을 급속히 깎아 먹었다.
작전 20일이 지났을 때 대원 150명 중 전투력을 보유한 인원은 절반에 불과했다. 막스 부르 소령은 콘크리트 숲의 전문가일 뿐 악마의 숲에서는 쁘띠 블루(애송이)에 불과했다. 만신창이가 된 이방인들은 긴급 구조 신호를 보냈다. 정의의 주먹을 휘두르기는커녕 링에 오르지도 못했다.
프랑스 내각은 구출팀의 괴멸에 경악했다. 국방부는 2차 지원대 120명과 의료팀을 급파했다. 의료팀이 부니아에서 야전 병원을 설치하는 동안 타격대는 용감하게 앨버트 호수 서안의 험준한 정글을 뚫고 들어갔다.
살아남은 1차 구출팀 125명과 2차 지원팀 120명은 부니아 북쪽 70km 지점 은두구(Ndjugu)에서 조우했다. 은두구는 주변의 파다끼, 고와, 링가 마을과 더불어 앨버트 호수에서 물고기와 소라를 잡아서 생계를 꾸려가는 마을이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였다. 프랑스군은 새벽에 미치광이들의 급습을 받았다. 하나같이 기괴한 복장을 한 정체불명의 무장 집단이었다. 동물 두개골을 모자처럼 덮어쓴 놈, 새 깃털을 온몸에 붙인 놈, 심지어 하얀 레이스가 붙은 웨딩드레스를 걸친 놈, 빨간 여자 팬티를 머리에 덮어쓴 놈도 있었다.
습격자의 무장은 형편없었다. 대부분이 활과 창을 들었고, 화기는 낡아빠진 소총 몇 자루가 전부였다. 프랑스군은 우월한 무기로 적을 간단히 축출했지만, 악몽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숲 속에서 소리 없이 날아드는 독화살, 까마득한 나무 위에서 중력 가속도를 받아 떨어지는 목창, 심지어는 묘한 뿔피리를 불어서 코끼리를 돌진시키는가 하면 독사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프랑스군은 야금야금 전력이 깎였다. 견디다 못해 추격하면 흔적없이 사라지고, 온갖 종류의 엉성한 부비트랩이 열렬히 환영했다. 미치광이들은 집요했다. 부니아로 후퇴하는 구출팀을 끝없이 추적해서 시살했다.
프랑스군이 부니아 야전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245명의 병력 중에 78명이 남았다. 살아남은 병력도 전투열외가 절반을 차지할 만큼 만신창이가 되었다. 1차 구출팀 팀장인 부르 소령도 뒷목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미치광이들은 박격포와 유탄 속사를 받고서야 물러갔다. 몽프랑 중령은 현지 지리와 문화에 무지한 대가를 넘치도록 지불했다.
앨버트 호수 동안의 우간다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많지만 콩고 쪽 서안은 부두교 영역이다. 은타간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콩고 동안의 부두교는 카니발리즘이 성행했다. 이들 집단은 백인의 심장과 간을 먹으면 총을 맞고 칼에 베어도 죽지 않는다고 믿는 위험한 무리다.
이들이 미친 듯이 구출팀을 공격한 이유는 백인의 심장과 간을 얻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흑인과 아랍계 대원들이 살아남았다. 습격자가 인육을 먹는 부두교도임을 알게 된 생존 대원들은 자신이 흑인임을 찬양하고 일부는 거식증에 걸렸다.
******
정의의 주먹은 헛손질로 끝났다. 상대에게 주먹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정글에서 녹아버렸다. 납치범의 단서도 못 잡고 아까운 정예대원만 320명을 잃었다. 생환한 44명의 대원도 심각한 PTSD 증상에 시달렸다.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한가지 있었다. 이투리 정글이 악마라는 교훈이었다.
제3차 구출팀은 지젠느 2개 팀과 공정여단 강습 중대로 편성했다. 정글 전투 경험이 많은 노장 가프 중령이 팀을 맡았다. 그 결과가 제르맹에 손에 들린 보고서다. 사망 75명, 중상 12명, 경상 18명, 실종 8명이다.
3차례에 걸쳐서 파견된 구출팀 인원은 총 468명이다. 이들 중 50%인 230명이 독물과 맹수의 습격, 적대적인 환경, 풍토병에 녹아버렸다. 전투 중에 사상당한 167명의 대원도 의미없긴 마찬가지였다. 정체도 알 수 없는 무장 집단과 충돌하고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현대전에서 이처럼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 18세기에 백파이프를 불며 서로 뻣뻣이 접근해서 플린트락을 난사하던 시절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망자가 많이 나온 원인은 이투리 정글의 적대적인 환경 때문이다. 전장 의료 수준은 높았지만, 부상자를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부상자는 감염과 독충, 맹수의 습격을 받아 죽어 나갔다.
특히 고도의 인질 구출 능력을 보유한 GIGN 3개 팀과 GCP(제세페)의 손실이 뼈아팠다. 내무부 헌병총국은 인질 구출 작전에 특화된 GIGN 38개 조 420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속 타격대(Strike Unit) 5개 조를 별도로 운용한다. 신속 타격대 한 팀은 12명이다.
이들은 1976년 지부티에서 발생한 스쿨버스 인질 구출 작전,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회교성지 메카 사원 진압작전, 1983년 파리의 오를리 공항 납치범 제압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최근에는 블랙맘바의 제보를 받아 드골 공항과 바스티유 오페라 하우스의 테러를 완벽히 방어했다.
GIGN 스트라이크 유닛의 명령권은 이원화되어 있다. 국내 테러의 경우 내무부가 작전권을 행사하지만, 국외 파견 시는 국방부가 작전권을 가진다. 국방부가 타격대 5개 조 중 3개 조를 물말아 먹은 것이다.
ANO와 RAF 잔당까지 박멸한 GIGN에 대한 권력자와 시민의 신뢰도가 최고에 달한 시점이다. 제르맹은 죽일 놈이 되었다. 장다르메리(헌병군) 총국장 알렝 마지프 대장과 GIGN 총감 브라이스 오르도가 펄펄 뛰었다. 그럴 만도 했다. 알토란 같은 새끼를 이웃아저씨가 데려가서 시체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
“멍스 꼬냐 제르맹! 흐흐흐”
제르맹은 자신을 욕하며 툴툴 웃었다.
테이블 한구석에 놓인 르 몽드지의 일면 활자가 눈을 아프게 찔렀다.
[멍청이 제르맹, 세 번째 삽질하다. 프랑스의 자존심을 시궁창에 처박고, 소중한 프랑스의 아들 403명을 밀림에 묻고 6개월의 시간을 버리다.]아래쪽에 자칭 전문가라는 쓰레기들이 중구난방으로 써 갈긴 3회에 걸친 작전 실패에 대한 분석 기사가 실려있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 샤를리 엡도는 내 목을 뽑아서 엉덩이에 처박았지. 르몽드는 그나마 신사적이야. 그런데 나보고 어쩌라고? 나도 할 만큼 했다고. 클레망소라도 보내란 말이냐. 나는 휴가도 못갔단 말이다.”
제르맹이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사방이 적이다. 루만을 박살 내고 얻은 군사적 외교적 성과는 잊혔다. 물어뜯는 것은 언론만이 아니다. 문화부 장관 자끄 랑(Jack Lang)은 각의에서 스튜피 블루 쁘띠(stupid bleu petit, 어리바리한 바보)라 부르며 비난했다. 납치범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인질을 희생시켰다는 뜻이다.
블루 쁘띠는 초보자, 신병, 서투른 문외한 등의 뜻이 담긴 무례한 욕설이다. 제르맹은 모욕에 불구하고 속 시원한 대거리를 못 했다. 국가비상안보회의에서도 신랄한 비난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제르맹을 딱한 눈으로 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사실 제르맹은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늙은 오케오필라 스마라그디나의 자존심이 시간을 까먹고 상황을 악화시켰다. 그가 프랑스의 자존심 운운하며 꾸물대는 틈에 구출팀은 괴멸하고, 인질의 생존 확률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의 이름이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무능의 극치라는 반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자존심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프랑스의 체면은 시궁창에 떨어지고, 인질 구출은 미궁에 빠졌다. 제르맹 본인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무쌍이 한국에서 귀를 닫고 있는 동안에 벌어진 일들이다.
제르맹은 버석한 얼굴을 두 손으로 쓰다듬었다. 개기름이 줄줄 묻어나왔다. 지난 6개월 동안 퇴근 시간에 맞춰 사무실을 나선 횟수가 절반도 못 된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따뜻한 휴양지로 떠날 때 자신은 대통령과 각료들,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아 너덜너덜해졌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존재는 늙은 마누라다. 휴가를 떠나지 못한 마누라의 불평은 날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늙은 마누라의 불평은 젊은 아가씨를 만족하게 하는 것 만큼이나 그를 힘들게 했다.
“블랙맘바를 불러야 하나?”
제르맹이 중얼거렸다. 자신도 잘 안다. 하이에나떼를 피하려면 지금이라도 블랙맘바를 불러야 한다. 휴가증에 사인해 줄 사람은 미테랑이 아니라 블랙맘바다.
그는 피곤에 쩐 눈으로 작전 보고서에 주기 된 이투림 삼림의 요약본을 집어 들었다. 수백 명의 부하를 죽여놓고 휴가와 정시 퇴근을 불평하는 제르맹은 어쩔 수 없는 오케오필라 스마라그디나다.
[rêt de L’Ituri(이투리 대삼림)]식생 : 열대 우림, 적도 생태구역 늪지 삼림, 혼합 삼림, 음바우(Mbau) 삼림, 이차림(二次林, secondary forest)이 혼재. 콩과의 교목인 림발리(limbali)가 우점하는 울창한 상록수림. 호흡이 무거울 정도로 습도와 이산화탄소 포화도 높음. 수목의 높이는 6m~50m, 수목 상부가 밀착된 캐노피 형성. 숲 속에서는 하늘과 해가 보이지 않음. 수많은 기생식물이 햇빛을 가려서 초본은 검은색임.
위치 :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 위도 0~N3도, 경도 27~ E30도, 경계 불분명
면적 : 3만 4,000~5만 4,000㎢
지형 : 북서부는 비교적 평탄. 남쪽과 남동쪽으로 향할수록 험준한 지형으로 깊은 계곡과 악산, 늪지가 연속됨. 이투리 강과 이투리 강의 지류인 에풀루 강이 물을 공급 하며, 에풀루 강의 광대한 유역은 삼림의 중심부를 이루 고 있음. 수로를 따라 형성된 늪지대 숲과 도상구릉(島狀丘陵), ‘에도스(edos)’라 불리는 넓은 빈터(clearing)를 이루는 지대를 포함.
강우량 : 연 2,000mm~4,000mm, 지역에 따라 6,000mm
토양 : 음바우(Mbau)숲과 습기가 많은 반(半) 상록수림 삼림지대에 의해서 우점되는 홍적세(洪績世)토양. 부엽토 평균 두께 1m, 비옥함.
서식동물 : 포유류 156종, (오카피, 코끼리, 물소, 표범, 멧돼지, 하마 등), 영장류 17종 (침팬지, 마운틴고릴라외), 조류 329종(회색따오기, 긴꼬리매, 나한자고새외), 파충류 75종 (블랙맘바, 악어외), 독충 수십 종(거머리, 군대개미, 말벌, 지네…….)
거주민 : 반투족, 피그미족(폐쇄적, 비우호적, 호전적, 자급자족)
경제성 : 자이르 국민경제 기여도 극히 낮음.
……
이투리 대삼림은 19세기 말 미국인 탐험가인 스탠리가 최초로 탐험했다고 알려졌지만, 그는 단순 통과해서 앨버트 호수로 빠져나갔을 뿐이다. 스탠리가 이끄는 70명의 탐험대원 중에 47명이 이투리 정글에서 생명을 잃었다.
이투리 삼림은 지구에 존재하는 숲에서 식생 밀도가 가장 높은 숲이다. 거대한 교목 캐노피가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숲 속은 대낮에도 컴컴하다. 지표에는 기생식물과 관목이 뒤엉켜서 발을 떼기 힘들다.
원주민들은 이투리 산림을 검은 숲이라 부르며 두려워한다. 반투족 흑인들은 이투리 정글 가장자리에서 농사를 짓고 숲 속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투리 삼림의 거주민은 피그미족이다. 이들은 수천 년간 이투리 정글에서 거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