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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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아파돔베 Fist of Justice 25(수정)
“쯧쯧, 가지가지 한다.”
쌈디가 혀를 찼다. 쌈디의 의식에 각인된 인간은 주인께 우호적인 인간과 비우호적인 인간 딱 두 종류다. 마음에 안 들면 죽여버리면 된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 못 하는 그로서는 주인의 행사가 답답하기 한이 없었다.
어쨌든 주인이 필요로 하는 인간이 죽어버리면 곤란하다. 백 팩에서 히비토르 수액이 들어있은 수통을 꺼냈다. 히비토르 수액은 갈증 해소에도 좋고, 각성 효과도 탁월했다. 커피는 비교도 안 된다.
“잠깐, 기다려라. 어혈이 기도를 막았다.”
블랙맘바가 쌈디를 제지했다. 손바닥을 이강철의 명문혈에 붙이고 공진을 방사했다. 우웅- 내부 장기가 풍랑 만난 배처럼 부르르 떨렸다. 장기를 흔들어 놓고 손바닥으로 등을 탁 치자 억하고 죽은 핏덩이를 토했다. 이강철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고 고맙습니다.”
“계속해!”
블랙맘바는 냉담했다. 이강철은 방금 급사할뻔했다. 감정 기복이 극심해지면 신경 전달체계가 전기 신호를 수용하지 못한다. 불수의근이 침묵하면 뇌와 폐가 멈춘다. 당연히 숨이 끊어진다.
인간의 감정은 뇌과학 분야에서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뇌의 활동이 마음을 만드는가? 뇌의 활동은 화학 물질의 상호작용인가? 라는 논제는 금세기 안에 정리될 가설이 아니다.
인간의 오감이 정보를 습득해서 해마로 전달하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다. 편도체를 통하는 경로는 맛, 냄새 등 감정을 동반하고, 후주위피질을 통과하는 경로는 색깔, 형상, 질량 등 객관적 질료를 전달하다.
편도체에 이상이 생기면 감정적 정보가 차단된다. 정동(情動)장애, 우르바흐-비테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객관적 질료 없이 감정적 정보가 넘치면 뇌가 코티솔, 도파민, 세로토닌 과량 분비로 다운된다. 희로애락의 감정이 지나치면 급사하는 이유다.
충격에서 벗어난 이강철이 멀거니 블랙맘바를 바라보았다. 집 나간 정신이 귀가하지 않았다.
“손이 많이 가는 인간이네.”
쌈디가 이강철의 입에 수통을 기울여 히비토르 수액을 흘려 넣었다. 이강철의 눈에 초점이 잡혔다.
“그날 12공구에 사망 사고가 발생했소. 툭하면 발생하는 사망 사고 때문에 죽을 맛이었지요. 수습하느라 밤늦게 귀가했소. 과장 녀석이 쏙 빠지고 내게 책임을 미루는 바람에 힘들고 외로워서 울고 싶었소. 터덜터덜 대문을 들어서니 김말순 씨가 대청마루에 앉아있더군요. ‘말순 씨, 힘들어 죽겠습니다.’ 이렇게 말했지요. 그녀의 표정이 서릿발처럼 변했습니다. ‘그렇게 부르지 마시라고 다섯 번이나 말했심다. 내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예.’ 그리고는 매몰차게 돌아서서 부엌으로 들어갔소. 위로받고 싶었던 나는 순간적으로 절망했소. 인부들에게 백설 마님이라 불릴 만큼 지독한 여자였지요. 일 년이 지났는데도 사적인 대화 한번 나눠보지 못했소. 눈앞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게 정상 아니요. 이미 죽은 남편에 그토록 집착하는 그녀가 안타까웠소.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소. 그녀가 밥상을 내려놓을 때 저고리 앞섭이 살짝 벌어지며 가슴골이 보였소. 사랑하는 여자의 은밀한 부분을 엿본 나는 눈이 돌아갔소. 당신도 젊은 분이니 이해할 거요. 손만 뻗으면 닿는 보물이 내 것이 되지 않을때의 안타까움을 말이오.”
숨이 찬 이강철이 말을 끊고 블랙맘바를 훔쳐보았다. 신비의 존재는 밝아오는 동쪽 하늘에 시선을 두고 있다. 이강철은 갑자기 가슴이 저릿했다. 끔찍하도록 강한 인간이 저토록 외로워 보일 수 있을까.
“이강철, 당신은 세상을 헛살았다. 세상엔 변하지 않는 절대라는 감정이 있다. 절대의 사랑, 절대의 충성, 절대의 우정, 세상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기만 하면 소설, 영화, 시, 그림은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 계속 이야기해라.”
블랙맘바가 혼잣말하듯 웅얼거렸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은 절대였다. 사랑했던 혜영은 야망을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진순과 에델은 절대의 사랑을 하고 있을까. 사랑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철이 든 이래로 마음을 울린 존재는 사부님과 깜둥이, 쌈디가 전부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인간이 아니다. 사부님은 이미 선인이고, 깜둥이는 아드라스, 쌈디는 좀비다. 주위의 인간들에게서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인간에 대한 불신도 확신도 없다. 다만, 화학적 결합이 힘들 뿐이다.
흠칫한 이강철이 말을 이었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소. 눈앞에 그녀의 하얀 가슴만 오락가락했소. 양을 수천 마리 세고, 줄담배를 피우다 못해 들판에 있는 마을 우물까지 나가서 찬물을 뒤집어썼소. 턱도 없었소. 폭발해버린 정념은 수습 불가능이었소. 그녀가 기다려 달라는 둥,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둥, 한마디 언질만 줬어도 내가 미치진 않았을 거요. 새벽녘에 참지 못하고 안방으로 들어갔소. 눈이 뒤집혔던 거지. 흐흐흐!‘
이강철이 툴툴 웃었다. 인간은 똑똑한 듯하면서 터무니없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다. 청렴한 공직 생활을 하던 동료가 홀린 듯이 뇌물을 먹고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왜 그랬는지 자신도 이해를 못 하겠다고. 선견지명이 아니라 후견지명이다.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된다.
“무릎을 꿇고 내 마음을 받아 달라고 통 사정했소. 그녀는 백설 마님이라는 별명 그대로 찬바람이 불었소. 그나마 마음 약한 그녀가 고함을 지르지 않은 게 다행이었지요.
물러나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그녀가 사정했지만 나는 이미 눈이 뒤집혔어요. 미모와 기품을 갖춘 젊은 여자가 죽은 남편에 묶여 있다니 말이 됩니까. 이파사판이 된 나는 그녀의 옷을 강제로 벗겼소. 그녀를 붙들고 있는 죽은 남편에게서 그녀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소. 과부 보쌈하듯이 억지로라도 관계를 맺으면 달라질 거로 생각했었소. 반쯤 미친 거지요. 그녀가 결사적으로 저항했소. 오른손에 이빨자국이 남아있었는데 잘려나갔군. 허허허! 그때 갑자기 랜턴 불빛이 확 비치며 누가 방문을 박차고 뛰어들었소. 괴한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소, 혼비백산한 나는 엉겁결에 손에 잡힌 등잔으로 때리고 도망쳤소. 동네를 벗어나기 전에 나는 다시 돌아왔소.”
“다시 돌아온 이유는 뭐요? 그게 몇 시쯤이요?”
“그녀는 몸뻬와 저고리를 입은 채 잠들었는데 내가 저고리를 찢었소. 상체가 드러난 그녀가 걱정되어 되돌아갔소. 정신이 없어서 시간은 잘 모르지만, 자정을 넘긴 지 한참 지났을 거요.”
“자정이 넘었다? 그렇군. 계속하시오.”
블랙맘바는 속이 썩어 문드러졌지만, 꾹 참고 재촉했다. 사건의 경위를 제대로 알려면 꾹 참는 수밖에 없다.
“하숙집 근처에서 동정을 살피는데 괴한이 뒷담을 돌아 나왔소. 나는 식겁해서 몸을 숨겼소.”
“당신이 도주하고 괴한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채 오 분도 지나지 않았소. 신작로까지 뛰어갔다가 곧바로 돌아왔으니 말이요. 괴한은 신작로를 벗어나서 강변 논길을 걸어서 짚은다리로 향했소. 그게 전부요. 소심했던 나는 차마 김말순 씨의 얼굴을 볼 낯이 없었소. 그 길로 자원해서 당제터널로 공구를 옮겼소. 그게 전부요.”
“괴한의 얼굴은 보지 못했소?”
“보지 못했소. 괴한에게 내 얼굴을 들킬까 봐 숨기 바빴소. 그날 이후 멍청했던 나를 저주하고 그녀를 잊지도 못하고 미안해하며 살고 있소. 그녀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소. 나는 너무나 어리석었소.”
이강철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시간을 두고 설득했으면 마음을 열었을지도 모르는데 서두르다 진정한 여자를 얻을 기회를 놓치고, 못할 짓만 했다. 그는 자신이 벌인 삽질이 얼마나 큰 사건으로 번졌는지 알지 못했다.
살인, 절도, 강도, 방화, 사기, 공갈, 횡령, 강간 등 파렴치범의 범죄가 흔히 그렇다. 일차적 피해 다음에 심각한 이차적 피해가 발생한다. 어렵게 마련한 손자 등록금을 소매치기당한 할머니가 전동차에 뛰어들고, 강간을 당한 여대생이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등의 사건이 흔히 벌어진다. 김말순의 사건도 비슷한 유형이다.
블랙맘바는 말없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강철은 뇌파, 혈류, 호흡이 평온했다. 구태여 공간지각력으로 살피지 않아도 그의 말은 진실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려면 처음부터 잡아떼면 그만이었다. 그 대가가 죽음이겠지만. 이강철은 한국의 일반적인 소심남이자 마초 연하는 남자에 불과했다.
쌈디는 눈치가 백 단이다. 주인의 용무는 끝났다. 저 중늙은이는 주인의 어머니께 못된 짓을 한 비우호적인 인간이다. 이강철을 향해 슬쩍 한걸음 내디뎠다. 손만 뻗으면 재수 없는 중늙은이의 목이 뚝 부러진다.
“그만둬!”
음울한 음성이 던져졌다. 쌈디는 아무 일 없었던 듯 시침을 뚝 따고 블랙맘바의 뒤에 서서 딴청을 부렸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어떻게 그 당시의 일을 소상히 알고 있소? 혹시?”
자신이 방금 삼도천을 건너다 되돌아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강철은 얼척없는 질문을 던졌다.
핏 핏 핏- 대검이 번쩍번쩍 빛났다. 짓무른 상처의 썩는 냄새에 이끌려 날아온 쉬파리몇 마리가 두 동강이 났다. 이강철의 눈앞에 대검이 디밀어졌다. 팥알 크기의 쉬파리 대가리 세 개가 도면에 얹혀 있다. 이강철이 질린 눈으로 쌈디를 쳐다보았다.
“이강철, 내 주인님은 자비롭지만, 나는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다. 당신이 언제 어디에 있던 지옥에 처박을 능력이 있다. 이강철, 쉬파리 대가리 세 개가 무엇인지 알겠지? 당신의 가족이다. 당신의 말에 한점의 거짓도 없기를 바란다. 당신 말은 틀림이 없겠지?”
이강철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었다. 홍안의 두억시니가 떡판 얼굴을 들이밀고 으르렁대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형상도 무섭지만 말이 더 무서웠다. 거짓말이면 아내와 두 아이의 머리를 댕강 자르겠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이다. 평범한 공무원인 이강철은 자욱이 밀려드는 살기에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내 말은 한 치의 거짓도 없소. 나는 강간 미수범이요. 지난 16년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소. 죗값은 받겠소. 하긴 죗값을 이런 식으로 받게 되었는지도…….”
이강철의 시선이 뭉뚝한 팔목에 머물렀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손목은 팔꿈치까지 썩었다. 빨리 잘라내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헐, 쌈디 점마가 나날이 발전하네.’
블랙맘바가 감탄했다. 거대한 덩치로 자신을 등지고 서서 잔뜩 목소리를 낮추어 이강철을 협박하고는 시침 뚝 따는 쌈디다.
이강철은 장기간의 영양 결핍과 세균 감염으로 장기까지 상했다. 삼도천에 한 발을 걸쳐 놓은 셈이다. 치료를 받더라도 정상적인 삶을 살기는 틀렸다. 오육년 버틸수 있으려나.
이강철의 자백을 들었지만,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강철이 어머니를 어쩌지 못했다는 결백만 밝혀졌다.
“레 미제라블!”
이강철도 운명에 희롱당한 불쌍한 인생이다. 이게 뭔가? 눈앞의 강간 미수범은 두 손목을 잃고 병신이 되었다. 죽어가는 인간에게 복수 운운하기도 얼척없다. 이 무슨 개 같은 전개란 말인가!
그날의 내막이 대충 밝혀졌지만 정작 중요한 의문은 그대로 남았다. 문제는 보름달이 구름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던 그 날, 안방에서 벌어졌던 5분의 시간이다.
그동안 백부보다는 사라진 이강철 쪽에 의심의 추가 기울어있었다. 이강철이 아니라면 새벽녘에 뒷담을 넘어 사라진 백부인가? 백부라고 단정하기에도 석연치 않았다. 이강철은 채 오 분이 지나지 않아서 돌아왔다고 했다.
인간은 토끼도 아니고 침팬지도 아니다. 동물의 교접은 뱀과 같은 몇몇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엄청나게 빨리 끝난다. 어쩌면 교미 순간이 야생에서 가장 취약해지는 만큼 빨리 끝내는 쪽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인간은 마누라 몰래 여자를 끼고 모텔에 들어가는 남자만이 섹스하는 동안 불안과 위협을 느낀다. 섹스를 즐기는 인간 수컷은 교미 시간을 늘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고 진화론적으로 오 분 안쪽에 사정을 끝내지 못한다. 백부도 이강철도 어머니를 욕보이지는 못했단 소리다.
‘그렇구나. 그 인간이 안방에 들어갔었구나. 불쌍한 내 어머니, 그래서 미쳐버렸구나.’
의심하면서도 설마 설마 했다. 5분이란 시간은 몹쓸 짓을 하기엔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문제는 백부란 인간이 5분이나 안방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아버지에 관한 한 결벽증이 있는 어머니다. 몹쓸 짓을 했든 안했든 어머니에겐 패륜이다.
망할 놈의 인간이 어머니와 자신의 행복을 박살 내더니 패륜의 업보로 자신의 가정도 망가졌다. 게다가 시한부 생명이 되어버렸다. 자신이 또 다른 패륜을 저질러야 할 처지가 된 것만도 기가 막힌데 그 대상은 이놈이나 저놈이나 죽기 직전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울분이 끓어올랐다. 폭발하는 살심을 해소할 대상이 없다.
“크크크크!”
블랙맘바가 고개를 쳐들고 킬킬거렸다. 둥둥- 머릿속에서 북이 울렸다. 눈앞에 핏빛 장막이 펼쳐졌다. 머리가 백열 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잠자던 에피듐의 마성이 고개를 들었다. 급성 우르바흐-비테 증후군과 유사한 야성이다.
“어머니~”
울분에 찬 비통한 부르짖음이 대기를 뒤흔들었다. 사자의 포효를 수십 배 능가하는 로어다. 긴 머리카락이 부니햇을 날려버리고 뻣뻣이 곤두섰다. 눈동자가 시뻘겋게 변했다.
“빌어먹을 세상, 크아아아~”
쿠르르르- 증폭된 음파가 수풀을 밀었다. 관목과 잡초가 폭풍에 쓸리듯 드러눕고 거대한 교목이 뒤흔들렸다. 끼루룩- 꽥꽥- 켕켕- 숲에선 난리가 났다. 새떼가 날아오르고, 원숭이떼가 난리를 치고, 온갖 동물이 도망가기 바빴다. 후방에 있던 인질들도 귀를 감싸고 몸을 뒤틀었다. 쌈디가 펄쩍 뛰어서 블랙맘바를 감싸 안았다.
“크앗!”
블랙맘바가 몸을 떨쳤지만, 사천왕처럼 굳건한 쌈디의 팔뚝은 끄떡하지 않았다. 쌈디가 체격 조건과 순수 근력은 블랙맘바보다 더 강하다.
“네 이놈, 무아야!”
쌈디가 아랫배에 힘을 잔뜩 넣고 큰 사부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윽, 사부님!’
사부의 일갈에 놀란 블랙맘바의 몸부림이 뚝 멈추었다. 순간이 영겁처럼 흘렀다. 블랙맘바가 삐드득 고개를 돌려서 쌈디를 돌아보았다. 머리카락도 차분해지고 눈동자도 본래의 흑백을 찾았다.
“와키르, 본의 아니다. 큰 사부님이 시켰다.”
흠칫한 쌈디가 팔을 풀고 후다닥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