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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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노바토피아 풍운5
“아직 때가 아닌가! 어쩐지 담발라 웨도께서 대답을 주지 않더라니.”
카무게가 한탄했다. 지난 5년간 카다피와 아사드의 지원을 바탕으로 엔네디 원주민, 프롤리나트 패잔병, 수단 난민, 에리트레아 난민을 끌어들여서 꾸준히 전력을 키웠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오덤 연합군이 외부 지원에 불구하고 세력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부족한 물과 식량 때문이었다. 사막은 물이 없기에 사막이다. 물이 있으면 사람과 식량은 저절로 따라온다. 오덤 연합군이 젖과 꿀이 흐르는 천국, 알미아 알바라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가장 큰 이유가 풍부한 물 때문이었다.
문제는 알미아 알바라도의 발전 속도였다. 어어 하는 사이에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변하더니 순식간에 국가 체제를 갖추고 강력한 군대를 양성했다.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었다.
그래서 나온 작전이 엔네디에 대량 서식하는 루펠을 이용한 공중 습격이었다. 왜 남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성과를 탐하느냐고? 인간이기 때문이다. 반시리 등이 인정하는 인간의 역사는 야만적인 약탈의 역사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열강의 번영은 인도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를 약탈한 결과다. 미국의 번영은 아메리카 인디언의 눈물 위에 만들어졌다. 일본의 부는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약탈한 결과다.
악당의 부도덕성과 야만을 탓해봐야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로마제국이 무너진 후, 700년은 이슬람의 세상이었다. 유럽은 마녀 사냥에 열중한 미개 지역이었다. 역사는 바뀌고 오늘도 세상은 굴러간다. 약간의 수고로 꿀단지를 얻을 수 있는데 손 놓고 있는 놈이 병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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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저놈들 보게! 팔을 다친 놈은 발로 기관총을 받치고, 총을 잃은 놈은 탄 박스를 들고 뛰네. 어린애를 몸으로 덮는 놈도 있구먼. 저놈들은 분명 투아레그 전사야.”
키갈리가 일렁이는 화면을 보며 감탄했다.
“뚜바이부르파 교도의 저항이 예상 밖으로 거세군. 한 놈도 도망가는 놈이 없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집단 최면에 걸렸나?”
반시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뚜바이부르파라는 놈은 다쟐(Dajjal, 이슬람 종말론에 나오는 적 그리스도 같은 존재)이 분명하오. 놈이 요룬바를 처먹였을 거요.”
키갈리가 시샘 어린 말을 뱉었다. 키갈리와 반시리는 반평생을 군인으로 보냈다. 대혼란을 예상했지만, 노바토피아 군은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민간인들조차 탄약을 운반하고 다친 군인을 후송했다. 두렵고 부러웠다.
“키갈리, 뚜바이부르파는 다쟐도 아니고, 요룬바는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비약이 아니오. 감탄만 하고 있을 거요? 루펠이 끝장나게 생겼소.”
카무게가 언성을 높였다. 루펠이 기대한 만큼 활약을 펼치지도 못하고 전멸당하게 생겼다. 루펠 오마도 기관포에 연타 당하면 죽는다. 오마가 죽으면 애써 모은 루펠 5,000마리는 무용지물이 된다.
“빌어먹을 가젤!”
키갈리가 이를 갈았다.
“틀렸소, 버텨봐야 아까운 루펠만 잃게 생겼소.”
“일단 철수합시다.”
“그러지요.”
키갈리와 반시리가 동의하자 카무게가 품에서 반들거리는 어린아이 손뼈를 꺼냈다. 테이머된 루펠 오마에게 장거리 텔레파시를 보내려면 증폭기인 메낭이 필요했다.
“……와다우 우발레 카딩고 왕가 오마!”
카우욱 카우욱- 오마가 괴성을 질렀다. 헬기를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들던 루펠 떼가 일제히 방향을 돌렸다. 헬기가 도주하는 루펠을 추격했다. 쏴아아- 루펠이 급상승했다. 팟- 스크린이 사라졌다.
“휴, 힘들군!”
카무게가 이마에 밴 진땀을 닦았다.
“잠깐, 루펠이 이곳으로 돌아오면~”
“걱정하지 마시오. 가젤의 최대 상승고도는 4,500m, 보조 연료통을 달아도 전투 운항 거리는 400km에 불과하오. 루펠을 따라잡을 수 없소. 연료 부족으로 추락하기 싫으면 회항할 거요.”
반시리가 키갈리의 말을 끊고 되물었다.
“키갈리, 놈들이 보유한 헬기가 다섯 대라고 하지 않았소? 긴급 출동한 숫자가 열여덟대요. 예비 기체를 감안하면 놈들이 보유한 헬기는 최소 대대급이오. 정보를 어떻게 수집한 거요?”
반시리의 언성이 살짝 높아졌다. 반시리와 키갈리는 같은 이슬람이지만 교파가 달랐다. 서로가 타크피르(배교자, 이단자로 척살 대상)인 셈이다. 이슬람은 타크피르를 카피르(불신앙인) 이상으로 증오한다.
교파 간의 갈등은 종파 홀로코스트로 진행되기 일쑤였고, 티크피르 문화가 테러 집단을 키우는 토양이라 할 수 있다. 필요에 의해 손을 잡았지만, 수니파 원리주의 반시리와 시아파 키갈리의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여기에 이질적인 부두교까지 끼어들어서 수시로 삐걱거렸다. 노바토피아라는 기름진 먹이와 블랙맘바라는 공통의 적이 셋을 묶어두고 있었다.
“알미아 알바라도는 슬리퍼가 활동하기에 최악이오. 아사드에게 맨패즈나 요청하지 그러시오.”
키갈리가 역공했다.
“그렇지 않아도 각하께서 신형 이글라(구소련 휴대용 미사일) 30기와 사린 보틀 50개를 약속하셨소.”
반시리가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답을 내놓았다.
“끙!”
키갈리가 입을 다물었다. 카다피로부터 원조가 끊어진 그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레이건이 중동의 미친개라고 공개 비난한 뒤로 카다피는 부쩍 몸을 사렸다. 암살 위협 때문이었다.
“으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질 텐데…….”
카무게가 침음했다.
“고리와 릴라를 투입해서 휘저어 봅시다.”
“헬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소용없소. 가젤이 기관포로 연타하거나 HOT 대전차 미사일로 때리면 고리와 릴라도 견디지 못하오. 무엇보다 놈들의 진영에 엄청난 존재가 있소.”
카무게가 고개를 흔들었다.
“고리와 릴라보다 더 강한 존재요?”
“아마도! 그놈이 뚜바이부르파일 거요.”
“이글라가 입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이오?”
“그럴 수밖에 없소. 놈들의 전력은 우리를 월등히 앞서고 있소. 완편 특수전 여단 셋, 여단급 특수전 연대 넷, 방위군 30만, 예비군 5만이오. 무기도 충실하고 병력은 우리보다 열 배는 많소. 게다가 놈들은 뚜바이부르파라는 이단에 미친 놈들이오.”
키갈리가 몸서리쳤다. 난민이 모여들 때는 오합지졸이거니 했다. 건드려 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군인 민간인 할 것 없이 다쟐에 홀렸는지 미친 듯이 싸웠다. 이래서야 소프트 타켓(민간인)을 공략해서 혼란을 유도하기는 틀렸다. 투입된 슬리퍼도 색출될 위험이 컸다. 뚜바이부르파라는 종교 아닌 종교로 뭉친 인간들, 중동의 골칫거리인 이스라엘보다 더한 놈들이었다.
“전력은 저쪽이 월등하지만, 우리는 놈들이 모르는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고 있소. 해볼 만합니다.”
카무게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병력과 무기가 우세한 측이 무조건 이긴다면 이스라엘은 벌써 콩가루가 되었다.
“이글라와 사린은 언제 입수할 수 있소?”
“다가오는 보름날 An-12(구소련 수송기)가 공중 투하할 거요.”
“제대로 한 방 먹여봅시다.”
“호웅간, 디플렉터(Deplector, 데스 스토커를 강화한 오마) 무리는 몇 프로나 진행되었소?”
“변환은 끝났소. 갑피 숙성만 남았소.”
“흐흐흐, 사린을 뿜는 디플렉터라! 볼만하겠군.”
반시리가 실실 웃었다. 노바토피아 같은 평지는 화학탄 공격이 제격이다. 피 거품을 뿜으며 픽픽 쓰러지는 인간들이 눈앞에 그려졌다. 생화학 무기 운용의 대가 아부 반시리의 진가를 보여줄 날이 왔다.
“부활의 날에 두고 맹세하사, 나무라는 영혼을 두고 맹세하나니……. 하느님은 인간의 뼈를 모으시리라.”
“그날에, 인간의 혀, 손, 발은 그것들이 저지른 대로 증언할 것이며, 그 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시리라.”
반시리가 ‘전사의 서’를 읊자 키갈리가 댓구를 이었다. 지푼다리와 420km 떨어진 바칠킬레 계곡에서 패배자들의 음모가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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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상회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노바토피아 각료와 장군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회의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 왼쪽에 뚜바이부르파의 칠현자인 바크리 자디르 교육상, 호크 오리피스 국토상, 보팔 셔니언 산업상, 로렌 기즈 보건복지상, 빨레 아프웨르키 농업상, 미셀 무울소리 총무상, 모하메드 자디르 정보국장이 앉았다.
반대쪽에 뚜바이부르파의 잔인한 망치인 왕실 경호실장 쌈디 부르파, 국방상 압둘 이브라힘, 제1여단(페수메르)장 아흐마드 마르완, 제2여단(레인보우)장 선우현, 제3여단(살라딘)장 아이쉐 부르파, 제4여단(인티파다)장 자말 아무드, 헌병대장 네제마 부르파가 앉았다.
그들은 입을 꾹 다물고 눈싸움하듯이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노려보았다. 디노 엉덩이보다 무거운 침묵이 각자의 입을 눌렀다.
“일호장, 아가씨는 어디 계신가?”
“부상자를 치료 중이다.”
“휴, 말려봐야 듣지도 않겠지. 경호원은?”
“디노가 붙어있다.”
옴부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추가 테러가 염려되지만, 디노가 붙어있으면 안심이다. 디노가 막지 못하는 공격은 경호원을 일천 명 붙여도 소용없다.
“정보국장, 피해 상황을 보고하시오.”
옴부티의 입에서 분노와 짜증이 잔뜩 실린 쇳소리가 튀어나왔다.
“총독,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지부티에 근무 중인 폴 형제가~”
“모하메드, 사과와 핑계가 먼저인가? 보고와 사건처리가 먼저인가?”
쌈디가 으르릉거렸다.
“죄송합니다. 인명 피해는 비전투원 사망 120명 부상 780명, 방위군을 비롯한 전투원 사망 380명 부상 1,300명, 왕실 근무원 사망 25명 부상 75명, 총 사망자는 525명 부상자는 2,155명입니다.”
“으음!”
“빌어먹을!”
탄식과 욕설이 터졌다.
“궁전 본관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테라스가 전파되고 동궁전 일부가 반파되었습니다. 지붕은 엉망이 되었지만, 뚫리지 않았습니다. 별관은 반파, 경비동 세 개는 전파, 변전실이 전파되었지만, 듀얼 시스템 덕분에 전력 공급은 문제없습니다. 확인된 루펠 사체는 1,500개, 분쇄된 사체를 감안하면 대략 2,000마리를 사살했습니다. 루펠 사체로 추정할 때 투하된 폭탄은 약 4,000개입니다. 조잡한 금속용기 내부에 화약과 테르핀을 충전하고 쇠 구슬 700개를 채웠습니다. 성능은 RPG7 고폭파편탄에 해당합니다. 폭탄 숫자와 폭발 위력을 감안할 때 비교적 경미한 피해를 봤다고 할 수있습니다. 기타 시설과 구축물 피해는 생략하겠습니다.”
“휴, 경미한 피해라~ 보건복지상, 부상자 현황을 보고하시오.”
옴부티가 한숨을 푹 쉬고 기즈 박사를 돌아보았다. 군인이야 죽음을 담보삼아 존재하지만, 민간인이 무슨 죄란 말인가!
“비전투원은 경상이 많고 전투원은 중상이 많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부상자는 약 275명, 중상자는 500명입니다. 사망자가 최대 3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침묵이 내려앉았다.
“일호장, 이게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 여러분이 뚜바이님께 받은 팡게도 내가 이투리 정글에서 때려잡은 오마의 이빨이다. 루펠은 오마라 불리는 주술 생명체의 지휘를 받아 움직였다. 양키 놈들은 DNA를 조작한 조직을 배양해서 키메라를 만들지만, 주술사는 기존의 생명체를 주술과 약물로 강화하고 정령을 빙의해서 초생물체를 만든다. 정령과 빙의된 초생물체는 주술사와 텔레파시로 연결된다. 주술사는 오마를 통해서 동종의 생물체를 조종한다.”
“경호실장님 말씀대로요. 오마는 거대한 붉은 루펠이었소. 본관이 다섯 번 샷을 날렸지만, 놈은 모두 피했소.”
“헐, 그럴 수가!”
문관들이 탄식했다. 자말은 잡지 못했다가 아니라 피했다고 말했다. 뚜바이부르파가 존재하고, 쌈디와 디노라는 불가사의한 존재가 눈앞에 있음에도 믿기 어려웠다. 초능력 생명체가 없으란 법이 없지만, 바렛의 달인 자말의 스나이핑을 피하는 존재가 있을 줄이야!
“이호장, 추적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죄송합니다. 일부 격추했을 뿐 놓쳤습니다. 상승 고도를 따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기계적 한계인데 죄송할 거야 없지. 짐작되는 배후는?”
옴부티가 모하메드를 돌아보았다.
“루펠 수천 마리가 서식할 곳은 엔네디 고원밖에 없습니다. 이 년 전부터 암약하는 무장 세력을 감지하고 정보원을 투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고원 중동부에 위치한 바칠킬레 계곡이 의심스럽습니다. 요원을 수차례 투입했지만, 매번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바칠킬레 계곡은 과거에도 데스홀이라 불릴 만큼 실종이 잦은 곳입니다.”
“바칠킬레 계곡이라면 내가 잘 알고 있소. 수단의 다르푸르 방향에 있는 거대한 사암 계곡이요. 호리병 형태로 입구는 좁지만, 곡 내부엔 넓은 분지가 있소. 물과 식량이 부족할 텐데.”
옴부티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바칠킬레 계곡은 천혜의 요새지만, 외부의 조력을 받아도 큰 세력을 키울만한 환경이 못 된다.
쾅- 선우현이 테이블을 내리쳤다.
“좋은 주먹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할 필요 없소. 일단 박살 내고 의논합시다.”
“3호장의 말이 맞소.”
“당장 전차와 헬기를 투입합시다.”
성질 급한 아흐마드와 자말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