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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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내 주소는 지옥이다2
집행관의 내락을 받은 맥킨리와 다이슨은 거침없었다. 공을 벽에 세게 때릴수록 반동이 크지만, 쇠공으로 벽을 치면 벽이 무너진다.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FDLR 반군과 마이마이도 프레데터를 동원한 막강한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이투리 외곽으로 철수했다.
키빔비에서 암약하던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의 첩보팀도 날벼락을 피하지 못했다. 은신처에 날아든 에이태킴스 한 방이 굴기당 고수 50명이 포함된 첩보팀을 정글 고혼으로 만들었다. 맨손으로 철판을 찢는 무예 고수도 반경 200m를 뒤덮는 강철 폭우와 초속 3천 미터 압력파에 갈가리 찢어졌다.
적대 세력을 구축했지만, 그뿐이었다. 오파츠는 종적이 묘연하고, 집행관의 닦달은 나날이 강도를 높였다. 해병대 군견 수색조가 응가이에서 썩은 장미를 찾았지만, 금발과 뼈밖에 남지 않았다. 맥킨리와 다이슨의 짜증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오파츠는 아직 레드 라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맥킨리의 확신이자 바람이었다. 응판와자를 중심으로 반경 100km에 키홀과 블랙버드, 감청기, CCTV, 프레데터, 쉐도우, 해병대가 이중 삼중 경계망과 차단벽을 펼쳤다. 범인이 빠져나간다면 사람이 아니라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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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맥킨리가 취기로 붉어진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트리덴템을 발굴한 사무엘은 영웅이 되었다. 이대로라면 캘리포니아 지급장 자리는 사무엘에게 넘어가고 자신은 조직과 군부 양쪽에서 버림받을 게 뻔했다.
“엣썰!”
“오파츠가 잽의 손에 들어갔을까?”
“아닙니다.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썩은 장미는 잽이 도착하기 이틀 전에 죽었습니다. 사이킥 혼터의 감응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바람을 타고 다니는 자, 살아있는 죽음이 다녀갔다고 했습니다.”
“으음, 아담 부장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군.”
맥킨리가 침음했다. 아담이 바포맷으로 추정되는 블랙맘바의 등장을 주장했지만, 설마 했다.
맥킨리가 전화기를 들었다.
“장군, 성과가 있소?”
-놈의 흔적이 응가이에서 사라졌소. 추적용 혼터가 겁을 내는 바람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소.
“잽은 추적 중이오?”
-놈들이 기묘한 술수를 부리는 바람에 혼터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소. 만만치 않은 놈들이오.
“수색 범위를 이투리 외곽까지 넓혀야 하지 않겠소?”
-그렌델은 곤란하오. 마을이 있는 구역은 장군이 쉐도우와 해병대를 동원하시오.
“알았소.”
꽝- 맥킨리가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간섭장에 민감한 사이킥 혼터가 추적을 주저할 대상이라면 블랙맘바든 아니든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었다.
“바람을 타고 걷는다고? 빌어먹을!”
맥킨리가 이를 갈았다. 썩은 장미를 보호하던 스페츠나츠는 괴멸했다. 놈들을 지원하던 마이마이 특수부대도 전멸하고 스페츠나츠를 쫓던 닌자팀도 흔적없이 사라져버렸다. 믿었던 다이슨도 헤매고 있다. 놈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거품 꺼지듯 사그라들었다.
“부관, 프로젝트를 망친 건 망할 년의 코리언이야. 국가 반역을 저지른 년은 죽어 마땅해. 그렇지 않나?”
“사령관님, 그녀의 신병은 보안팀 소관입니다.”
부관이 말을 돌렸다.
“그년이 아메리카를 물 먹이고 내 출셋길을 막았어. 감마 1호 최종 결정권자는 나 맥킨리란 말이다.”
맥킨리가 거품을 물었다.
‘미치겠네!’
부관은 한숨이 나왔다. 원칙주의자 미셀 중령이 여자를 쉽게 내줄리도 없고 여자가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다.
“미셀 중령을 설득하려면~”
“닥쳐! 미셀도 내 부하란 말이닷.”
맥킨리가 부관의 말을 끊었다.
부관은 머리를 젓고 방을 나갔다. 스트레이트 버번위스키가 바닥을 보였다. 술 취한 상관은 배고픈 사자만큼이나 다루기 곤란했다.
부관은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사령관 집무실에 나타났다. 미셀 중령과 설전을 벌인 그는 잔뜩 지친 상태였다.
“리차드, 나가 봐!”
부관이 여자를 흘낏 쳐다보았다. 여자는 회색곰에 잡힌 새끼 사슴처럼 떨고 있었다. 햇빛 없는 유치장에 삼 개월이나 갇혀있었지만, 여전히 예뻤다. 바짝 여윈 몸이 안쓰러웠지만,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캠프는 한가지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졌고, 목적은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재수가 없었어.’
리차드 소령은 고개를 젓고 방을 나갔다.
“엘로우 레이디, 두 가지 길이 있다. 한가지는 교수형~” 맥킨리가 고개를 옆으로 휙 꺾고 혀를 빼물었다. 그가 즐기는 교수형 당한 시체놀이다.
“그리고 다른 선택도 있다.”
맥킨리가 혜영을 노려보았다. 파리한 안색과 유난히 붉은 입술이 접시에 올려진 먹음직한 스테이크로 보였다.
‘재수 없는 변태 인종주의자 새끼!’
혜영이 말간 눈으로 맥킨리를 마주 보았다. 우악스러운 덩치에 털 많은 백인의 음흉한 눈초리에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빤히 보였다.
“변호사를 불러줘요.”
“뭐라! 변호사?”
맥킨리의 표정이 행인에게 뺨을 맞은 듯 벙 쪘다.
“크하하하!”
맥킨리가 미친 듯이 웃었다. 그는 연기 중인 찰리 채플린을 보는 눈으로 혜영을 쳐다보았다.
“내 일생에 가장 웃기는 농담이었다. 캠프에선 내가 검사고, 변호사다. 재판장과 배심원도 겸직하고 있지. 기소, 변호, 판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절한 분이지. 엘로우 레이디, 변호사가 도착했습니다. 말씀해 보시죠.”
맥킨리가 빙글빙글 웃었다. 거미줄에 걸린 벌레가 버둥대는 꼴이 가소로웠다.
“다른 선택은 뭐죠?”
“위대한 맥킨리 준장의 정액받이다.”
“우욱!”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시큼한 위액에 자극받은 식도가 바르르 떨렸다.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을까? 이따위 천박한 인간의 구역질 나는 말로 귀를 더럽혀야 할 만큼 망가져 버린 자신이 슬펐다.
“첫 번째로 하죠. 당신 같은 인간과 같은 공기를 호흡하고 싶진 않군요.”
맥킨리의 눈이 번득였다. 그가 예상한 답이 아니었다. 여자는 엎드려서 자비를 구해야 했다. 비틀린 성적 취향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흐흐, 경솔한 대답이군. 신중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생각할 것도 없어요. 총으로 쏘든 밧줄을 목에 걸든 맘대로 하세요.”
혜영은 망설이지 않았다. 로버트는 덜떨어진 인간이지만, 놈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다. 실수는 한 번으로 충분했다. 몸을 더럽힐 바에야 깔끔하게 죽는 게 낫다.
“레이디, 규칙을 바꿔서 다시 선택권을 주겠다. 여기서 팬티를 벗을래? 사병 막사에서 팬티를 벗을래?”
맥킨리의 눈이 번들거렸다. 억세고 썩어빠진 년들 한 트럭을 후벼봐야 허탈감밖에 남지 않는다. 아름답고 이지적이고 도도한 여자가 망가지는 모습이야말로 생의 환희고 목적이다.
“빌어먹을 고자 새끼야, 너같이 놈이 장군이라니 똥개가 웃을 일이다. 똥 덩어리를 싸지른 니 에미도 미역국을 처먹었겠지.”
혜영이 폭발했다. 자신도 모르게 한국어 욕설이 튀어나왔다. 미국인은 미역국을 알지도 못하고 먹지도 않는다는 사실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짝- 두툼한 손바닥이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욕설은 감정의 폭주다.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어조와 상대의 표정만으로 상대가 욕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악!”
혜영이 빙글 돌아서 짚단처럼 풀썩 쓰러졌다. 훈련으로 다져진 몸무게가 두 배나 무거운 남자의 힘을 감당하기엔 혜영의 신체는 너무나 작고 여렸다.
“흐흐흐, 네년은 이미 끝장났어. 성실히 봉사하면 감형해서 연방 형무소로 보내주지.”
“비열한 놈, 네놈이 군인이냐? 차라리 죽여라.”
혜영이 핏물이 배어난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떴다.
“그렇지, 앙탈을 부려야 나도 흥이 나거든.”
맥킨리가 혜영을 번쩍 들어서 테이블에 눕혔다. 혜영이 몸부림쳤다.
“크흐흐!”
무지막지한 힘이 연약한 몸을 짓눌렸다. 순식간에 블라우스가 찢어지고, 팬티가 입을 틀어막았다. 지질학 석사 학위도, 영리한 두뇌도, 날카로운 지성도 원초적인 폭력에는 아무런 방어막이 되지 못했다.
역한 술 냄새와 노린내가 훅 풍겼다. 가학적인 쾌감으로 달아오른 얼굴이 눈앞에 다가섰다.
퉤- 혜영이 입안에 가득 고인 핏물을 뱉고 힘껏 주먹을 날렸다. 무쌍이 급할 때는 콧잔등을 때리거나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라고 했다.
“오우 쉿!”
맥킨리가 얼굴을 들었다. 혜영이 뱉은 핏물과 코피가 섞여서 줄줄 흘렀다.
“갓 뗌!”
분노한 맥킨리가 사정없이 손바닥을 휘둘렀다. 짝- 입을 막은 팬티가 튀어나올 만큼 강한 일격이었다.
“아악!”
혜영이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스커드가 말려 올라가고 하얀 허벅지 안쪽의 시커먼 숲이 드러났다.
“흐흐흐, 위대한 프리메이슨 장색의 맛을 보여주지.”
맥킨리가 번쩍 들어서 소파에 내동댕이쳤다. 육중한 체구가 쇠약해진 몸을 짓눌렀다.
“안돼! 쌍이가 네놈을 찢어 죽일 거야.”
“흐흐흐! 좋지? 좋을 거야!”
맥킨리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아랫도리에 뻐근하도록 힘이 들어갔다. 콧등이 얼얼했지만, 그것조차 쾌감을 올려 주었다.
“차라리 죽여라!”
할퀴고 물어뜯으며 몸부림쳤지만, 욕정에 미친 수컷은 바위처럼 꿈쩍도 않았다. 저항은 그기까지였다. 의식이 까무룩 꺼졌다.
“좋군! 보기 좋은 빵은 맛도 좋아.”
맥킨리가 바지를 추켜올리며 썩은 미소를 지었다. 오파츠와 블랙맘바로 인해 지끈거리던 머리가 토네이도가 지나간 하늘만큼이나 맑아졌다.
유치장에서 깨어난 혜영은 제정신을 찾지 못했다. 혼이 빠진 듯 멍하니 쇠창살로 막힌 창을 올려보았다. 먹물처럼 까만 어둠이 창을 가득 채웠다. 창백한 얼굴에 물기가 번졌다.
“쌍이가 말했어, 사랑은 한 번뿐이라고. 내 사랑은 쌍이 뿐이야. 내가 어떤 모습이 되어도 사랑한다고 했어.”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 그녀의 정신은 현실과 과거를 오르내렸다.
다음날, 그 다음 날에도 혜영은 맥킨리에게 끌려갔다. 순전히 가학적인 보복심이었다. 혜영의 정신은 붕괴하고, 의지와 지성은 날이 갈수록 퇴행했다. 무쌍이 마비비 거점에서 최도식을 요절낼 때 벌어진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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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수, 동작 정지!”
정필수가 의아한 눈으로 블랙맘바를 쳐다보았다.
“지뢰다!”
블랙맘바가 막 내디딘 오른발을 가리켰다.
“헉!”
정필수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와킬, 미제 아새끼들이래 인권을 장마당으로 늘어놓으면서 별별 추접스런 짓거리를 합네다.”
“깡패가 달리 깡패겠어. 내가 때리면 정의의 주먹이고 상대가 때리면 테러라는 거 아니겠어.”
‘씨바, 지금 그딴 한가한 말을 할 때냐고~’
정필수는 학을 뗐다. 지난 3일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없이 오갔다. 조상 묘를 잘 쓴 덕분에, 아니 일행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막판에 똥을 밟았다.
“발 들어!”
“넹?”
정필수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
“간나새끼래 와킬 말씀이 들리지 않슴메? 내래 물을 빼라고 하지 않았슴둥.”
선우현이 눈을 부라렸다.
‘씨바, 인간 정필수 죽네! 죽어.’
울상이 된 정필수가 천근인 듯 조심스럽게 발을 들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염력이 신관을 동일 압력으로 누르고 있는데 폭발할 리 없었다. 정필수가 의아한 눈으로 블랙맘바를 쳐다보았다. 스스스- 주먹 크기의 원통형 물체가 둥실 떠올랐다.
“헉, 지뢰!”
화들짝 놀란 정필수가 뒷걸음쳤다.
“아그리피나 실드가 얼마나 촘촘한지 확인해 볼까나.”
피잉- 대인 지뢰가 눈이라도 달린 듯 빽빽한 나무를 피해서 안쪽으로 날아갔다.
꽝- 투타타타- 폭발과 동시에 기관총 연사 음이 울렸다. 쇄설물이 자욱이 튀어 오르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유리섬유가 흩날렸다.
“물러난다. 독성 유리섬유다.”
블랙맘바는 300m를 물러났다. 자신이야 상관없지만, 선우현 등이 칸타렐라에 노출되면 일분 이내에 식물인간이 된다.
“미제다운 돈지랄입네다.”
선우현이 고개를 저었다. 캠프 반경은 대략 2km였다. 6km 외곽 폭 300m를 치명적인 유리섬유로 도배하고, 컴퓨터와 연동된 기관총을 설치했다. 비용을 추정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만큼 중요한 기지라는 뜻이지. 파비우스가 도착했군.”
블랙맘바가 비시시 웃었다. 500m 떨어진 정문 방향에서 다투는 소음이 들렸다.
“쫄따구, 잠복하라.”
블랙맘바가 대답도 듣지 않고 휭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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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됩니다. 취재를 허락할 수 없습니다.”
위병 장교가 난감한 얼굴로 풍채 좋은 촬영 감독을 막아섰다.
“우린 까날 쁠뤼에서 왔소. 백만 프랑이나 비용을 들였단 말이요.”
“그건 당신 사정이요. 우린 취재를 허락한 적 없소.”
위병 장교가 어림없는 소리 말라는 듯이 눈을 부라렸다.
“이틀이나 비행기를 타고 11,000km나 날아왔는데 돌아가라고? 당신이 책임질 수 있소?”
“내가 무슨 책임을 진단 말이오?”
“흥, 당신네가 환경 보고인 이투리 정글을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피그미족을 납치해서 불법 의료 실험을 한다는 사실을 모를 줄 알았소?”
입담 좋은 파비우스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을렀다.
“헉!”
위병 장교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정글을 파헤치고 고엽제를 살포하고 포탄을 쏟아부었으니 할 말은 없지만, 피그미 운운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터무니 없는 소리 마시오. 미합중국은 비열한 노란둥이도 아니고 미개한 깜둥이도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