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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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내 주소는 지옥이다11
인민 영웅과 기사장도 좋지만, 최강의 능력자를 해치웠다는 쾌감이 뇌를 뜨겁게 달구었다. 기사장이 여자를 확보하라고 지시했지만, 우빅사를 분쇄한 초강자를 상대로 인질극 따위를 벌였다간 바로 박살난다.
스넼으로부터 상대가 블랙맘바라는 통보를 받는 순간부터 심리적 허점을 분석했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마슬로프는 자신이 한없이 자랑스러웠다. 마지막에 보인 놈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지만, 롱기누스 스피어는 신을 죽이는 무기다. 걱정할 것 없었다.
“이런, 빌어먹을!”
마슬로프가 운전대를 주먹으로 쳤다. 바닥을 보이는 연료 게이지가 기분을 잡쳤다. 국경을 70km 남겨놓고 발목을 잡혔다. 투투투투- 하늘을 힐끗 쳐다본 마슬로프는 크게 당황했다.
설상가상이다. 개발본부에서 이토록 신속하게 가젤을 띄울 줄은 몰랐다. 마슬로프는 액셀을 밟았다. 달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울라!”
앨버트 곶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마슬로프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선착장 볼라드에 올라선 남자가 빨간 모자를 휘두르고 있었다. 조직에서 보낸 조력자다. 부아앙- 지프가 어항 안쪽을 향했다.
남자가 양손을 열심히 흔들었다. 수화다. [고속 보트로 유인한다. 시장으로 들어가라] 그는 곧바로 핸들을 꺾어서 시장으로 파고들었다.
부아앙- 선착장에 빽빽이 정박한 고깃배 틈에서 제트 보트 한 대가 급출발했다. 보트는 나 잡아보란 듯이 하얀 항적을 남기고 넓은 호수로 날 듯이 튀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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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바이부르파님! 뚜바이부르파님!”
즐루가 어찌할 줄 모르고 블랙맘바를 흔들었다. 노바토피아의 왕, 불사의 신이 총탄을 덮어쓰고 악마의 무기에 당했다. 머리가 휑 비어버린 듯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임마, 그만 흔들어. 경기하겠다.”
블랙맘바가 눈을 게슴츠레하니 뜨고 속삭이듯 말했다.
“억!”
놀란 즐루가 후다닥 물러났다.
“내 이럴 줄 알았시오.”
선우현이 비시시 웃었다. 주군이 누구던가! 그가 동방불패인 이유는 피지컬 능력을 영리한 두뇌와 불패의 정신력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방심하다 그까짓 늙은이에게 당했다면 지하에서 통곡할 강자가 수백이다.
“쫄따구, 늙은이는 잘 튀었겠지?”
“넵, 놈이 용의주도하게도 지프 시동을 걸어놓았습니다. 아리바와 본부 경비 중대가 법석을 떨고 있지만, 한발 늦었습네다.”
“덜미를 잡히면 곤란한데…….”
가만히 듣고 있던 즐루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아까운 칼을 버려서 위대한 뚜바이부르파님의 행사를 방해한 셈이 아닌가!
“뚜바이부르파님, 무지한 소인이~”
즐루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블랙맘바가 손을 저었다.
“걱정하지 마라. 그놈은 쉽게 잡힐 놈이 아니다. 그나저나 이게 대체 뭐지? 의상대사 지팡인가?”
블랙맘바가 지팡이를 잡고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총탄은 별것 아니지만, 복부에 꽂힌 지팡이에서 나무뿌리처럼 촉수가 뻗어나와 조직에 파고들었다.
선우현은 물색없어도 눈치 백단이다. 피투성이가 된 블랙맘바를 안아들고 버럭 했다.
“즐루, 별 볼 일 없는 떨거지들을 정리해라.”
“넵!”
탕- 즐루가 공포탄을 쏘았다.
“특별고문께서 다치셨다. 접근하는 놈은 오열로 간주해서 무조건 사살한다.”
즐루가 살벌한 얼굴로 권총을 휘둘렀다. 몰려들던 개발본부 직원들이 우르르 물러났다. 선우현 등이 휭 사라진 자리에 핏자국과 직원들의 웅성거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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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현은 응급실이 아닌 숙소동 4층 스위트 룸으로 달렸다. 안고 온 블랙맘바를 침대에 내려놓고 팡게로 옷을 잘라냈다.
“에구, 아파 죽겠네!”
블랙맘바가 엄살을 떨었다. 선우현은 들은 척도 않고 팬티까지 잘라냈다. 천하의 블랙맘바가 권총탄 몇 발 맞았다고 죽으면 자신은 비비탄에도 죽어야 한다.
“와킬, 대미처(곧바로) 방문을 걸차고(걷어차고) 나올 거면서 꽝포(거짓말) 놓지 말기요.”
선우현이 딱밤을 맞은 듯 빨갛게 변한 이마를 가리켰다. 총탄을 퉁겨내는 철두라니! 어이가 없었다.
“임마, 잔매도 많이 맞으면 아픈 벱이여.”
블랙맘바가 눈을 흘기고 가부좌를 틀었다.
‘써글, 명품은 명품이디. 내가 봐도 반하겠슴메.’
선우현이 벌거벗은 몸을 뚫어지라 노려보았다. 니스 해변을 일 년 내내 뒤져도 못 찾을 명품에 흠집이 생겼다. 금 간 고려청자는 가치가 떨어지지만, 전사의 상처는 훈장이요. 강자의 미학이다.
피에 절은 청동 피부와 희끄무레한 파라블럼탄이 박힌 촘촘한 근육이 미치도록 섹시했다. 복부에 꽂혀있는 거무스름한 지팡이마저 장엄한 전사의 액세서리로 보였다. 선우현의 눈빛이 몽롱해졌다. 즐루가 슬그머니 거리를 벌렸다.
우웅- 공진파가 첩첩밀밀 파도처럼 일어났다. 쏟아져 나온 듀테로니온이 공진파와 합세하자 창창한 노을빛이 뿜어졌다.
툭툭툭- 가슴에 박혀있던 파라블럼탄이 매트리스에 툭툭 떨어졌다. F3급 방탄복에 버금가는 근육을 뚫지 못한 탄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짓뭉개져 있었다.
“오오! 신이여!”
즐루가 납작 엎드렸다. 동방에서 온 알라의 화신, 뚜바이부르파의 이적이다.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인간은 나무로 깎은 신의 형상, 기묘한 수목, 뱀과 전갈 같은 미물마저 신으로 섬기는 비합리적인 존재다. 신의 이적을 직접 목격한 인간이 뻑가지 않을 수 없었다.
“즐루!”
선우현이 도어를 눈짓했다. 즐루가 MP5를 들고 살그머니 출입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선우현도 글록을 뽑아들고 사주경계에 들어갔다. 치료는 주군의 몫이지만, 경계는 자신의 몫이다.
블랙맘바의 얼굴이 땀으로 젖었다. 지팡이는 탄자 열 개가 모두 빠져나왔음에도 뿌리라도 박힌 듯 굳건하게 버텼다. 웅웅웅- 노을빛이 짙어졌다. 지팡이도 징징 소리를 내며 진동했다.
블랙맘바는 생사 격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지팡이는 생물인양 촉수를 생성해서 세포를 분해하고, 듀테로니움과 공진파는 파괴된 조직을 복구하고, 촉수를 체외로 밀어냈다.
‘헐!’
선우현이 숨을 들이켰다. 검스레한 지팡이가 비취색으로 변했다. 길이도 절반으로 줄어 단봉으로 변했다. 펑- 지팡이, 아니 단봉이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소리 없는 끔찍한 싸움은 막을 내렸지만,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었다. 심각한 조직 손상 정보를 받은 에피듐 인자가 듀테로니움에 이어 다이돌핀과 리제너레이터를 대량 생성했다. 다이돌핀과 결합한 리제너레이터가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표피층 기저막의 기저세포와 진피의 섬유아세포에 세포 성장인자가 결합했다. 손상된 세포는 원소 단위로 분해되어 새로운 세포가 증식하는 재료가 되었다.
쉬이이- 신체가 용광로처럼 열기를 뿜었다. 급속한 세포 분열과 대량 증식이 시작되었다. 탄자가 만든 공동(cavitation, 전진 방해를 받은 탄자가 회전하며 조직에 손상을 입혀서 넓어진 구멍)이 순식간에 아물러 붙고, 증식된 세포가 지팡이에 뚫린 복부를 덮어 추가적인 감염과 피하 손상을 막았다.
“니미 조또, 배고파 디지겠네.”
블랙맘바가 눈을 번쩍 뜨고 투덜거렸다. 월송산에서 각성한 그때처럼 배가 엄청나게 고팠다. 선우현이 커다란 치킨으로 보였다. 조직 복구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으니 허기는 당연했다.
“와킬, 식당에 다녀오겠습네다.”
선우현이 뒷걸음쳤다. 가위눌린듯 솜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냅둬. 시레이션이나 몽땅 챙겨와. 밤이 되면 코끼리나 한 마리 잡아먹자고.”
블랙맘바가 훌쩍 일어나서 옷을 걸쳤다.
“어케 된겁네까?”
“무중생유, 금선탈각이라고 해야겠지.”
“그거이 뭡네까?”
선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묻고는 아차 했다. 자발 맞은 자신의 입을 때리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지청구가 날아왔다.
“준장이나 되어서리 아는 게 뭐여? 인간아, 공부 좀 해라. 공부해서 남 주나.”
‘니미, 공부는 아무나 하나.’
선우현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아리바와 수많은 눈이 사건을 목격했다. 블랙맘바는 죽을지 살지 모르는 치명상을 입었고, 오파츠는 엉뚱한 놈이 탈취해서 사라졌다. 소문이 사방팔방으로 퍼지겠지?”
“아하!”
선우현의 입에서 땡중 도 터지는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와킬은 자신의 몸과 오파츠를 미끼로 기만술을 펼쳤다. 양키를 비롯한 하이에나의 눈은 뒤팽에게 몰리고, 와킬은 운신할 공간과 시간을 얻었다. 아마도 여자 때문에 고육지책을 썼을 것이다.
“미군은 바보가 아니다. 지금쯤 우리 행적을 파악하고 MLRS와 에이태킴스에 좌표를 입력하고 있을 것이다. 다르에스살람에 정박 중인 순양함이 토마호크를 무더기로 날리면 어떻게 될까?”
“내래 생각이 모자랐습네다.”
선우현은 모골이 송연했다. 이투리 정글에서 수차례 무자비한 포격을 당하고도 미처 생각지 못했다. 양키는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어둠의 세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세상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나는 줄곧 주의를 끄는 끈끈한 기운을 느꼈다, 오늘 뒤팽 실장의 몸을 카피한 놈에게서 그 기운을 읽었다.”
“넹! 뒤팽을 카피했다고라?”
단춧구멍 같은 눈이 개구리 눈으로 변했다.
“뒤팽 실장은 어디엔가 시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놈은 전투력이 형편없지만, 상대방의 신체와 기억을 고스란히 복제하는 귀물이다.”
“허얼!
선우현은 몸서리를 쳤다. 아침에 인사를 나눈 뒤팽이 어제날(예전, 과거) 뒤팽이 아니란다. 주군은 변신체를 알아볼 수 있지만, 자신은 당달봉사다.
놈이 주군으로 변신해서 총을 난사하거나 칼로 푹 찌르면 꼼짝 못 하고 요단 강을 건너야 한다. 별별 이상한 것들이 기어 나오더니 진짜 귀신이 등장했다. 소름이 쭉 끼쳤다.
“그까짓 잡술은 놀랍긴 해도 대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블랙맘바는 태연했다.
“와킬, 여성 동지래 수술은 어케 된겁네까?”
“걱정할 것 없다. 놈은 수술실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뒤팽 실장을 어떻게 했겠지.”
블랙맘바는 그 정도로 설명을 마쳤다. 보니파스의 입장도 살려주었고, 정필수의 잔소리를 들을 일도 없다. 혜영의 안위가 중요할 뿐 오파츠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재수 없는 물건이래 어케 하디요?”
선우현이 희뜩한 눈으로 카펫에 뒹구는 단봉을 눈짓했다. 손을 대기도 꺼림칙했다.
“가져와!”
선우현이 바닥에 뒹구는 단봉을 잡았다.
“억!”
단봉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힘을 썼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이 이거이 어케 된 겁네까?”
“골골하는 걸 보니까 뼈가 삭았구먼. 수련은 않고 여자만 밝히니까 말좇보다 작은 몽둥이도 못 들고 빌빌댈 수밖에. 쯧쯧!
블랙맘바가 지체없이 지청구를 날렸다. 저놈은 다 좋은데 자기관리가 부족했다.
‘내래 갈굼을 당하다 세상을 하직하겠슴둥.’
선우현은 눈물이 핑 돌았다. 유독 자신만 갈궈대는 주군이 야속했다.
“내게 오라!”
블랙맘바가 손을 뻗었다. 부르면 손에 잡힐 것 같은 근거 없는 확신이 들었다. 비취색 단봉이 둥실 떠올라 블랙맘바의 손에 잡혔다.
“허얼!”
선우현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주군의 염동력은 알고 있었지만, 들지도 못하는 중량물을 이동하다니……. 그러면 뒤팽은 저 물건을 어떻게 들고 다녔나? 내가 진짜 약골인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블랙맘바가 단봉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오랜 세월 동안 손에 익은 듯 혼연일체의 감각이 신경을 타고 달렸다.
“내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득한 과거에 홀로 삿된 것들과 싸우는 존재가 있었으니 밝은 구슬을 들고 천상에 오르면 발리(선량하고 현명한 아수라)요. 삿된 무리를 쳐부수는 칼, 금강저, 채찍, 삼종 신기를 들고 지옥에 들면 아수라라 불렸다. 이것은 신화시대에 미개한 대륙에 흘러들어 롱기누스 스피어로 불렸던 아수라의 진정한 무기 금강저, 살아있는 신기, 발사라다.”
단봉, 아니 발사라가 기쁜 듯 웅웅 진동했다. 블랙맘바는 진한 운명의 향기를 느꼈다. 카파루자 지저에서 억수갑을 얻은 덕분에 락샤샤와 발사라를 다룰 수 있었다.
‘내래 홀딱 반하겠슴둥!’
선우현은 홀린 듯 바라보았다.
“나오랏!”
발사라에 공진파를 밀어 넣었다. 우웅- 단봉 말단부에서 석 자 길이의 칼날이 솟았다. 아니, 빛이 솟았다. 슬쩍 휘둘렀다. 스팟- 10m 떨어진 대형 냉장고가 소리도 없이 절반으로 갈라졌다.
“헉! 무적입네다.”
선우현이 부르르 떨었다. 무협지와 영화에 등장하는 검기가 실제로 눈앞에 나타났다. 어떤 존재가 검기를 막을 수 있겠는가!
“세상은 도(道)로 차있고 도의 근본은 균형이다. 상리에 어긋나는 힘과 물건이 주어질 때는 그에 상응하는 적이 있다는 소리다.”
“내래 와킬을 따를 뿐입네다. 도망친 간나새끼래 어케할 겁네까?”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귀물이다. 선물을 주고 갔으니 곱게 죽여줘야지. 흐흐흐!”
블랙맘바가 삭막한 웃음을 흘렸다.
“무 무섭습네다!”
“나도 내가 무섭다. 들어가라!”
스스스- 발사라가 사라졌다. 아니 블랙맘바의 손에 흡수되었다. 선우현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계속 놀라다 보니 만성이 되었다. 신이 존재한다면 주군이 바로 신이다.
“쫄따구, 나는 치명상을 당했다.”
블랙맘바가 재차 상기시켰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네다.”
선우현이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주군은 목숨을 살려주고, 힘을 주었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인간이든 신이든 무슨 상관이랴. 자신 같은 밴댕이 소갈머리도 품어준 위대한 영혼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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