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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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3
치누크가 캐노피를 스칠 듯 접근했다. 아리바는 잽싸게 무성한 나뭇가지에 몸을 숨겼지만, 블랙맘바가 벗어 던진 낙하산을 생각지 못했다. 상승기류에 밀린 캐노피가 빨랫줄에 널린 홑이불처럼 펄럭였다.
-팀장님, 패러슈트입니다.
-클리어
싱글턴은 간단히 대답했다. 조종사가 발사 버튼을 눌렀다. 콰우우- 2.75인치 로켓 두 발이 긴 꼬리를 끌고 펄럭이는 캐노피를 직격했다.
콰쾅- 차원이 다른 폭발음이 숲을 흔들었다. 아리바는 폭심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별로 형편이 좋지 못했다. 녹색 양탄자에 지름 15m 담뱃불 자국이 뻥 뚫리고 초속 3,500m 폭압이 덮쳤다. 으깨지고 불붙은 캐노피 쇄설물이 지상으로 우르르 쏟아졌다.
쿵- 날개 없는 아리바도 속절없이 추락했다. 삼신 할매의 가호가 없는 한 70m 높이에서 추락한 인간이 멀쩡할 수 없다. 목이 꺾이고 날카로운 나뭇조각이 가슴을 관통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아씨발 조또!”
아리바의 의식이 툭 꺼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뱉은 욕은 DGSE에서 유행하는 한국어 욕설이었다.
******
“싱글턴 소령, 현재 위치는?”
맥킨리가 다급히 호출했다. 쉐도우는 괴멸했다. 생존자는 다섯에 불과했다. 한 개 팀이 보병 중대를 지울 수 있다는 쉐도우 여섯 팀이 괴멸하기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쉐도우의 전투력을 생각하면 악몽 같은 현실이었다.
맥킨리는 죽음의 공포로 가슴이 죄어들었다. 치명적인 VX도 소용없었다. 놈은 악랄한 그림자 유령이었다. 전투를 포기하고 은신한 쉐도우를 귀신처럼 색출해서 머리에 구멍을 뚫었다. 끔찍한 사실은 60명이 지워지기까지 놈의 흔적도 보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목적지 도착했다.
“긴급 전개하라. 쉐도우는 전멸 직전이다.”
-쉐도우가?
놀란 목소리가 통신기를 울렸다.
“급하다. 리틀버드는?”
-VX를 살포 중이다.
“중단하라. 우리 쪽 활동만 위축된다.
-롸저
푸타타타- 치누크가 에도스 상공에서 호버링했다. 바위가 슬그머니 밀려나고 머리 두 개가 불쑥 솟았다. 비트에 은신해 있던 선우현과 즐루였다.
“종간나새끼래, 열렬히 환영해 주디. 날래 착륙하라우.”
선우현이 백 팩에서 수류탄 파우치를 꺼냈다. 수류탄을 자동유탄발사기처럼 날리는 블랙맘바는 멋있어도 너무 멋있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얼래, 이거이 각본이 아닌디.”
좌우 방풍 도어가 활짝 열렸다. 패스트 로프가 줄줄이 던져지고, 방독면을 쓴 양아치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매달렸다. 선우현은 당황했다.
40m 상공에서 패스트 로프를 내릴 줄은 몰랐다. 개중에는 그냥 뛰어내리는 미친놈도 보였다. 양아치들은 순식간에 하강을 마쳤다. 위이잉- 치누크가 RPM을 높였다.
“쫄따구님, 똥침 준비 완료.”
즐루가 MGL 유탄포를 견착했다.
“존만아, 준비되었으면 묻지 말고 쏴!”
선우현이 버럭 했다. 어째 까마득한 쫄짜에게도 매번 밀리는 느낌이었다. 펑펑- 지상에서 불덩어리가 솟구쳤다.
“으앗!”
조종사가 비명을 질렀다. 덩치 크고 둔중한 치누크는 회피할 엄두도 못 냈다. 꽝- 꽝- 한 발은 하부 강판, 한 발은 후방 로터를 때렸다. 25mm 티타늄 합금 강판은 40mm 유탄을 버텼지만, 후미 블레이드 파편이 바람개비처럼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푸르르- 토크 밸런스를 잃은 치누크가 상승 추력을 잃고 제자리에서 맴돌았다. 꽝- 뒤이어 날아든 유탄이 조종석 방탄유리를 박살 냈다. 폭압에 휩쓸린 유리조각이 조종석을 맷돌처럼 갈았다. 인간은 당연히 콩죽이 되었다.
거대한 쇳덩어리가 70m 상공에서 꼿꼿이 일어섰다가 살 맞은 기러기처럼 뚝 떨어졌다. 콰쾅- 치누크는 지면에 충돌하는 순간 유폭했다. 형체를 잃은 쇳덩이가 활활 타올랐다.
씰 대원들은 대응 매뉴얼을 망각하고 멍하니 불타는 헬기를 쳐다보기만 했다. 엄호할 틈도 없이 창졸간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싱글턴은 가슴이 서늘했다. 하마터면 혼터 전원이 불타는 통조림이 될뻔했다. 방독면이 문제였다. 감각이 제한되는 바람에 쥐새끼를 파악하지 못했다.
“오우, 쉰나!”
즐루가 씰 팀을 겨냥했다.
“억, 독가스!”
선우현은 뒤늦게 방독면에 생각이 미쳤다.
“종간나새끼, 죽으려면 혼자 나가서 죽으라우.”
선우현이 뒷덜미를 잡아 끌어내리고 비트 뚜껑을 덮었다. 결과적으로 재빠른 행동이 목숨을 살렸다.
투투투투- 독가스 봄베를 투발하던 리틀버드가 벼락같이 날아왔다. 콰콰콰- 리틀버드가 지상을 향해 무차별로 기관포를 쏟아부었다. 에도스가 불바다로 변했다. 꽝- 멀지 않은 지점에서 폭발음이 울렸다. 희미한 비명이 들렸다.
‘아차!’
어물거릴 때가 아니다. 싱글턴은 쥐새끼를 리틀버드에 맡기고 내달렸다.
******
“싱글턴, 놈은 개인화기로 잡을 수 없다.”
매킨리는 초췌한 얼굴만큼이나 초조했다. 맥킨리를 경호하는 쉐도우 셋도 얼이 반쯤 빠져있었다.
‘맛이 갔군!’
싱글턴은 혀를 찼다. 강함은 상대적이다. 인간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쉐도우가 인간이 아닌 존재를 상대할 수는 없다.
“AT4 대전차포 두 세트, MGL 네 세트, 미니미 여섯 정, 메그 중기관총 여섯 정, RPG7 다섯 기 있습니다. 스팅어가 두 세트 있습니다만, 지상전에는 별 쓸모가…….”
맥킨리가 인상을 찌푸렸다. 소수 특수전 팀이 보유하기엔 지나치게 과다한 목록이지만, 형체도 없이 고속 이동하는 놈을 상대로는 부족했다. 험비에 장착된 토우 미사일도 무용지물인 놈이다.
“놈은 텔레포테이션 능력자다. 아음속 화기로는 놈을 잡을 수 없다. 스팅어는 고각 안전장치가 없다. 앙각을 죽이면 지상용으로 쓸 수 있다.”
쉐도우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는 초능력 때문이었다. 순간이동을 잡으려고 VX를 살포했지만, 자충수였다. 쉐도우 전투력만 떨어졌다.
“애초에 쉐도우로는 무리였습니다. 프레데터를 요청하시죠?”
“이미 요청했다. 도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한 놈입니다. 블랙 아이가 곧 도착합니다. 강력한 열 영상 카메라와 연동하면 놈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 블랙 아이!”
맥킨리가 감탄했다. 블랙 아이는 야간 비정규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지원기다. 놈이 진짜 유령이 아닌 한 체온 방출을 막을 수는 없다. 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면 화력을 집중해서 잡을 수 있다.
“왔다!”
싱글턴이 포켓에서 손바닥 크기의 패드를 꺼냈다. 어두운 화면에 밝은 주황색 생물체가 점점이 떠올랐다. 홀로 떨어진 인간 형체가 잡혔다.
“02-03-170”
콰웅- 앙각을 낮춘 발사기에서 스팅어 두 발이 뛰쳐나갔다. 스팅어는 방공 미사일이다. 탄두는 3kg에 불과하지만, 반경 50m에 파편을 흩뿌린다. 속도와 폭발력에서 RPG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된다.
꽝꽝- 펑펑- 묵직한 AT4(미군 제식명 M136) 대전차용 고폭탄과 40mm 유탄이 뒤따랐다.
‘윽! 이기 머꼬?’
관자놀이가 찌르르했다. 묵직한 물체가 무서운 속도로 쇄도했다. 미사일이다. 펑펑- 반사적으로 노획한 MGL을 발사하고 전력으로 이탈했다. 꽝 꽝- 유탄이 거목을 박살 냈다.
부스터를 떼어낸 스팅어 탄두가 가속하기 직전 시커가 유탄이 뿜는 강력한 적외선을 포착했다. 폭발 열기를 감지한 탄두가 방향을 틀었다.
콰쾅- 섬광이 번쩍했다. 뒤이어 날아온 대전차포와 유탄이 힘을 보탰다. 태고의 숲이 으깨지고 불타올랐다. 콰우우- 파편과 충격파가 방원 100m를 휩쓸었다. 폭발 공명장은 155mm 중포가 무색한 위력을 보였다.
“으다닷!”
순간 이동한 블랙맘바는 어마 뜨거라 하고 용천혈로 공진파를 쏟아냈다. 거목은 폭풍에 뿌리가 뽑히지만, 가랑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폭발 풍에 몸을 싣고 멀찌감치 전권을 벗어났다. 순간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파리가 꾀어 드나 했더니 뜻밖에 말벌이었다.
“헛!”
블랙맘바가 번쩍 사라졌다. 콰콰쾅- RPG와 유탄이 이탈했던 지점을 난타했다. 투투투투- 중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우두두둑- 묵직한 총탄이 눈이라도 달린 듯이 뒤따랐다.
‘이것 봐라!’
자신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파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쑤앙- 이상을 눈치챈 블랙맘바가 단숨에 500m를 이탈했다. 전권을 벗어나자 공격이 그쳤다.
“저것이었나?”
보이지는 않지만, 비행 음이 청각에 잡혔다. 비행체가 3,000~4,000m 상공을 일정한 궤도로 돌고 있다. 스스스- 신규 참입한 놈들이 겁도 없이 추적했다. 방향이 정확하고 이동 속도도 놀라웠다. 역시 하늘에서 자신의 위치를 전송하고 있다.
“프레데터인가?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지.”
블랙맘바가 하얗게 웃었다. 기계가 아무리 우수해도 판단 능력이 없다. 놈들과 섞여버리면 그만이다. 드라구노프를 백 팩에 거치하고 쿠크리를 잡았다.
발사라로 휘저어버리고 싶었지만, 닭은 부엌칼로 잡고, 소는 도끼로 잡아야 한다. 아수라가 빗살처럼 프레데터를 마중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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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계 미국인인 조너선 티우 중사는 네이비 씰에 몸을 담은 지 삼 년째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성장기 내내 인종차별적 따돌림에 시달렸다. 십 대 후반에 뒷골목을 전전하다 슈퍼마켓 강도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사복형사는 죄수복을 입을지 군복을 입을지 선택권을 주었다. 그는 기꺼이 군복을 선택했고, 알 수 없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2년 세월을 잃었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신체가 변했다. 온타리오 대검으로 찔러도 상처가 나지 않았다. 소구경 총탄은 튕겨내고 대구경 총탄이 박히면 저절로 탄자가 밀려 나왔다.
힘이 주체못할 정도로 넘쳤다. 테스트 챔버에서 대형 악어를 때려잡고 사자 대가리를 부수고 고릴라 척추를 꺾었다. 100m를 6초에 주파하고 종일 달려도 지치지 않았다.
신체는 강해졌고, 풍족한 생활을 보장받았다. 성 기능을 잃고 기억력이 흐릿해졌지만,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 어차피 막장 인생이었다. 군복 입을 기회를 준 사복형사에게 값비싼 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했다.
자신이 속한 팀이 네이비 씰로 위장한 특수 능력자 팀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미합중국 네이비 씰이 전부 팀원처럼 강하면 미국은 소련과 밀고 당길 필요도 없이 세계를 정복했을 것이다.
폭음과 총성이 뚝 그쳤다. 길리슈트를 걸치고 떨기나무 덤불 아래 잠복한 티우는 신경을 칼끝처럼 곤두세우고 호흡도 죽였다.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툭 끊어지는 느낌, 공통 지성으로 묶인 동료가 또 한 명 당했다. 바렛 머즐이 미세하게 떨렸다. 잊었던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놈은 동료를 파리 잡듯 때려잡는 악마였다.
“헛!”
강철같은 손바닥이 입과 코를 막았다. 티우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뿌드득- 머리가 한 바퀴 돌아갔다.
“키악”
티우가 눈을 부릅뜨고 입을 쩍 벌렸다. 오멘의 한 장면이 따로 없었다. 쉬쉬쉭- 입에서 공기 톱날이 쏟아져 나왔다. 한두번 겪은 일이 아니다. 이것들은 그냥 죽는 법이 없었다. 블랙맘바의 목이 툭 꺾였다. 톱날이 헛되이 공간을 갈랐다.
“애쓰지 말고 그냥 죽어라.”
콱- 손날이 가슴을 뚫고 심장을 움켜쥐었다. 티우가 간절한 눈빛으로 악마를 응시했다. 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구쳤다. 우직- 심장이 뽑히고 섬광이 목을 스쳤다.
‘악마!’
혼터 25호, 티우의 의식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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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뭐지? 진짜 외계 괴물인가?”
싱글턴은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열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놈은 닭장에 뛰어든 족제비처럼 날뛰었다. 블랙 아이는 장님이 되고, 부하들은 홍수에 흙담 무너지듯 폐기되었다.
-윌리엄, 구데리안, 해머, 굴리치, 티우…….
혹시나 해서 팀원을 차례로 호출했다. 싱글턴의 얼굴에서 혈색이 사라졌다. 응답자는 겨우 셋에 불과했다. 그 순간에 셋이 또 지워졌다.
그랜드마스터 외에 이런 능력을 보일 놈은 블랙맘바밖에 없다. 모두 속았다. 놈은 멀쩡했다. 그는 깨끗이 전투를 포기했다.
-사령관님, 쉐도우를 확인하십시오.
-이 이게! 전멸했다. 아무도 없다.
-놈은 블랙맘바입니다. 퇴각해야 합니다.
-안돼, 조금만 버티면 프레데터가 도착한다.
-행운을 빕니다.
-이봐!
싱글턴은 냉정하게 전장을 벗어났다. 프레데터가 도착하기까지 20분 남았다. 20분은커녕 1분도 버티지 못한다. 슈퍼 그렌델을 지우고 쉬폰과 마틸다의 합공을 분쇄한 놈을 상대로 제물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냉정한 놈이군!”
서늘한 눈이 싱글턴의 등을 노려보았다. 블랙맘바는 하늘의 눈을 피해서 늪에 몸을 담그고 눈만 내놓고 있었다.
전장의 광기에 휩싸여 이성을 잃은 상대, 공포에 사로잡혀 의지가 박약해진 상대는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죽음을 도외시하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적은 조심해야 한다.
이차 투입된 놈들은 혼터라 불리는 인간 괴물이었다. 피부는 철판보다 단단하고 뼈는 강철 기둥에 비견되었다. 게다가 감각도 야생동물 이상이었다.
강력한 신체를 바탕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유기적인 집단 전술은 쌈디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선우현이 일대일로 붙으면 이기겠지만, 집단 전투는 턱도 없다. 선우현에게 은신을 지시하고 단독으로 전투에 나선 이유다.
미니건에 장착된 레드 도트(한국에서는 도트 사이트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