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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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5
“그래서?”
블랙맘바는 심드렁했다. 소크라테스 프로젝트와 그린 플로우에 대해서는 알 만큼 알고 있다. 고저 없는 반문에 급 당황한 맥킨리가 황급히 떡밥을 뿌려댔다.
“린 연구원의 죽음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탐사단 책임자 사무엘 박사와 그린 프로젝트 최고 책임자인 이언, 허먼, 헤스웨이 위원이다. 살려주면 진짜 신분을 알려주겠다.”
‘지저분한 놈!’
블랙맘바의 눈빛이 스산해졌다. 한목숨 살아보겠다고 이놈 저놈 끌고 들어가는 물귀신이 가소롭고 역겨웠다. 그가 증오하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는 깡패, 페니스를 함부로 써먹는 강간범, 혀끝을 함부로 놀리는 배신자다. 이놈은 세 가지 모두 해당한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만 주절대고 죽어라.”
치이잉- 보기만 해도 섬뜩한 쿠크리가 시퍼런 날을 드러냈다.
‘오우 쉿!’
맥킨리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수많은 부하의 머리를 파인애플 꼭지 따듯 잘라낸 흉기다. 조금만 버티면 지원군이 도착한다. 어떻게 하든 골든 타임을 확보해야 했다.
“자 잠깐, 프리메이슨과 MLRS 정보를 주겠다.”
맥킨리가 마지막 패를 던졌다.
“라마르틴의 행방을 알고 있나?”
블랙맘바의 눈이 번쩍했다. 슈퍼 그렌델과 라마르틴은 목구멍에 걸린 가시였다. 라마르틴의 거처를 발설하려던 마틸다는 자연 발화로 재가 되었다. 카롱고에 배치된 MLRS 포대도 신경을 건드리는 요소다.
“살려주면 말하겠다.”
“살려주지.”
블랙맘바가 두말하지 않고 응낙했다. 살려주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자연 발화로 재가 되면 어쩔 수 없고.
“……라마르틴 님은 캠프에……. 일주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행체 슈퍼 그렌델 베리에르와 오에일렛, 지중체 로시에르가 곧 도착한다……. MLRS 탑재 브래들리 장갑차는 두 대다. 에이태킴스는 앨버트 호수 연안에 배치되었다……. 저공 정찰기 블랙 아이, 고정위성 두 기와 고고도 정찰기 두 대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르에스살람에 정박 중인 구축함과 순양함은…….”
고급 정보가 줄줄이 쏟아져나왔다. 맥킨리는 최선을 다했다. 상대는 그랜드마스터에 버금가는 존재다. 어설프게 거짓 정보로 현혹하려다간 훅 가는 수가 있다.
블랙맘바는 표정 없이 듣기만 했다. 유용한 정보지만, 한 마디 한 마디 들을 때마다 오물이 덕지덕지 붙는 듯 불쾌했다. 에이전트 자이툰과 쉐도우 멕피 소령은 의연히 죽음을 맞이했다. 명색이 장군이란 놈이 비밀을 줄줄 털어놓는 걸 보면 미국도 노블레스 오블리쥬는 물 건너간 모양이다.
맥킨리는 라마르틴의 소재를 발설하고도 멀쩡했다. 자연 발화 조건이 특정 인물에 이식되었거나 루웬조리 산맥의 은신처가 중요하다는 소리다.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게 되었다.
“알려줘서 고맙다. 불탔으면 금방 끝났을 텐데. 쯧쯧!”
군홧발로 중심부를 지그시 밟았다. 뽁- 알이 터졌다.
“끄아아악! 개새끼 살려 준다며?”
처절한 비명을 새떼가 후르르 날아올랐다.
“새꺄, 안 죽었잖아.”
전투화에 전해진 촉감이 찝찝했다. 고어텍스로 안 감을 대고 키드(어린 염소가죽)로 겉감을 댄 고급 군화다. 놈의 지저분한 물건에 접촉했다고 버리기엔 아까웠다.
“이왕 버린 거 본전은 뽑고 버려야지.”
빠직- 퍽- 양 무릎을 박살 내고 항문을 걷어찼다.
“끄윽!”
골반이 깨진 맥킨리가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고 널브러졌다. 손바닥이 복부에 붙었다 떨어졌다. 공진파가 위장 자율신경계를 분해했다.
현대의학으로 놈을 살릴 수야 있겠지만, 인간으로 살기는 틀렸다. 머리만 멀쩡할 뿐 음식과 물을 먹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지도 못하는 삶은 죽느니만 못하다.
“그렇게 살다가 죽어라. 다음 생에 운 좋게 인간으로 태어나거든 깨끗하게 살아라.”
매정한 한마디를 툭 던지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땅을 덮은 시아푸 사체 가운데 박각시 나방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는 혈구 한 덩이만 남았다.
블랙맘바가 모습을 감추고 채 5분이 지나지 않아서 요란한 로터 소리가 키둠비 하늘을 덮었다. 험비와 장갑차 수십 대가 도착하고 방독면을 쓴 무장 군인이 우르르 쏟아져나왔다.
해병수색중대와 전투공병대대는 처참한 현장에 놀랄 틈도 없이 현장 수습에 나섰다. 해병대는 버려진 장비와 전투 현장에는 관심이 없었다. 숨만 붙어있는 맥킨리와 시체 80구를 수습해서 꼬리에 불붙은 듯 키둠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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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현은 잔존 VX를 확인하고, 슬그머니 비트를 빠져나왔다. 정글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시도 때도 없이 꽥꽥대는 원숭이조차 사라졌다. 하긴 독가스가 살포된 지역에 생물이 남아있을 리 없었다.
“따라오라우. 열심히 일한 와킬을 모실 택시를 준비해야겠슴메.”
선우현과 즐루가 엉망진창이 된 정글을 내달렸다. 선우현의 표정이 환해졌다. 정글 도로에 줄지어 늘어선 험비가 눈에 들어왔다.
“즐루, 손님이 셋인데 택시가 너무 많디?”
“넵! 처리하겠습니다.”
즐루가 험비 한 대에 예비 연료를 싣고, 나머지 차량을 몰아서 휘발유를 끼얹고 연료통에 컴포지션을 철썩 붙였다.
“오 분이면 충분하디?”
“뚜바이부르파님이~”
“종간나새끼래 토 달지 말라우. 와킬은 귀신임메.”
“그래, 귀신 왔다.”
“헉, 무시기!”
선우현이 펄쩍 뛰었다.
“하하! 고생하셨습네다.”
선우현이 계면쩍은 얼굴로 어물거렸다.
“서둘러라. 스틸 레인이 쏟아진다. 5km 밖으로 튀어!”
블랙맘바가 평소와 달리 서둘렀다. 즐루가 타이머를 맞추고 운전석에 뛰어올랐다. 부아앙- 험비가 먼지를 날리며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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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컴포지션이 폭발했다. 휘발유를 덮어쓴 험비 아홉대가 거세게 타올랐다. 블랙 아이와 드레곤 레이디가 강력한 복사 에너지를 감지했다. 정보는 즉각 카룽고에 배치된 포대에 전해졌다. 기이잉- M270 MLRS 컨테이너 4개가 표적을 고정했다.
콰콰콰콰- 브래들리 장갑차 두 대가 불꽃과 연기로 뒤덮였다. 불덩어리가 2초 간격으로 컨테이너를 벗어나서 동남쪽 하늘을 가로질렀다. 부아앙- 임무를 마친 장갑차가 컨테이너를 수납하고 이탈했다.
포병은 좌표를 특정하고 발사 버튼을 누르면 끝이지만, 피격당하는 쪽은 파멸적이다. 오죽하면 북한군 포병사령부가 MLRS를 니미랄에스라고 부르겠는가.
펑- 300m 상공에서 탄두가 폭발했다. DPICM(이중목적 고폭탄) 자탄 520개가 우박처럼 쏟아졌다. 콰우우- 불 폭풍이 반경 200m를 휩쓸었다. 펑- 펑- 펑- 탄두 24개가 연속 자탄을 쏟아냈다. 12,000개 포탄을 덮어쓴 정글은 40초 만에 반경 2km가 훌렁 날아가 버렸다.
선우현이 추적을 끊을 목적으로 불태운 험비가 스틸 레인을 유도했고, 덕분에 캐노피 아래로 추락한 가젤 조종사 빼당이 살아남았다. 그래서 살 놈은 테트라포드 틈에 빠져도 살고, 죽을 놈은 접시 물에도 코 박고 죽는 법이다.
“와우!”
선우현이 머리를 쩔쩔 흔들었다. 말로만 들었던 MLRS 투발은 명불허전이었다. 화산이 터진 듯 검붉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지면이 울렁거렸다. 꾸물거렸다간 뼈다귀도 찾지 못할 뻔 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블랙맘바가 뒤를 돌아보았다. 맥킨리는 프레데터가 먼저 투입된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을 만큼 순진했으면 지금까지 살아있지도 못했다. 놈은 교묘하게 열 개 진실 속에 거짓말 한 개를 숨겼다.
“미 제국주의 아새끼래 미쳤습네다.”
선우현이 질린 표정으로 버섯구름이 솟구치는 하늘을 가리켰다.
“깡패는 주먹을 휘두르게 마련이지. 돈 많은 깡패가 무섭기는 하네. 크크크!”
블랙맘바가 낄낄 웃었다. MLRS 탄두 한 발이 한화로 5천만 원이다. 미군은 12억 원을 들여서 시아푸 개미떼를 박살 냈다.
“와킬, 놈들이 계속 펀치를 날리면 어케 함메까?”
“음!”
난처했다. 이투리 정글 외곽은 캐노피가 형성되지 않은 지역도 많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눈을 피하려면 놈들의 헬기나 장갑차를 탈취하면 된다. 피아식별 장치가 있을 테니 말이다.
“쫄따구, 헬기 조종할 줄 아나?”
“모릅네다.”
“장갑차는?”
“모릅네다.”
“할 줄 아는 게 머꼬?”“고조 운전하고 있지 않습네까.”
“크크크, 삐졌네. 삐졌어!”
블랙맘바가 낄낄 웃었다.
“못나서 죄송합네다.”
선우현은 우울했다. 옴부티가 와킬의 시중이나 제대로 들으라고 할 때는 콧방귀를 뀌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적은 엄청나게 강하고, 블랙맘바의 전투력은 상상을 넘어 버렸다. 보조를 맞출 재간이 없었다.
조공은커녕 짐만 되었다. 주군이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 쎄빠지게 뛰어다닐 때 땅속에 숨어있어야 하는 심정이 참담할 수밖에 없었다.
‘철들었네!’
블랙맘바는 선우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차돌이 바람들면 십 리를 날아가고 황토가 다져지면 쇠보다 단단하다고 했다. 선우현은 소가지 좁지만, 등을 맡길 수 있는 가족이다.
잡낭을 뒤져서 엿을 꺼냈다. 엿은 적도 열기에 눌어붙어 떡이 되었다. 응심제를 떠날 때 어머니가 넣어주셨는데 깜박했다.
“쫄따구, 엿 먹어라.”
“이거이 놀리는 거디요?”“어머니가 힘들 때 먹어라고 싸준 엿이다. 이것이 엿일까? 마음일까?”
선우현이 먼지와 때가 묻어 시커먼 엿을 물끄러미 보았다. 표정이 복잡했다.
“쫄따구, 가족의 마음이 힘이다. 너는 내 등을 지켜야 할 가족이다.”
“으헝, 오마니!”
선우현이 엿을 받아 덥석 욱여넣었다. 달달한 맛에 가슴까지 따뜻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쫄따구, 나는 프랑스와 관계를 정리할 생각이다. 물의 궁전에서 모두 함께 살자. 된장찌개 끓이고 삼겹살 구워서 쌀밥 묵자. 우리 어머니는 진순이 보다 솜씨가 좋다.”
“오마니가 해주는 삼겹살에 된장찌개 좋티요.”
선우현은 가슴이 메었다. 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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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양함 벙커힐 CIC,
집행관 데이비스는 익모초 생즙을 마신 얼굴로 정보 장교를 노려보았다. MLRS 포격에 불구하고 놈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 유령 같은 놈을 어떻게 잡을지 견적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위치는?”
“10분 전에 루부투(Lubuto) 북쪽 15km 지점에서 포착되었습니다만, 다시 종적이 사라졌습니다.”
“왜?”
“데워진 상승 기류 때문입니다.”
“블랙 아이는 추적할 수 있지 않나?”
“체공 시간이 두 시간입니다.”
“빌어먹을! 정찰기가 왜 그따위야?”
데이비스가 눈을 부릅떴다.
“……”
로빈슨 중령은 억울했다. 자신은 전장 상황을 정확히 보고한 죄밖에 없다. 록히드 마틴 설계실의 어느 시러베자식이 블랙 아이를 설계했는지 알게 뭔가.
“다이슨을 호출하라.”
“넵!”
데이비스는 신물이 올라왔다. 블랙맘바 한 놈으로 인한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MLRS와 장비는 별것 아니지만, 쉐도우와 혼터 팀 손실은 가슴이 아팠다.
쉐도우와 혼터를 양성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도 문제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라진 쉐도우 20개 팀을 복구하고, 혼터 팀을 재건하려면 10년도 모자란다. 그랜드마스터가 나서주면 좋을 텐데 꿩 구워 먹은 소식이었다.
-셈퍼 파이(Semper Fi, 미해병 구호)! 다이슨입니다.
“매킨리 상태는?”
-진술이 곤란합니다. 극심한 전장 공포증과 대인기피증을 보입니다.
데이비스의 의도를 읽은 다이슨이 결론부터 말했다.
“말을 할 수 없나?”
-스피치는 가능하지만 랭귀지가 불가능합니다. 디싸서리아(dysarthria, 구음장애)입니다. 위장 연동도 불가능합니다.
“그건 무슨 소린가?”
-섭취한 음식과 물이 위장에 정체된다는 뜻입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장이 부패합니다.
“소름 끼치는 놈이군.”
-죽는 것만 못하게 되었습니다. 침대를 업고 하트만으로 연명하게 생겼습니다.
“어차피 버릴 패였지만, 안됐군.”
데이비스가 혀를 찼다. 전투 정보를 얻으려고 애써 구출했더니 쓸모없는 식물인간에 불과했다. 차라리 집속탄에 가루가 되는 게 나았을 놈이다. 그나마 싱글턴이 맥킨리처럼 멍청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장군, 싱글턴 바꿔주게!”
-싱글턴입니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 퇴출했다. 블랙맘바 전투력을 평가하라.”
-놈은 텔레포테이션과 인비지블 능력자입니다. 블랙 아이와 연동한 광역 제압 작전에 불구하고 놈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랜드마스터 급인가?”
-아닙니다. 원거리 공격은 화기에 의존했고, 암살에 능할 뿐 파괴력은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중급 슈퍼 그렌델 두 기와 라마수를 조합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다이슨 장군, 어떻게 생각하나?”
-싱글턴 소령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블랙맘바는 늘 예상을 비켜갔습니다. 특전대와 보병부대 투입은 무의미합니다. 항공 전력으로 놈을 묶고 집속탄과 프레데터를 동원해야 합니다.
“로빈슨, 커트윌버와 잉거솔에 가용한 헬기가 몇 대 있나?”
“리틀버드가 각 한 대씩 있습니다.”
“한 대?”
“DDH(헬기 격납용 구축함)가 아니면 대잠 헬기를 탑재하고 남은 공간에 한 대 밖에 격납할 수 없습니다.”
“시호크는 지상작전이 곤란한가?”
“정글 투입은 곤란합니다. 기동성이 떨어지고 너무 비싼 장비입니다. 놈은 RPG7을 PSG1 사격하듯이 날리는 초특급 스나이퍼입니다.”
순양함 벙커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