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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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6
“그건 좀 곤란하군.”
데이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맘바 전투력 분석치를 보면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리틀버드 열 대 값인 시호크를 억지로 동원했다가 알라 봉에 격추되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된다.
-고공 폭격으로는 블랙맘바를 잡을 수 없습니다. 다수의 저공 회전익기나 와트호그(A-10)를 동원해서 파상공세로 밀어붙여야 합니다.
-놈을 놓치지 않으려면 항공 중대가 필요합니다. 캠프에 남은 헬기는 리틀버드 네 대와 치누크 한 대밖에 없습니다.
화상 속의 싱글턴과 다이슨은 시종일관 항공 전력을 고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으로 정글에 대규모 기갑을 밀어 넣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제5함대를 불러들여야 하나…….’
데이비스는 머리가 아팠다. 항모전투단(CVBG)을 움직이려면 대통령 재가를 받아야 한다. 부담이 너무 컸다.
“케냐 기지에 항공 정비 중대가 있습니다.”
로빈슨이 불쑥 말했다.
“가용할 수 있는 공격 헬기가 있나?”
“창정비를 끝낸 MH-6 여섯 대가 쿠웨이트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잘됐군. 즉시 캠프로 이동 조치하라.”
데이비스가 반색했다. 헬기 편대 세 개면 24시간 놈을 뒤쫓을 수 있다.
“지상 추적대는 어디까지 진출했나?”
로빈슨이 키둠비를 중심에 두고 레이저 포인트로 반경 50km 원과 100km 원을 그렸다. 원을 확대하자 칼날 같은 바위봉우리와 시커먼 저지대가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국지기복(동일 지역 내에서 위치에 따른 고저 차이)이 심한 지형이었다.
“키둠비 서북쪽 15km 지점에 돈좌되었습니다. 이투리 서북부 고지대는 듀퍼 드리프트라 불리는 악지형입니다. 저지대는 지류가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홍수림이 곳곳에 있습니다. 지상 추적은 불가능합니다.”
“블랙맘바도 곤란을 겪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놈은 바실리스크(예수 도마뱀)와 글루코가 울고 갈 능력자입니다. 아마도 100km 이상 벗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북쪽이라~ 목적지가 키상가니인가?”
-장거리 노선이 취항하는 동아프리카 공항은 키상가니밖에 없습니다. 진행 방향으로 볼 때 놈은 곧 부냐키리 계곡에 진입합니다. 부냐키리 계곡은 키상가니 코앞의 은분두까지 연결됩니다. 놈은 회랑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리 있는 의견이다. 로빈슨, 블랙 아이와 페가수스 재원을 키둠비와 키상가니 축선에 투입하고, 헬기 편대와 연동하라.
“엣썰!”
“미셀, 부냐키리에 지중체 마라수와 MLRS를 배치하고, 비행체 베리에르와 오에일렛을 이동하라.”
-엣썰!
“다이슨, 놈은 미합중국의 주적이자 조직의 걸림돌이다. 놈을 제거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된다. 반드시 잡아라.”
-셈퍼 파이! 이번엔 놓치지 않겠습니다.
다이슨이 결의를 다졌다. 라마르틴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력을 아끼다가 똥 되면 맥킨리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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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의 예상과 달리 블랙맘바는 키둠비 북쪽 20km 지점을 헤매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직 단층면과 늪지대를 피하다 보니 도로는 사라지고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거이 곤란함둥!”
선우현이 GPS를 들고 난감한 얼굴로 앞을 막은 장대한 폭포를 올려보았다. 트랜스미션이 터지라고 험비를 밀고 들어왔는데 갈 곳이 없어졌다. 경도와 위도 외에는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 어둠이 내렸는데 야수의 포효와 새소리만 들리는 녹색 바다에 갇혀버렸다.
“쫄따구, 현재 위치는?”
블랙맘바가 깨어났다. 즐루가 득달같이 달려가서 수건을 물에 적셔왔다. 블랙맘바가 대충 얼굴을 닦아내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자료가 없습네다. 위도와 경도로 계산하면 부카부 서북쪽 52km 지점입네다.”
“에이태킴스를 날리면 대책 없지만, MLRS 사정거리는 대충 벗어났군. 너는 즐루와 퇴각하라.”
“와킬은 어케 할겁네까?”
선우현은 살짝 걱정되었다. 양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비대칭 전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면 블랙맘바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렇다고 붙어있어 봐야 짐만 된다.
“캠프를 박살 내고 오파츠도 찾아와야지.”
“흐흐흐, 원한은 백배로 돌려줘야 합네다. 뿌리를 뽑을 겁네까?”
“꼭히 복수만은 아니다. 프리메이슨은 미국과 유럽의 군산복합체와 석유 카르텔, 곡물 카르텔을 장악하고 있다. 지도부가 건재하는 한 세상은 없는 전쟁이 만들어지고, 고유가와 기아에 시달리게 된다. 내가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 형제는 아니지만 내 나라와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를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놈들도 마찬가지겠지. 눈에 박힌 가시를 뽑으려고 발악하겠지. 지금부터 거친 전투가 벌어진다.”
“가루라를 부르지 말입네다.”
“바칠킬레 계곡에서 화산이 터졌다. 현장을 봤겠지?”
“반경 50km가 용암과 화산재로 덮였습네다. 부두교도와 프롤리나트 잔당이래 흔적도 없이 용암에 묻혔습네다. 천벌을 받은 겁네다.”
“그거 가루라 짓이다.”
“엑!”
식겁한 선우현이 꽥 소리 질렀다. ‘내가 왔다.’ 의 주인공인 가루라가 엄청난 존재인 줄은 알지만, 지각을 뒤집어엎을 만큼 강한 존재란 말인가?
“그거이 화끈합네다. 망설일 것 있습네까. 미 제국주의 아새끼래 묻어버리지 말입네다.”
선우현이 흥분했다.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는 지각이 쪼개지는 불안정한 지역이다. 얇아진 지각 하부에 용암이 끓어오르고, 단층대를 따라서 만들어진 거대한 호수 바닥과 습사 구조에 엄청난 이산화황과 이산화탄소가 고여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란 말이냐?”
블랙맘바가 머리를 흔들었다. 오덤 연합군은 말살 대상이었지만, 무고한 원주민 수천 명이 졸지에 목숨을 잃었다. 늘 마음에 걸리는 사건이었다. 가루라의 광선 포는 핵폭탄에 버금간다. 지각이 불안정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동아프리카는 엔네디와 비교할 수 없는 재난이 닥칠 수 있다.
“고조 디망쉬, 디노, 쌈디는 아꼈다가 국 끓여 먹을 겁네까? 당장 부르시라요.”
선우현은 강력한 펀치를 두고 생고생을 자초하는 블랙맘바가 답답했다.
“프레데터 때문이다. 깜둥이 등은 노바토피아와 가족을 지켜야 한다. 그들과 충성스런 망치들이 없으면 누가 가족과 시민을 지키겠나?”
“알겠습네다.”
선우현은 속이 터졌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맘바는 죽음의 천사이자 자비로운 뚜바이부르파다.
“탈출 방법은 두 가지다. 계속 서진하면 킨샤샤 프랑스 대사관, 북상하면 지부티 외인부대다. 도로가 연결된 외인부대를 택하면 3,000km, 도로가 없는 킨샤샤를 택하면 정글 1,800km를 도보로 행군해야 한다.”
선우현은 1:7,500 군사 지도를 펼쳐놓고 머리를 싸맸다. 험비는 충분히 튼튼하고, 10갤런짜리 예비연료통도 여섯 개나 싣고 왔다. 문제는 연료가 아니라 도로였다. 독오른 양키가 정글 도로를 감시하지 않을 리 없다.
“넨장, 킨샤샤까지 석 달은 다리품 팔아야 겠슴메. 사헬이 그립습네다.”
선우현이 한숨을 쉬었다. 와킬의 도움이 없으면 선택은 세 가지다. 걷거나, 헬기를 부르거나 포기하거나. 사막은 도로가 없어도 차량이 달릴 수 있지만, 이투리 정글에선 턱도 없다.
험비 할애비라도 천야만야한 낭떠러지, 거미줄처럼 얽힌 지류와 산재한 늪, 거친 관목과 질긴 기생 덩굴이 뒤덮은 정글을 빠져나갈 수 없다. 게다가 끔찍한 생물의 습격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결론은 헬기다.
선우현은 위성전화기를 들고 갈등했다. 통신을 열자니 해킹이 염려되고, 열지 않으면 탈출로가 난감했다.
“쫄따구, 이리저리 자갈 굴려봐야 답도 없잖아. 놈들도 우리 위치를 대충 짐작하고 있다. 내 걱정하지 말고 잽싸게 열고 튀어라.”
“알겠습네다.”
내키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위성 안테나를 펼치고 발신기에 검은 상자를 연결했다. 빨간 버튼을 누르자 적색 램프가 깜박였다. 암호 통신문 준비가 되었다. 블랙맘바가 1번을 누르고 송신했다.
“2-33-16-38, 28-36-23-69”
두 번 반복하고 발신기 버튼을 눌렀다. 나머지는 광자 편광 매트릭스 어쩌고 하는 암호해독기와 보니파스가 알아서 할 일이다.
“요아 호수에서 보자고.”
“와킬 보중하시라요.”
선우현과 즐루는 32km 떨어진 카리카(kalika)를 향해서 숏빠지게 달렸다. 주간 야간을 가릴 계제가 아녔다. 암호 지점까지 시간 맞추어 도착하지 못하면 만사 휴의다.
******
파리 DGSE 본부,
암호 통신은 중동/아프리카 담당 매키시 정보과장의 손을 거쳐서 작전부장 발부에의 손에 들어갔다. 발부에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노크도 없이 총국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비서가 제지할 틈도 없었다.
“총국장님, 블랙맘바입니다.”
“어딘가?”
보니파스가 벌떡 일어났다. 그렇지않아도 마스터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아서 전전긍긍하던 참이었다. 엉클 샘이 부카부 비행장과 외인부대를 박살 내고, MLRS와 에이태킴스를 사정없이 쏟아부었다. 믿었던 아리바도 연락이 끊어졌다.
“발신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현재 상태 양호, 탈출 인원은 둘, 목적지는 킨샤샤 대사관, 헬기와 화력 지원 요망, 좌표 지점은 부냐키리 남동쪽 73km 지점입니다.”
‘건재한 마스터가 화력 지원을 요청한다고?’
보니파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마스터가 어떤 존재인데 화력 지원을 요청하고 대사관으로 몸을 피한단 말인가?
“하아! 그렇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쓸었다. 마스터가 아니라 쫄따구와 즐루다. 초인 쫄따구가 빠져나와야 할 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소리다. 보니파스가 발부에를 빤히 쳐다보았다.
“지부티 주둔 13공수 항공 중대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가봉 주둔 해병대 작전권도 받아 주십시오.”
“양키와 충돌하면?”
“나쇼널 트레조르가 넘어가게 생겼는데 충돌이 문젭니까? 아리바의 보고에 의하면 양키가 50억 달러를 베팅했답니다. 블랙맘바를 회유할 수만 있다면 100억 달러도 베팅할 놈들입니다.”
“50억 달러? 크크크!”
보니파스가 낄낄 웃었다. 주군의 재산은 채권과 현금만 200억 달러를 웃돈다. 돈에 연연하는 마스터가 아닐뿐더러 천하의 뚜바이부르파가 50억 달러에 넘어가면 자신의 성을 간다.
“대단한 배팅이군. 나라도 꺼벅 넘어가겠어.”
“훗, 총국장님은 블랙맘바가 아니지요. KGB에 손을 내밀면 백만 불은 내놓을 겁니다.”
발부에가 피식 웃었다.
“하긴, 나야 회전의자를 떠나면 힘없는 늙은이에 불과하지. 그나저나 양키가 화끈하게 지르는군. 나는 20억 프랑을 제시했는데 말이야. 국보 대우를 제대로 해야겠어.”
보니파스가 여유를 찾았다. 마스터가 어떤 사람인데 오파츠를 돈 몇 푼에 넘기겠는가. 오파츠는 어차피 노바토피아로 간다. 미합중국이든 프랑스든 한국이든 전부 헛물켜다 손가락 빨게 된다.
보니파스가 붉은색 전화기를 들었다. 마스터는 유별나게 사람을 아낀다. 쫄따구와 즐루를 빼내서 마스터가 마음껏 설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방부와 합의했네. 헬기를 즉각 보내고, 13 외인 연대와 가봉 주둔군을 이투리에 투입하게. 작전은 자네가 직접 통제하도록.”
“알겠습니다. 양키가 키홀과 드레곤 레이디도 부족해서 동아프리카 상공에 정지 위성을 배치하고 블랙 아이를 띄웠습니다. 블랙맘바를 도울 방법이 없겠습니까?”
“양키가 독이 잔뜩 올랐군. 어떻게 되겠지. 서두르게.”
써펀드답지 않은 무책임한 말이다. 발부에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갔다.
“방법이 없긴 왜 없어. 나중에 배 터지게 얻어먹을 욕이 문제지.”
보니파스가 비시시 웃으며 전화기를 들었다. 정보와 펀치가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한다. 고립무원인 주군이 난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진순님, 노바입니다.”
-아! 보~ 아저씨 안녕하세요.
진순이 얼른 말을 바꾸었다. 도청 위험이 없는 전화기라도 조심해서 나쁠게 없다.
“하늘이 조금 흐립니다.”
-별이 보이지 않을 텐데 어떡하죠?
‘허, 역시!’
보니파스는 감탄했다. 젊은 아가씨가 놀란 기색도 없이 방법을 물었다. 왕비로서 손색이 없는 아가씨다.
“치킨은 날개가 있습니다.”
-알았어요. 건강 잘 챙기세요.
“감사합니다. 방 안에 있는 늙은이야 별 볼일도 없죠.”
보니파스가 전화를 끊고 비시시 웃었다. 마스터가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고고도 정찰기와 성층권 밖에 있는 정찰위성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 가루라가 하늘의 눈만 없애버리면 MLRS도 고속 이동하는 마스터를 잡을 수 없다.
보니파스는 정확하게 맥을 짚었다. 그리고 상황은 블랙맘바가 디자인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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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푼다리 요아궁, 물의 정원 후원에 단아한 한옥이 연못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서 있다. 보니파스가 항공기를 동원해서 감쪽같이 빼낸 응심제 가족의 거처다.
사랑채 앞마당에서 부정형 그림자가 쑥 솟았다. 스스스- 그림자가 거대한 흑표범 형상으로 바뀌었다. 정원에서 놀던 온갖 동물과 새가 후다닥 도망갔다.
“아이참, 아저씨 나빠! 친구들이 놀랐잖아요.”
영아가 쫑알거렸다. 일곱 살이 된 영아는 키가 훌쩍 크고, 갈비뼈가 도드라질 만큼 바싹 말랐던 몸은 살이 올라 오동통했다. 노인에겐 이년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자라는 아이에겐 긴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