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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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10
군사위성은 적도 상공 1,000km대에 몰려있다. 고도 2,000km 이상 궤도는 카메라 해상도가 떨어지고, 복사 에너지와 전하 집적으로 인해 위성 통제가 어렵다. 고도 200km 이하 궤도는 엄청난 공전 속도로 인해 연료가 빨리 바닥나고, 불타버릴 위험이 있다.
인간은 엿보기를 좋아한다. 관음증은 수천 년간 매력적인 예술 소재였고, 엿보는 장소로 하늘이 최적임을 깨달은 미국과 소련은 매년 군사위성을 100개 이상 쏘아 올렸다. 30년 세월이 흐르는동안 위성은 2,000개를 넘겼다. 할당 공역의 250개는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었다.
250개 위성 대부분이 미국 정찰위성 키홀(KH-11)과 소련 정찰위성 제니스를 비롯한 해양 정찰 위성, 레이더 위성, 통신정보 위성 등의 군사위성이다. 상업위성도 꽤 있겠지만, 일일이 확인할 능력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치킨, 상승 고도 제한이 있나?] [엄마는~ 치킨을 뭐로 보는 거야?]자존심이 상한 듯 뚱한 반문이 돌아왔다.
[인마, 치킨을 치킨으로 보지 뭐로 봐.] [달에 갈까? 화성에 갈까?]치킨이 오지게 나왔다.
[됐고. 날파리를 몽땅 박살 낸다. 우선 저놈부터.]블랙맘바가 30km 전방에서 접근하는 비행체를 가리켰다. 블랙 아이는 키둠비에서 추적 대상을 놓치고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을 확인하려고 접근 중이었다. 제 발로 지옥을 찾아든 것이다.
“저게 뭐야?”
조종사가 눈을 끔벅였다. 후드에 잡힌 물체의 거리와 크기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방어 역장을 가동하지 않은 가루라를 발견한 오퍼레이터가 고함을 질렀다.
“오우 쉿! 크리스, 턴 턴!”
“무슨 소리야?”
조종사가 전방 카메라를 조작했다.
“멍청아, 귀가 닳도록 경고받은 UMA다.”
“오우, 지저스!”
우우웅- 블랙 아이가 급회전했다. CIC 정보장교가 신신당부했다. UMA와 조우하면 바로 물러서라고.
슈우우- 급가속한 가루라가 블랙 아이를 따라잡았다. 가루라는 마하 30이고 블랙 아이는 시속 780km 저속 정찰기다. 애초 비교도 할 수 없는 상대다.
[날파리를 잡자고 비싼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 없지.]가루라가 꼬리를 가볍게 휘둘렀다. 윙- 지름 5m 마이크로래티스 꼬리가 음속으로 날아들었다. 쾅- 동체가 폭죽 터지듯 터졌다. 가루라 꼬리치기에 당하면 680mm 장갑을 두른 전차도 풍선처럼 터진다. 8mm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종이쪽만도 못했다. 날벼락을 만난 블랙 아이는 메이데이를 호출할 틈도 없이 벙커 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뚜뚜뚜- 스카우터가 25,000m 상공을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검은 점을 추적했다. 블랙버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R-71 정찰기다.
슈우우- 벡터 계산을 끝낸 가루라가 급상승했다. 쾅- 번쩍 불꽃이 튀었다. 마하 3 속도로 적도를 따라 정찰비행 중이던 CIA 소속 뷰렛 3호기가 가루라와 충돌했다.
레이더가 가루라를 포착했지만, 음속 수십 배 속도로 날아드는 물체는 속수무책이었다.
‘빌어먹을 로스께!’
일본계 미국인 조종사 제라르가 마지막으로 떠올린 의식은 소련 탄도 미사일이었다.
일주일 후 국방부 소속 정찰기가 적도 상공에서 운석에 맞아 박살 났다는 기사가 뉴욕 타임스에 실렸다. 부제는 ‘더럽게 재수 없는 항공기’였다. 물론 기사는 ‘인류 최악 우주쇼’라는 전후 최대 최고의 끔찍한 뉴스에 묻혔다.
푸확- 푸확- 백색 섬광이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유유히 25,000m 상공을 활공하던 드레곤 레이디가 벼락을 맞았다. 입자가속포를 맞은 기체가 미숫가루처럼 곱게 갈렸다.
“헐, 갤러그야 팩맨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대기권을 맴도는 정찰기 4대가 앗 하는 순간에 사라졌다. 접촉하면 접촉하는 대로, 쏘면 쏘는 대로 표적이 스크린에서 사라지는 장면이 게임과 다르지 않았다.
비명도 못 지르고 재가 되었을 조종사와 오퍼레이터에 대한 애도의 감정도 생기지 않았다. 플래쉬백 현상은 시각 정보에 연유한다. 포병, 공군, 해군이 육군보다 PTSD 증후군이 별로 없는 이유다. 창칼로 피를 덮어쓰며 싸운 고대 병사들은 전부 PTSD 환자거나 멘탈 갑인 셈이다.
스팟- 반중력 장치를 가동한 가루라가 고도 1,000km 열권에 허깨비처럼 나타났다.
“좋군!”
스카우터와 연동된 4차원 공간은 내부와 외부 구분이 없었다. 눈앞에 장대한 밤하늘이 펼쳐졌다. 홀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밤하늘을 압축해서 펼친 스크린이다. 스크린에 250개 표적이 붉은 점으로 깜박였다.
[표적 250개, 공역 1,200,000㎢, 초광대역 전자기 펄스, 300GHz 마이크로웨이브 유도 방출]뚜뚜뚜- 스카우터가 표적과 대응 수단을 분석했다. 군사위성은 임무 특성상 고도가 낮고, 궤도를 빈번히 수정해야 한다.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추력이 강한 추진체를 필요로한다. 위성을 박살 내지 않더라도 추진체가 망가지면 우주 쓰레기가 되고, 중력에 이끌려 추락한다.
[엄마, 날파리가 2,356마리다. 몽땅 잡을까?] [안 돼. 높은 곳에 있는 놈은 익충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놈만 잡아라.]그르르- 가루라가 농구공 크기의 구체를 토했다. 트리튬과 스트론튬으로 속을 채운 구체가 두 개의 뿔 사이로 둥실 떠올랐다.
즈즈즈즈- 뇌전이 뿔 두 개를 오가며 양자장을 꽉꽉 채워 넣었다. 웅웅웅- 전자쌍 공유결합이 깨질 수준까지 전압이 올라갔다. 구체가 악마의 심장인 양 불길한 섬광을 뿜으며 울룩불룩 맥동했다.
“허, 사고를 제대로 치겠구먼.”
블랙맘바가 흥미진진한 눈으로 이글거리는 작은 태양을 쳐다보았다. 잘난 부하를 두면 만고강산, 신관이 편한 법이다. 그는 비스듬히 누워서 게임 구경하듯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옜다. 맛있게 먹어라.]슝- 구체가 멀어졌다. 푸확- 청남색 빛 기둥이 공간을 갈랐다. 레이저포가 100km 밖의 구체를 직격했다. 버언쩍- 천지가 백색 섬광으로 물들었다. 우주에는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다. 핵폭탄에 버금가는 폭발에 불구하고 침묵의 충격파가 공간을 장악했다.
지상에 가까울수록 펄스는 고밀도 대기의 방해를 받는다. 대기가 없는 열권에서 펄스 강도가 수천 배 강해지고, 전이 속도는 빛에 버금간다. 초고밀도 감마선이 직경 2,500km, 고도 3,000km 공간을 뒤덮었다.
단순한 EMP탄이라면 전자 회로만 박살 나겠지만, 가루라가 만든 특제 EMP탄은 트리튬과 스트론튬을 양자장으로 압축해 넣은 양자 폭탄이다. 500메가 톤급 핵폭탄에 버금가는 감마선이 고도 500km~3,200km 궤도에 있는 위성 부품의 전자를 홀랑 날려버렸다.
전자를 잃은 원자가 아우성치며 전자를 찾아 나섰다. 전자가 이동하면 전류가 흐르고, 원자가 들떠 면 강력한 척력이 발생한다. 500만 암페어 전류가 전자 회로를 박살 내고 원자가 튀어나갔다.
쾅- 쾅- 쾅- 화려한 우주쇼가 펼쳐졌다. 감마선이 휩쓸고 지나간 공역의 위성 500개 전자 부품이 폭죽처럼 터졌다. 애포지 모터, 제트분사장치, 태양 전지판, 토크, 자이로가 박살 나고 내부 장비에 부착된 회로기판이 폭발했다. 작동 중지된 위성, 부서진 위성 파편, 버려진 연료탱크, 추진 로켓도 예외 없었다.
1톤 이하의 소형 위성은 태양 전지판이나 산화질소,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10~20톤 대형 위성은 소형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장대한 우주쇼가 펼쳐졌다.
침묵의 섬광이 우주를 덮었다. 연료탱크가 터지면 섬광이 수 킬로를 밝히고, 원자로가 터지면 수십 킬로가 밝아졌다. 불덩이 수천 개가 중력에 끌려 줄줄이 추락했다. 적도 지역 원주민은 장대한 유성우를 감상하며 소원을 빌지도 몰랐다.
“허얼! 대단하다!”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EMP탄은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에서 반경 1,000m 이내의 전자 회로를 망가뜨리는 수준의 폭탄을 개발했고, 프랑스는 300m 반경에 효력을 미치는 EMP탄을 개발했다. 그것도 양산 수준이 아닌 파이럿 플랜트 수준이었다. 치킨은 정체 모를 구체 한 개로 적도 상공 인공위성 절반을 박살 냈다. 이놈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우주재해다.
[청소 완료, 살아있는 날파리 458마리, 죽은 날파리와 쓰레기 1,259개 아웃, 엄마, 나 잘했지?] [잘했다. 아주 잘했다.]블랙맘바가 진심을 담아서 칭찬했다. 미국과 소련은 당분간 자신을 추적할 엄두도 못 낼 것이다. 연간 우주로 올라가는 110개 내외의 위성 99%가 미국과 소련의 군사위성이다. 프랑스조차 군사 위성과 통신 위성을 미국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사라져도 아쉬울 게 없는 재산이다.
군사위성 한 기를 궤도에 올리면 중량에 따라 천문학적인 비용이 날아간다. 제일 저렴한 소유즈 유(Soyuz-U) 발사 로켓이 2,000만 불, 제일 비싼 타이탄(Titan Ⅳ)은 3억2천만 불이다.
위성 제작비도 천문학적이다. 최소 3,000만 불, 키홀(KH-11)은 대당 4억 불이다. 위성 한 기는 5,000만 불에서 7억 불인 셈이다. 간접적인 손실까지 감안하면 가루라는 한 방에 일조 불, 한화로 일천조 원의 미국 재산을 날려버렸다.
“당분간 GPS는 쓸 수 없겠구마. 크크크!”
대형 사고를 친 블랙맘바가 낄낄 웃었다. CIA와 KGB를 비롯한 강대국 정보기관이 뒤집히겠지만, 자신이 알 바 아니다. 없는 놈은 간장 종지만 깨져도 안타깝지만, 있는 놈은 간장 독이 깨져도 살아가는데 별 탈 없다.
실제로 백악관 안보비서실과 CIA가 산출한 직접적인 손실 비용만 일천조 불이었다. 안보실장이 ‘천억? 조때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미국이 천조국이라 불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다.
******
51구역 200m 지하,
네스터라 불리는 7 섹터는 평소와 달리 부산했다. 천정에 매설된 스피커에서 쉴 새 없이 지시가 쏟아졌다. 전동 카트가 수백 대가 회랑을 돌며 물품을 수거하고, 푸른 차폐 복과 차폐 헬멧을 쓴 관리 요원이 고출력 테이저 봉을 들고 뛰어다녔다.
그르릉- 격벽이 열렸다. 차폐 복을 입은 요원 셋이 고릴라와 악어를 섞은 형상의 키메라를 끌고 나왔다. 크아악- 키메라가 괴성을 지르며 눈알을 희번덕였다.
“어텐션!”
요원이 진압봉을 흔들었다. 기가 죽은 키메라가 슬며시 눈알을 깔았다.
“젠장, 순치도 끝나지 않은 놈을 내보내서 어쩌자는 거야.”
진압봉을 든 요원이 투덜거렸다.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서둘러라.”
쇠사슬을 잡은 요원이 키메라를 끌었다. 축구장 서너 개 넓이의 지하 공동에 키메라가 줄줄이 끌려 나왔다. 쏴아아- 키메라가 도착할 때마다 천장에서 스프링클러가 석탄산을 뿌렸다.
다른 지하 공동에는 표정없는 거구가 착착 늘어섰다. 헬멧을 쓴 거구 옆에는 손바닥 두 배 크기의 랩톱을 든 컨트롤러가 따라붙었다.
“우우 으어!”
띠띠띠띠- 화면에 알파벳이 주르륵 찍혔다. [I’m thirsty] 컴퓨터가 전기신호와 발성을 분석해서 의미를 출력했다.
“목마르다고?”
요원이 수통을 아무렇게나 휙 던졌다. 거구가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공중제비를 돌아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수통을 잡았다. 손톱으로 툭 튀기자 알루미늄 뚜껑이 칼로 자른 듯 날아갔다.
쌈디가 이투리 세노테에서 죽인 빌리를 닮은 인간, 메카닉 혼터들이다. 이들은 기계와 인공 근육을 생체와 결합한 일종의 사이보그로 지능이 떨어지고 언어 중추가 마비되었다.
크르릉- 크아악- 괴성이 공간을 흔들었다. 또 다른 공간에서 크고 작은 괴수가 등장했다. 작은놈은 5m, 큰놈은 30m에 달했다. 지하 공동이 괴성과 악취로 가득하였다.
“서둘러라, 한 시간 후 갤럭시와 허큘리스가 도착한다.”
스피커가 우렁우렁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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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원한은 백배로 갚아야 한다. 루웬조리로 가자.] [맛없는 건 나중에 먹는 거야. 개미굴을 먼저 손보자고.]블랙맘바는 얻어맞고 허허 웃는 인간이 아니다.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르되 일단 시작한 이상 철저히 때려 부술 작정이었다.
[지도 띄워.]가루라가 대형 사고를 치는 바람에 중간원형궤도(2,000km~3,578km)를 도는 Block-I/IA GPS 위성이 결딴났다. 당연히 GPS 단말기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두웅- 실물과 구분이 안될 만큼 선명한 지구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대륙을 엄지와 검지로 집어서 끌어냈다. 아래위로 밀고 당겨서 네바다주를 확대했다.
검지로 라스베이거스 북쪽 165km 지점의 타원형 사막을 콕 찍었다. 그룸 레이크(Groom Lake) 공군기지 북쪽에 숨겨진 51구역이다. 홀로그램이 거리를 산출했다. 이투리 정글에서 직선거리로 14,500km다.
‘헐, GPS 단말기 따위는 구석기 돌 망치구먼.’
사라진 GPS 위성이 전혀 아쉽지 않았다.
[얼마나 걸리겠나?] [1,400초!] [더 빨라졌군. 방어역장 가동, 고우!] [아싸! 간닷]섬광이 번쩍하는 순간 가루라가 이투리 상공에서 사라졌다. 마하 30으로 급가속한 가루라가 아프리카 대륙과 대서양, 북아메리카를 가로질렀다.
“대단하네!”
놀라자빠질 속도보다 자신이 위치한 공간이 더 놀라웠다. 10km/sec 속력에 불구하고 시야가 일그러지지 않았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라텍스 쿠션이 받친 듯 편안했다. 감각은 분명히 외부인데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막힌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