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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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11
맘바사 응판와자 계곡 그린 캠프 지하,
“빌어먹을, 방사능 반응도 없잖아!”
허머 소령이 가이거 계수기를 팽개치고 털썩 주저앉았다. 전투정보실은 아수라장이었다. 정보 분석 반은 위성 전화 우회로 연결이 안 된다고 고함치고, 오퍼레이터는 망을 살려보겠다고 자판을 부서지라 두들기고, 회로 점검반은 PCB 테스트기와 전류 측정기를 들고 시스템에 달라붙었다.
시스템이 블랙아웃된 지 7분, 드레곤 레이디와 연동된 모니터, 블랙버드 정보를 받는 모니터, 정찰위성 정보를 받는 모니터, 벙커 힐 CIC와 연동된 모니터, GPS 위성 정보를 받는 대형 스크린이 일시에 셧다운 되었다.
시스템 문제가 늘 그렇듯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언성만 높아졌다. 위성통신까지 먹통이 되는 바람에 그린 캠프는 이투리 정글의 갈라파고스가 되었다.
허머는 노려보면 문제가 해결되기라도 할 듯 노이즈로 가득한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지직대는 소음이 환청으로 돌리고 회절 섬광에 눈이 어질어질했다.
전투정보 시스템은 이중 삼중으로 방호되고, 우회로와 백업 시스템이 있다. 태양 흑점이 5단계 폭발하거나 지근거리에 핵폭탄이 떨어지지 않고는 다운되지 않는다. 최근 태양 흑점 활동은 안정적이었고 잔류 방사능도 검출되지 않았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인간의 악업이 쌓여서 말일이 도래했도다. 거대한 새로 변신한 천사 모로나이가 짐승이 된 인간을 벌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도다.”
“얼간아, 닥쳐!”
허머가 기도하는 노퍽 중위를 노려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머릿속은 비글이 물어뜯은 매트리스 꼴이었다. 전투 시스템 다운은 단순한 정보 단절로 끝나지 않는다. 아그리피나 실드는 무용지물이 되고, 감시 체계도 먹통이 되었다.
비행 UMA나 블랙맘바가 들이닥치면 넋 놓고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목구멍에서 손이 튀어나올 판인데 한가하게 외계인 타령, 헬 아메리카 타령하는 모르몬교도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실장님, 랭글리입니다.”
요원이 비상 전화기를 넘겨주었다.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유선 전화다.
“허머 소령입니다.”
허머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송수화기를 쥔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 그럴 수가!”
텅- 들고 있던 송수화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저궤도 위성이 몽땅 사라졌다니! 카이퍼 벨트를 떠도는 운석 10만 개가 일시에 지구를 덮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자신도 모르게 노퍽 중위를 돌아보았다. 모르몬교도는 여전히 경건한 자세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꽝- 도어가 부서질 듯이 열렸다.
“허머, 어떻게 된 거야?”
잠옷 차림의 다이슨 준장이 들이닥쳤다.
“블랙 아이, 드레곤 레이디, 블랙 버드, 키홀, 페가수스, 포세이돈, 다르빗슈가 몽땅 결딴났습니다.”
허머가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몽땅?”
미처 의미를 파악 못 한 다이슨이 반문했다.
“네, 몽땅입니다. 클라크 통제센터와 랭글리 분석 반에 의하면 우리 머리 위의 위성과 우주 쓰레기가 몽땅 사라졌답니다.”
“헉, 까자프(러시아인 비칭)가 수소폭탄을 쏘아 올렸나?”
다이슨의 입이 쩍 벌어졌다.
“턱도 없는 소립니다. 깡통이나 띄우는 곰 새끼가 무슨 재주로 핵미사일 수백 발을 1,000km까지 쏘아 올립니까? 놈들 위성도 몽땅 쓸려나갔습니다. 아메리카합중국과 소비에트연방은 장님에 귀머거리가 되었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공평한 건 마음에 쏙 드네. 로스앨러모스 돼지들의 코가 쑥 빠졌겠어. 우주 쓰레기 처리 예산을 십억 불이나 달라고 징징대는 꼴이 가관이었거든.”
다이슨이 여유를 찾았다. 죽은 자식 불알 만져봐야 소용없다. 치장물자로 돌려놓은 정찰기가 수십 대 있고, 지구 반대쪽에서 위성을 끌어오면 블랙아웃은 면할 수 있다. 그늘이 있으면 양지도 있다. 말 많은 의회가 침묵하고, 조직에 속한 군수 산업과 은행이 떼돈을 벌 기회다.
“로스앨러모스가 문젭니까? 백악관과 NSA, CIA가 뒤집혔습니다.”
“헉, 이럴 때가 아니다.”
다이슨이 황급히 전투정보실을 뛰쳐나갔다. 우주급 재해를 저지를 존재가 딱 하나 있다. 바로 그놈이다.
“라마르틴님! 다이슨입니다.”
“무슨 일인가?”
금강 앵무가 입을 열었다.
“아프리카와 대서양 상공의 위성과 정찰기가 몽땅 쓸려나갔습니다. 그것입니다.”
“으음, 거대한 에너지 유동이 있었다. 중력파가 아니라 그것이었나?”
“그것을 추적할 수단이 없습니다.”
라마르틴과 다이슨은 지시 대명사를 주어와 목적어로 삼았지만, 대상은 뻔했다.
“추적할 필요 없다. 바포멧의 자아는 인간의 야수성 자아와 다를 바 없다. 잔뜩 화난 놈이 공세로 나섰다는 시그널이다. 수사자가 싸울 때는 발톱으로 눈을 할퀴고 앞발을 물어뜯는다. 놈은 눈과 귀를 먼저 없애고 손발을 자를 작정이다. 데이비스에게 연락하라. 아시아 감시 위성을 긴급 이동 전개하고, 방어 태세를 갖춰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해 주십시오.”
“일 순위는 프레데터 배양 시설, 이 순위는 다르에스살람에 기항 중인 함대, 삼 순위는 캠프, 사 순위는 루웬조리다.”
“백악관 어떻게 할까요?”
“멍청한 소리! 바포멧이 할 일 없어서 레이건을 두들기겠나?”
금강앵무가 눈알을 희번덕거렸다.
“죄송합니다.”
다이슨이 고개를 숙였다.
“비행 바포멧은 베리에르 케비테이션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시시한 미사일과 야포로는 생채기도 못 낸다. 프레데터를 활성화하고 MLRS를 긴급 전개하고, 필요시에 핵을 써도 좋다. 블랙맘바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다.”
금강 앵무가 눈을 감았다.
“흐흐흐, 어서 오너라. 지난번에는 몰라서 당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
짙은 어둠 속에서 끈적한 조소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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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맘바는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우주를 감상 중이었다.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이 잠을 설치든 난리를 부리든 알 바 아녔다.
“좋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웅장한 우주가 눈앞에 펼쳐졌다. 짚은다리 밤하늘, 사하라 사막의 밤하늘, 이투리 정글의 밤하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주는 경계가 없다. 가루라가 전속력으로 달려도 태양계를 벗어나려면 3만 년 걸린다.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달렸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인식론적 회의론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좁쌀 같은 지구에서 아웅다웅하는 인간은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가! 응심제 서재가 그리웠다. 기와집에서 어머니 모시고 양은 밥상에 쌀밥과 된장찌개 올리면 충분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를 갈며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까? 누구를 위해 아등바등 종을 울리려 하는가? 세상을 이롭게 해보려다 세상을 뒤집어엎는 존재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편한 생활을 버리고 아수라가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면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성공한 삶보다 평안한 삶이 백배는 어렵다는 사부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
[목적지 도착! 랩타임 23분 5초 25]가루라가 상념을 깨웠다.
“헐!”
고도 100km 우주가 아니라 응심제다. 한쪽 벽면을 채운 서가, 보니파스가 선물한 조선 시대 병풍이 생생했다. 서재 벽에는 집들이 선물인 뻐꾸기시계가 떡하니 걸려있었다. 심상의 현상화인가? 증강 현실인가? 콘크레투스 과학력은 겪을수록 놀라웠다.
‘마하 30! 최고 속도일까?’
문득 의심이 들었다. 콘크레투스 과학력이면 적어도 태양계는 마실 드나들 듯해야 했다. 10시간을 달려야 달에 도착하는 속도로는 태양계를 벗어나기도 어려웠다.
[치킨, 네 번째 각성하면 어떻게 되지?] [시공간이 달라진다.] [그렇군. 각성 조건은?] [데이터가 없다. 각성해봐야 안다.] [임마, 각성한 다음에 조건이 뭔 소용이야. 내려가!]블랙맘바가 버럭 했다. 맹한 걸 보면 치킨은 치킨이다.
그룸 레이크 상공 25,000m, 황량한 산악분지에 건설된 공군 기지와 텅 빈 사막이 시야에 들어왔다. 알려진 것과 달리 그룸 레이크 공군기지는 51구역이 아니라 51구역 지원 시설이다. DGSE 정보에 의하면 51구역은 공군 기지 위쪽의 50㎢ 남짓한 타원형 사막이다.
[확대!]지상 풍경이 쭉 당겨졌다. 지상은 북새통이었다. 노즈콘을 번쩍 들어 올린 갤럭시 다섯 대, 후방 램프를 열어젖힌 허큘리스 삼십 대, 개구부에서 일개미처럼 줄지어 나오는 리니어 비클과 대형 컨테이너, 비행장과 사막을 분주히 오가는 트럭과 트레일러 수백 대.
“흐흐흐, 시간을 잘 맞추었구마.”
입꼬리가 쭉 올라갔다. 보나 마나 초조해진 프리메이슨이 숨겨둔 프레데터를 무더기로 동원해서 가루라와 자신의 공세를 방어하고 노바토피아를 치려는 수작이다. 지금쯤이면 노바토피아와 자신의 관계를 파악하고도 남았다.
[치킨, 지하 시설물을 투시할 수 있나?]51구역 지상 시설물은 방공 레이더 기지, 미사일 포대, 경비 대대 막사와 부속 건물이 전부다. 연구실과 중요 시설물은 200m~500m 지하에 있다.
[고도 2,000m까지 내려가야 한다.]슈우우- 가루라가 수직으로 떨어졌다. 51구역에 이중 삼중으로 깔린 방공 레이더는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역장 플라스마가 전파를 흡수해서 열에너지로 치환하고, 마이그로래티스 외피가 치환된 열에너지를 흡수하므로 현용 레이더와 열 영상 장비는 눈뜬장님이 될 수밖에 없다.
“저것들이 왜 저래?”
트레일러가 일제히 빠져나갔다. 갤럭시가 들어 올렸던 노즈콘을 내리고, 허큘리스도 후방 램프를 들어 올렸다. 지상에 노출된 엘리베이터 개구부가 사라졌다. 리니어 카가 벌떼처럼 달려들어서 갤럭시와 허큘리스를 활주로로 끌어냈다.
웅웅웅- 사막 북쪽에 있는 레이더 기지가 출력을 높였다. 지상 포대가 일제히 위장막을 벗고, 지하에서 미사일 포대가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그룸 레이크 기지에서도 방공 레이더가 가동하고 주기장에 계류된 전투기가 활주로로 이동했다.
“클레이보얀스 능력자가 있었군!”
프리메이슨에는 각양각색의 초능력자가 있다. 광학미체 투명모드를 파악할 수있는 초능력자가 없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투투투투- 벌컨포를 비롯한 소형 대공화기가 불을 뿜었다.
[치킨, 지표만 바짝 태워라.]블랙맘바가 노파심을 드러냈다. 51구역과 400km 남짓 떨어진 서부 해안에 샌안드레아스 변환 단층대가 있다. 광선포가 불안정한 단층대를 건드리면 대재앙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안젤레스를 덮친다. 지하 심부 사정은 아무도 모른다. 바칠킬레 계곡의 참사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알았다. 껍질만 태운다.]슈우우- 가루라가 고도를 10,000m로 올렸다.
[광역 살상 모드 작동]우우웅- 핵융합로가 출력을 높였다. 즈즈즈- 뿔 세 개 한꺼번에 번개를 튀겼다. 우르릉- 대기가 고온 고압의 플라스마에 밀려났다. 에너지를 풀로 끌어올리자 스텔스 모드와 4차원 공간 왜곡장이 풀렸다.
콰콰콰콰- 기다렸다는 듯이 지상의 패트리엇(MIM-104B) 포대가 불을 뿜었다. 발사대 4대가 한꺼번에 쏟아낸 16발이 쇄도했다. 쾅쾅쾅- 근접 신관 방식의 탄두가 어지러이 폭발했다.
퉁퉁퉁- 파편 수천 개가 동체를 정신없이 두드렸다. 쉬앙- 뒤늦게 좌표를 전송받은 호크 12발이 동체를 직격했다. 꽝- 콰르르- 가루라가 화염에 휩싸였다.
[이 자식들이 많이도 때리네. 나는 딱 한 대만 때릴게.]푸확- 일만 미터 상공에서 빛이 번쩍했다. 지름 50m 광선포가 깔때기처럼 확산했다. 쿠쿵- 섬광이 직경 1,000m 지상을 덮었다. 구구궁- 천지가 하얗게 물들고 대지가 우르르 흔들렸다.
섭씨 10만도 초고열 레이저가 레이더 기지와 포대를 휩쓸었다. 폭심의 지상물은 원자 단위로 분해되었다. 폭심은 한순간에 진공상태가 되었다. 우르르- 폭심을 향해 초속 300m 폭풍이 몰아쳤다. 방원 4km에 존재하는 시설물, 항공기, 차량이 갈가리 찢어져서 가랑잎처럼 날렸다.
[개구부에 한 대 더 때려!]푸확- 두 번째 광선포가 지상을 휩쓸었다. 콰르르- 지표가 훌렁 날아갔다. 섬광과 열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지글지글 끓는 기반암이 화탕지옥을 연출했다.
그룸 레이크 기지 사정도 썩 좋지 못했다. 툭 터진 개활지 덕분에 공명 폭발을 면했지만, 섭씨 수천도 토네이도가 활주로에 나선 전투기와 헬기를 밀가루 반죽하듯 이겨버렸다. 후방 관제탑이 무너지고 계류된 전투기와 지원기 수십 대도 휴짓조각처럼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살아남은 날파리가 있다. 때릴까?] [당연하지.]푸확- 세 번째 광선포가 관제탑 후방 지하 쉘터를 직격했다. 쿠쿵- 쉘터를 빠져나오던 F16과 F15가 폭발했다. 전투기 여섯 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광이 공항 경비대 숙소, 주기장, 격납고, 방공 포대를 깨끗이 지워버렸다.
쿠르르- 불폭풍이 항공유 탱크를 덮쳤다. 펑펑펑- 줄지어 늘어선 탱크가 일제히 터졌다. 쿠쿵- 땅이 우르르 흔들렸다. 전시비축용 항공유에 불이 옮겨붙었다. 콰앙- 제트가솔린 15만 톤이 유폭했다.
화산이 터진 듯 화염과 시커먼 연기가 15,000m 상공까지 솟구쳤다. 우르르- 용케 살아남은 시설물이 해일에 삼켜지듯 불꽃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51구역 지상 시설물, 기지지원 전대 752 비행단, 경비대대가 한순간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