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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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내 이럴줄 알았다12
광선 포 랩타임은 10초, 울릉도 보다 넓은 지역이 단 30초 만에 황무지로 변했다. 가루라가 설치 작품을 감상하듯 그룸 레이크 기지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
콰콰콰콰- 지상에서 시뻘건 불꽃이 줄줄이 솟구쳤다. 퉁퉁퉁- 20mm 탄두가 동체를 우박처럼 두드렸다. 슈우우- 오렌지 불꽃이 솟구쳤다. 펑- 펑- 탄두 파편이 쏟아졌다.
“프레데터를 내보냈군!”
M61 벌컨포와 40mm CIW 대공포를 들고 고속으로 이동하는 두 무리가 스크린에 잡혔다. 전투기에 장착되는 M61 벌컨포는 자체 무게만도 100kg 이상이다. 40mm CIW 대공포는 380kg이다. 개인이 사용할 수 없는 화기다.
콰루루루- 가루라가 입을 쩍 벌렸다.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샤아아아- 하이 레벨 ELF에 휩쓸린 프레데터 무리가 소리도 없이 피 모래로 으스러졌다.
까랑 까랑- 겁을 상실한 전차가 쉘터를 빠져나왔다. 쾅- 흰 연기가 풀썩 솟구쳤다. 1,500m 상공을 활공하는 200m 표적은 눈감고도 맞힐 수 있다. 퉁- 전차포가 동체를 두드렸다.
“이거야 원, 가미카제도 아니고……. 쯧쯧!”
블랙맘바가 혀를 찼다. 산발적으로 발악하는 꼴이 태평양전쟁 말기 대본영 꼬락서니였다.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의미한 저항이다.
[치킨, 바퀴벌레 한 마리 남기지 마라.]뚜뚜뚜- 스카우터가 지하 쉘터, 엄폐한 기갑과 포대, 잔존 시설물을 스캔했다.
[생존 해충 일곱 마리, 해충 은신처 다섯]우웅- 꼬리에서 빛이 번쩍했다. 꽝- 지면에 원형 도장을 찍듯이 지름 20m 깊이 10m 구덩이가 파였다. 구덩이 바닥엔 MLRS 컨테이너를 적재한 브래들리 장갑차가 빈대떡처럼 눌어붙었다. 우웅- 꽝- 주포 앙각을 높이던 전차가 빈대떡이 되었다.
꽝- 꽝- 꽝- 빛이 번쩍하면 지상에 분화구가 생기고 불 폭풍을 버텨낸 강철 쉘터와 엄폐한 기갑이 프레스에 찍힌 듯 납작해졌다. 대공 사격을 하는 프레데터는 형체를 분간할 수 없도록 파쇄되었다.
[그건 머꼬?] [앵그리 슬리퍼! 껍질이 단단한 해충을 잡을 때 딱 좋다.]“흐미~ 연대보증서에 찍는 인감도장이 따로 없구마.”
블랙맘바가 머리를 저었다. 잘못 찍은 인감도장이 바퀴벌레를 때려잡는 분노의 슬리퍼와 데자뷔 되었다.
[청소 끝! 착륙]블랙맘바가 콕핏을 빠져나와 지상에 내려섰다.
“끔찍하군!”
표층이 훌렁 날아간 지표는 녹아내린 규소로 반들거리고, 불안정한 대기가 시커먼 잿가루를 이리저리 몰고 다녔다. 핵전쟁을 다룬 영화의 엔딩 화면이 따로 없었다.
[엄마, 알맹이는 멀쩡하다. 두께 90m 기반암을 콘크리트와 강철로 보강했다. 개구부 차폐문은 두 겹이 날아가고 한 개가 남았다.] [구린 구석이 많은 놈일수록 잘 숨거든. 지하 공동 면적이 얼마나 되나?] [심도 300m~500m, 면적 25.395㎢, 날려버릴까?] [안 돼, 단층대가 끊어지면 재앙이 발생한다.]블랙맘바가 펄쩍 뛰었다.
[엄마 새끼도 아닌데 왜 걱정해?] [임마, 그래서 너는 치킨이고 나는 인간인 거야. 개구부나 뚫어!]지이잉- 초고열 핵 레이저가 5m 두께 티타늄 차폐막을 동그랗게 잘라냈다. 손가락에 침 발라서 문종이를 뚫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커먼 공동이 지옥 입구인 양 입을 딱 벌렸다.
[엄마, 배고프다.] [알아서 챙겨 먹어]블랙맘바가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시커먼 공동으로 뛰어내렸다.
[맛있는 냄새가 난다.]가루라가 휭 사라졌다. 블랙맘바는 치킨이 1,000km 떨어진 로스앨러모스 핵폐기장을 찾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럽게 깊네!’
엘리베이터 통로는 무려 300m에 달했다. 바닥에 떨어지자 시커먼 금속 벽이 앞을 막았다. 억수갑으로 뚫기엔 무리였다.
“발사라!”
우우웅- 오른손 손바닥에서 비취색 빛이 솟았다. 콘크레투스 치안 견찰(見察) 대인 무기가 아득한 시공간을 뛰어넘어서 불량 에피듐의 손에서 현신했다.
“좋군!”
발사라를 손에 쥐는 순간 포스가 우르르 끓어올랐다. 억수갑과 발사라가 원래 한몸인 듯 검병을 쥐었다는 느낌조차 없었다. 락샤샤나 쿠크리를 쥐었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쉭쉭- 비췻빛 섬광이 번쩍번쩍 공간을 갈랐다. 콰장창- 산산조각난 500mm 티타늄 격벽이 우루루 무너졌다. 실내 공기가 쏴 하고 밀려들었다.
“읍!”
숨이 턱 막혔다. 호흡에 섞여들어 온 칸타렐라가 기도와 폐를 태웠다. 쏴아아- 뇌와 척수에서 듀테로니온이 쏟아져나왔다. 깜둥이가 위대한 청소부라고 극찬한 중수소 화합물이 칸타렐라를 원자 단위로 분해했다. 우웅- 손상당한 조직이 가위질당하고 ISP 세포가 분열 기전을 작동했다.
‘이것들 봐라!’
블랙맘바의 눈이 시퍼렇게 빛났다. 칸타렐라 유리섬유가 500평 공간을 빽빽이 메웠다. 생각지도 못했던 비인간적인 장애물이다. 칸타렐라는 보툴리누스 톡신보다 독성이 약하지만, 악랄하기로는 첫째인 혈액 신경독이다.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한 유리섬유 한 가닥만 흡입해도 폐가 썩는다. 방독면과 방독의를 착용해도 소용없다. 정화 필터가 유리섬유를 걸러도 산소와 결합한 칸타렐라가 스며든다.
우웅- 흡공파를 발사라에 밀어 넣었다. 쏴아아-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몰려들었다. 툭툭툭툭- 화려한 불꽃이 튀었다. 불은 독의 영원한 천적이다. 발사라가 발산하는 고열이 흡공파에 끌려온 칸타렐라 유리섬유를 불태웠다.
51구역 3섹타 주조종실,
집행관 데이비스와 직급장(프리메이슨 마스터) 이언 위원이 초조한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데이비스, 놈을 잡을 수 있을까?”
“잡을 수 있습니다. 아니 잡아야 합니다. 껍데기가 단단하다고 해서 속까지 단단한 존재는 없습니다. 칸타렐라는 슈퍼 그렌델도 버티지 못합니다.”
데이비스가 이를 악물었다. 블랙맘바는 싸울수록 레벨이 급상승하는 능력자다. 사헬에 등장할 당시엔 오셀롯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놈이 그랜드마스터와 맞먹는 존재가 되었다. 원래 강했던 존재보다 강해지는 존재가 두려운 이유는 끝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담은 어떻게 되었나?”
“한국에서 실종되었습니다. 둥지 털기 작전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블랙맘바와 관련되면 전부 엉망진창이군. 가족 행방은?”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그레고리 직급장이 블랙맘바와 노바토피아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놈이 단순한 후원자인지 미지의 뚜바이부르파 본인인지 파악 중입니다.”
“휴, 우리는 큰 실수를 했어. 놈이 비행 바포멧의 주인일 줄이야!”
이언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제 잘못입니다. 오파츠와 비행 바포멧에 온통 정신이 팔렸습니다.”
데이비스가 자책했다. 지나고 보니 모든 사건 사고의 중심에 블랙맘바가 있었다. 놈이 마틸다와 쉬폰을 처리했을 때 전력을 투입했어야 했다. 만시지탄이고 후견지명이었다.
“놈은 전설이 전하는 대적자일세. 라마르틴 님께 알릴 방법이 없나?”
“없습니다. 지중 매설한 비상회선마저 날아갔습니다. 아프리카 상공의 전리층은 엉망진창입니다. 극동에 배치된 페가수스를 이동해서 위성통신을 재개하려면 최소 3일이 걸립니다.”
“미치겠네. 블랙맘바 한 놈 때문에 이토록 궁지에 몰리다니……. 손실이 너무 컸어.”
이언이 머리를 흔들었다. 슈퍼 파워 미합중국의 힘까지 동원한 조직이 속수무책으로 몰리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생명에 집착합니다. 극한의 감정인 사랑과 증오를 파괴하고 의심마저 지울 수 있지만, 생명의 공포는 이기지 못합니다. 데미지가 누적되고 놈이 흔들리는 시점이 기회입니다.”
데이비스가 이를 악물고 모니터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비행 바포멧과 오파츠를 손에 넣고 그랜드마스터가 될 기회를 놓치기엔 데이비스의 야망이 컸다.
똥개도 제집에선 절반의 이니셔티브를 얻는다. 최면 파장으로 주의를 돌릴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끌어들였다. 인생은 어차피 도박이다. 놈을 죽일 수만 있으면 대박이 터진다.
“집행관님, 칸타렐라가 전혀 타격을 주지 못합니다. 산소가 평형 농도로 돌아갔습니다.”
“오우 쉿! 개념이 다른 생명체란 말인가?”
데이비스는 어이가 없었다. 칸타렐라를 버티는 수준이 아니라 중화했다는 소리다. 외우주 생명체인 니알라텝이나 가능할까. 인간이라면 불가능한 현상이다.
“뇌파 반응은 인간입니다.”
“빌어먹을! 놈의 힘을 뺀다. 사이킥 혼터와 메카닉 혼터를 투입하라.”
“엣썰!”
구웅- 격벽이 열렸다. 키메라가 쏟아져 들어왔다. 바닥을 기는 지네, 허공을 나는 박쥐, 네 발로 뛰는 악어, 두 발로 달리는 고릴라……. 각양각색의 동물을 조합했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인간 형상이었다. 아귀 지옥이 지상에 현세했다.
문답무용, 키메라 이십여 마리가 흉흉한 눈빛을 번들거리며 달려들었다. 크아앙- 끼아아- 그르르- 생긴 것만큼이나 온갖 종류의 괴성이 공동을 울렸다.
“생명으로 장난을 치는 악종은 나 동방불패의 분노를 받으리라.”
블랙맘바의 눈이 시퍼렇게 빛났다. 우우웅- 발사라가 쭉 늘어났다.
“태워랏!”
번쩍- 발사라에서 수백 수천 가닥 벼락이 튀어나왔다. 시퍼런 방전 불꽃과 단말마 괴성이 공간을 채웠다. 발사라 궁극기 중의 하나인 썬더 스트람이다. 결과는 파멸적이었다. 날뛰던 키메라는 어디에도 없었다. 넓은 공동은 뿌연 연기와 역겨운 단백질 타는 냄새로 가득하고, 바닥엔 잿가루만 수북했다.
짜자작- 뿌연 연기 속에서 다섯 줄기 번개가 튀어나왔다. 공간 왜곡 능력자의 그늘에 몸을 숨긴 상급 사이킥 혼터의 연수 합격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테이저 인간의 전격이었다.
“그럴 줄 알았어!”
파앙- 발사라가 번개를 쳐냈다. 파파파파- 허공에 시퍼런 스파크가 주르륵 튀었다. 피릿- 끈끈한 물체가 몸을 휘감았다. 구웅- 공기가 수백 배 무거워졌다. 10톤 무게에 짓눌린 블랙맘바가 휘청했다.
쏴아아- 짜자작- 푸딩처럼 녹은 강철 바닥에 발목이 쑥 빠지는 순간 손톱 크기의 바람 톱날 수천 개와 전격이 쏟아졌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동작을 묶고 피가 부글부글 끓었다.
“사라져랏!”
윙- 비췻빛 섬광이 공동을 휩쓸었다. 에피듐의 원천인 듀테로니온을 증폭 발산하는 발사라의 진정한 궁극기, 파멸탄이다. 샤아아아- 산들바람이 고운 모래사장을 훑고 지나가는 보드라운 소리가 울렸다.
파멸탄은 대상 물체의 전자 공유결합을 끊는다. 원자 결합이 분자, 분자 결합이 결정과 조직을 형성한다. 생체 조직을 형성한 산소, 수소, 철, 탄소, 나트륨, 질소, 칼슘, 인 등이 원소로 돌아가면 조직의 의미가 사라진다.
공동이 적막에 빠졌다. 피도 튀지 않고 육편도 날리지 않았다. 사이킥 혼터 여섯 명은 소리 없이 원소로 돌아갔다. 뿌연 연기조차 깨끗이 사라졌다. 벽과 천장이 한 겹 사라졌다. 천장과 벽틈에 설치된 핀 카메라 수십 개도 원소로 분해되었다.
“헉헉! 듀테로니온이었어. 함부로 사용하면 주인을 잡아묵을 스킬이구마.”
블랙맘바가 비틀했다. 칼질 한 번에 힘이 쭉 빠졌다. 기력이 지풍을 쏠 때보다 열 배는 소모되었다. 아니 생명의 원천이 빠져나갔다. 이놈은 듀테로니온과 동조하는 생체 병기다. 어쩐지 발사라를 처음 잡았을 때 한몸인 듯 익숙했다.
“헉!, 카메라가 몽땅 망가졌다. 차단하라. 격벽을 차단하고 백린과 방사능 오염수를 투입하라.”
놀란 데이비스가 고래고래 소리쳤다.
끼릭- 10m 높이의 천장에서 금속 파이프 수십 개가 튀어나왔다. 쏴아아- 푸르죽죽한 물과 뿌연 연막이 쏟아졌다. 펑- 백린이 발화했다. 불꽃 한 점이 머리카락에 튀었다. 스팟- 공진파가 백린을 퉁겨냈다.
“악독한 놈이군.”
두웅- 공진파가 몸을 감쌌다. 백린이 증기 폭발하면 공동은 초열지옥이 된다. 블랙맘바 할애비라도 수천도 고열엔 숯덩이가 된다. 기화한 방사능 오염수는 더 끔찍하다.
방사선은 종류와 내재한 에너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간은 600래드(rad)에 노출되면 한 시간 이내에 사망한다. 농축된 방사능 증기는 60,000래드에 해당한다. 피폭된 생체조직은 일시에 박살 난다.
‘오픈 게임을 뛰었으니 메인 게임은 넓은 곳에서 해보자고.’
발사라가 격벽에 푹 꽂혔다. 합금 격벽을 믿고 있겠지만, 가루라 동체 재질인 마이크로래티스도 듀테로니온 공진에는 속수무책이다.
지이잉- 빛 기둥이 진동했다. 샤아아- 두께 1,000mm 티타늄 합금 격벽이 모래처럼 내려앉았다. 블랙맘바가 회랑으로 툭 튀어나왔다. 놈들이 준비한 링에서 계속 깨춤 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
콰앙- 공동이 폭발했다. 뚫린 구멍으로 화염과 방사능 증기가 쏟아져나왔다.
“훗, 자기 집을 태우고 방사능으로 채우겠다는데 누가 말려.”
블랙맘바가 비시시 웃었다. 백린에 불타 죽거나 방사능에 피폭사 당하고 싶은 인간은 없다. 물론 체세포가 변형되거나 자식에게 망가진 유전자를 넘겨주고 싶은 인간도 없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하기지에서 도망쳐야 할 것이다. 물론 정상적이지 않은 인간과 그렌델은 소멸 대상이다.
“맹수가 우리를 벗어났다. 오염수를 차단하라.”
“그렌델을 투입하라.”
스피커가 왕왕 울렸다.
51구역입니다. 구글 어스에서 집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