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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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악토마이저1
호넷이 잉거솔의 램 미사일 추적을 받게 된 첫 번째 원인은 IFF(피아식별장치) 문제였다. IFF는 전파를 발신하는 인터로게이터(interrogate)와 응답하는 트래스폰더(transponder)로 구성된다.
장비 손상, 암호화 알고리즘 이상, 마이크로파 방해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유효한 답신을 받지 못한 인터로게이터가 피아 식별을 할 수 없다. 실지로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IFF는 오작동이 잦았다.
통합전투사령부(물방개)는 1985년부터 IFF 개선 사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해외 주둔군의 함정과 항공기였다. 나토 주둔군, 한국 주둔군, 일본 주둔군 등은 주둔국 장비와 동시에 IFF를 개선해야 했다. 제5함대에 차출된 잉거솔 등의 교체 작업이 늦어진 탓에 IFF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두 번째 원인은 가루라가 적도 상공의 위성과 정찰기를 쓸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조기경보 통제기와 페가수스가 사라지는 바람에 함정과 항공기 사이에 데이터링크가 불가능했고, 함정 간에도 정밀한 전술전투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경험이 부족한 지휘관의 성급함은 부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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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2 시저스 기동으로 떼어낸다.
푸확- 오스카1이 플레어를 쏟아내고 급상승했다. 파일럿은 10km에 불과한 램의 사정거리에 희망을 걸었다. 시저스 기동으로 시커를 교란하고 거리를 벌리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스카1 늦었다.
불덩어리에 쫓겨 허둥지둥 멀어지는 오스카2가 후드에 잡혔다.
“빌어먹을!”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램이 바짝 따라붙었다. 뒷덜미가 간질간질했다. 다급해진 파일럿이 컬렉티브를 콱 밟았다. 훅 브레이킹이 걸린 기체가 벌떡 일어섰다. 슈아아- 기체를 스쳐 가던 미사일이 변심했다.
쾅- 근접신관이 작동했다. 콰르르- 폭발 풍이 호넷을 강타했다. 기체가 와그작 비틀렸다. 회피 기동을 하기엔 고도가 너무 낮았다. 강력한 적외선에 유혹당한 또 한 발이 달려들었다. 꽝- 추력을 잃은 호넷이 불덩이가 되었다.
“테러리스트는 개뿔, 내 이럴 줄 알았어!”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의식이 끊어지기 전에 불덩이가 되어 바다로 떨어지는 파트너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암흑이 찾아왔다.
DC-10의 숨통을 끊으려던 F18 호넷 두 대는 어이없이 역관광했다. 관료주의로 인한 안전 불감증과 시그널 불합치가 큰 사고로 이어진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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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아군 함재기를 파리 잡듯이 때려잡은 잉거솔 등의 사정도 별로 좋지 못했다. DC-10 화물칸에는 각종 화기류와 고폭탄, 소이탄, 화학탄 60톤이 실려있었다. 포탄과 쇳덩어리가 하늘에서 우박처럼 쏟아졌다.
“으아악!”
오퍼레이터가 비명을 질렀다. 하얀 휘점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초기 이지스 시스템은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면 재장전되는 시스템이다. 쏟아지는 미사일(?)을 막기엔 턱도 없었다.
애애앵-
“항구 밖으로 전속 전진!”
“기동 회피하라!”
우르릉- 6만 마력 가스터빈 엔진이 거구를 외해로 밀어내고 지그재그 회피 기동에 들어갔다. 안타깝게도 낙하물은 시커가 장착된 미사일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떨어지는 포탄이었다. 회피 기동은 삽질에 불과했다.
“쏴라, 숫자를 줄여라!”
콰콰콰콰- 투투투투- 팰렁스와 씨 스패로가 맹렬히 포탄을 쏟아냈다. 경보 사이렌과 포성, 인간의 아우성이 평화로운 다르에스살람 항구를 뒤집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낙하물 태반이 바다에 떨어졌지만, 함상에 떨어지는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쾅- 쾅- 콰르르- 충격 신관이 작동했다. 포탄과 쇳덩이는 갑판과 데크하우스, 전술전투 에리어를 가리지 않았다. 레이더와 화력 관제시스템이 박살 나고 갑판에 구멍이 뻥뻥 뚫렸다.
“아악!”
“으아악!”
파편을 덮어쓴 해병이 갈가리 찢어지고, 폭발에 휩쓸린 승무원들이 무더기로 바다에 내동댕이쳐졌다. 승조원들이 미친 듯이 엄폐물을 찾아서 달렸다.
포신과 기관총 같은 단순한 쇳덩이도 5,000m 높이에서 떨어지면 포탄과 다를 바 없다. 대전차 발사기에 얻어맞은 대잠 헬기가 박살 나고, M16 소총에 맞은 해병은 고깃덩이가 되었다.
강철 폭우가 끝났다. 악몽 같은 시간이 지나가자 무거운 정적이 찾아왔다. 15초에 불과했지만 구축함 세척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커트윌버는 거세게 불타고, 블루릿지는 CIC와 레이더 사이트가 박살 나고, 대잠 헬기를 잃었다. 잉거솔만 비교적 멀쩡했다. 블루릿지가 커트윌버에 접근했다. 소화시스템이 물과 화학제를 뿌렸지만, 불길이 오히려 커졌다.
쾅- 꽝- 커트윌버 선체 내부에서 폭음이 연속 울렸다. 유폭을 우려한 블루릿지가 허겁지겁 거리를 벌렸다. 커트윌버는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갑판을 관통한 대전차포 두 발이 탄약고에서 폭발했다.
쿠웅- 묵직한 굉음이 터졌다. 커트윌버가 번쩍 들렸다. 콰앙- 폭음이 밤바다를 울렸다. 거대한 선체 중동이 뚝 부러지며 선미와 선수가 번쩍 들렸다. 쿠르르- 함체가 눈 깜짝할 순간에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소용돌이에 말려든 블루릿지가 기우뚱했다. 콰장창- 마지막 남은 씨 호크가 바다에 처박혔다.
“오우 지저스! 커트윌버가~”
“구명정을 내려라.”
“생존자를 구출하라.”
아우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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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이고, 지랄도 쌍으로 치는구마!”
어이가 없었다. 단단히 벼르고 있던 차에 자기네들끼리 치고받고 상황을 끝내버렸다. 호넷이 DC-10 동체를 파손하는 바람에 화물칸에 실려있던 포탄과 화기가 쏟아졌다.
포탄을 요격하려고 쏜 지대공 미사일이 호넷 두 대를 격추하고, 쏟아진 포탄은 구축함 세척을 결딴냈다. 전사에 길이 남을 삽질이요. 블랙코미디였다.
“이크, 이럴 때가 아니지.”
서둘러 조종실로 뛰었다. 구축함에 장착된 SM-2(스탠더드, RIM-66)는 사정거리가 100km~170km다. 우왕좌왕하는 놈들이 정신을 차리면 DC-10을 놓아 보낼 리 만무했다.
스패로우 펀치력이 플라이급이면 SM-2는 헤비급이다. 280kg 탄두에 얻어맞으면 탈출할 틈도 없이 지옥행이다. 꽝- 블랙맘바가 조종실 문을 걷어차고 들어섰다.
“써, 고생하셨습니다.”
마이어가 벌떡 일어나서 위대한 이레이저의 귀환을 반겼다.
“써, 보조 엔진이 점화되었습니다.”
맥과이어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보고했다.
“마이어, 현재 고도는?”
“15,600피트, 외부 기압은 7.5psi입니다.”
“좋아! 즉시 퇴출한다.”
그 정도면 일반인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뒤통수가 근질근질했다. 게이트를 통과할 시간도 아까웠다. 콰드득- 억수갑이 콕핏 격벽을 뜯어냈다.
“나는 뚜바이부르파다. 노바토피아로 가라. 총독이 손실을 보상해 줄 것이다.”
“아, 알미아 알바라도!”
마이어가 감탄했다. 아프리카 항로를 비행하는 파일럿은 물의 나라로 알려진 노바토피아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 없다.”
블랙맘바가 마이어 어깨를 잡고 허공으로 냅다 집어 던졌다. 그냥 뛰어내리다가 불규칙 기류에 빨려 들어가면 항공기 동체와 충돌한다. 마이어는 대답할 틈도 없이 시커먼 허공을 날았다.
“으아아~”
긴 비명이 엔진 소음에 섞였다.
“아악!”
식겁한 맥과이어가 지레 비명을 질렀다.
“쪼다 자식!”
엉덩이를 뻥 차고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아니나다를까 시뻘건 불줄기가 달려들었다. 꽝- 스탠다더가 콕핏을 직격했다. 다섯 겹의 윈드실드가 박살 나고 미사일이 조종실에 뛰어들었다. 5㎡ 남짓한 조종실이 폭죽처럼 터졌다.
꽝- 연이어 들이닥친 미사일이 왼쪽 주익을 강타했다. 날개가 튀어 올랐다. 내부 탱크를 채운 항공유 10만 리터가 동체를 뒤덮었다. 콰앙- 말도 많고 탈도 많은 DC-10이 화려한 최후를 마쳤다. 다르에스살람 시내에 때아닌 유성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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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맘바는 율리우스 공항에서 비즈니스 제트기를 섭외했다. 정체가 드러난 마당에 애써서 CIA 촉수를 피할 이유가 없었다. 앨버트 호수 서안의 부니아 비행장에 내린 그는 115km를 단숨에 주파했다.
DC-10이 다르에스살람 상공에서 공중 폭발하는지 세 시간 후 블랙맘바가 응판와자 그린 캠프 F 섹터에 나타났다. 막상 장소를 찾고 보니 눈에 익은 곳이었다.
쌈디와 함께 아레바사 인질범을 추적할 때 올랐던 원숭이 절벽이었다. 당시엔 원숭이떼가 절벽을 뛰어다니고, 빗물이 폭포처럼 절벽을 타고 쏟아지던 절경이었는데 지금은 절벽 허리가 뭉텅 끊어져서 흉한 속살을 드러냈다. 비상 구급낭에 넣어둔 쪽지를 꺼냈다.
[무너진 병풍 바위 벼락 목, 죽어도 사랑해. 미안해!]글씨가 뭉개졌지만, 내용은 머릿속에 들어있다. 무엇이 그리도 미안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오파츠를 넘겨주었을까? 먹먹한 심정으로 절개지를 올려보았다.
단층 절개지를 바람같이 뛰어올랐다. 절벽에 올라서자 우람한 수직 바위가 병풍을 친 듯 앞을 막았다. 바위에 올라서면 끝없는 이투리 수해가 펼쳐진다.
벼락에 불탄 림발리 고목 앞에 섰다. 우우웅- 가슴이 울었다. 아니 비상 구급낭 속의 오파츠가 진동했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리저리 휘둘리는 힘없는 애인이 안타까워서 힘을 주고 싶었을까? 불꽃같이 사랑하고 불꽃 속에서 생을 마친 그녀가 애달팠다.
죽은 자는 기억으로 남고, 산자는 산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공진파를 끌어올렸다. 화르륵- 재가 되어 흩어지는 쪽지와 함께 혜영의 영상도 사라졌다.
우우웅- 오파츠가 재촉하듯 진동했다. 부름에 응답하듯 시커먼 동굴 같은 부근으로 들어갔다. 오파츠는 칡덩굴처럼 얽힌 부근 틈에 끼워져 있었다. 세 번째 오파츠다.
“이것이었나!”
블랙맘바가 싸늘한 냉기를 뿜는 유백색 타원형 형태의 금속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오파츠는 장지름 200mm, 단지름 100mm, 중심에 연푸른 보석이 박혀있고, 가장자리 아래위에 사각형 홈과 둥근 홈이 파여있었다.
척 보기에도 구멍 두 개는 사다리꼴 오파츠와 원통형 오파츠 크기와 일치했다. 비상 구급낭에서 오파츠를 꺼내서 구멍에 끼웠다.
찰칵- 찰칵- 안성맞춤이었다. 오파츠 세 개가 원래 한몸인 듯 일체화되었다. 우웅- 푸른 빛무리가 솟아올랐다. 치르륵- 미세한 소음이 일었다. 원통형 오파츠가 회전했다.
“대단하군!”
수천 개의 원판의 제각각 시차를 두고 회전했다. 두께 20mm 원판은 수를 셀 수 없는 수많은 원판이 중첩된 형태였다. 지이잉- 오파츠가 자신보다 세배 큰 원판을 토했다.
‘새끼가 어미를 낳나?’
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눈을 끔벅일 때 원판 중앙에 손바닥 모양이 음각되었다. 블랙맘바는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을 척 붙였다.
“윽!”
손바닥이 화끈했다. 추르르- 피가 빨려 들어갔다. 건조한 기계음이 울렸다.
“היי, אני לא נלחם רק הולך בסדר תודה אני לא נלחם רק אני לא נלחם רק הולך בסדר תודה(콘크레투스력 128,314,252년, 니알라다스 권속 에피듐, 정크 게놈 일치율 15%, 액티브 게놈 일치율 0.954%, 카오스 에너지 활성율 1.001%, 불량 에피듐이나 카오스 에너지 활성화 기준 충족, 카토마이저 권한 승인. 악토마이저 가동 에너지를 투입하시오.)”
신기하게도 들어본 적 없는 기계음이 이해되었다. 깜둥이와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때와 비슷한 현상이었다.
“תודה(에너지를 투입하시오).”
오파츠가 재촉했다.
“뭔 에너지?”
두웅- 공진파를 밀어 넣었다.
“לחם רק אני בסדר(가동 에너지를 투입하시오).”
“임마, 그런 것 없어!”
블랙맘바가 버럭 했다. 지이잉- 패널이 오파츠 속으로 사라졌다.
“נלחם רק הולך(무식한 에피듐! 기초지식 전수 프로세스 가동).”
오파츠가 형형색색의 빛을 뿜었다. 빛이 오로라처럼 너울거리며 홀로그램을 만들었다. 한편의 우주생물학(astrobiology)이 펼쳐졌다.
광대한 우주가 펼쳐졌다. 불타는 항성과 끓어오르는 행성이 줄줄이 지나갔다. 달보다 큰 행성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했다. 테이아에 포함된 엄청난 물과 원소, 충격 에너지가 지구 내부에 고스란히 보존되고, 불과 얼음의 시대가 교차했다. 지구가 불타고 얼어붙는 짧은 기간에 수많은 생물이 등장하고 소멸하고, 문명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43억 년이 지났다. 초속 200m 강풍이 몰아치고, 3km 높이의 빙하가 바닷물을 밀어붙이던 시대가 끝났다. 적도부터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바다와 육지에 원시적인 생물이 번성했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왔다. 3억5천만 년 전에 가니메데로 피신했던 콘크레투스 족이 거제도 크기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왔다. 우주선은 현재 루웬조리 산맥에 착륙했다.
콘크레투스 족 숫자는 50만, 한 줌밖에 안 되는 인구가 전 지구로 퍼졌다. 콘크레투스는 지상, 해저, 남극, 지저를 가리지 않고 문명을 건설했다. 육체적 노동은 전적으로 에피듐의 몫이었다.
1억 년이 지나는 동안 콘크레투스는 반 정신체로 진화했다. 아니 진화가 아니라 퇴행이었다. 운석에 묻어온 우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현상이었다. 지적 능력은 높아졌지만, 유전자 시스템이 무너지고 생체조직이 변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