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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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악토마이저2
멸종 위기에 처한 콘크레투스의 마지막 걸작이 아드라스였다. 세포도 내구연한이 있다. 산다는 것은 세포가 분열한다는 의미다. 분열이 계속되면 DNA를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닳고,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늙어간다.
호문클루스 아드라스는 영혼 없는 육체다. 아드라스의 뇌는 텔로미어 재생 효소인 텔로머레이스를 끝없이 생산했다. 콘크레투스는 죽지 않는 강건한 육체를 얻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육체는 시간을 견뎠지만, 정신이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
지쳐버린 정신은 자극을 갈구했지만, 이성적인 콘크레투스 사회는 재미없는 천국이었다. 섹스도 없고, 육체를 움직이는 스포츠도 없고, 도박도 없고, 게임도 없었다.
종내 파괴와 살육으로 영혼의 허기를 채우려는 콘크레투스가 속출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주거지가 파괴되었다. 화산을 터뜨려서 광대한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운석을 끌어들여서 수많은 동식물을 멸종시켰다.
견디다 못한 콘크레투스는 영혼이 붕괴한 자들을 영혼 바이러스에 감염된 존재, 니알라텝으로 규정하고 추방했다. 그렇게 이성과 과학 문명의 극점에서 콘크레투스 시대는 황혼의 세기로 접어들었다.
삼만 년이 흘렀다. 지구에서 쫓겨난 니알라텝은 옛 피신처였던 가니메데에 집결했다. 혹독한 우주 환경에 적응한 니알라텝은 강력해진 육체적 능력과 초능력을 앞세워 지구를 침공했다. 그렇게 신과 악마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콘크레투스와 니알라텝은 살기 좋은 지구가 망가지기를 원치 않았다. 행성급 무기를 봉인하고 힘과 힘으로 맞붙었다. 니알라텝의 초능력도 산을 무너뜨리고 강을 뒤집는 에피듐의 전투력에는 역부족이었다.
밀리던 니알라텝이 묘수를 냈다. 콘크레투스와 니알라텝은 한 뿌리다. 니알라텝은 암흑기를 이용해서 콘크레투스의 사역 로봇과 접속했다. 사역 로봇이 에피듐과 주인인 콘크레투스를 공격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속출했다.
궁지에 몰린 콘크레투스는 훗날을 기약했다. 4차원 타임캡슐 악토마이저와 악토마이저에 진입할 수 있는 시공 게이트인 카토마이저를 제작해서 지저와 지표에 숨겼다.
콘크레투스는 생체병기 헤카를 악토마이저 수호자로 배치하고, 지구 깊숙이 잠들어있는 테이아 에너지를 끌어냈다. 수십억 년 동안 지구 심부에서 증폭된 테이아 에너지는 콘크레투스의 계산을 초월했다.
지각이 깨지고 LV10 수준의 초 플리니식 화산이 용암 홍수를 쏟아냈다. 인류 최악의 화산 폭발로 기록된 탐보라 화산 폭발은 모닥불에 불과했다. 지구는 불덩어리가 되고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재가 되었다.
46억 년에 걸친 장대한 우주 드라마와 1억8천만 년에 걸친 콘크레투스 역사가 10분 동안에 주마등으로 지나갔다. 팟- 홀로그램이 사라졌다. 무식한 에피듐 기초교육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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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씨네마 대사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시간은 위대했다. 신이 있다면 시간이 바로 신이다.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하면 호모 사피엔스는 2초 전에 출현했다. 콘크레투스의 장구한 역사와 비교하면 손톱깎이로 잘라낸 손톱만큼이나 짧은 시간이었다.
내일도 해가 뜰 것인지, 산소 농도가 유지될지, 바다가 여전히 출렁댈지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콘크레투스의 멸망은 시공간을 극복했다는 착각 때문이었다. 우주 먼지에 불과한 지구에 빌붙어서 아웅다웅 지지고 볶는 인간은 얼마나 무지하고 한심한 존재인가! 지구 역사를 6,000년이라고 믿는 사람이나 천재 물리학자나 무지하기는 오십보백보다.
“카토마이저!”
넋이 빠진 블랙맘바가 손에 든 오파츠를 멍하니 보았다. 합체한 오파츠 세 개는 카토마이저라 불리는 시공 게이트였다. 콘크레투스의 진정한 유물이 수억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서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우연일까?
세상에 우연은 없다. 우연은 인간의 인지 범위를 벗어난 필연이다. 지구는 늙었고, 황금시대는 영원히 지속하지 않는다.
기가 찼다. 자신과 라마르틴은 1억 년 전에 신마 대전을 벌인 존재의 유전자를 전승했다. 에피듐은 광포하지만, 머리가 나쁘다. 자신이 불량 에피듐이라면 라마르틴은 불량 콘크레투스다.
라마르틴이 지구를 침공한 니알라텝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존재라면 가니메데에 니알라텝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외계인 침공이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섰다.
“왜 나만 갖고 그래!
부쩍 불안해진 블랙맘바가 볼멘소리를 뱉었다. 천지자연의 섭리가 최악의 과제를 던질 것만 같았다.
“응?”
소란을 떨던 콜로버스 원숭이와 앵무새 소리가 사라졌다. 풀숲을 기어가는 독사와 사냥 나가는 시아푸 개미 소리도 사라졌다. 대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찌이잉- 초감각이 뒤늦게 경보를 울렸다.
‘머꼬?’
고개를 퍼뜩 들었다. 연못에 돌이 떨어진 듯 동심원 파장이 주르르 퍼졌다.
“그대가 블랙맘바인가?”
공간이 출렁했다. 5척 단신의 늙은이가 땅에서 솟아난 듯 등장했다.
“니알라텝!”
블랙맘바는 본질을 볼 수 있다. 광폭한 포스에 아연 긴장했다. 외형은 어떤 형태든 중요치 않다. 행성급 재해인 가루라도 귀여운 치킨으로 변신한다.
“본좌를 알고 있군. 비슷하지만 정답은 아닐세.”
라마르틴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익숙한 에너지 파동을 감지하는 즉시 에너지 손실을 무릅쓰고 공간 이동한 보람이 있었다.
“모르는 건 당신이다. 미치광이 유전자 한 조각을 얻은 주제에 세상의 주인인 양 설치는 꼴이 가관이군.”
“허, 제대로 알고 있군. 위대한 바포멧의 후예여, 나와 손을 잡자.”
라마르틴은 도발을 슬쩍 비켜갔다. 껴안을 듯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머땀시 당신과 손을 잡아야 하지?”
묘한 위화감을 느낀 그는 도발성 대화로 상대를 자극하며 뇌파 진동 폭과 맥놀이를 읽었다.
“우주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그대와 내가 손잡으면 지구, 아니 우주를 지배할 수 있다.”
“헐!”
블랙맘바가 입을 쩍 벌렸다. 객기로 시작한 노바토피아를 건사하느라 응심제 가족도 제대로 못 챙기는 판국이다. 지금도 머리털이 빠지고 불알이 요령 소리를 내는데 우주 지배라니! 통째로 줘도 식겁하고 도망갈 판이다.
“우주를 지배해서 뭐하게?”
“숙명이다. 그대와 나는 지배자의 운명을 타고난 위대한 존재다.”
“나는 당신의 꼬붕인 프리메이슨과 키메라 군단을 박살 냈다. 유감이 많을 텐데…….”
블랙맘바가 말꼬리를 흐렸다.
“흐흐흐, 그까짓 소모품은 백만천만이 죽어도 상관없다. 외우주에는 그보다 훨씬 튼튼한 하등 존재가 수없이 많다.”
라마르틴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뭣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않고 어둠 속에서 음모나 꾸미고 있었지?”
블랙맘바가 재차 도발했다.
“흐흐흐!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마르틴이 피식 웃었다.
‘이것 봐라!’
블랙맘바가 이채를 띠었다. 위화감의 정체는 뇌파였다. 라마르틴의 뇌파가 수면 파처럼 느려졌다 빨라졌다 딜레이가 발생했다.
뇌파를 비롯한 전자기파는 전기파와 자기파가 쌍으로 진행하는 횡파다. 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편광 파는 다른 파장의 간섭을 배제한다. 자신과 가루라가 주고받는 사념 파가 편광 파다.
“오호! 시답잖은 떨거지를 자꾸 보낸 이유가 따로 있었군. 그렇지 않나? 본신을 잃은 사념 찌꺼기 양반!”
블랙맘바가 썩은 미소를 지었다. 눈앞의 라마르틴은 일종의 호문클루스다. 깜둥이를 경험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다. 본신은 루웬조리 오랑니키 계곡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건방진 놈!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 주마.’
정곡을 찔린 라마르틴의 아바타가 부르르 떨었다. 암흑기가 소리 없이 밀려들었다. 투웅- 공진파가 끈적한 기운을 밀어냈다.
‘이놈 보게!’
라마르틴은 살짝 당황했다. 암흑기를 간단히 튕겨낸 놈의 포스가 익숙했다. 구웅- 라마르틴이 재차 암흑기를 밀어 보냈다. 백전노장 블랙맘바가 넋 놓고 당할 리 없다. 푸왕- 공진파에 막힌 암흑기가 폭발했다. 대기가 밀려나고 흙먼지가 휘날렸다.
‘틀림없군!’
라마르틴이 이를 갈았다. 자신과 니알라텝, 오덤을 박살 낸 카오스 포스다. 용암에 녹아버린 육체를 복구하느라 빙하 속에 칩거한 지 278년이 지났다. 쌓이고 쌓인 원한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대는 바포멧인가? 땡중의 후예인가?”
라마르틴의 눈이 살기로 물들었다. 블랙맘바가 땡중의 후예라면 협상은 물 건너갔다.
‘땡중? 아놔, 사부 영감탱이가 언제 아프리카에서 사고를 쳤지?’
블랙맘바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바포멧은 콘크레투스와 관련된 무엇을 지칭하는 용어로 짐작되었다. 문제는 너무나 익숙한 한국어 비칭, 땡중이었다.
“너는 누구냐? 땡중은 어디 있나?”
블랙맘바가 인상을 찌푸렸다. 바늘 끝처럼 예리한 음파가 고막을 쑤셨다. 머리통이 웅웅 울렸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땡중은 절간에 가서 찾아라. 나는 동방불패다.”
파앙- 폭갈에 공기가 확 밀려 나갔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자잘한 바위가 절개지를 굴렀다.
“동방불패? 역시 극동에서 왔군. 먼지로 만들어 주마.”
라마르틴이 까마귀 발톱 같은 손을 불쑥 내밀었다. 블랙맘바가 공진파 실드를 쳤다. 카토마이저 홀로그램에서 본 에어밤 스킬이다.
꽝- 대기가 폭발했다. 초감각도 공격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 블랙맘바가 걷어차인 축구공처럼 날아가고 지면에 크레이터가 푹 파였다. 우지직- 콰당탕- 블랙맘바가 역도를 거스르지 않고 나무를 수십 그루 박살 내며 밀려갔다.
‘격공장 종류인가?’
블랙맘바가 옷을 툴툴 털고 일어났다. 가슴이 뻐근했다.
‘에어밤을 버텨?’
라마르틴이 움찔했다.
“짝퉁 주제에 제법이군. 한 대 맞았으니 돌려주지.”
검지로 허공을 콕 찍었다. 퍽- 라마르틴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고 핏물이 튀었다.
“헛!”
퍽퍽퍽- 놀람이 끝나기도 전에 가슴과 복부에서 연속 피가 튀었다.
“이게 뭐지?”
라마르틴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멍하니 구멍을 내려보았다. 포스가 매개체 없이 공간을 도약했다. 텔레포트할 틈도 없었다. 땡중은 이처럼 음습하고 치명적인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흐흐흐! 짜릿하지? 이자까지 돌려주었다.”
히죽거렸지만 속으로는 놀랐다.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타격을 줄줄 알았는데 끄떡도 않았다. 지풍을 네 번 연속 뽑아내자 머리가 어질거렸다.
한 수를 주고받은 에피듐과 콘크레투스는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블랙맘바는 짧은 시간에 정신력을 과다하게 소모한 후유증을 다스리고, 라마르틴은 포스를 집중해서 아바타를 복구했다.
“어린 것이 제법이군.”
스스스- 지풍에 뚫린 구멍이 사라졌다. 라마르틴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가공할 에너지 유동을 느낀 블랙맘바가 락샤샤 핸들을 잡아뽑았다. 콰우우- 물고기 비늘 수만 개가 공간을 덮었다.
슈아앙- 락샤샤가 물샐틈없는 편막을 쳤다. 카카카캉- 섬광이 번쩍이고 푸르스름한 연기가 자욱이 피었다. 고열에 공기가 불타는 소리가 찍찍 울렸다.
비늘은 강철을 무 베듯 잘라버리는 락샤샤의 역도를 거뜬히 버텼다. 기이잉- 락샤샤에 튕겨 나간 비늘이 가속도를 얻어서 피라니아 떼처럼 쇄도했다.
콰콰콰콰- 회오리 두 개가 무섭게 충돌했다. 공간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막대한 압력에 눌린 블랙맘바가 땅속으로 밀려들어 갔다.
“이것도 덤으로 주지.”
고오오오- 대꼬챙이처럼 변한 라마르틴의 몸에서 비늘이 재차 쏟아졌다. 신체 조직을 몽땅 날려 보낸 라마르틴은 하얀 뼈다귀만 남았다.
휘르르- 비늘이 뭉쳤다. 쾅쾅쾅- 망치로 변한 비늘이 머리를 못 박듯이 때려 박았다. 망치에 실린 역도는 최소 20톤이었다. 철두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빌어먹을 새끼, 기분 나빠 죽겠네.”
두웅- 압축 공진파가 정수리를 방어했다. 발아래와 정수리에 깔린 공진파 매트가 판형 스프링처럼 충격을 흡수했다. 블랙맘바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가지처럼 출렁거렸다.
‘뭐 저런 놈이 있지?’
라마르틴은 기가 질렸다. 강철을 가루로 갈아버리는 슬래쉬 촙을 거뜬히 버티는 괴물이 있을 줄이야. 슬래쉬 촙은 신체조직을 암흑기와 버무린 공격이다. 슬슬 신체에 무리가 왔다.
“후웁!”
쏴아아- 블랙맘바를 공격하던 비늘과 망치가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처처처척- 해골에 살이 붙고 옷이 생겼다. 옷도 인간 생활을 위한 이미테이션일뿐, 신체 조직이었다.
“흥, 변태새끼!”
슈앙- 회오리바람이 비늘을 따라붙었다. 지구 최강의 싸움꾼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헛, 막아랏!”
놀란 라마르틴이 경호성을 뱉었다. 푸확- 지표가 뒤집혔다. 땅속에서 이무기가 튀어나왔다. 지중형 슈퍼 그렌델 로시에르의 주특기는 초고열의 화염 브레스와 강력한 육체를 활용한 육탄 돌격이다.
화르르- 불기둥이 회오리를 휩쓸었다. 대형 화염방사기가 따로 없었다. 쉭- 회오리가 순간 이동했다. 퍼엉- 표적을 잃은 불기둥이 폭발했다.
화르르- 졸지에 불꽃을 뒤집어쓴 숲이 거세게 타올랐다. 쌩- 로시에르가 긴 목을 채찍처럼 휘둘렀다. 꽝- 지름 5m 동체가 거목과 바위를 헛되이 박살 냈다. 로시에르는 상성이 좋지 않은 적수를 만났다. 스피드에서 앞선 블랙맘바가 턱밑에 달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