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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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악토마이저4
콰앙- 방폐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소형 원자로와 변전소가 폭발했다. 프랭클린 피뢰침은 물론, 스트리머를 방사하는 고전압 펄스 식 피뢰침도 쏟아지는 낙뢰를 감당하지 못했다. 과전압에 피뢰침이 녹아버리자 번개가 무차별로 지상 건물을 유린했다.
경비실, 장비 수리실, 차고, 인수 저장소, 장비 셀타 할 것 없이 지상 시설물은 몽땅 불길에 휩싸였다. 초속 100m 토네이도가 불길을 부채질하고 뜯어진 건물 잔해가 총알처럼 날아다녔다. 머큐리 방폐장은 한순간에 화염지옥으로 화했다.
치명적인 방사능 폭풍까지 가세한 엘크 분지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살아남지 못했다. 아메리카만이 핵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양키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오만일 뿐이었다.
광학미체가 풀린 가루라 동체가 드러났다. 부우욱- 태양처럼 밝은 광원이 머큐리 방폐장을 환하게 밝혔다.
[내 잘못 아니다.]인공지능은 감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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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푼다리 물의 궁전,
보고를 마친 선우현이 ‘나 잘했지?’하는 표정으로 어깨에 힘을 넣었다. 진순의 얼굴이 눈물로 흠뻑 젖고, 에델은 입술을 꼭 깨물고, 옴부티 등은 침중해졌다. 회의실 공기가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음마! 분위기가 어케 이럼둥?’
선우현이 움찔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그분은 어디에 묻혔나요?”
진순이 불호를 외고 눈물을 닦았다. 사춘기 시절에 본 인 선생은 자체발광 여신이었다. 어떤 남자가 장미처럼 화사하고 물망초처럼 청초한 그녀에게 반하지 않겠는가. 우수에 찬 눈망울을 볼 때면 여자인 자신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의 야망을 찾아서 떠나버린 여자, 그토록 미웠던 배신자가 이역만리 아프리카에서 오빠를 만나고, 비참한 최후를 마칠 줄이야! 인연은 길고도 질겼다.
“키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바람의 언덕입네다. 와킬께서 직접 바위 속에 안장했습네다.”
“그랬군요. 그분은 행복했을 거예요. 응무소주 이생기심!”
진순이 호로록 한숨을 쉬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육신을 맡긴 인 선생이 부러웠다. 병아리를 지키는 암탉이라고나 할까. 그녀를 증오한 이유는 사랑을 뺏겨서가 아니라 오빠를 수렁으로 끌어들인 마구니였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서 사랑에는 정답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사랑은 자신과 방향이 달랐을 뿐 진실했다. 인 선생의 처지에서 보면 진순 본인이 중간에 끼어든 방해꾼이었다.
잘 태어남은 잘 사는 것만 못하고, 잘 사는 것은 잘 죽는 것만 못하다고 큰스님이 말씀하셨다. 자신도 세 가지 중의 하나를 택하라면 잘 죽고 싶었다.
“아저씨, 뚜바이가 가란다고 넵하고 빠져나온 거예요? 그런 거여요?”
에델이 칙칙한 분위기를 깼다. 그녀는 혜영과 접점이 없다. 죽은 여자는 불쌍하지만, 뚜바이를 떠났던 여자다. 떠났으면 그만이지 왜 뚜바이를 사지에 끌어들인단 말인가. 그녀만 아니라면 뚜바이는 이투리 정글에서 악전고투할 이유가 없었다. 짜증이 애꿎은 선우현에게 쏟아졌다.
“아니, 그게 말입네다. 그거이 내래 도움은커녕~”
선우현이 버벅거렸다. 잘못 했다간 주먹이 날아올 분위기였다.
“그만둬요!”
찬바람이 쌩 돌았다. 국민 천사는 사라지고 새끼 잃은 어미 고양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내가 뭘 어쨌다고?’
선우현은 화를 내는 에델이 이해되지 않았다. 와킬의 부담이 되지 않으려고 천신만고 이투리를 빠져나왔는데 왜 화를 낸단 말인가?
크크크- 디노가 비웃듯이 콧바람을 뿜었다.
‘망할 놈의 짐승!’
선우현이 몰래 눈을 부라렸다.
‘쪼다 자식, 저러니 여자가 없지.’
옴부티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선우현은 에델 앞에서 혜영이란 아가씨를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에델이 천사처럼 순수하고 이타적이지만, 오매불망 기다리는 임이 엉뚱한 여자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는데 기분 좋을 리 없다.
“아가씨, 와킬의 성격을 알지 않습니까? 와킬은 예전에도 동료를 챙기다 죽을 뻔했습니다. 프레데터는 반불사 괴수입니다. 선우현과 즐루는 빠져주는 게 와킬을 돕는 겁니다.”
옴부티가 역성을 들었다. 갈굼당하는 쫄따구가 불쌍했다.
“군인이 이기는 싸움만 하면 할 수 있나요? 그 말씀은 의사보고 살릴 수 있는 사람만 치료하란 소리와 뭐가 다르죠?”
에델이 쨍하니 소리치며 선우현을 노려보았다.
‘힉!’
선우현의 목이 쑥 들어갔다. 살벌한 눈빛에 암 걸릴 것 같았다.
“디노, 가자!”
에델이 벌떡 일어났다.
“루드리!”
듣고만 있던 진순이 손을 내저었다.
“언니, 나는 뚜바이와 함께 하겠어요.”
“우선 앉아요. 오빠를 믿으세요. 치킨도 오빠와 함께 있잖아요.”
“그래도…….”
에델이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뚜바이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끔찍한 정글에서 홀로 싸우는 뚜바이가 안타까워 미칠 지경이었다.
“루드리, 진정해요. 오빠는 공사를 구분 못 하는 분이 아녜요. 프리메이슨과 미국을 상대로 싸우는 이유는 그 여자 때문이 아니라 나라와 가족을 위해서예요.”
“그러니까 뚜바이를 도와야죠.”
“지금부터 의논해 보자고요. 마고 언니!”
“네, 큰아가씨!”
마고가 고개를 숙였다. 노바 군단 전투복을 입고 칠지도를 가슴에 안은 장대한 체격의 마고는 무당이 아니라 전사로 보였다. 실제로 그는 잔인한 망치로 불리는 옹브레스 뚜바이의 일원이었다.
“오빠는 무사한가요?”
“염려 마세요. 어젯밤에 오방진을 벌리고 대신(大神)님의 별을 살펴보았습니다. 대신께선 강건합니다.”
“큰아가씨, 보니파스 노바의 정보에 의하면 와킬과 가루라가 군사위성과 정찰기를 모조리 박살 냈답니다. 눈을 잃은 아메리카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일본 사세보 항에 정박 중이던 자위대 함대와 미군 함정이 박살 나고, 정체불명의 괴물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습니다. 다르에스살람항의 미군 구축함이 침몰하고 전투기가 추락했습니다. 와킬이 아니면 누가 천하의 미군을 묵사발 내겠습니까? 우리도 와킬과 연락할 방법이 사라졌지만, 양키는 정신없이 휘둘리고 있습니다.”
아흐마드가 거들었다.
“그렇다네요.”
진순이 빙그레 웃으며 에델을 돌아보았다.
“오우, 대단한 뚜바이!”
에델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역시!”
옴부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델보다 세 살 어린 진순이 언니가 된 이유는 와킬과 인연을 맺은 순서만이 아니었다. 에델은 여자고 진순은 여장부다.
“마고 언니, 오빠가 잘 처리하겠죠?”
“천박한 능력으로 대신님의 미래를 훔쳐볼 수 없습니다. 다만, 무적자의 별이 불타오르고 모양을 볼 때 대신님이 대적자를 만난 듯합니다.”
“대적자?”
“천지자연은 공평합니다. 아니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습니다. 대신께서 강림하심은 대적자 소멸이 목적인 듯합니다.”
“호오! 대적자는 프리메이슨인가요?”
“아마도요.”
“아마겟돈인가요?”
“선천역사와 후천역사의 바뀜이라 해야겠죠.”
“쌈디 아저씨, 선우현 아저씨가 프레데터를 감당할 수 있나요?”
진순이 쌈디를 쳐다보았다.
“프레데터는 몇 종류가 있다. 쫄따구 전투력은 하급 인간형 프레데터와 비슷하다. 별 도움이 안 된다. 나도 거대한 야수형 프레데터를 감당하지 못했다.”
“요즘도 프레데터가 침입하나요?”
“글쎄, 디망쉬와 내가 잡아 죽인 놈만도 사십이다. 놈들이 포기했는지 전멸했는지 근래엔 보이지 않네.”
“모하메드 아저씨, 프리메이슨이 어떻게 나올까요?”
“당하고 있을 놈들이 아닙니다. 프리메이슨은 아메리카합중국의 행정부, 군부, 정보부, 군산복합체, 곡물 카르텔, 에너지 카르텔을 장악한 집단입니다. 프리메이슨이 곧 아메리카합중국입니다. 프레데터와 특수부대가 꺾였으니 해외 주둔 미군과 신속기동군이 대대적으로 움직일 겁니다.”
“우짜노? 오빠는 살인을 싫어하는데…….”
진순은 가슴이 아팠다.
“아저씨, 우리 전력이 미국에 일격을 가하기에 부족한가요?”
에델이 서슬 퍼런 얼굴로 옴부티를 쳐다보았다.
“물론 아니지요. 애국심과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기동군이 8만, 방위군이 50만입니다. 예비군도 20만으로 늘어났습니다. 전면전은 턱도 없지만, 비정규전으로 맞서면 헐렁한 미군쯤은 샌드백 치듯 두드릴 수 있습니다.”
옴부티는 자신만만했다. 맘루크 시르께시 암살술을 익힌 아사신 부대만 아메리카 본토에 풀어놓아도 양키는 지리멸렬한다.
“구경만 할 건가요?”
“그럴리가요! 기동군단이 출동 대기중입니다.”
옴부티는 시원시원했다.
“모하메드 아저씨, 당장 위협적인 세력은 어딘가요?”
“이투리 응판와자의 그린 캠프와 에드워드 호수 북단 므폰드웨 기지입니다. 대구경 야포와 다연장 로켓포가 속속 반입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좋아요. 괴물은 오빠가 처리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그린 캠프와 므폰드웨 기지를 쓸어버리고 추가 투입되는 미군을 차단합니다. 쌈디 아저씨, 문제없죠?”
“허접한 것들이야 한주먹 거리지.”
쌈디는 입이 찢어졌다. 가족을 지키라는 와킬의 명령 때문에 꼼짝도 못 하던 차에 잘 되었다.
“길티, 날래 가자우, 호전광 괴뢰 패당을 씨종자없이 죽탕쳐 버리자우.”
선우현이 좋아라. 나섰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다.
“언니, 군인 아저씨들이 많이 죽고 다칠 텐데…….”
에델의 얼굴이 흐려졌다.
“루드리, 우리나라를 탐내는 차드 정부와 리비아, 수단이 꼼짝 못 하는 이유를 몰라서 그래? 호랑이가 고슴도치를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가시에 찔리기 때문이야. 평화를 지키려면 총을 쏴야 해. 여러분은 한 줌의 피를 아끼다가 한 드럼의 피를 흘릴 건가요?”
진순이 번쩍이는 봉안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뚜바이부르파 에스터 아베크 누!(뚜바이부르파께서 우리와 함께!)”
옴부티 등이 일제히 두 팔을 들고 외쳤다.
똑똑- 아흐마드가 들어섰다.
“큰아가씨, 요아 호수에서 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인공 구조물 그림자가 수면에 어른어른 비칩니다. 호수 바닥에 무엇인가 나타났습니다.”
요아 호수는 물 맑기로 유명한 바이칼 호수보다 맑다. 깊은 곳은 수심이 400m에 가깝지만, 바람 없이 맑은 날에는 바닥을 볼 수 있다.
“그림자? 신기루가 아닌가요?”
진순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닙니다. 뱃놀이하던 젊은 남녀의 신고를 받고 하좌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뾰족한 첨탑이 다섯 개 있는 오각형 구조물입니다.”
“아흐마드, 잠수부를 투입했나?”
옴부티가 물었다. 노바토피아는 기적이 살아있는 땅이다. 아흐마드가 직접 보고할 정도면 확인이 필요했다.
“인공 구조물이 위치한 지점의 수심은 360m입니다. 전문 잠수부도 없고 장비도 없습니다. 물질께나 한다는 맘루크 대원도 70m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너무 깊군!”
옴부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의 나라로 불리지만 노바토피아 국토는 사하라 사막이다. 용맹한 전사들도 사막과 산악에 능할 뿐, 물에 익숙한 실력자가 없었다. 360m는 특수장비를 착용한 잠수부를 불러도 곤란한 수심이다.
“내레 확인하고 오겠슴둥.”
선우현이 나섰다. 300m쯤은 어찌어찌 잠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체면을 만회할 찬스다.
“내가 다녀오지.”
커다란 손이 선우현의 어깨를 툭 쳤다.
“헉!”
놀란 선우현이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턱- 주먹이 바이스에 물린 듯 꼼짝도 않았다.
“이투리에서 고생했다더니 많이 늘었군.”
천하무쌍의 미남이 빙그레 웃었다. 평소엔 그림자도 보이지 않던 재수 없는 상판대기가 뜬금없이 나타났다.
“디망쉬!”
선우현의 눈이 커졌다.
“호수 바닥의 인공 구조물은 고대 유적일 가능성이 크다. 유적 방어 시스템이 가동되면 400m 수심에서 피할 수 있을까? 새끼도 못 까보고 죽고 싶진 않겠지?”
“그 그건 아니지비.”
선우현이 슬며시 물러났다.
“진순, 동방불패는 약하지 않다.”
“오빠가 약해서 나서는 게 아녜요.”
“쳇, 얼른 씨를 받고 싶어서겠지. 쌈디, 헛짓 말고 진순과 에델이나 잘 지켜!”
깜둥이가 눈을 부라리고 번득 사라졌다.
“크크크!”
옴부티 등이 소리를 죽여서 낄낄거렸다.
“아저씨들, 망치는 못 박는데 쓸 거예요?”
얼굴이 빨개진 진순이 버럭 했다.
“뚜바이부르파 에스터 아베크 누!”
옹브래스 뚜바이(뚜바이부르파의 그림자)들이 회의실을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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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르르- 흑표범이 스며들 듯이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
[에너지 유동! 에너지 유동!]깜둥이가 오망성 구조물에 접근하는 순간 카토마이저가 경고했다. 핏- 깜둥이가 쏜살같이 이탈했다. 슝슝슝- 첨탑에서 빛줄기가 쏟아졌다.
퍽퍽퍽-
“컥!”
졸지에 광선포를 무차별로 얻어맞은 깜둥이가 너덜더덜해졌다.
“아이고 망할 것, 내 이럴 줄 알았다.”
쉬이이- 깜둥이가 공유전자 결합을 풀고 물 분자와 섞였다. 거무스레한 물이 출렁출렁 오망성 구조물을 휘돌았다. 뚜뚜뚜- 스카우터가 구조물을 스캔했다.
[지상체 90,000㎥, 지중체 27,000,000㎥, 지상체 방어 무기 섬광포 5, 입자가속포 5, 지중체 판독 불가. 진입 불가…….]“흥! 진입 불가는 개뿔, 내 친구 동방불패가 안 되면 되게 하라고 했거든.”
스카우터를 접촉하면 내부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다. 깜둥이가 입구로 짐작되는 구조물에 접촉했다.
[미인가 생체 접촉!]파지직- 시퍼런 섬광이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