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nary Black Mamba RAW novel - Chapter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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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필사의 탈출10
일반 탄두는 700m, 로켓 부스터 탄은 1000m유효 사거리를 가진다. 구닥다리지만 짝퉁 장갑차에 쓰기엔 과한 물건이다.
RPG7이 있지만 유효사거리가 짧다. 유효사거리를 벗어나면 탄두가 어디로 갈지 하느님도 모른다. 장쒼인들 유효사거리 300m에 불과한 알라봉으로 장갑차를 처리할 재간이 없다.
쿠웅- 야간에 뿜어 나오는 M2CG의 후부 화염은 장난이 아니다. 장대한 불줄기가 근처를 환히 밝혔다.
“격파!”
신이 난 벨멘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폭탄마답게 700m거리의 장갑차를 단 한발로 때려잡았다.
84mm로켓탄을 차체 정면에 얻어맞은 BTR은 공중으로 번쩍 들렸다가 쿵 내려앉았다. 압연강판 650mm관통력을 가진 팬저파우스트다. 6mm철판으로 감싼 BTR152는 종이 짝에 불과했다. 전면을 뚫고 들어간 탄두가 내부를 박살내고 후부의 연료통을 직격했다.
쾅- 연료 유폭이 일어난 장갑차가 활활 불타올랐다.
장쒼은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감상할 틈이 없었다. 런처를 메고 죽어라 뛰었다.
탄통을 든 벨맨이 허겁지겁 뒤따랐다. 의사가 졸지에 폭탄 셔틀이 되었다.
꽝- 퍽 퍽 퍽-
아니나 다를까 게릴라측이 화려한 후부 화염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 발사 장소에 적의 박격포와 기관총탄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어육이 될 뻔 한 벨맨은 식은땀을 쭉 뽑았다.
“망할, 나는 의사라고. 내가 왜 구급상자를 팽개치고 폭탄 박스를 들어야 하냐고!”
뒤따르는 벨맨이 연신 투덜거렸다.
“싫으면 구급상자 끌어안고 죽던가요.”
장쒼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쏘아붙였다.
“헐, 새파란 이등병 녀석이 사람깨나 죽이더니 간덩이가 부었네.”
벨맨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키!”
우두둑 기관총탄이 날아들자 벨맨이 다리를 재게 놀렸다.
“옴부티 이 인간은 도대체 어딜 간 거야?”
벨맨이 고함을 질렀다. 폭탄 셔틀을 하기로 한 옴부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빵 빵 빵-
부리머 중사가 삼점사로 끊어 날리는 ASG17발사음이다.
쿠둥- 공축기관총을 난사하면 기세 좋게 달리던 BTR이 유탄을 뒤집어쓰고 돈좌됐다. 큐폴라의 기총수는 맷돌에 갈리듯이 분쇄되었다.
“이런 망할, 연막탄 연막탄!”
기겁을 한 아무드가 포탑 내부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소리를 질렀다.
퍽- 시커먼 연기가 장갑차를 휘감았다.
이미 락온 된 표적을 놓칠 부리머가 아니다.
빵 빵 빵- 부리머의 전매 특허인 삼점 사격이다. 줄줄이 날아간 유탄이 전면 차쳬를 두드렸다.
꽈다당- 장갑차가 풍랑을 만난 돛단배처럼 한 차례 흔들렸다. 토션바가 망가진 차체가 푸시시 내려앉았다.
“피격, 피격, 기동불능!”
조종수가 아우성을 쳤다.
“젠장 늦었어. 탈출한다. 보병 탑승실 도어 열어.”
아무드의 주특기가 빠른 판단이다. 곧바로 후방 탑승 도어를 열고 탈출했다.
꽈다당- 뒤이어 날아온 유탄 세 발이 장갑차를 너들너들한 걸레로 만들었다.
정신없이 날아오던 12.7mm총탄이 뚝 끊어졌다.
“부리머 댕큐!”
마이크가 부리머를 향해 윙크를 했다. 중기관총에 눌려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저런 놈을 드라구노프로 잡아낸 블랙맘바가 신기하기 이를데 없었다.
공축기관총이 침묵하자 라텔팀의 스나이핑이 살아났다. 인계철선을 통과한 게릴라들이 퍽퍽 쓰러졌다.
“와우, 부리머 중사님이 나머지 두 놈을 잡았습니다.”
장쒼이 감탄했다.
고속유탄발사기의 장점이다. 엄청난 발사 속도에 후부 화염도 없다. 노출 위험이 적다는 이야기다. 탄두 위력이 약해서 박살내지는 못했지만 상부 큐폴라가 망가지고 파워팩이 나간 장갑차는 커다란 깡통일 뿐이다.
장갑차 2대가 떡실신되자 장쒼은 즉시 신관 조정을 했다. 팬저파우스트M2CG는 신관 조정만으로 대인 고폭탄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꽝- 선봉으로 돌진하던 게릴라들이 파편과 폭압에 휩쓸려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폭탄마답게 선두 돌격대의 종심을 정확히 타격했다.
벨맨이 탄두를 잽싸게 토스했다. 두꺼비가 파리 잡아채듯이 탄두를 낚아채서 발사기에 결합한 장쒼이 죽어라 달렸다. 팬저파우스트 특유의 강력한 후부 화염은 적에게 나 여기 있소라는 광고다.
그 뒤를 벨맨이 허겁지겁 따라가며 계속 주절거렸다.
“아이구 죽겠네. 블랙은 후딱 오지 않고 뭐하고 자빠진 겨. 이 자식 내가 마취 없이 바느질했다고 삐친 거여 뭐여.”
근 30미터를 달려 뺀 장쒼이 쑤셔 박히듯이 몸을 던졌다. 구르듯이 달려온 벨맨도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었다.
꽝- 콰우우- 84mm 박격포탄이 떨어지고 후끈한 후폭풍이 덮쳤다.
“아이고 이 자식아, 은자메나까지 도망가지 그러냐.”
“시끄러워요. 저 새끼를 잡아야 하는데 사거리가 안 되네. 내가 미쳐.”
꽝- 돌격대를 향해 폭탄을 날린 장쒼이 다시 런처를 메고 내 달렸다.
M2CG의 단점이 후부 화염이다.
프롤리나트의 박격포 사수 능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바라만 하면 박격포가 날아들었다. 기어코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박격포 때문에 장쒼은 발사후 꽁지가 빠져라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연속되는 히트 앤드 런에 벨맨은 거품을 부걱거렸다.
“야, 벌써 네 발이나 쐈다고. 그만 버려.”
벨맨이 고함을 질렀다.
“탱크 잡을 것도 아닌데 왜 버려.”
장쒼도 마주 소리를 질렀다.
팬저파우스트의 단점이 내구성이다. 3발을 발사하고 나면 조준경의 영점이 틀어진다. 벨맨의 말대로 점표적 격파가 곤란해진다. 장쒼은 대인 고폭탄 발사용으로 쓸 거면 틀어진 영점을 보정을 할 자신이 있었다.
의외의 태클이 들어왔다.
-장쒼, 닭대가리야. BTR을 잡았는데 팬저는 왜 들고 뛰어다녀.
깨비텐의 성난 음성이 쩡 울렸다.
-알겠습니다.
‘헐! 내가 뭘하는 거야!’
냉정을 찾은 장쒼이 벨맨을 달고 후방으로 달렸다.
저지력은 팬저파우스트보다 박격포 속사가 훨 낫다. 집속 파괴력이 강한 무반동포를 들고 삽질할 이유가 없다.
지뢰 폭발음이 울릴 때마다 한두 명의 게릴라들이 폭사 당했다. 이차 인계철선에 도달한 게릴라들은 지뢰를 아랑곳 하지 않았다. 마약이라도 먹은 듯 미친 듯이 돌진했다.
모리스가 애써서 크레모아 방향으로 적이 몰리도록 지뢰를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게릴라들이 지뢰를 무시하고 돌격했기 때문이다.
지뢰지대를 돌파한 게릴라들이 크레모아가 설치된 300미터 저지선으로 몰려들었다.
지뢰와 저격으로 20~30명이 죽었지만 별 표시도 나지 않았다.
전술 크레모아 격발기를 쥔 모리스는 전장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조명탄 발사, 야시경 오프
-롸저
씨우웅- 펑 장쒼이 재차 쏘아올린 조명탄이 사막을 환히 밝혔다. 보름달보다 밝은 조명탄 아래 새까맣게 밀려드는 게릴라들이 훤히 노출되었다.
모리스는 타격을 최대화할 타이밍을 노리며 땀이 밴 손을 허벅지에 문질렀다. 격발기 안전핀은 이미 뽑아놓은 상태다.
집적시켜 놓은 8세트 모두 자신의 책임이다.
3초면 무장 보병이 15~20미터를 돌격 할 수 있다. 크레모아는 게릴라들의 돌격 속도를 감안해서 두 개씩 4세트로 묶어서 사선으로 설치해 놓았다
부리머가 폭파 전문가라면 모리스는 부비 트랩의 귀신이다. 모리스와 부리머가 힘을 합쳐 심리까지 고려해서 설치한 지뢰와 크레모아다.
그들은 크레모아 두 개를 교차 설치해서 탄체 비산 범위와 집중도를 높여 놓았다. 3초 간격으로 격발시키면 광범위 지역을 쓸어버릴 수 있다.
조명탄이 긴 불똥을 끌며 까만 어둠속으로 삼켜졌다.
모리스는 야시경 증폭기를 켰다. 푸르스름한 형상들이 좌표 지점에 수없이 몰려들었다.
“선물이다. 망할 것”
격발기 두 개를 동시에 눌렀다.
콰 쾅-
C4고폭약 700g의 폭압에 밀린 1440개의 좁쌀 크기 탄체가 음속의 4배 속도로 전방을 휩쓸었다.
증강된 크레모아 폭발력이 전면 120도 각도내 200미터 지점까지 쓸었다. 크레모아의 폭발력이 가장 강하게 미치는 50미터 지점에 몰려 있던 게릴라들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돌격 기세가 줄어들지 않았다.
“저 새끼들, 마약을 처먹었군.”
모리스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콰 쾅-
3,4번 크레모아가 터지자 돌격 기세가 주춤 했다.
“햇병아리 장쒼도 제 몫을 하는데 고참이 뒤질 수야 있나.”
모리스가 다시 격발기를 움켜쥐었다.
“트르와, 두, 아~”
삐잇-
카운터를 하던 모리스가 흠칫했다.
박격포 낙하 비행음이다.
“아차!” 황급히 몸을 날렸다.
꽝-
지근거리에 낙하한 84mm 박격포가 대기를 맹렬히 밀어냈다. 불행하게도 모리스는 블랙맘바가 아니었다. 파편을 뒤집어쓴 모리스가 폭압에 튕겨 나갔다. 탈곡 끝난 짚단처럼 날아간 모리스는 5미터 밖의 바위 틈새에 걸레 뭉치가 되어 쑤셔 박혔다.
수초가 지나 정신이 돌아왔다. 오랜 훈련으로 길들여진 신체다. 그는 반사적으로 포복 자세를 취했다. 상체가 힘을 받지 못했다.
모리스의 시선이 아래쪽을 향했다. 골반 아래쪽이 보이지 않았다.
‘아직 절반이 남았다.’
모리스는 눈물겨운 투혼을 발휘했다. 격발기를 힘껏 눌렀다. 감각이 없다. 팔이 있어야 할 곳이 텅 비었다. 모리스는 눈을 꿈벅거렸다. 팔이 없다!
“큭 큭!”
휑한 아랫도리와 오른팔을 내려다보던 모리스가 툴툴 웃었다. 이상하게 정신이 명료했다.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젠장 아직 네 세트나 남았는데……파트너인 마이크 녀석이 블랙에게 쥐어 터지겠군. 빚도 없고, 울어 줄 가족도 없구나. 블랙맘바가 있으니 동료들은 샤리로 돌아 갈 수 있겠지. 아디오스!’
동료들의 귀환을 걱정하며 모리스의 의식이 스르륵 꺼졌다.
모리스는 모로코 혁명수비대 출신이다.
그는 오마샤리프를 닮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미남이었다. 잘 생긴 그의 엉덩이를 노리는 지겨운 변태가 한 놈 있었다. 수비대 조장중의 한 놈인 소령이었다.
참다못한 모리스는 변태 소령 놈을 자동차와 함께 폭약으로 날려버렸다. 군 헌병대의 추적을 피해 모리스가 찾아간 곳이 외인부대였다. 모로코 혁명수비대 중사 출신 후안 모리스 병장의 눈에서 빛이 꺼졌다.
“우와, 알라 알라!”
선두 게릴라들이 마지막 방어선을 돌파했다.
“벨맨 병장님, 크레모아가, 혹시 모리스 병장님이 당하지 않았을까요.”
“장쒼, 쓸데없는 생각마라. 전장에서는 자기 역할을 다해야 동료가 산다. 블랙맘바가 올 때까지 박격포로 놈들을 저지하는 역할이 지금 네가 할일이다.”
“옛썰”
장쒼은 거대한 버섯 바위를 엄폐물 삼아 박격포 고각을 조정했다.
퐁- 퐁-
두발을 쏘아 착탄점을 수정했다. 폭탄마 장쒼이 고폭탄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임시 파트너가 된 벨맨은 정신없이 탄통을 옮기고 장전했다.
블랙맘바가 후방으로 빠졌지만 라텔팀 용병들은 아프리카 전장을 수년간 헤집고 다녔던 최고의 멤버들이다.
장쒼과 3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부리머가 ASG17로 돌격을 저지했다. 줄지어 날아간 30mm유탄은 돌격 저지에 큰 몫을 했다.
박격포와 유탄 발사기가 돌격을 저지하자 미구엘 상병과 깨비텐이 미니미와 M60으로 적의 지원 화력을 제어했다. 마이크와 벨맨은 방어선을 돌파하는 게릴라를 차분하게 저격했다. 지원화기와 제압화기, 스나이퍼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프롤리나트의 의지 또한 만만치 않았다. 총탄과 포탄을 몸빵으로 받아내며 돌진했다. 후방에서 84mm박격포 두 문이 라텔팀의 방어 진형을 흔들고, 돌격팀의 통로를 열어주었다. 수십 정의 기관총이 예광탄을 줄줄이 쏟아냈다. 붉고 노란 불줄기가 두랍 에르그 안쪽으로 수없이 쏟아져 들어갔다.
“놈들의 박격포와 유탄 발사기를 잡아란 말이야. 놈들만 잡아내면 돌격대가 단번에 놈들을 삼킬 수 있다.”
어느 틈에 후방으로 빠진 아무드가 박격포 사수를 독려했다.
박격포와 기관총이 장쒼과 부리머를 집요하게 노렸다.
두세 발 쏘면 바로 반격탄이 날아들었다. 견디다 못한 장쒼과 부리머는 수시로 위치를 바꿔야 했다. 무기 특성상 노출이 쉽게 되기 때문이다.
장쒼은 이를 갈았다.
포구 화염을 가늠해서 수차례 유효탄을 날렸지만 침묵시키지 못했다. 놈들의 엄폐 장소가 워낙 교묘했다.
소총탄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돌격 소총 사거리를 허용한 이상 밀리면 바로 끝장이다. 깨비텐은 목구멍에서 손이 튀어 나올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