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tron RAW novel - Chapter 114
00114 5-3. 강북 대전 =========================================================================
이 극적인 상황에 사방에서 어마어마한 소음이 터져 나온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아군 쪽은 그야말로 챔스 결승전에서 골 들어간 것처럼 난리가 났고, 적군은 나라 잃은 것처럼 악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적의 군주급 몬스터와 고위 몬스터가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아군 역시 움직였다.
나는 경악한 표정으로 달려나오는 적을 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2미터나 되는 거검을 휘둘러 파르타스의 목을 쳐냈다.
퍽!
두꺼운 목이 절단되더니 머리가 허공으로 빙글빙글 날아오른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픗!
참수하며 튄 피가 내 뺨을 적신다.
달려오던 몬스터들은 정말 파르타스가 죽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설마 대군주급이 이리 허망하게 죽을 줄은 몰랐겠지. 그토록 강하고 장대한 존재인데 말이야. 본디 쿠른코는 자기 부하이던 둘에게 통제력을 갇고 있었다. 비록 방심의 틈을 파고들어온 교묘한 배신으로 당하긴 했지만, 머리만 남은 지금 그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쩌면 파르타스와 로크토가 자신의 상관을 배신했던 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공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사, 살려줘! 뭐든 하겠다!”
내 앞에는 그 잘난 대군주급 몬스터가 하나 더 남아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곧장 목숨을 구걸해 왔다. 몬스터를 많이 봐온 내 입장에서는 낯선 모습이 아니었다. 이들은 원래 이런 존재다. 힘으로 꺽이고 나면 더는 자존감을 지키려 들지 않았다.
“호? 입은 마비되지 않았나 보군.”
푸욱!
로크토의 주둥이에 검을 그대로 박아넣었다. 이 자식은 파르타스보다 말이 많아서 짜증났다.
“꾸에에엑!”
“크하하하핫!”
대군주급 몬스터가 마치 돼지처럼 울부짖는군.
마음껏 웃은 나는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안 돼!”
그리고 로크토의 비명을 신호로 힘껏 검을 내리쳤다.
퍼억!
마치 두꺼운 살점을 도끼로 찍는 듯한 소리와 함께 로크토의 머리가 내 발치로 굴러 떨어졌다.
안타깝게도 로크토는 파르타스처럼 근사하게 날아오르지 못했다.
나는 녀석의 머리를 쥐어서 달려오는 몬스터들에게 집어던졌다. 그러자 놈들은 화들짝 놀라서는 그게 마치 폭탄이라도 되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피한다.
그 사이 몰려온 아군이 나를 둘러쌌다.
기세등등한 우리와 다르게 몬스터들은 오다 멈춰서 어쩔 바를 모르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공격 명령만 내리면 모든 게 끝난다.
그래서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쿠른코가 말을 걸었다.
“나도 끝이군.”
잘린 머리로 마지막 힘을 쥐어짰던 쿠른코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질기게 살아온 그도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약속대로 놈들 머리를 네 앞에서 구르게 했으니, 얌전히 사라져. 네놈 머리는 검을 가공하는 데 쓸 예정이니까.”
“크크큭, 좋다. 마음대로 하거라. 하지만 떠나기 전에 선물이나 하나 주고 가지.”
“특별히 애쓸 필요 없어.”
“착각하지 마라, 네놈 때문이 아니니까. 이 머리에 약간이나마 잔존한 힘 때문에 앞으로 10분은 더 살아 있을 거 같다. 그러니까 남김없이 힘을 뽑아버리고 미련없이 떠나려고 한다.”
뭐 그런 거라면….
나는 쿠른코가 시키는 대로 그의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시커먼 독기가 앞으로 폭사 됐다.
“크아아악!”
“쿠아아아아!”
놀란 몬스터들이 비명을 지른다. 그 독기 덕에 앞쪽에 있던 수백 가량의 몬스터의 눈이 검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짓을 다 해주다니.
주저할 필요 없었다. 나는 즉각 손을 앞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공격! 공격하라!”
가뜩이나 전세가 기운 상황에서 쿠른코의 힘이 작렬하자, 몬스터 무리는 우르르 무너져내렸다. 그들은 얇은 합판과도 같았다. 우리의 돌격에 너무나도 쉽게 부서져 나간다. 그것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게다가 적이 적을 죽이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싸울 생각도 못하고 사방으로 달음박질쳤다. 그러다 보니 도망가다 깔려죽는 놈들이 더 많을 정도였다. 특히 집채만한 녀석이 악을 쓰고 도망가면서 수십 이상을 밟아죽이고 있었다.
“쟤는 나중에 죽여라.”
아군보다 적을 더 열심히 죽여주고 있었기에 특별히 그런 명을 내리기까지 했다.
“크하하하!”
주변에서 폭소가 터진다.
전투 중에 이런 농담을 할 정도로 완전히 승세는 기운 상태였다. 나는 날 둘러싸고 호위하고 있던 헌터에게 가서 잔당을 정리하라고 했다.
공을 세우고 싶어하던 그들은 내 말에 바람처럼 달려갔다.
주변에는 디피넬과 아피넬만 남았다.
미카엘라의 천사인 그들은 나와 인연이 오래되었다.
“대승을 감축드립니다.”
“감축드립니다.”
과묵한 역천사인 그들이 먼저 밝은 얼굴로 인사해올 정도로, 이번 싸움을 완벽했다. 주변에는 몬스터의 피로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마치 폭우가 쏟아진 후의 모습 같다. 빗물 대신 비린내 나는 핏물이란 게 다를 뿐이다.
“감사합니다. 이제 마무리가 중요하겠지요.”
앞으로 한동안 이 강북 지역의 잔당 소탕 작업이 벌어질 거다. 그 외도 논공행상이나 전리품을 나누는 전후의 처리도 중요한 작업이었다.
***
경복궁의 창고에서 막대한 마정석과 재화가 발견되었다.
대군주급 몬스터 둘이 10년간 쌓아올린 부다. 그러니 얼마나 대단하겠나.
대략 추산해 봐도 15조가량은 될 것 같았다. 그 외에 광화문 싸움에서 죽인 몬스터의 마정석과 부산물이 있었지만 그건 각자 알아서 나누기로 했다.
문제가 된 건 경복궁 창고에서 나온 15조 원가량의 재화다. 단순히 마정석뿐 아니라 마법 물품, 마법 시약 등 온갖 종류로 가득했다.
솔직히 싸움에 참여한 자들의 입장에서는 군침이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나눌지 갑론을박하다가 모두 나를 찾아왔다.
나보고 공정하게 분배해 달라고 했던 것.
“최고 지휘관이 아니십니까? 이 전리품을 나누기 가장 적당한 분이십니다.”
“유 위원님께서 처리해 주시면 감히 불만을 갖는 이가 없을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유 위원님께서 전공에 따라 나눠주십시오. 물론 최고 수훈을 세우신 유 위원님이 가장 많이 가져가셔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나를 의지하겠다는데,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그렇군.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맡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인사를 해왔다.
다들 좀 오바하는 게 나한테 잘 보이고자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게, 가뜩이나 상한가이던 내 명성은 이제 천정을 부수고 하늘로 치솟는 중이었다.
단순히 가장 강한 헌터를 넘어 최고 지휘관이란 이미지가 확고히 정착됐다.
앞으로의 전역에서 내 영향은 안 봐도 뻔하다.
“우선 7조는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제 휘하의 몬스터들에게 나눠줄 예정입니다. 또한 지상에선 안 보이지만 땅밑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있었습니다. 벌레들이 많은 전사한 만큼 이를 벌충하기 위해 마정석을 보내줄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반절 가까이 갖겠다고 해도 불만을 제기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이번 싸움에서 나 없이는 승리도 없었으니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미카엘라 패밀리에겐 마정석 1조 원과 S등급 아이템 하나를 배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카엘라 패밀리의 백이륜의 표정이 밝어졌다.
갑자기 패밀리에 1조가 굴러들어왔으니 반색할 수밖에.
“가브리엘 패밀리에는 5,000억과 A등급 아이템 두 개를 배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브리엘 패밀리의 윤혁이 인사를 해왔다.
지금 구도가 재밌는 게 뭐냐면 나와 같은 위원회의 위원들이 마치 상급자를 대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그것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내게 꽤 까칠한 이후디엘 패밀리의 강풍호 역시 조마조마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평소 자신과의 관계 때문에 패밀리에 불이익이 떨어질까 싶어서겠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쪼잔한 놈은 아니다.
“이후디엘 패밀리에는 5,000억과 A등급 아이템 두 개를 배정합니다.”
“오오! 감사합니다!”
강풍호가 고마웠는지는 허리를 굽히며 인사해왔다.
솔직히 이후디엘 패밀리의 활약보다는 조금 더 배정해 줬다. 그래서인지 강풍호는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주변의 고위 헌터들도 보고 있었다. 언제나 사사건건 내게 간섭하던 강풍호다. 한데 이제는 허리를 조아리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달라진 상황이란 말인가.
나는 약간 대립각이 있었던 라미엘 패밀리 역시 차별하지 않고 넉넉하게 분배를 해줬다. 그래서 다들 분위기가 좋았다. 마정석 외의 마법 물품은 대부분은 다른 패밀리에 나눠줬다. 이후디엘 패밀리와 라미엘 패밀리의 목을 늘린만큼 다른 패밀리의 마정석 분배가 줄어드니 특별히 내 몫의 마법 아이템을 분배해 불만을 없앤 거다.
***
지하에서의 싸움도 승리로 끝났다.
그쪽은 여기보다 더 쉽게 끝난 느낌이었다. 한때 북쪽 벌레가 강성했다고 하나, 지금의 황금갑충과는 게임이 안 됐다.
이쪽은 헌터라는 직업을 가진 벌레가 수천이나 드글드글했다. 그러니 어찌 상대가 되겠는가.
북쪽 벌레는 이쪽의 파상 공세에 그대로 쓸려나갔다. 지하는 떼죽음 당한 북쪽 벌레의 사체로 가득 찼다. 벌레들은 포로라는 개념이 희박해서 적은 몰살시키기를 선호했다.
그리고 기특하게도, 벌레들을 이끌었던 천사 몇이 내가 시간 있을 때 찾아보라고 한 천사의 파편을 3개나 가져왔다.
“정말 고맙군.”
“도움이 되셨다니 기쁜 일입니다.”
천사의 파편을 받아든 나는 혼자 차분하게 상태창을 살폈다.
이번 승리 후에 약간 의문이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레벨 업에 대해서다.
대군주급을 둘이나 죽였다.
한데 왜 레벨 업을 하지 않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보통 이 정도면 레벨 업을 할 텐데.
고민하던 나는 상태창을 유심히 살폈다. 평소에 이런 복잡한 걸 안 좋아하는터라 상태창을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놓친 게 있나 싶어서였다.
“아… 이거구나.”
결국 상태창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다음 레벨이 만렙이었던 것이다.
메타트론의 화신은 10레벨이 끝. 현재 나는 9레벨이다.
원래 마지막 고지가 제일 어려운 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천사의 파편 3개를 먹으면 어떨까?
분명히 레벨 업이 가능하리라 본다.
대군주급 둘 사냥에 천사의 파편 3개다. 아무리 만렙이 요구하는 경험치가 많다고 해도 가능하겠지.
“일단 해보자.”
망설일 거 없었다.
곧장 천사의 파편 3개를 흡수했다. 아주 호화롭게도 말이다.
그러자 레벨 업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
좋아.
다행히 레벨 업을 할 수가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레벨 업인가.
과연 이번에는 무슨 스킬이 생길까.
나는 궁금증을 감추지 못한 채 레벨 업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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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25
지능+25
지혜+25
민첩성+25
건강+25
카리스마+20
의지+20
행운+10
*S+등급 스킬, 천사 복제가 사용 가능해집니다!
*현현 시간이 7시간으로 향상됩니다!
*마력 회복률이 350%로 상승됩니다!
*원소 저항력이 65%로 상승됩니다!
*최고 레벨에 도달했습니다!
*새로운 스킬, 대천사가 사용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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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스탯이 올라간 창이 먼저 떴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 역시 확인됐다.
대천사라고?
스킬 이름이 대천사라니 신기하다.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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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유제아(메타트론 패밀리의 권속).
나이: 26세.
클래스: 메타트론의 화신(S등급 히든 클래스)
레벨: 10(최고 레벨)
클래스 특전: 영웅의 기본 능력치, 추가 능력치 +50, 원소 저항력 +65%, 마력 회복률 +350%, 부활, 향상된 재생, 질병에 면역, 강한 정신력.
#힘 366 (기본 196,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황제 유진의 갑주 +45)
#지능 318 (기본 193,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지혜 345 (기본 220,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민첩성 351 (기본 226,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건강 384 (기본 205,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황제 유진의 갑주 +55)
#카리스마 418 (기본 223,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황제 유진의 갑주 +70)
#의지 384 (기본 259,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행운 215 (기본 90,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특수 능력: 현현(S등급. 하루에 한 번), 몬스터 지배(S등급), 위엄 발현(S등급. 하루에 다섯 번), 치료(A등급. 하루에 열 번), 방패 튕기기(A등급. 제한 없음. 마력의 양만큼 사용 가능), 천사 지배(S등급. 한 달에 한 번), 감시의 눈길(A등급, 하루에 세 번), 능력치 집중(S등급. 하루에 세 번), 천사 복제(S+등급. 레벨당 한 번), 대천사(S+등급. 일생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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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등급 스킬 대천사… 발동은 일생에 한 번이라고 한다.
뭔데 이럴까?
스킬 설명을 읽어보니 이렇다.
-이제 당신은 인간이라는 본질을 버리고 대천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
이건 또 뭐야.
생각지도 못한 스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