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tron RAW novel - Chapter 13
00013 1-3. 사지로 가는 하이에나의 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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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쪼갰다.
3분의 2는 숲 안쪽으로 보내 사전에 필요한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다. 나머지 3분의 1은 여기서 외눈박이를 유인하는 일을 도울 거다.
하이에나가 몰려다니지 뭉치지 않고 흩어지는 건 분명히 일이었으나, 괴물 진딧물의 체액이 효과를 발휘하는 동안은 괜찮았다.
일 하다보면 지금보다 위험한 상황도 부지기수다.
지금도 그 언제나처럼의 한 번일 뿐이고 실패하면 하나의 결과만 얻게 될 따름이었다.
죽음.
늘 우리 옆에서 우리를 조급하게 기다리는 손님 말이다.
“녀석들 열심히 준비하네.”
나는 본격적인 야영 준비를 하는 외눈박이를 살폈다.
해가 지려면 아직 몇 시간 남았는데 벌써 바지런히 움직이는 걸 보면 현명한 녀석들이다.
외눈박이들은 돌을 가져와 쌓아서는 불을 지필 곳을 만들고 음식을 꺼낸다.
고기의 정체는 알 수 없다.
알고 싶지도 않고.
“다들 준비됐어?”
내 옆에 있던 팀원 다섯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한 명만 남기고 좌우로 두 명씩을 몰려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는 딱 한 명만 데리고 앞으로 나선다.
“쫄지 말고 제대로 쏴, 인마.”
“네.”
막내 녀석이었다.
오늘 이 새끼한테 아주 좋은 경험을 시켜주려고 한다.
“맘 단단히 먹어. 까딱하면 저 거인들에게 씹혀 먹힐 테니까. 농담 아니고 진짜 널 우둑우둑 맛나게 씹어 먹을 테니까.”
“그건 좀 무섭군요.”
막내 녀석이 얼었기에 어깨를 두들겨줬다.
“공포를 극복해. 녀석은 전염병 같지. 너뿐 아니라 주변에도 피해를 입히니까.”
“주변이요?”
“그래. 심장이 크게 뛸수록 공포는 빠르게 창궐한다. 그러니 내가 공포를 이겨낸다면 주위의 많은 동료를 지키는 셈이야.”
막내는 알쏭달쏭하다는 표정이라 더 설명했다.
“전염병에 관한 이론 중에 집단 면역이란 게 있잖아. 백신을 주사 맞은 사람이 많을수록 한 집단의 감염율이 내려간다는 거지.”
“맞은 만큼 당연히 내려가는 게 아닌가요?”
“그렇지. 하지만 그렇게 단순히 생각할 건 아니야. 백신 덕에 감염되지 않은 자는 집단의 다른 이에게도 전염시키지도 않을 거 아냐. 그 때문에 백신 접종자는 바이러스로부터 비접종자에게 방벽이 되어준다, 그거지.”
“아….”
막내는 이해했다는 얼굴이었다.
나는 좌우에 몰래 기동할 준비를 끝낸 팀원들을 슬쩍 보며 말했다.
“여기서 겁먹지 않아야 공포란 질병으로부터 오른쪽과 왼쪽 팀원을 지킬 수 있다. 만약 네가 여기서 오줌을 지리거나 뒤로 도망간다면 이후 상황은 꼬이겠지. 양쪽 다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미리 정한 약속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어.”
고참 하이에나라도 5등급의 몬스터를 상대로는 겁먹지 않을 재간이 없다. 그러니 우리가 위험한 임무를 맡은 그들의 방벽이 되어야 한다.
“어깨 펴라. 알겠지?”
“알겠습니다. 확실히 로켓을 꽂아 넣겠습니다.”
“목표는 어디다?”
“적이 아니라 야영지입니다.”
“좋아.”
외눈박이는 5등급 몬스터다. 몸 안에 마정석이라 불리는 코어가 있고, 덕분에 방어막 역시 존재한다.
우리 하이에나가 별 지랄을 해도 피해를 줄 수 없었다. 하니 타격 목표가 외눈박이가 아니라 그들이 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야영지였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저 외눈박이 둘을 깊이 빡치 게 만드는 거니까.
물론 나 같은 경우에는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둔 태양신격의 방패를 꺼내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건 비밀이었다. 힘을 발현하면 결국 주변을 말려들게 할 거란 게 스이엘의 얘기였는데, 나는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조언을 무시할 생각은 없었기에 팀을 이탈한 뒤에나 방패를 꺼낼 작정이다.
쿠루룽?
야영지를 거의 다 다지던 외눈박이 둘이 숲에서 걸어 나온 우리를 보고 긴장한다.
보기에도 작은 우리 둘을 보고 왜 저 장대한 5등급 몬스터가 긴장하느냐? 이유는 간단하다.
저들은 헌터를 만난 경험이 있는 거다.
몬스터는 대부분 헌터와 우리 하이에나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니 일단 긴장부터 하는 거다.
하지만 밑천이 없으면 금방 들통이 나는 법이다. 처음에나 저러지, 우리를 유심히 살핀 뒤에 눈치를 채겠지. 그게 우리의 보호색이 깨지는 때이고, 사마귀가 사실은 사마귀붙이였다는 결론으로 도달하는 순간이다.
크르릉!
외눈박이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대한 곤봉을 주워들었다.
“자, 그럼 해볼까? 막내야, 시원하게 한 방 먹여주자.”
우리는 즉각 아공간 주머니에서 일회용 로켓포를 꺼내 견착했다.
크르릉!
외눈박이는 공격 징후를 알아채고는 곧장 달려오려 한다.
하지만 로켓탄은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쌔액, 하는 짧은 소리가 나는 듯했더니 이미 그들이 공들여 만든 야영지가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공들인 야영지가 일격에 날아가자 외눈박이들은 황망한 표정이었다.
“크하하하핫!”
녀석들의 얼굴이 재밌어 입을 벌리고 웃었다.
그러다 돌의 파편이 날아오자 옆으로 한 걸음 옮겨 피했다.
막내도 사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옆에서 웃어대고 있었다. 이 녀석, 연기가 어설프구먼. 나처럼 진짜 웃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효과는 굉장했다.
두 외눈박이가 완전히 열 받은 얼굴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튀자!”
우리는 곧장 숲으로 달음박질쳤다.
외눈박이는 달음박질은 그리 빠르지 않다. 둔한지라 그 키에도 성인 남자가 달리는 속도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붙들리기 전에 숲으로 쏙 들어갈 수 있었다.
크르르르릉!
열받은 외눈박이들이 곤봉으로 땅을 때리며 난동을 부린다. 그들은 흙먼지를 일으키고 돌을 주워 숲으로 마구 던져댄다. 하나 소용없었다. 우리 둘은 이미 잎사귀 뒤에 몸을 감춘 뒤다.
“크하하하하!”
내 웃음 소리만 흘러나오자 외눈박이들은 분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위험으로 가득 찬 숲 안으로 차마 들어오지 못했다.
몬스터라도 괴물 진딧물 같이 숲 안에서 거주가 허락된 종이 아니라면 극히 위험하다. 그래서 성난 침팬지처럼 소리만 지르고 있다.
역시 이 정도 도발로는 어림없겠지.
곧 외눈박이들은 애꿎은 돌만 걷어차더니 돌아간다. 우리가 이미 숲 깊은 곳으로 도망갔다고 여긴 듯하다.
“막내야, 가자. 이제부터 진짜다.”
“네, 팀장님.”
우리는 몸을 감춘 채 숲 가장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곧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외눈박이들을 보았다.
“하하하!”
다시 웃음이 터졌다.
우회시켰던 팀원들이 잘 해줬다. 팀원들은 우리가 외눈박이를 붙잡고 있던 사이에 그들의 야영지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시궁창 웜의 똥을 꺼내 외눈박이의 음식에 뿌렸다.
시궁창 웜의 똥은 사상 최악의 똥으로, 그 냄새의 구림은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그런 똥을 소중한 음식에 뿌렸으니 외눈박이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멍청한 녀석들은 주위를 갈아엎으며 이미 도망간 범인을 찾는다고 난리였다.
“복귀했습니다.”
그 틈에 우회했던 하이에나 넷이 돌아온다.
거대한 고기 덩어리도 함께였다. 무슨 몬스터의 허벅지인지 모르겠는데, 남자 둘이 들어야 할 정도였다. 초대형 닭다리구먼.
“잘했다. 두고 약속한 지점으로 가 있어.”
“네, 팀장님.”
나는 본래 외눈박이의 식량이었던 허벅지를 막내와 같이 들고는 숲 밖으로 나갔다. 곧장 도망칠 요량이었으니까, 몇 미터 정도만 조금 나갔다.
“이봐! 눈깔 괴물들아!”
소리를 지르자 주변을 부수던 외눈박이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한다. 그들은 도망간 줄 알았던 내가 다시 나타나자 놀란 기색이었다.
그리고 내 앞에 자신들의 음식이 있자 하나뿐인 눈이 커진다.
크르르르릉! 쿠엑!
이제야 음식에 장난질을 친 게 나란 걸 이해한 모양이었다.
역시 외눈박이답게 머리 회전이 느리고 아둔하다.
나는 그들이 보란 듯 음식을 뜯어먹는 시늉을 했다.
“새끼들아! 니들 밥은 이 형님이 잘 먹어주마!”
소리를 지르고는 막내와 함께 허벅지를 들어서 숲 안으로 나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결국 외눈박이들이 폭발하고 말았다.
사고가 단순한 만큼 원초적 본능에 목을 매는 게 그들이다. 식탐이 상상을 초월한다. 한데 그런 외눈박이의 음식에 똥을 뿌렸다. 그리고 남은 건 가지고 도망가고 있으니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리 그들이 숲에 들어오는 걸 꺼린다고 해도 엄연히 5등급 몬스터다. 숲의 어지간한 육식성 식물들은 뿌리 뽑아버릴 힘이 있었다.
“막내야 달리자.”
허벅지는 옆쪽 수풀에 내버리고는 미리 정해진 루트로 달음박질쳤다.
외눈박이들과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보이게 말이다.
쿠어어엉!
분노한 외눈박이들의 고함이 천둥소리와 같다.
그들이 곤봉을 들고 숲으로 들어온 순간, 흡사 폭발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우지끈 하며 거대한 풀잎의 줄기가 꺾이고 흙과 돌이 사방으로 튄다.
그들은 지금껏 우리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보던 숲의 입구를 마치 불도저처럼 밀어버리며 돌진해 왔다.
“으아아아! 팀장님!”
“죽기 싫으면 뛰어!”
막내는 죽는다고 했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웃음이 터졌다. 10년 하이에나 생활을 하며 정신이 나갔나, 어쩐지 이 상황이 유쾌했다.
저 강대한 몬스터가 아무 것도 아닌 하이에나에게 능욕 당하고 있다.
나는 예전부터 이런 게 좋았다.
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처지가 역전되는 상황 말이다.
“하하하!”
옆에서 막내가 미친 사람 보는 것처럼 보든 말든 난 웃으면서 달렸다. 그리고 첫 번째 함정에 도착했다.
“막내야! 숙여라!”
우리가 달리다 슬라이딩을 하는 그 순간 부우웅! 하는 묵직한 파공음이 났다.
그건 고정되어 있던 거대한 식물의 줄기가 풀리는 소리였다. 부팀장은 투석기를 장전한 것처럼, 탄력있는 식물 하나를 끌어내려 와이어 고정시켜뒀다.
그리고 외눈박이들이 달려오는 때에 맞춰 고정을 풀어버렸다.
차아악!
채찍처럼 날아간 식물의 줄기가 제대로 외눈박이의 면상을 때렸다.
크아앙!
짧은 소리와 함께 3미터의 거구가 놀라서 뒤로 넘어진다.
“크하하하핫!”
어찌나 그 꼴이 웃기던지 폭소를 참을 수 없다. 어지간한 슬랩스틱 코미디보다 한 수 위였다.
오죽하면 파랗게 질려있던 막내도 웃었다.
사실 이 공격은 적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 방어막으로 보호받고 있는 5등급 몬스터인데 식물 줄기가 뭘 하겠는가. 어디까지나 열받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눈깔 하나 밖에 없는 병신 새끼들아! 여기다!”
대화는 안 통하지만 곧장 녀석들은 알아듣고 다시 달려온다.
이후 두 번의 함정이 더 있었다.
하나는 거인들의 발목 정도에 위치한 넝쿨이었다. 그 때문에 외눈박이 둘이 성대하게 뒹굴었다.
나는 쓰러진 외눈박이들에게 가 무모하리만큼 위험한 짓을 했다.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한 놈의 얼굴에 오줌을 싸 갈긴 것이었다.
“어때? 정신이 들어?”
분노한 외눈박이 하나가 손을 뻗어 날 잡으려고 했으나 재주 좋게 빠져나왔다. 녀석은 화를 참지 못하고 엎드린 채 땅을 마구 주먹으로 두들겨댔다.
그리고 두 번째 함정은 육식성 식물들의 군락지였다.
우리야 진딧물 취급이라 프리패스지만 두 외눈박이는 초주검이 됐다.
그들은 분투하며 식물들을 뽑아내고 꺾어버렸지만 그 와중에 많이 지쳤다.
물론 대부분의 육식성 식물은 두 외눈박이를 지치게 했을 뿐 타격은 못줬다. 하지만 일부 식물은 마정석을 품은 6등급 이상의 종이었고, 이들의 이빨은 방어막을 무시하고 들어갔다.
마정석이 있는 몬스터는 마정석이 있는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새끼들아,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거냐?”
마지막 유인은 위험했기에 나 혼자 수행하기로 했다. 우리 팀원들이 대단해도 이건 무리였기에 다들 이탈해 숨었다. 막내 역시 이번 함정에서 외눈박이들이 미적대는 동안 보냈다.
나는 지친 외눈박이들 앞에서 일부러 음식을 꺼내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가뜩이나 식탐으로 사는 그들이다. 여기까지 돌파해 오느라 배가 고파졌을 터. 그러니 날 잡아먹고 싶어지게 만들려 했다.
쿠아앙!
역시 견물생심이 아닌가.
내가 뭔가를 맛있게 먹어대자 식탐이 도진 모양이다.
나는 뒤돌아서 부리나케 달려나갔다. 드디어 숲의 가운데, 공터가 나타났다. 고모라 액셍트가 사는 지역이다. 나는 옆으로 누운 게 마치 구름다리처럼 보이는 고모라 엑셍트의 줄기 위를 걸었다.
줄기는 넓어서 외눈박이들이 올라올 정도로 충분했다.
크릉!
그래도 보폭이 불안한 그들인지라 올라오길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곧 한 놈이 발을 딛더니 둘이 내게 바짝 따라붙는다. 애초에 이 녀석들은 고모라 엑셍트가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지. 원래 고모라는 동남아 민담에 등장하는 거대한 꽃 요괴다. 그리고 엑셍트는 세상이 바뀐 후로 이 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의 닉네임이고.
그래서 고모라 엑셍트란 괴상한 이름이다.
몬스터를 연구하는 학자에게도 마이너한 잘 안 알려진 종인데, 숲에 이렇게까지 들어와 본 적 없는 외눈박이가 알 리가 없지.
쿠르응!
어느새 줄기의 끝에 다다랐고, 외눈박이 둘은 손만 뻗으면 내게 닿을 거리였다.
크으으으으.
이리처럼 흉포한 얼굴이나 행동은 떨어질까 싶어 새색시처럼 조심스럽구나.
크르릉!
외눈박이 중 하나가 손을 뻗어 날 잡으려는 순간 줄기에서 신호가 왔다.
당연히 옆으로 누운 이 줄기는 함정이다. 줄기 끝에 맛있는 먹이가 있어 부주의하게 올라온 몬스터를 노린다. 몬스터가 상황을 눈치챈 순간 줄기를 흔들어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이번에 너희를 유인한 먹이는 이게 아니라 나였네?”
줄기 끝에 매달린 과실을 따서 씹었다. 상큼하고 좋은 맛이었다. 그 순간 거대한 줄기가 흔들렸고 두 외눈박이는 헉! 하는 얼굴로 떨어졌다.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했다.
물론 내 몸 역시 공중에 떴지만 방법이 있었다.
카앙!
왼손에서 철제 와이어가 발사됐다.
지이잉!
그리고 모터가 신속하게 와이어를 감았고 나는 공중을 잠시간 비행해 안전지대에 안착했다.
쿠아아아아! 카아응! 크르으응!
그 사이 고모라 엑셍트를 덮은 잎사귀가 파도처럼 흔들렸다. 작은 잎새는 떨어져 공중으로 날린다. 여기선 안 보이지만 저 아래서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으리라.
두 거대한 몬스터는 육류 분쇄기에 들어간 것 같은 처지였다. 절규에 가까운 고성은 잠시 더 이어지더니 곧 잠잠해졌다.
“끝났군.”
두 외눈박이에게 명복을 빌어주고 돌아서려는 그 순간, 갑자기 고모라 엑셍트의 전신이 크게 출렁인다.
커어억!
그리고 흡사 트림 같은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가 로켓처럼 솟아오른다.
뭐지, 저게?
긴 소리를 내며 올라간 그것은 점이 될 정도로 사라졌다가 다시 떨어져 내렸다.
피유유유융-.
“이크!”
바로 날 향했기에 서둘러 뒤로 피했다.
그러자 퍽! 소리와 함께 흙바닥에 럭비공 같이 생긴 반짝이는 게 쳐박힌다.
“뭐야, 이게?”
놀란 마음에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까 이건 5등급 몬스터의 코어, 즉 마정석이었다.
“맙소사. 이게 웬 횡재? 저 녀석, 코어는 소화시키지 못하는 건가?”
몬스터가 다른 몬스터의 코어를 노리는 건 흔한 일이다. 남의 것을 훔쳐먹고 자신이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데 고모라 엑셍트는 어째서인지 토해냈다.
덕분에 득을 봤지만 저 정도되는 녀석이 마정석을 소화하지 못할 리가 없는데?
게다가 내 바로 앞에 토해낸 것도 수상하고.
설마 먹이의 대가라는 건가?
“에이, 그럴 리가.”
지나친 생각이라고 고개를 흔든 뒤 마정석을 수습했다.
측정기로 측정해 보니 한 개는 12억, 다른 한 개는 8억짜리다. 도합 20억이다.
나는 주변을 슬쩍 보다가 두 마정석을 얼른 아공간 주머니에 챙겼다.
팀원들은 집결지에 은거해 있었다. 내가 특별히 늦어지지 않는한 부팀장이 날 찾으러 오지 않을 터.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다.
“휘이이-.”
나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집결지로 걸어갔다.
혼자 다 먹으면 체한다고들 한다.
그래도 어쩌겠나, 나는 미련한 하이에나라 체하는 게 좋다.
억울하면 니들이 팀장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