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0)
올 힘 마법사 100화
한슨.
그는, ‘말티브 게겐’이라는 이름에 왜 이렇게 발작하듯 겁을 집어먹는 것일까?
그건 아마…….
“말티브는 작년에 이미 4성 기사에 오른 수련원 최고 기사야. 그에 반 해 나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 되어 온 괴롭 힘.
맞아본 사람만이 느끼는, 두려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지옥에 홀로 갇혀있다는,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지독한 공포 때문일 것이 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절대 타인 이 찾아줄 수 없다.
모든 문제는 본인 마음속에 있으니 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길 수 있어.”
“……내, 내가?”
“옹.”
한슨이 지켜야 하는 사람 앞에서는 얼마나 용감해지고, 강해질 수 있는 지를.
“어깨 펴고 당당하게 굴어. 내가 보기에는 저 쓰레기들보다 네가 훨 씬 더 강한 남자니까. 너는 네 누나 를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검을 뽑 았잖아?”
내 말에 한슨이 아주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앞서 걸어가던 말 티브 게겐이 반응했다.
“듣자듣자 하니까……. 너 지금 뭐 라 했냐? 거기다 뭐? 한슨이 나를
이겨? 세금만 축내는 저 평민 새끼 가?”
“……말티브.”
“말티브? 하. 아주 맞먹어라. 같은 수련원 다닌다고 이제 다 똑같아 보 이냐?”
그건 분명, 저항의 의지였다.
그래.
알고 있다.
《말티브 게겐》
《4성 기사 – 견습 소드 페리토》
《잠재력 : 높음》
《한슨》
《3성 기사》
《잠재력 : 매우 높음》
플레이어의 눈이 말해주고 있다.
지금 당장 말티브 게겐이 한슨보다 강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제아무리 불량배 하나를 죽여보았 다고, 위기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고 있던 숨겨진 실력을 한번 발휘했다 고…….
완벽하게 4성 기사에 오를 만큼 성장한 것은 아닐 테니까.
하지만, 나는 직접 보지 않았던가?
‘한슨은 강해.’
불량배 두목을 단칼에 찔러 죽일 때, 한슨의 몸을 감싸던 소드 페리 토를 의미하는 푸른 오라.
한슨은, 이미 4성.
아니, 높은 잠재력을 바탕으로 어 쩌면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 다.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할 뿐.
이 깨우침.
“당장 무릎 꿇고 말티브님이라고 불러 이 새끼야!”
정신을 헤집고, 다리를 흔들고, 어 깨를 짓누르는 저 ‘공포’만 이겨낼 수만 있다면.
벽을 부숴 버릴 수만 있다면.
한슨이 이길 수 있다.
그렇기에, 한슨이 직접 싸워야만 한다.
이 너절한 악연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도.
한슨이 본인 손으로 직접 벽을 부
숴야 한다.
한슨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서 묘한 비장함이 스쳐 지나간다.
친구 앞에서 절대 보이고 싶지 않 은 모욕감. 존재 자체까지 부정당하 는 굴욕감. 절대 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한 공포감.
여기에,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약간 의 ‘용기 한 스푼’이 생긴 것이다.
이 용기 한 스푼이 만들어낸 결과 는, 실로 대단했다.
한참 동안 입을 꾹 닫고 있던 한 스 O….
1__ I— •
“……시, 싫어.”
“뭐?”
“무릎 꿇지 않겠다고!”
처음으로, 자기 의지표현을 한 것 이다.
싫어.
조금 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흘러나 온 이 ‘부정’은, 권력에 찌든 말티브 게겐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혹시 내가 잘못 들은 거냐 설마? 싫어?
싫다고?”
“그, 그래! 싫다고!”
“……이 새끼가……. 사람 열받게 하네.”
말티브 게겐.
스르릉!
“일루와. 이 쓸모없는 평민 새끼. 내 오늘 직접 죽여줄 테니까.”
그는, 허리에 매여 있는 검을 주저 없이 뽑아 들고는, 성큼성큼 한슨 쪽으로 다가왔다.
검.
기사도를 수호하는 수련기사가 고 작 이런 일에 검을 뽑다니?
깜짝 놀란 한슨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황급히 자신의 검을 뽑으 려 했지만, 나는 그런 한슨을 만류 했다.
“뽑지 마.”
“으, 응?”
“너는 저 녀석과 다르잖아?”
다르다.
대단한 집안 출신이신, 저 녀석은 별 탈 없이 끝나겠지만.
평민인 한슨은 자칫 잘못하면, 수 련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가 아니더라도, 이런 일 에는 검을 뽑아서는 안 된다.
“한슨. 네가 저 녀석과 싸울 날은 오늘이 아니야.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 흠씬 두들겨 패주라고. 그러니, 오늘은 내게 맡겨.”
나는 한슨을 뒤로 밀어내고, 대신 앞으로 나서며 주먹을 꽉 쥐어 보였 다.
내가 직접 나선 이유.
제기랄…….
말티브 게겐이 검을 뽑아 들자, 옛 날의 내 일이 떠오른 것이다.
똑같지 않은가?
한슨을 베기 위해 검을 뽑은 저 자식이나.
나를 죽이기 위해 수업 시간에 라 이트닝 볼트를 날린 그 미치광이 자 식이나…….
둘의 얼굴이 묘하게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언제 한번, 나를 죽일 뻔했던 그 빚을 갚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 데…….
그게, 오늘이다.
퇴학당한 그놈을 대신해서.
“비켜! 이 새끼야!”
나는, 내 뒤의 한슨을 향해 달려오 는 말티브를 노려보며 주먹을 꽉 움 켜 쥐었다.
빠드드득!
주먹의 사정거리까지 단 세 걸음.
하지만.
나는 공격할 수 없었다.
“……엌!”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 옳
다.
퍽!
내가 공격하기 직전에, 어디선가 날아든 ‘쇠막대기’에 정통으로 가격 당한 말티브 게겐이 바닥을 굴렀기 때문이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상황.
말티브 게겐이 잔뜩 화난 얼굴로 소리질렀다.
“감히 어떤 새끼야!”
바닥에 떨어진 쇠막대의 정체는, 검집이었고.
모두의 시선이 바닥에 떨어진 검집
올 들어 올리는 사람을 향했다.
“나다.”
철컥!
검집에 검을 밀어 넣고 있는 기사.
그는 바로.
폴드렌 수련원의 총기사, 굴터 피 란테 경.
그는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허술 한 얼굴이 아니라, 전혀 본적 없던 진지한 표정으로 말티브 게겐을 노 려보고 있었다.
자신을 공격한 사람이 기사단장 굴
터 피란테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말티브는 그 이상 입을 열지 못했 다.
“……제, 제기랄.”
그저, 분하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런 그를 향해, 굴터 경이 물었 다.
“말티브 게겐. 이게 무슨 짓이지?”
“……저, 저 자식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습니다.”
말티브의 손끝이 나와 한슨을 가리 켰고, 굴터 경은 그런 내게는 시선 조차 주지 않은 채 연거푸 물었다.
“그래서 검을 뽑았나? 사람을 베려 고?”
“너는 아직 기사 서약도 하지 않은 수련기사다. 잊은 건가?”
아카데미 학생이 함부로 마법을 사 용하지 말아야 하듯.
수련기사 역시, 마찬가지일 터.
단순한 시비 상황에서 검을 뽑은 일은 중징계 사항이 분명하다.
설령,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 할지 라도.
굴터 경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
다.
“말티브 게겐. 수련원 대표기사 자 격을 박탈한다. 대표 자리는 임시로 부대표가 맡도록 하고, 차후 징계는 수련원으로 돌아가는 즉시 시행하도 록 하지.”
“예? 하, 하지만……!”
“문제 있나?”
“저, 저를 대표 자리에서 내쫓으신 다면……. 저희 아버지께서 가만히 있지 않으실 겁니다. 저, 정식으로 항의하겠습니다.”
또, 또.
저놈의 아버지, 아버지.
할 수 있는 협박이 고작 그것뿐인 모양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황당하군.”
굴터 경은 그런 ‘아버지’ 운운하는 애송이에게 겁을 집어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 벤그라스 게겐 경께서 가만 히 있질 않으시겠군. 하나뿐인 아들 이, 손님으로 방문한 아카데미에서 검을 뽑아 사람을 베려 했다는 사실 을 알면……. 기절하시겠어. 아니면, 당장 그 아들의 다리를 부러뜨려 버 리거나.”
“말티브 게겐. 네가 왕립 수련원에 서 쫓겨나 왜 폴드렌에 온 건지 잊 은 건가? 바로, 벤그라스 경의 부탁 이었지. 망나니 같은 아들 녀석, 제 발 두드려 패서라도 사람 만들어달 라고.”
말티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 다.
그런 녀석에게, 굴터 피란테 경의 결정타가 이어졌다.
“잊지 마라. 사람 만들라고 하셨지, 기사로 만들라고 명하시지는 않았 다.”
즉, 내 명에 계속 불응한다면, 수 련원에서 영원히 추방시켜 버릴 수 도 있다는 협박.
속으로 박수를 두 번은 쳤다.
아버지 이름이나 들먹이는 것이 아 니라, 이런 게 바로 진짜 협박이지!
“크윽••••••
덕분에 말티브의 안색이 하얗게 질 렸다.
여기서 추방당하여 영원히 기사가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차피, 대답은 정해져 있다.
“죄, 죄송합니다.”
항복.
이에, 굴터 피란테 경은, 쳐다도 보기 싫다는 듯 등을 돌리며 말씀하 셨다.
“실망스럽군. 이번 일은 벤그라스 경께도 보고가 들어갈 것이다. 이런 너를 보면 뭐라고 하실지 궁금하 군.”
으아아아….
소리 없는 아우성.
말티브 게겐은 애꿎은 바닥을 발로
걷어차며 몸부림쳤지만, 그 어떤 반 박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가 그렇게나 자랑스럽 게 여기는 ‘아버지’는 무서운 모양 이다.
“루인.”
굴터 경께서는 곧장 내게 다가와 말티브에게는 들리지 않을 만큼 작 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미안하구나. 우리 아이들이 그리 나쁜 녀석들은 아닌……. 음, 도저히 이런 말은 못 하겠군.”
“굴터 경께서 사과하실 일은 아니 죠.”
“아니. 내가 관리를 못 한 책임이 기도 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는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 를…….어라?”
굴터 경은, 나와 한슨.
둘을 번갈아 보며 물으셨다.
“그런데……. 둘이 아는 사이던 가?”
나와 한슨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어 보였고,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 친구예요.”
“호, 그래? 이거, 의외인데?”
“네. 그리고 이번 수업의 파트너기 도 하고요.”
“……파트너?”
되물은 사람은 굴터 경이 아니라, 한슨이었다.
한슨은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 를 바라보았는데, 나는 별것 아니라 는 투로 말했다.
“응. 파트너. 이번 수업에서 나는 너와 한 조를 꾸릴 거야.”
“나, 나랑? 하, 하지만 나는 별로 도움이 안 될……
“아니. 반드시 너여야만 해. 우리에
게는 공동의 적이 있거든.”
“……공동의 적‘?”
2학기 수업.
기사들과의 대련 및 협동 연계 수 업.
이 수업에서는 제각각 파트너를 고 른다.
한 팀으로 연계하는 법을 배우고, 또 팀 단위로 대항전을 벌이기도 한
자, 그럼 내 편이 정해졌으니.
이제 적만 남았는데…….
그건, 이미 정해져 있지 않은가?
내 시선이 분하다는 표정의 말티브 게겐과, 먼발치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자킬 게리힐에게 향했다.
“응. 공동의 적.”
검이든, 마법이든.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권력자들.
특별히 권력자에게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라가 이 모양인데 권력자들이 계 속해서 똥물을 튀긴다면, 그건 문제 가 있는 법이지.
이럴 땐, 싹 뜯어고쳐야 한다.
썩은 놈들의 정신머리뿐만이 아니 라…….
아예, 권력 구도 자체를.
저들이 안주하고 있는 자신만의 왕 국을.
내 눈빛에 담긴 이런, 뜻을 읽었을 까.
“……루인 아르델. 두고 보자.”
저들은 내게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거 어쩌나.
조금도 무섭지 않은데 말■이야.
그래.
전면전.
이번 2학기는 아무래도, 제대로 피 터지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