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02)
올 힘 마법사 102화
자킬, 미켈, 말티브.
이 셋뿐만이 아니다.
“•…”뭐야?”
“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야?”
수업을 하고 있던 53개 조 인원들 대부분이 우르르 몰려와 31조를 중 심으로 둥글게 원을 형성했다.
그러고는 하나같이 넋을 잃은 표정 으로 31조의 훈련 상황을 지켜보았 다.
“뭐, 뭐야? 어떻게 검을 휘두르기 도 전에 모두 피해내는 거야?”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 같은데?”
“루인이 방학 중에 기사들과 대련 연습을 했다더니, 진짜인 모양이야.”
“우와! 대단하다. 또 피했어!”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상황.
한슨이 기대보다 더 큰 활약을 보 이며 맹공격을 펼쳤지만, 루인은 아 주 가볍게 모든 공격을 피해냈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공방은, 벌써 십수 합이 넘어갔지만.
두 사람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즐거운 얼굴로 훈련에 집중했다.
이런 독보적인 모습을 지켜보는 자 킬 게리힐의 마음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저 자식…… 이 정도였어?’
제국의 천재 마법사들 사이에서 대 제전 우승을 차지했다는 명성은 틀 림없는 사실이다.
단순한 마법사가 아닌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이 야.
말티브 게겐 역시 마찬가지다.
‘한슨 저 자식…… 무슨 일이 있었 던 거지?’
눈앞의 한슨은, 자기가 알고 있던 약해빠진 평민 한슨이 아니었다.
방학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 르겠지만 최소한 두세 단계 이상 가 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말티브는 이들을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조용히 자킬에게 물었다.
“형, 저희도 연습해야 하는 거 아 니에요?”
자킬 게리힐은, 차마 대답하지 못
하고 속으로 울부짖었다.
‘그래! 연습! 나도 하고 싶다고!’
하지만, 자신만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잘한다고 자랑은 실컷 해뒀는데, 루인의 움직임을 모두가 지켜본 이 런 상황에서 연습을 한다?
대놓고 비교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쿨하게 넘 어가야 한다.
“연습은 무슨…… 고작 저 실력으 로 호들갑 떨지 좀 마. 우리는 물이 나 마시러 가자.”
“오! 대단해. 방금 루인 보고 ‘고작 저 실력’이라고 했어.”
“선배님은 얼마나 강하신 걸까?”
말을 뱉으면서도, 자킬은 속으로 아차 싶었다.
입이 방정이다.
아무래도 이 잘난 척하는 것은 병 인 모양이다.
♦ ♦ ♦
31 조.
루인과 한슨의 대련을 지켜보는 이 들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대놓고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먼발 치에서 가장 먼저 31조의 성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교수들 이었다.
하이델과 굴터 피란테.
두 사람은,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루인. 저 괴물 같은 자식. 그 새 또 강해졌군요.”
“네. 방학 중에 아르델의 기사와
‘목검 대련’을 연습했다고 하더군 요.”
“아르델의 기사? 누구요?”
“글쎄요. 이름까지는 저도 잘 모르 겠습니다.”
하이델 교수의 고향 역시 아르델이 었지만, 10살 이후에는 고향에 들른 적이 없는 데다…… 평민 출신 소년 이 기사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역 시 무리였다.
잘 모르겠다는 그의 대답에, 굴터 피란테의 눈이 가늘어졌다.
“흐음. 어떤 기사인지 굉장히 궁금 해지는데요? 아무리 보아도 단순한
기사는 아닌 듯한데……
“네. 제가 보기에도 그렇군요. 저 정도로 완벽하게 움직임을 예측하고 피하는 것은, 여기 수련기사들에게 도 어려워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제아무리 검에 통달한 기사라고 할지라도, 검의 움직임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루인은……
굴터 피란테.
대제전 직전에 루인 아르델에게 체 술을 가르쳐줄 때만 하더라도, 움직 임에 확실히 재능이 있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고 생각했 다.
하지만, 대제전이 끝나고 방학까지 고작 삼 개월 정도가 흘렀을 뿐인 데.
“……어지간한 수련기사들도 못 하 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군요.”
이 짧은 사이에 그 인식이 완벽하 게 바뀌어 버렸다.
원석이 아니다.
이미 완성된 작품이다.
검을 피하는 움직임은, 단순한 요
행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동작을 읽 고 예측하고 있으며.
움직임이 커서 수가 다 읽히던 안 좋은 습관들은, 모조리 고쳐졌다.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몰라도, 어설 픈 실력의 기사는 아닌 것이 확실하 다.
‘도대체 누가 가르친 거야?’
그래.
누구란 말인가?
레디안 왕국 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기사라면, 자신이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아르델 같은 한적한 시골 영지에 그 정도의 기사가 있다는 이 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은거기인이라도 만난 것인가……
은거기 인.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숨은 실력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굴터 피란테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확률은 너무 낮지 않은가.
‘……볼바르 페튼 경이 아르델에 머물고 계신다면 또 몰라.’
볼바르 페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젊은 나이 에 돌연 은퇴하며 사라져, 지금은 기사전에서만 그의 영웅담을 확인할 수 있는 전설적인 창기사.
만약, 그가 은퇴하지 않고 계속 궁 에 머물렀다면 지금 금빛기사단장은 벤그라스 게겐이 아니라, 볼바르 페 튼이었을 것이다.
이런 ‘볼바르’라는 이름을 떠올리 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를 만 큼, 크나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굴터 피란테였지만.
고개를 저으며 이 가설 역시 포기 했다.
‘그랬다면 좋겠지만…… 그런 분이 왜 아르델에 계시겠어.’
이 역시, 너무 황당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굴까?
역시, 루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다.
한참을 루인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굴터 피란테는, 단정 짓듯 말했다.
“저 움직임…… 분명 목검을 들고 배웠습니다. 루인에게 잠시 검을 들
려줘 보고 싶어지는데요.”
“단순히 기사와의 대련을 배운 것 이 아니라, 검술을 익혔다는 이야기 인가요?”
“네. 교수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제 가 직접 확인해 보고자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루인만 괜찮다면, 저는 상관없습 니다.”
“감사합니다.”
굴터 피란테.
왕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실력 을 가지고 있는, 6성 기사.
그는, 루인과의 대련에 앞서 스스 로도 놀랄 만큼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설마, 긴장한 건가.’
고작 16세짜리 소년과의 대련에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것일까.
아마 그가 기사가 아니라 ‘마법사’ 이기 때문일 것이다.
♦ ♦ ♦
“헥, 헤엑…… 루인…… 우리 조, 조금만 쉬었다 하자.”
“그럴까?”
지친 한슨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런 한슨에게 제이슨이 물을 가져 다주었다.
“루인. 너도 물 마실래?”
“아, 난 괜찮아.”
“이 독한 것 좀 봐. 넌 힘들지도 않냐?”
뭐랄까.
지치기보다는, 이제 조금 몸이 풀 리는 듯한 기분이다.
평소에 훈련을 열심히 한 것도 있
지만, 볼바르 경과 3일 밤낮으로 대 련을 하던 것을 떠올리면 이 정도는 준비운동도 되지 않는달까.
그때, 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익숙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지치지 않았으면, 잠시 내게 도 시간을 내줄 수 있을까?”
“……굴터 경?”
굴터 경.
그는, 꽤 장난스러운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루인. 대련을 좀 하고 싶은데.”
“대련……? 저랑요?”
“응. 네게 한 가지 확인해 보고 싶 은 게 있어서.”
“ 확인?”
수업 중에 교수와 학생 사이에 대 련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좀 다르다.
굴터 경이 들고 있는 목검은, 한 자루가 아니라 두 자루였으니까.
휘리릭!
척!
굴터 경이 내게 목검을 가볍게 던 졌고, 나는 그 검을 잡아챘다.
“내가 보기에는 방학 때 아르델의
수수께끼 기사님에게 검술도 함께 배운 것 같은데, 맞지?”
“음, 네.”
“그럼, 그 검으로 나를 상대해 봐.”
마법사와 기사의 대련이 아니라.
기사 대 기사의 대련.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는 장난하지 말라는 듯 웃어 보 였다.
“에이, 기사도 아닌데 제가 굴터 경을 어떻게 이겨요. 그리고 저는 고작 일주일 배웠다고요.”
“이기라는 말이 아니야.”
“그럼요?”
“여기 있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라 는 말이지. 너처럼 마법사의 입장과 기사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 람은 없으니까.”
“다, 단장님!”
나만큼 하는 사람이 없다.
수련기사들이 들으면 분명 기분 나 쁠 수도 있을 만한 발언이었지만, 굴터 경은 거리낌이 없었다.
“보여줘. 네가 일주일 배운 그 실 력을.”
주변을 둘러보자 수백여 개의 눈동 자가, 오직 나를 주목하고 있다.
‘루인이 검술을 익혔다고?’
‘고작 일주일 배웠는데, 여기 있는 수련기사들보다 낫다는 말이야, 지 금?’
‘에이, 설마……
호기심과 의구심.
수련기사들이 내뿜는 질투심과 적 개심들.
그들은 내게 말하고 있었다.
‘홍! 제까짓 게 검술을 배우면 얼 마나 배웠다고…… 어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이거, 골치 아프네.
아무래도 굴터 경은 내가 수련기사 들 모두에게 미움받기를 원하시는 듯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좋은 기 회이기도 했다.
나를 주목하는 수백여 개의 눈동자 중에는, 자킬 게리힐과 말티브 게겐
도 있었으니까.
“좋아요. 해보죠.”
으음. 이렇게 목검을 들고 있으니 까…….
볼바르 경의 검술 수업 생각이 나 는데?
나는 목검을 수직으로 들어 올렸 다.
공격보다는, 방어 자세에 가까웠는 데 이런 내 모습에 굴터 경이 입꼬 리를 올리며 말했다.
“자세 좋고.”
U | W
말이 끝남과 동시에 굴터 피란테 경이 내게 달려들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몸놀림.
순식간에 십여 보 이상을 좁혀들어 오는 굴터 경의 검술은 무지막지하 게 날렵하고 강했지만…….
턱!
나는 굴터 경의 목검을 간발의 차 로 막아내었다.
“……다, 단장님의 검을 마, 막았 어……
수련기사 몇몇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지만.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고.
나는 힘을 이용하여 밀착한 굴터 경을 가볍게 밀쳐내며 틈을 노려 검 을 찔러넣었고.
굴터 경은 이를 가볍게 쳐내며 종 베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바, 방금 피한 거야? 단장님의 검 을?”
나는 몸을 살짝 틀어내며 검을 피 해냈다.
목검이 내 왼쪽 어깨를 종이 한
장 차이로 스치고 지나갔지만, 유효 타는 아니다.
굴터 경이 예상보다 훨씬 놀랍다는 듯 물었다.
“너, 검술 누구한테 배웠냐?”
누구한테 배웠냐고?
우리, 아르델의 호랑이에게요.
정말이지 쓰러지기 직전까지 물고 늘어졌거든요.
하지만 나는 대답 대신, 장난스럽 게 웃어 보이고는 다시 한번 찌르기 를 시도했다.
나 스스로도 놀랐다.
보인다.
6성 기사의 검이 보인다.